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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 19:56

행맨루스터
행루
 




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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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익숙한 방이었다. 몸을 일으키니 뒷목이 저릿했다. 꾹꾹 임시방편으로 해당 부위를 주물러도 신체에 퍼져나간 뻐근함을 무찌르기엔 역부족이었다. 제이크는 천천히 자신의 방을 살폈다. 그간 술에 취하겠다고 난리를 쳐놓은 것치고는 멀끔한 모양새에 제이비가 그새 정리를 해주었나 싶어 미안함이 들었다. 제이비에게는 많은 빚을 졌다. 이 일을 마무리 짓는 대로 그에 상응하는 보답으로 갚으리라 생각했다. 반쯤 걸쳐진 이불을 치우고 제이크가 침대 옆구리에 걸터앉았다. 루스터와의 만남이 쫓기는 것처럼 달리던 제이크에게 한 박자를 쉬어갈 계기를 주었다. 생각을 가다듬을 여유도 생겼다. 초반에는 현재로 돌아오면 허탈함이 가득했는데 이번에는 어쩐지 후련함이 들었다.


 

“역시 제일 먼저 할 일은….”


 

 브래들리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는 거겠지. 그 다음에는 어디까지 미래가 바뀌었는지 점검해야지. 주변에는 핸드폰이 없었다. 텅 빈 탁자를 한 번 훑고 이불을 들추고 침대 아래까지 살폈지만 손 안에 들어오는 작은 기계는 보이지 않았다. 머리를 긁적이며 핸드폰이 있을만한 장소를 떠올리는데 거실 쪽에서 희미한 벨소리가 들렸다. 제이크는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거실로 나왔다. 방과 마찬가지로 거실도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제이비한테 롤렉스라도 바쳐야겠는걸. 제이크가 감탄하며 테이블 위의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발신자는 브래들리였다.


 

“브래들리?”


 

 동명이인일수도 있었다. 그러나 심장은 벌써 쿵쾅 쿵쾅 뛰었다.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핸드폰을 든 채 소파에 앉는 시간이 영겁 같았다. 제이크가 떨리는 손으로 통화를 수락했다.


 

“제이크? 왜 이렇게 전화를 늦게 받아? 이번에도 전화를 안 받으면 행맨으로 이름을 바꾸어 저장할 참이었어.”

“오… 브래들리! 브래들리. 너구나. 브래들리, 와…. 브래들리.”

“어… 제가 브래들리 브래드쇼는 맞는데요. 거기 제이크 세러신 아닌가요? 번호가 바뀌었나?”

“아니야. 번호 안 바뀌었어! 브래들리, 나 제이크야. 그냥… 그냥 많이 반가워서. 너한테 전화가 오다니. 이럴, 이럴 수가.”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쉽게 믿겨지지 않아 제이크는 횡설수설 나오는 대로 떠들었다. 전화를 스피커로 돌리고 오늘의 날짜를 확인하려 두리번거렸다. 테이블 위에 놓인 탁상 달력을 끌어왔다. 단정한 서체로 적힌 숫자가 새로운 해를 알리고 있었다. 커다란 안도감이 제이크를 끌어안았다. 허파에 바람이 든 사람처럼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 하 하!
 

 

“…저기요? 듣고 있어, 제이크?”

“오, 그럼 그럼. 당연하지. 계속 말해, 브래들리.”

“그으래? 내 말은, 요즘 네 연락이 뜸했잖아.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지?”

“음. 그동안 일이… 바빠서? 심각한 건 아니고 이제 다 해결됐어. 신경 안 써도 돼. 한동안… 휴가나 낼까봐. 재충전할 시간을 가질 때 같아. 너만 시간이 맞으면 조만간 만날까? 네게 할 말도 있고.”


 

 직장의 상황이야 알 바 아니었다. 하도 시간을 오가는 통에 모니터 앞에 앉지 못한지도 꽤 됐다. 학생으로 사는 동안 세금도 안냈다. 국세청이 시간 여행자는 못 잡아서 다행이었다. 아니, 여기서는 사진 작가를 하고 있으려나? 그렇다면 더 잘 됐다. 사진기도 못 다루는데 출근해서 무엇 하나. 이 김에 이직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제이크는 기쁨에 도취되어 뇌가 마비되었다. 학자금은 어련히 갚았겠지. 이번 달 렌트비 나갈 돈은 있겠지. 기분이 고공 행진하며 하늘을 날고 있었다.
 

 

“오, 정말 잘됐다. 나야 언제든지 만날 수 있지. 다행이야. 나는 내가 먼저 결혼하는 걸로 네가 서운해 하는 줄 알았어.”

“……결혼?”

“응. 요즘 그것 땜에 바쁘긴 한데 일정을 조율하면 볼 수 있을 거야.”

“어… 브래들리. 내가, 갑자기. 마무리를 덜 지은 일이 생각나서… 나중에 다시 전화 걸게. 괜찮지? 응?”

“그래? 응, 기다릴게.”


 

 전화를 끊은 제이크가 빠르게 자신의 핸드폰을 뒤졌다. sns 계정을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건 브래들리의 결혼 발표 소식을 축하하는 동창들의 게시글이었다. 눈을 꽉 감았다 떴다. 달라지는 건 없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계정에 접속하지 않았는지 스크롤을 한 번 당겼다 떼니 최신 글로 화면이 갱신되었다. 화면을 내리고 내려 브래들리의 계정을 찾아 눌렀다. 한껏 풀어진 브래들리가 맥주병을 들고 흥겹게 춤을 추는 영상이 눈에 들어왔다. 그 옆에 자신과 친구들이 장단을 맞춰 몸을 흔들고 있었다. 영상 아래에 첨부 된 문장은 she said yes! 하. 하하. 제이크는 테이블에 머리를 박았다.
 

 

“제이크 세러신 개새끼야.”


 

 쾅. 쾅쾅. 얼얼할 정도로 머리를 부딪쳐도 세상이 선명했다. 딱히 다른 시간대로 가겠다는 마음은 아니었다. 잠깐 현실 부정에 빠졌을 뿐이었다. 제이크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생각을 가다듬었다. 브래들리의 결혼 소식만 빼놓고 보면 훌륭하기 그지없는 시간대였다. 방금 전 통화로 보건대 브래들리와 교우관계도 원만하지 브래들리도 살아있지 재차 시간을 넘어가더라도 이 보다 좋은 시간선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 근데, 어떻게 브래들리의 결혼을 빼지? 그걸 왜 빼지? 쾅. 머리를 또 박았다.


 

“으아악!”


 

 이번에는 골이 울릴 정도로 아팠다. 분명 멍이 시퍼렇게 들 정도의 고통이었다. 제이크가 심호흡을 하며 핸드폰을 집었다. 눈에 불을 켜고 하나부터 열까지 브래들리의 계정을 훑었다. 최신의 최신 게시물에는 브래들리와 친구들의 사진들이 왕창 올라와 있었다. 어릴 때와 마찬가지로 브래들리는 여전히 사람들을 몰고 다니는 재주가 있었다. 매 사진마다 제이크의 모습이 빠지지 않고 찍혀 있었다. 얼씨구. 미스터 아메리카라도 나가시게? 뭐가 좋다고 활짝 웃고 있는지 제이크는 제 얼굴이 꼴 보기 싫었다. 사진을 넘기려다 실수로 한 번 더 누르자 태그가 떠올랐다. 누가? 내가? 당당하게 제이크 사진 정중앙에 떡하니 박혀 있었다. #MyBestMan
 

 

“…제이크 세러신 씨발놈아.”


 

 많이 참았다. 처음에는 온 우주가 저를 불쌍히 여겨 기회를 준 거라고 감사에 감사를 드렸다. 가진 거라곤 초등학교 졸업장뿐인 중학생으로 돌아가 브래들리의 인생도 구하고 제이크 세러신의 인생도 망치지 않으려고 한참 전에 대학교도 졸업한 마당에 팔자에 없는 수업도 들었고 과제도 했다. 학부모도 아닌데 꼭두새벽까지 과학경시대회 작품도 만들고 시험도 쳤다. 자동차 면허 20년 무사고 경력으로 아침저녁마다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코찔찔이 중학생 용돈을 아껴 브래들리 전용 쌈짓돈까지 만들었다. 그 와중에 좋은 아들 노릇도 하고 화목한 가정을 만들려고 용을 쓰고…. 논문 수준으로 썼던 시간에 대한 기록은 어떤가. 책장에 숨겨 놓은 노트만 다섯 권이 넘었다. 시간이 달라질 때 마다 정보를 얻겠다고 질문하면 주위에서 돌아오던 이상한 눈초리도 매번 견뎌야 했다. 위장에 구멍이 뚫리건 말건 술을 들이붓고 병원에 실려 가도 포기하지 않고 계단에서 뛰어 내렸다. 쉬운 일은 하나도 없었다. 모든 건 브래들리를 위해서였다. 브래들리를 살리기 위해서. 그래도 그 끝이 결혼식인건 좀 너무하지 않나? 아니, 너무 너무 하지 않나? 그토록 시켜달라고 외치던 베스트맨이었지만 막상 임명당하니 은퇴하고 싶었다.


 

“…여보세요.”

 

 

 온 우주의 다른 제이크들은 진작 발이나 닦고 자고 있는지. 왜 개고생은 나만 하는가에 대해 심층적인 논의에 빠진 제이크가 힘없이 울리는 전화를 받았다. 사실 받을 생각은 없는데 잘못 눌러서 통화를 수락했다. 몸뚱이조차 날 돕지 않는구나. 배신감만이 제이크의 시린 옆구리를 차지했다.


 

“세러신 과장님? 저 제니퍼에요. 현재 휴가 중이신건 아는데 급한 일이라 서요. 혹시 일정보다 빠르게 출근 가능하신가요?”

“내가… 휴가 중이었어요, 제니퍼?”

“네? 네. 그… 고모부가 돌아가셨다고 했죠? 어릴 때부터 왕래가 잦아서 심경에 변화가 크시겠어요. 저도 어릴 적에 할머니 손에 커서 친족 간의 유대가 강한 편이에요. 아직 힘드시겠지만 하루빨리 마음을 추스르시고.”


 

 빠르고 높은 목소리의 여성이 미리 준비한 것 마냥 문장을 급히 읊었다.
 

 

“제니퍼.”

“네. 말씀하세요, 과장님.”

“내가 휴가가 얼마 남았죠?”

“어… 이번 주 금요일까지 쉬시기로 하셨어요. 잔여 휴가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연휴 휴가 제외하고 12일이요.”

“휴가 모두 낼게요.”

“과장님? 네? 세러신 과장님. 저기.”


 

 전화를 끊은 제이크가 핸드폰을 멀리 던졌다. 여기의 제이크는 사진 작가는 아닌 모양이었다. 상관없다. 방금 휴가 냈으니까.


 

“난 고모부 없는데.”
 

 

 베스트맨까지 맡은 브래들리의 절친 제이크도 속은 쓰렸던 걸까. 정오가 지나는 시간까지 집에 있는 걸 보면 속내가 대충 짐작되었다. 제이크가 거실에 나와 브래들리와 통화하고 제니퍼의 전화가 올 때까지 따로 그를 찾는 사람도 없었다. 첫사랑의 결혼식에 충격을 받아 칩거하는 30대 줄의 남자라니. 끔찍한데. 제이크는 많은 시간 여행으로 스스로를 타자화 하는데 제법 익숙해졌다. 소파에서 늘어진 몸이 바닥으로 내려왔다. 차가운 바닥에 얼굴을 한참 대고 있던 제이크가 꾸물꾸물 몸을 일으켰다. 이러나저러나 핸드폰 없이는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다. 집어 던진 핸드폰을 도로 가져와 화면을 켜니 다행히 그 사이 고장 난 곳은 없었다. 땡큐 스티브 잡스.
 

 

“얼씨구. 언제 여행도 같이 갔냐.”


 

 제이크는 브래들리와 자신의 계정을 염탐했다. 역시나 제이크의 기억엔 없는 추억들이 sns 계정을 하늘의 별 개수만큼 수놓고 있었다. 의외로 브래들리가 sns 중독자 수준으로 기록을 많이 해 놨다. 설산과 열대우림. 온갖 장소가 등장했다. 스키와 카누를 타는 제이크와 브래들리의 모습은 행복해 보였다. 보통은 여럿이 때로는 둘만 찍은 사진들이 가득했다. 젊은 날 도로에서 히치하이킹도 했고 도서관에서 커피를 마시며 밤샘 시험공부도 했다. 학사모를 던지며 즐거워하는 순간에도 둘은 함께였다. 브래들리는 글마다 짧게 감상을 남겼다. 즐거웠다. 재밌었다. 또 가자. 제이크가 찍어 준 사진. 질투 날 정도로 아름다운 순간들이었다.


 

“오로라를 보러 갔구나.”


 

 특정 날짜에 올라온 글에 화면을 내리던 제이크의 손이 멈추었다. 오색찬란한 빛깔의 오로라가 수놓은 하늘이 글을 장식하고 있었다. 숫자 사이에 들어간 물결표가 두 사람이 제법 긴 시간 캐나다에 머물렀음을 알리고 있었다. 제이크. 항상 고마워, 내 친구. 브래들리가 올린 문구에 눈물이 글썽였다. 추위로 얼굴이 잔뜩 빨개진 브래들리가 웃고 있었다. 제가 겪지 못한 시간일지라도 브래들리가 얼마나 기뻐했을지 알 수 있었다.


 

“…친구 그만하고 싶어.”


 

 고작 몇 번 훌쩍였다고 목이 탔다. 제이크가 일어나 냉장고에서 생수를 한 통 꺼냈다. 소파로 돌아가는 길도 귀찮아 통로의 중간쯤에 있던 식탁에 앉았다. 생수 한 통과 컵 하나면 오늘의 자작은 충분했다. 식탁이 벽과 맞닿은 부분에는 수탉 모형이 세 개 장식되어 있었다. 각기 다른 모양의 조잡한 수탉이 제이크와 눈이 마주쳤다. sns 계정으로 확인한 결과 전부 브래들리가 선물해 준 기념품이었다. 과거 브래들리에게 루스터라는 별명을 붙인 벌이라는데 집을 찬찬히 둘러보면 원래는 제가 모으지 않았던 수탉 장식들이 많이 보였다. 브래들리의 선물 외에도 스스로 산 듯 한 수량과 배치였다. 여기의 제이크는 해소할 길 없는 짝사랑을 수탉 수집가로 정착해 산화시킨 듯 했다. 제이크가 컵에 따른 찬물을 마시며 속을 차렸다. 한 손으로는 계속 핸드폰 화면을 내리며 sns 계정을 보는 중이고 다른 손으로는 수탉 모형을 굴리며 심신의 안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하… 브래들리가 행복하면 된 거지.”
 

 

 더는 과거로 돌아갈 이유가 없었다. 브래들리가 무사히 사고를 비켜났으니 이 시간대가 제이크의 마지막 여행이었다. 정착의 깃발을 꽂을 때였다. 그럼에도 한숨은 자꾸만 나왔다. sns 속 제이크의 모습은 완벽하게 브래들리의 절친한 사이를 수행해 내고 있었다. 이제와 어그러뜨리기엔 아까운 관계였다. 이미 결혼식이라는 커다란 행사도 앞두고 있는 마당에 브래들리의 옆에 친구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있기를 바란다고 행패를 부리기엔 늦은 시기였다. 제이크는 적어도 브래들리의 진짜 진짜 친한 친구 자리는 차지했음에 위안을 가졌다.
 

 

“다정한 친구 제이크. 내가 잘하던 거잖아. 계속 하면 되는 거야. 딴 마음 품지 말자, 제이크 세러신.”
 

 

 마른세수를 하던 제이크가 스스로 최면을 걸었다. 아직 날이 저물지 않았지만 잠이나 한숨 더 자기로 했다. 자고 일어난다고 바뀌는 건 없겠지만 괜히 사람들이 새로운 내가 되겠다고 결심할 때 잠부터 자는 게 아니라는 억지 논리를 부렸다. 부정의 5단계에 들어설 차례였다. 제이크는 눈이 빠져라 보던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손바닥에 꽉 잡고 있던 수탉 모형도 풀어주었다. 동글동글한 수탉이 식탁 위를 굴렀다. 적당히 구르다 멈추면 좋았을 텐데 기어코 모서리까지 주행을 감행하다 땅바닥으로 뚝 떨어졌다.
 

 

“어휴. 말 안 듣는 수탉 같으니.”
 

 

 속이 답답한 와중에 장식품 하나도 제멋대로였다. 제이크가 고개를 저으며 몸을 숙였다. 끄트머리쯤에 떨어졌으리라 예상한 수탉 모형은 식탁의 더 깊숙한 쪽까지 달아나 있었다. 엉금엉금 식탁 아래를 기어가자니 손톱만한 모형에게 농락당하는 기분이었다. 제이크는 식탁 아래에 몸을 잔뜩 숙이고 손을 뻗었다. 손가락 끝에 수탉이 닿을락 말락 거리가 아슬아슬했다.
 

 

“하! 잡았다.”
 

 

 손톱으로 갉작거리며 조금씩 굴려댄 결과 비로소 수탉 모형을 손에 잡았다. 이제 모형을 정리하고 정말 발이나 닦고 자러가기로 했다.


 

“…갑자기 무슨 전화가, 악!”

 

 

 벨소리에 급히 머리를 든 제이크가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대리석 식탁에 박은 뒤통수가 아팠다. 짜릿한 통증에 눈을 감았다. 주변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아닌데. 이번엔 아닌데. 시간 여행 취소할게요. 제이크는 수탉 모양을 꽉 붙잡았다. 꼬끼오. 도자기로 만들었을 모형이 손바닥 안에서 울었다. 눈을 떠도 앞이 흐렸다. 제이크는 이 예감을 알았다. 시야의 장막이 내려가고 있었다. 커튼콜까지 끝난 무대 아니었나? 이번에는 어디로 날 보내려고? 주연이 동의하지 않은 극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취소요. 환불해달라고요. 제이크의 항의는 닿을 곳이 없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때는 돌이킬 수 없었다. 제이크가 체념하며 몸을 맡겼다. 적어도 브래들리가 결혼하지 않는 세계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23.06.08 20: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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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아아악 내센세왔다ㅠㅠㅠㅠㅠㅠ
[Code: 7129]
2023.06.08 20: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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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웠다. 재밌었다. 또 가자. 제이크가 찍어 준 사진. 질투 날 정도로 아름다운 순간들이었다.

브래들리랑 제일 가까운 곳에서 모든 순간을 함께한 제이크를 질투하는 제이크라니..ㅠㅠㅠㅠ친구로만 남겠다고 처음부터 결심했었고 그래서 오히려 저 시간대가 제이크 시간여행의 최고의 결과지만 막상 진짜 결혼을 맞닥뜨리니까 자기 마음은 그게 아니었다는걸 뼈저리게 자각하는거ㅠㅠㅠ하 환불 안되는 시간여행 어캄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오히려좋으면서도 어디로 어떻게 떨어질지를 모르니까 걱정되는맴ㅠㅠㅠㅠㅠ브래들리의 베프 제이크 옆에서는 브래들리가 너무 사랑스럽고 환하게 웃고있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되려나ㅠㅠㅠ
[Code: 7129]
2023.06.08 20: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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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세상에ㅠㅠㅠㅠㅠㅠㅠ결혼?안돼ㅠㅠㅠㅠㅠㅠ이제서야 제이크가 고백하려규 하는 것 같은데ㅠㅠㅠㅠㅠ
[Code: 58cc]
2023.06.08 20: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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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이크는 또 어떤세계로 떨어지려는거냐ㅠㅠㅠㅠㅠㅠ아아아아ㅠㅠㅠㅠ이럴수가ㅠㅠㅠㅠ
[Code: 58cc]
2023.06.08 20: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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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잡자마자 브래들리의 결혼식이라니 내가 다 미치겠어 ㅜㅜㅜㅜ 브래들리를 생각하는 제이크의 마음이 크게만 느껴져서 매 순간이 벅차고 브래들리의 행복만큼 제이크의 행복을 빌게 됨. 둘이 행복하게 사랑하는 세계가 어딘가에는 있겠죠 센세?? ㅜㅜㅜㅜ
[Code: a642]
2023.06.08 20: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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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데. 이번엔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아니 저렇게 빠르게 체념하고 인정하려다가도 의도치 않은 시간여행에 내심 결혼 안 한 세상을 비라는 거 너무 순애짝사랑의 참맛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b7e]
2023.06.08 21: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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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마음 아파ㅠㅠㅠㅠㅠㅠ남편이 아니라 베스트맨이라니 아니되오...........ㅜㅜㅜㅜㅜㅜ
[Code: 3de5]
2023.06.08 21: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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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아 베스트맨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1f98]
2023.06.08 22: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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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ㄷㄷㄷㄷㄷ
[Code: ee2f]
2023.06.08 22:14
ㅇㅇ
이제 정말 마음먹고 고백하나 했는데ㅠㅠ
[Code: 51dd]
2023.06.09 03: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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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모두 꿈이었고 브래들리 죽은 그 후의 현실이라고 하지 마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둘이 해피엔딩으로 제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ㅍㅍ그 많은 과거 속에 한번은 루스터의 행맨으로 살아가게 해줘 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6b4]
2023.06.10 03:45
ㅇㅇ
아앗 브래들리가 무사한데 브래들리가 다른사람과 결혼하는 시간으로 떨어지다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심지어 베스트맨이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이크가 브래들리 살리기 위해서 그동안 고생했던 거랑 일단 살아있으니 다행이다 생각하면서도 속은 쓰리고 그럼에도 브래들리의 행복을 빌어주려는 거 너무 애틋하고 예쁜 마음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시간선에 머물고 싶었지만 예측못한 상황에 체면하면서 브래들리가 결혼하지 않는 세계로 가길 바라는 거 가슴아프다 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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