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빻?(친족간불륜?)
**알오세계관(다소 자의적 설정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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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전혀 들지 않는 어둡고 습하고 차갑고 시커먼 지하 창고는 매버릭이 가장 싫어하는 장소였다. 그런 곳은 매버릭의 가장 취약한 트라우마를 자극했다.

3살 때 아버지가 실종된 후 그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매버릭이 그런 어머니를 최초로 발견하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신고를 했을 때, 매버릭의 나이는 고작 6살이었다. 어린 매버릭을 원치 않게 떠맡게 된 보호자는 외삼촌이었다. 그리고 그는 매버릭에게 결코 좋은 보호자가 아니었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죽음을 목격한 데 대한 충격만으로도 정신이 없기에 충분했던 6살의 가련한 꼬마는 곧 자신의 생존마저 위협당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매버릭의 외삼촌은 인구밀도가 낮은 피닉스주 외곽에서 영세한 농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매버릭의 어머니인 자신의 누나와 이미 연이 끊긴지 수년이 넘었던 그는 조카인 매버릭에 대해서도 정이 없었다. 일신조차 제대로 통제해 본 적이 없고 늘 자금난에 시달려 자기 자식들마저 먹여살리기 힘겨워하는 그에게 매버릭은 달가운 존재가 아니었다.

매버릭은 외삼촌의 집에서 아동 노예와도 같은 존재로 전락해버렸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심각한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빠진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삶도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당연히 여기에는 비할 바가 되지 못했다. 외부와 단절되다시피 한 외삼촌의 농장은 현대 사회의 상식이나 도시의 문명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외삼촌은 어리디 어린 매버릭에게 집안의 온갖 잡노동을 시키는 것도 모자라, 남는 침실이 없다는 이유로 어린 매버릭을 빛 한 점 들지 않는 지하실에서 홀로 지내게 했다.


"그나마 널 거둬주는 걸 다행으로 알아라. 넌 어디 달리 갈 데도 없잖니? 우리가 널 내치는 순간 넌 그냥 코요테 밥이 될 뿐이야."



그러나 매버릭은 차라리 그게 나을 것 같다고 느꼈다. 칠흑같이 어둡고 칙칙한 지하실이 무섭고 싫어 차라리 야생동물 밥이 되더라도 밖에서 자겠다고 했지만 외삼촌은 당연히 그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외삼촌은 밤마다 아예 밖에서 문을 잠가버렸다. 차갑고 무거운 철문이 바깥에서 무거운 소리를 내며 철커덕 잠기는 소리는 매버릭에게 공포 그 이상이었다. 매버릭은 지하실에서 날마다 무서운 어둠이 자신을 집어삼키는 악몽을 꾸어야 했다. 그 생활은 가끔 가다 농장을 방문하던 한 예리한 눈의 수의사가 매버릭의 외삼촌을 부적절한 양육자로 신고해 매버릭이 보육원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1년여간 지속되었다. 물론 외삼촌의 지하실에서 벗어난 이후 시작된 보육원에서의 인생도 결코 장밋빛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런 매버릭이 오늘 탑건에서 받은 벌칙은 하필 지하창고 정리였다. 젠장. 이런 벌을 받을 줄 알았으면 교관 말을 조금은 더 잘 들었을 텐데.

원래는 구스가 일을 도와주기로 했지만 하필이면 오늘따라 브래들리가 급작스럽게 놀이터에서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긴급하게 외출을 해야 했다.


"괜찮을 거야."


걱정스러워하는 구스를 앞에 두고 성인 매버릭은 애써 씩씩한 척을 했지만 막상 지하창고로 내려온 순간부터, 내면에 꽁꽁 숨겨진 꼬마 매버릭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지하창고 특유의 퀴퀴한 냄새는 어릴 때 공포스러웠던 그 장소를 그대로 연상시켰다.


'정신차리자.'


매버릭은 의지력을 발휘하려 애썼지만 순간 순간 숨이 막히고 눈 앞이 아찔해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위태로운 순간이 찾아오는 주기는 점차 짤바졌다.
 
빨리 나가고 싶었다. 빨리 나가야 했다. 빨리 나가려면 정리를 빨리 마쳐야 했다.


"어흠."


진땀을 흘리며 애써 무거운 짐은 물론이고 자신의 과거와도 싸우고 있던 매버릭의 뒤로 예상치 못한 어색한 헛기침 소리가 들렸다. 매버릭은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너무나도 뜻밖의 인물이 서 있었다. 


"...아이스...맨...무슨 일이셔?"


아이스는 예의 그 무뚝뚝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 했다.


"그냥, 가산점이나 쌓을까 해서."


가산점? 무슨 가산점?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는데도 말이 되는 것처럼 들렸다. (물론 아이스는 매버릭에게 점수를 따고 싶다는 말이었지만) 어쩌면 그것은 아이스만이 가진 재주였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어야 할 것 같은, 그리고 믿고 싶게 만들어버리는 권위와 카리스마. 표정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을 압도해버리는 놀라운 힘.

매버릭은 자신만은 예외라고 생각했다. 아울러 사람들이 탄복하는 아이스의 카리스마가 사실은 카잔스키 가문이라는 후광에서 나온다고 이죽거리곤 했었다.
나는 그런 것에 흔들리지 않아.

하지만 그것은 반쯤만 사실이었다. 아이스에게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에게 의지하고 싶게 만드는 면모가 있었다. 놀랍게도 그것은 앙숙이라고 여겨지는 매버릭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저 사람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정된 선을 넘거나, 수준 떨어지는 비겁한 짓을 하거나, 어긋난 짓을 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주는 능력. 비행 실력에서는 자신이 한 수 위라고 자부하는 매버릭 자신에게는 없는 능력, 아마도 그런 게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을 터였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과거의 망령과 싸우고 있을 때 나타난 아이스는 묘하게 매버릭을 안심하게 만들었다. 현실에서 으르렁대는 라이벌만큼 사람을 제정신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도 없지 않을까. 그래서 매버릭은 아무 시비도 걸지 않았다. 


'키가 커서 그런가. 역시 정리 속도가 빠르네.'


아이스의 도움으로 일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매버릭의 트라우마 역시 더 강하게 매버릭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다리에서 자꾸 힘이 빠지고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급기야 매버릭은 정신이 점차 혼미해진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이러다 오랫동안 겪지 않았던 패닉 어택이 오는 것은 아닐까. 지금 그러면 안 되는데. 매버릭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조급한 마음을 결국 실수를 부르는 법이었다.

눈 앞이 마치 아지랑이가 피어나듯 흐릿해지던 순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순간 헷갈려버린 매버릭은 높이 쌓인 짐들의 위쪽에 적재된 짐의 높이를 생각지도 않고 아래칸을 건드려 균형을 잃게 만들었다. 높이 쌓인 상자가 휘청하며 사방으로 떨어졌고 그 중 하나는 건너편에 있던 높은 철제 사다리의 하부를 쳐 쓰러뜨렸다. 매버릭은 사다리가 자신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걸 그저 멀거니 쳐다보고 있었다.


"맵!"


다음 순간 정신을 차렸을 때, 매버릭이 상황을 알아차리기까지는 십여 초가 걸렸다. 아이스의 커다란 손이 매버릭의 작은 머리통을 감싼 채 자신을 벽 쪽에 밀어넣어 가두고 있었다.

화들짝 놀란 매버릭이 튀어오르듯 아이스의 품을 벗어났다. 몹시 창피했지만 아이스는 별로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았다.


"괜찮아?"


침착하게 묻는 아이스에게 매버릭은 어색하게 대답했다.


"응? 으응..."

"그나저나 큰일이네. 저 사다리가 잠금장치게 이상하게 끼워져서...안에서 문을 못 열게 돼버렸어."

"뭐어?"



매버릭은 아이스가 알려준 충격적인 소식에 출입문 쪽을 얼른 확인했다. 사다리는 쓰러지면서 출입문을 가로로 완전히 막아버린 상태였다. 게다가 추가 잠금 장치에 고정된 상태로 잠금 장치 버튼을 고장내기까지 한 상황이었다. 


"우리한테 연락이 없으면 알아서 밖에서 구조하러 오긴 하겠지만 시간이 좀 걸리긴 할 텐데."



매버릭은 갑자기 숨이 막혀왔다. 언제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끝나지 않는 지옥에 갇힌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나가야 한다는 생각 외에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매버릭은 출입문의 잠금 장치에 무모하게 달려들어 맨손으로 내리치기 시작했다.


"매버릭! 뭐하는 거야! 그러다 다쳐! 그런다고 열리는 게 아니야!"


아이스가 소리쳤지만 매버릭은 듣지 않았다. 어린 시절의 질척한 어둠이 자신의 발목을 잡아 끌어내리고 있었다. 나가야 돼, 지금 나가지 않으면 잡아먹힐지도 몰라. 회색빛이 된 어머니를 발견했을 때의 절망, 외삼촌의 고함 소리, 주린 배를 끌어안고 농장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잡초를 뽑던 고된 나날들, 사촌형들에게 얻어맞고 아파했던 기억 등이 한덩어리가 되어 매버릭을 덮쳤다.


"맵! 맵! 그만 둬!" 


아이스는 결국 힘으로 매버릭을 문에서 떼어냈다. 매버릭은 아이스의 힘에 밀려 넘어지며 한참 뒤쪽으로 나동그라졌다. 매버릭은 그 채로 일어나지않았다. 일어날 수가 없었다. 매버릭은 이미 호흡을 유지하는 것도 버거웠다. 폐에 물이 차면 이런 기분일까. 물이 없는 곳에서도 익사를 할 수가 있을까. 정신을 차리려고 애썼지만 시야는 점점 더 좁아져 왔다.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장소에 대한 지남력조차 흐릿해졌다. 몇 분 정도 지났을까.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고 느꼈을 때 갑자기 아이스의 커다란 손이 매버릭을 뒤집었다. 


"매버릭? 무슨 일이야? 무슨 공포증 같은 거 있는 거야? 숨 쉬기가 어려워?"


매버릭은 대답을 하려고 애썼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사실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매버릭은 종종 과거의 트라우마로 괴로운 증상을 겪곤 했지만 자신의 증상이 어떤 증상인지 한 번도 이름붙여본 적이 없었다. 치료나 상담을 받을 기회같은 것도 없었으니까. 게다가 파일럿의 꿈을 가진 이후로는, 특히 군대에 들어온 이후로는 그런 건 절대적으로 숨겨야 할 약점이나 다름없었다.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아이스에 의해 이리저리 움직여진 매버릭이 다시 주변 시야가 확보될 만큼 정신을 차렸을 때, 매버릭은 자신이 아이스에게 완전히 안겨서 그의 팔을 베고 누운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알 수 없었다. 매버릭은 몸에 힘을 주어보았다. 여전히 힘은 없었지만 기분은 이상하리만치 안정되어 있었다.

잠시 후에 매버릭은 그게 아이스의 페로몬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주 낮은 농도, 그것도 선별된 성분의 알파 페로몬. 베타인들은 물론이요 웬만한 형질인들도 잘 알아채지 못할 수준. 하지만 예민한 매버릭은 이를 느낄 수 있었다.

아이스는 자신의 알파 페로몬을 아주 제한적으로 풀어내고 있었다. 야생 동물에서도 관찰된다는 형질인의 페로몬 효과. 같은 종의 협동을 이끌어내고 다른 침입종을 쫓아내는 효과가 있다던가. 다큐멘터리에서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제한된 성분의, 제한된 농도의 페로몬을 풀어내 오로지 긍정적인 효과만을 끌어내려면 고도의 통제력과 자제력을 발휘해야만 한다고 했었다. 아주 극소수만의 잘 훈련된 알파만이 할 수 있는, 그런 희귀한 능력.  

매버릭은 가만히 누워 아이스의 심장 박동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상반신의 절반 지점까지 내려와 있는 점프수트의 지퍼 사이로 보이는 그의 가슴팍에 시선을 고정했다. 미라마의 뜨거운 태양에 살짝 붉게 그을린 아이스의 가슴 근육, 그 위를 덮은 금빛의 무성한 털을 보며 매버릭은 웬지 모르게 심장이 뛰었다.

아아 이럴 리가 없어. 매버릭은 눈을 질끈 감고 애써 자신의 반응을 부정했다.
이 자식은, 이 재수없는 카잔스키는, 어디까지나 모든 면에서 자신의 반대항일 뿐인데. 서로 영원히 용납하지 못할.


'그런데...하아...기분이 너무 좋아.'


어느새 지하 창고의 트라우마 따위는 말끔히 사라져 있었다. 온몸이 노곤해져 왔다. 결국 매버릭은 그 채로 잠이 들어버렸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깨지 않고 깊은 잠을 잤다. 매버릭을 안은 아이스가 대책없이 단단하게 부풀어버린 자신의 대물을 들키지 않고 알파 페로몬을 대책없이 풀어제끼지 않기 위해 밤새 얼마나 사력을 다했는지에 대해서는 물론 알지 못한 채로.

그러나 그런 것까지는 몰랐다 해도, 매버릭은 다음날 의무실에서 나란히 아이스와 처치를 받으며 처음으로 아이스의 자신에 대한 감정의 실체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여기 팔 좀 들어보시겠어요? 밤새 팔을 무리하셨나요? 관절 가동 범위가 좀 안 좋은데."

"...아, 밤에 팔을 좀 깔고 자서요."



군의관에게 무심하게 답하는 아이스의 목소리를 듣고 매버릭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이스의 왼팔은 자신이 밤새 베고 잔 팔이었기 때문이었다. 매버릭이 고개를 살짝 돌려 아이스를 다시 보았을 때, 아이스는 상의를 탈의하고 있었다. 이미 샤워실에서 숱하게 본 몸인데도 그 모습은 웬지 매버릭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아이스의 등이 완전히 드러난 순간, 매버릭은 그의 등에 철제 사다리 형태로 남은 시커먼 피멍을 발견했다.  

!!!

자신을 보호하면서 그 부상을 당하고도 아픈 표정 하나 없었단 말인가. 매버릭은 정말로 미안해졌다. 적어도 이 일에 대해서만큼은 아이스가 자신 앞에서 어느 정도 잘난 척을 하거나 생색을 내도 어쩔 수 없으리라.

그러나 아이스는 의무실에서 나오기 전 매버릭에게 이렇게 말했을 뿐이었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어제 일. 나도 말 안할 테니까."

"......"

"괜히 남들한테 약점만 되니까. 군대에서는 꼭 해야 될 말 아니면 그냥 무조건 안 하는 게 좋아."



하늘로 간 구스가 알면 서운할 일이겠지만, 매버릭은 아이스의 말을 곧이곧대로 따랐다. 그렇게 그 일은 아이스와 매버릭 둘만이 아는 일이 되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언제나 그랬다. 아이스는 정말로 입이 무거웠고 꼭 필요한 말 외에는 잘 하지 않았다. 언제나 자신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했고, 남들에게는 필요한 만큼만 알려주었다.   


'...그래서 나한테도 그렇게 한 거겠지.'


매버릭은 아이스가 자신을 버리거나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형식적인 만남이든 뭐든 아이스가 명문가의 오메가라는 알렉스 밴더비크를 만났다는 사실은 물론 듣기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매버릭으로 하여금 아이스의 진심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는 아니었다. 아이스는 자신이 모든 문제를 최선의 방향으로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의 위치, 아버지의 기대와 영향력, 다른 상류층 가문과의 관계, 매버릭이라는 해군의 골칫덩어리 사이에서 군대 내 복잡한 정치의 거미줄을 헤치고 매버릭의 입지를 확보해주는 동시에 둘의 관계까지 인정받으려면...아이스의 머리는 꽤나 복잡하게 돌아갔을 것이었다. 그리고 매버릭에게 그 책임과 스트레스를 전가하고 싶지 않아 아무말도 하지 않는 것을 택했을 것이다. 그것을 매버릭은 모르지 않았다.


"우리 형 많이 좋아했죠?"


앞에 닉이 있다는 것도 잊은 채 자기도 모르게 아이스에 대한 생각에 빠져들고 있던 매버릭은 정곡을 찔려 당황했다. 아이스에게 이별을 고한지 5개월째. 매버릭은 갑자기 자신의 부대에 나타나 느닷없이 안부를 물어제낀 닉의 존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이스와 사귀던 시절, 세 명이 함께 저녁을 먹었던 적이 있었지만 그날의 닉은 깍듯하게 예의가 발랐고 이런 돌발 행동을 할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혹시 아이스가 시켜서 온 거예요?"


닉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형이? 나를? 왜요? 그건 자책골인데."


자책골이라니 무슨 말일까.   


"기분 안 좋아 보이는데 나랑 같이 드라이브나 가요."


매버릭은 닉의 어이없는 저돌성에 기가 막혔다. 자신보다 더 무모해보이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갑자기 나타나서 그게 무슨 말이예요? 그리고 내 기분은 내가 알아서 하니까......"

"형을 정말 많이 좋아했나보네."



닉은 계속해서 매버릭을 당황시켰다. 매버릭은 애써 냉정하고 차분한 톤으로 대화를 정리하려고 했다.


"다 지난 일이예요. 벌써 헤어진지 한참 됐고..."

"눈 충혈된 것 봐. 어젯밤에도 많이 운 거 같은데."

"......"

"그렇게 좋아하면서 왜 다시 안 받아줘요?"

"......"


"아, 배고프다. 나 오늘 점심도 안 먹었는데. 일단 좀 나가서 같이 뭐 좀 먹어요. 어차피 지금 관사 들어가면 그쪽도 쫄쫄 굶어가면서 울기나 할 거 같은데."


매버릭은 그의 실없는 단순함에 실소를 터뜨렸다. 매버릭이 웃자 따라 웃는 닉의 미소는 당연하게도 아이스의 그것과 꼭 같았다. 매버릭은 자신의 앞에 있는 금발의 청년이 아이스가 아님을 알면서도 가슴이 뛰었다. 게다가 닉의 단순한 저돌성은 매버릭 자신의 그것과 유사한 면이 있었다. 그래서 매버릭은 그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매버릭의 성향을 알고 하는 짓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지만, 닉은 정말로 무언가를 작정한 사람처럼 보였다. 물론 매버릭은 처음부터 그 사실을 알지는 못했다. 매버릭은 그저 5개월간 우울의 늪을 헤매다가 잠깐 기분을 전환할 동앗줄을 잡았을 뿐이었다. 그 실체가 무엇인지는 아직 알지 못했다.


#아이스매브
#닉매브

 
2024.06.28 06: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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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사랑해 ㅠㅠㅠㅠㅠㅠ
[Code: 6ff7]
2024.06.28 07:14
ㅇㅇ
모바일
맵 양손의 카잔스키라니.. 평생 먹고싶습니다 센세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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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07: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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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너무 마히다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둘다 어케포기하냐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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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07: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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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자체가 너무 섹시해 … 와 존나 두근거려
[Code: faf3]
2024.06.28 08:23
ㅇㅇ
양쪽에서 맵한테 집착하는 카잔스키 쌍둥이라니 존섹
센세 억나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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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08: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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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사랑해ㅠㅠㅠㅠㅠ 매버릭이 아이스의 상황을 이해는 하고 있었다는 게 더 안타까움ㅠㅠ 아이스하고 헤어지고 5개월이 지났어도 이별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었구나...ㅠㅠㅠ
[Code: 0870]
2024.06.28 08: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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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너무너무 잼있다
맵이 지하실에 대해 공포증이 있는거 구스는 알고 있는거 같은데 역시나 가장 믿을만한 가족같은 존재였구나 이때의 아이스는 믿음직스럽고 의지가 될만한 훌륭한 알파이자 연인 그 자체고

아이스 시점 닉 시점 맵 시점 돌아가면서 나와서 행복해요 선생님
[Code: c0ba]
2024.06.28 17: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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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가 어나더를 주셨어 ㅠㅠㅠㅠㅠ센세 사랑해 ㅠㅠㅠ
[Code: b5ac]
2024.06.28 18: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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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버릭의 어린시절은 정말 비극이다 여섯살 어린 나이에 어른도 감당하기 버거운 아버지와 어머니의 죽음을 겪고 직접 목격해야만 했을 때의 공포와 절망이 깊은 트라우마로 남을 수 밖에 없겠어 어린 매버릭이 너무 안스러워서 괜찮다고 꼭 안아주고 싶어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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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18: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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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지하실에 대한 공포를 아이스가 가라 앉혀주고 위험에서 구해줬으니 매버릭이 아이스에게 반할 수 밖에 없었겠다 아이스가 집안끼리 약속된 다른 오메가와 선을 본 의미도 이해하고 아이스가 자신을 완전히 저버린게 아님을 알면서도 그와 기어이 이별을 한 이유도 아직 다 나오진 않았지만 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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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18: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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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먼저 고해놓고도 5개월째 아이스를 잊지 못한 매버릭에게 아이스와 똑같은 얼굴에 매버릭의 단순한 자유분방함을 닮은 닉이 등장했으니 매버릭이 속수무책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상황아닌가 싶네 센세 너무 너무 재밌다 어나더 또 기다릴게 ㅠㅠㅠㅠㅠㅠ
[Code: 0e3f]
2024.06.28 18: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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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오메가 밤새 품에 안고 있으면서 한 일이 매버릭 코 재우는 게 끝이었던 아이스맨 진짜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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