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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21:47
˗ˋˏ1편ˎˊ˗
˗ˋˏ지난편ˎˊ˗ 




어둑한 독신자 관사는 괴괴한 침묵에 잠겨있었다. 존재만으로 소란스러운 이가 웬일로 입을 꾹 닫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로버트는 피곤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목을 모로 기울이며 스트레칭했다. 침침한 주방조명이 길게 뻗은 목빗근을 희게 비추었다. 제이크 세러신은 코로 천천히 숨을 내쉬며 제 앞의 어린 대위를 찬찬히 훑어보았다. 뻔하고 재미없게 생긴 그의 인생 최대 미스테리. 곧 고개를 바로한 로버트가 그를 침착하게 마주보았다. 차분한 표정과 달리 상하운동을 반복하는 목젖에서는 여실한 긴장이 읽혔다. 그러나 그 뿐이다. 그 안에 위협적인 센티넬을 마주한 두려움이나 우려는 없었다. 다만 대회 출전을 앞둔 운동선수와 닮은 긴장감만이 묻어날 뿐이었다. 제가 해야할 일을 명확히 알고 있으며 본인이 그를 실행할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이의 가벼운 초조함. 제이크는 그쯤하여 내내 걸치고 있던 미소를 지우고 되물었다.


"뭐라고?"


로버트는 대꾸하지 않았다. 대신 호흡을 가다듬으며 천천히 그에게 다가왔다. 야생동물을 다루는 전문가처럼 조용한 걸음걸이였다. 연하게 빛나는 눈과 힘이 들어간 미간은 생판 초면인 사람처럼 낯설게 느껴졌다. 그가 손을 뻗는 것과 동시에 제이크는 반사적으로 능력을 사용했다. 

눈 앞에서 목표물이 사라지자 로버트는 그쯤이야 이미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거실과 방 사이 문턱에 서서 자기 턱을 매만지는 제이크가 곧장 시야에 들어왔다. 


"이상하다."


제이크가 입꼬리 한 쪽을 비죽 올리며 말했다.


"갓 대위를 단 가이드 하나 따위가 감히 미션 참여인원을 결정할 권리를 가졌다고는 들은 적이 없는데."


로버트는 한숨을 내쉬었다. 피로에 잠긴 탁한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맞아. 난 감독관도 책임자도 아니지. 그런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하나 있거든."


곧 아무 예고도 없이 로버트 쪽에서 방사 가이딩이 풀려나왔다. 텁텁한 대기를 비집고 가볍게 뻗어나온 파장이 허공에서부터 제이크의 파장을 감싸안았다. 원래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맞물려들어가는 느낌에 제이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포근한 솜이불을 덮은 것처럼 빈틈없이 둘러싸인 감각은 어쩐지 먹먹하게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제이크가 제 손을 쥐었다 폈다하며 그 기묘한 감각을 시험해보는동안 로버트는 천천히 발을 옮겨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제이크가 한쪽 눈썹을 치켜들었다.


"미션에서 빠져달라고 몸 로비라도 하려고? 그런 거라면 나도 환영인데."


반쯤 농담을 섞은 말에 별다른 대꾸가 없었다. 제이크는 어쩐지 뻣뻣하게 느껴지는 안면근육을 움직여 사납게 미소지었다. 고작 방사가이딩을 받고있을 뿐인데 심장박동수가 불길하게 치솟았다. 로버트는 제이크와 계속 시선을 맞추고 다가오고 있었다. 웃음기 없는 얼굴은 읽기 어려웠다.


"글쎄, 내가 뭘 할지는."


로버트가 손을 뻗었다.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속도였으나 어쩐지 그럴 의욕이 들지 않았다. 그 탓에 와락 멱살이 붙잡혔다. 로버트는 표표한 얼굴과 달리 낮게 깔린 목소리로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직접 겪어보고 판단해보지 그래."


데일 듯 차가운 시선이 다시 선명하게 푸르렀다. 우악스럽게 멱살을 잡은 손이 바짝 당겨지는가 싶더니 그대로 입술이 부딪혔다.

얄팍한 입술이 조금의 성적인 함의도 담지 않은 채 담백하게 움직였다. 뜨뜻미지근한 체온과 느긋한 압박감. 제이크는 잠시 이맛살을 찌푸렸지만 기꺼이 입을 벌리고 좁은 틈 안으로 먼저 혀를 집어넣었다. 그러자 언제나 예리하게 벼려져있던 파장이 마치 흡음판으로 둘러싸인 곳에 집어넣어진 것처럼 고요히 가라앉았다. 처음 느끼는 아늑한 무감각에 제이크 세러신이 저도 모르게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안온한 정적이 찾아왔다. 


"..! 크윽,"


그러나 곧 모든게 뒤집혔다. 날뛰는 파동을 끌어안아 잠재우던 가이딩의 파장이 센티넬의 파장을 그대로 집어삼키고 역으로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겪는 일에 그는 망망대해 위의 배처럼 무력하게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이마 언저리에서 쿵쿵 맥박이 울렸다. 저린 다리를 편 것처럼 짜르르하게 전신에 퍼지는 기묘한 감각은 곧 통증이 되어 번졌다. 몸이 세포단위로 끊어지는 느낌에 제이크 세러신은 힘이 들어가지 않는 팔로 허우적거리며 로버트를 밀어냈다. 로버트는 저항없이 그대로 밀려나주었다. 지지대가 사라지자 마자 추를 매단 것처럼 무거운 몸뚱아리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절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바닥에 호되게 무릎을 박았음에도 거기 신경쓸 정신이 없었다. 그의 우뚝한 코에서 시뻘겅 피가 투둑 툭 떨어지기 시작했다.

헐떡이며 꿇어앉은 제이크를 바라보던 로버트가 팔뚝으로 제 입술을 벅벅 문질러 닦고 바닥에 침을 뱉었다. 그리고 그의 앞에 쪼그려앉았다. 처음으로 여유로운 미소가 완전히 사라진 제이크 세러신의 얼굴. 로버트는 그 흔치않은 전리품에도 즐거워하는 기색없이 음울하게 중얼거렸다.


"흔히 착각하기로 센티넬은 특수능력을 갖춘 인간이라고 하지. 그런데 사실 센티넬은 본질적으로 인간이 아니란 것 알고 있어?"


제이크는 역류하는 코피 탓에 쿨럭이다가 혼란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들어올렸다. 로버트가 쯧, 혀를 차고 제 뒷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내밀었다. 그를 낚아채듯 받아든 제이크 세러신이 제 코를 틀어막으며 물었다.


"철학적인 얘기를 하자는 거야?"
"아니, 다분히 생물학적인 얘기지."


로버트는 단조로운 어조로 답했다. 공무를 집행하는 것처럼 사무적인 태도였다. 그러나 주먹을 쥔 손이 가볍게 떨리고 있는 모습이 예리한 센티넬의 눈에 들어왔다.


"센티넬은 인간과 같은 모습을 하고 인간의 생태를 흉내내지만 결국 돌연변이야. 염색체 수부터 유전자까지 모든 것이 다르지. 아주 간단한 예시로 인간은 방사선을 맞으면 염색체가 끊어져 사망하지만 센티넬은 그렇지 않아. 특유의 파장으로 방사선을 튕겨낼 수 있거든. 이해가 돼? 인간과 외양이 아주 비슷하고 인류에서 발현했지만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와는 다른 종이라는 말이지. 인류이되 인간이 아니란 말이야."


국문학 강의처럼 차분한 설명을 이어가던 로버트가 문득 손을 내밀었다. 제이크는 그 손을 미심쩍게 바라보았다. 로버트는 웃음기없는 건조한 한숨을 내쉬더니 제 검지손가락을 뻗어 제이크의 팔에 갖다대었다. 다시 파장이 뒤틀렸다. 제이크의 이마에 핏대가 섰고 턱 아래에는 땀방울이 동그랗게 맺혔다. 커윽, 이를 아득 깨물고 경련하는 와중에도 제이크는 형형하게 로버트를 노려보았다. 로버트는 아무 음조도 높낮이도 없는 기계같은 말투로 말을 이었다. 


"그게 무슨 뜻이냐면, 너희의 본질은 인간을 닮은 겉껍질이 아니라 그 특수한 파장에 있다는 거거든." 


한없이 파란 눈이 고통으로 찌푸려진 제이크 세러신의 눈을 응시했다. 가만하고 나붓한 손놀림 하나일 뿐임에도 제이크는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힘이 잔뜩 들어간 턱 때문에 이가 뿌드득 갈리는 소리가 났다. 곧 잇새로 핏물이 스미듯 배어나왔다. 참을 수 없는 신음이 뒤를 따랐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시낭송이라도 하듯 조용히 흘러나왔다.


"어때? 네가 무시하던 가이드말이야."
"크흑, 크으윽"
"이제 파장을 다룬다는 게 무슨 뜻인지 좀 알겠어?"


시야 가장자리가 바인딩 효과를 먹인 낡은 필름처럼 벌겋게 좀먹어들었다. 으으으윽, 이마에 식은땀을 잔뜩 단 제이크가 안간힘을 써 로버트의 팔을 뿌리쳤다. 헐떡헐떡 입을 벌려 숨을 들이마시자 피가 섞인 말간 침이 뚝뚝 아래로 흘렀다. 제이크가 호기롭게 고개를 들어올리자 곧장 눈이 마주쳤다. 갑작스러운 일에 잘게 떨리는 제이크의 동공과 달리 로버트는 한점 흔들림이 없었다. 로버트가 표정없이 한음절 한음절 씹어뱉었다.


"나는 네 크립토나이트야."


다시 한 번 내뻗는 손을 제이크가 간신히 붙잡았다. 축축 늘어지는 사지는 제 것 같지 않았다. 로버트가 항변이라도 할 것처럼 얄팍한 입술을 잠시 우물거렸다. 그러나 새어나오는 것은 한숨뿐이었다. 또 다시 파장이 요동을 쳤다.


"아윽,"


제이크는 저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으며 손에 붙들린 로버트의 팔을 세게 내던졌다. 로버트는 미련없이 일어나 손을 털면서 고개를 저었다.


"몰랐다면 안타깝지만 말이야."


어깨까지 으쓱하는 모양새가 천연덕스러웠다. 제이크는 관사 마루바닥에 사지를 대고 헐떡였다. 저녁일과를 마치고 깨끗이 씻었던 몸은 어느새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제이크는 숨을 고르다 말고 이를 악문 채 땅을 짚고 일어났다. 티셔츠를 끌어당겨 입가를 훔치자 말간 핏물이 묻어났다. 씨근거리며 그 꼴을 내려보던 제이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재밌네."


땀에 젖어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손으로 대충 쓸어넘기며 그가 다시 코웃음소리를 냈다.


"아주 재밌어."


둘의 눈이 마주쳤다. 로버트는 이맛살을 찌푸린채 그를 돌아보고 있었다. 그가 제이크의 관사에 들어온 뒤 보인 가장 큰 표정변화였다. 제이크는 유쾌하게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였다.


"가이드? 웃기시네. 이건 네 능력이잖아."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러나 힘이 들어가 불거져나온 하악에서 그는 답을 알 수 있었다. 제이크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키득거렸다.


"모든 가이드들이 이런 지랄맞은 힘을 갖췄었다면 내가 아직까지 살아있을 리 없지."
"......"
"너도 알다시피 내가 좀 모두에게 나이스하진 않아서."


능청스러운 말에 로버트가 한쪽 눈썹을 치켜들었다. 그를 바라보던 제이크의 옅은 올리브색 홍채가 짓궂게 빛을 냈다.


"게다가 네가 직접 그랬잖아?"
"......"
"'네'가 내 크립토나이트라며."


그 말에 로버트가 저도 모르게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파르르 감기는 눈꺼풀에 제이크는 다시 한번 소리내어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이제 진짜 신나는 일을 마주한 아이처럼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영 거짓말 못하는 순진한 놈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이런 능력을 지금까지 숨겨왔대? 앙큼하기는."


피로 흉하게 붉어진 치아를 훤히 드러내고 웃던 제이크가 허리를 굽혀 바닥에 떨어져있던 로버트의 손수건을 주워올렸다. 아직 피에 젖지 않은 부분을 골라 입가와 인중을 닦아내던 제이크가 로버트를 바라보지 않으며 여상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그 무시무시한 능력으로 내 기권을 받아내려고?"


여지껏 입을 꾹 다물고 있던 로버트는 그 말에야 조용히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그새 갈라져있었다.


"...아니. 널 결격시킬거야." 
"나를 고문할텐가?"


로버트는 잠시 숨 먹는 소리를 내더니 큰 눈을 깜빡깜빡 움직였다. 흐릿한 조명을 받은 속눈썹이 팔락이는게 보였다. 제이크의 눈이 그 움직임을 샅샅이 쫓았다.


"그보다는 잠시 너를 선발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에 더 가깝겠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입을 꾹 다물었던 로버트가 곧 다시 손을 뻗었다. 어둠에 가려졌던 그의 홍채가 다시 희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깨우러 올테니 며칠만 잠들어있어 줄래?"


그러나 손가락이 채 스치기 전 제이크가 눈 앞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아차. 로버트는 예민한 야생동물처럼 자세를 곧추세웠지만 이미 늦었다. 뒤에서 뻗어나온 팔이 그의 훤히 드러난 목을 낚아채듯 휘감았다. 교본에 나올만큼 완벽한 슬리퍼 홀드 초크 자세였다. 순식간에 경동맥과 후두부를 조여오는 압박감에 로버트가 버둥거리자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쉬이, 왜 이래 아마추어처럼."
"큭, 흐윽!"
"이미 알고 있었잖아. 나도 너만큼이나 다른 센티넬들과 다르다는 걸." 


제이크 세러신은 쉬어터진 목소리로도 아주 즐겁다는 듯 속삭이고 있었다. 바투 깎은 손톱이 제 목을 감싼 팔뚝을 연신 긁어내는데 아프지도 않은지 그저 신난 기색이었다.


"난 지고는 못살거든."


관자놀이에서 맥박이 뛰었다. 눈알이 튀어나올 것처럼 얼굴이 달아오르고 이마에는 울툭한 핏줄이 섰다.


"이제 누가 더 괴물새끼인지 한번 시험해볼까? 응? 돌덩이랑 슈퍼맨 중에 누가 더 센지 보자고."


로버트는 순식간에 가물어드는 시야에 저항하지 않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벌벌 떨려오는 손바닥을 넓게 펼쳐 제 목을 조르는 세러신의 팔뚝을 바짝 움켜쥐었다.


"끄윽, 글...쎄. 난 네... 천적이라니,까."


잇새로 씹어뱉듯 주워섬긴 로버트가 그 상태로 파장을 개방했다.


다음 순간 로버트는 옥수수밭 한가운데에 서있었다. 적막한 옥수수밭은 평화로웠다. 해가 완만하게 넘어가고 있는 늦은 오후였다. 따스한 색이 섞여가는 태양을 저 멀리서 다가오는 흐릿한 능선이 위협하고 있었다. 그것은 산등성이로 착각할만큼 거대한 파도였다. 제이크 세러신의 옥수수밭을 초토화시킬, 말 그대로 건물만한 푸른 물결. 솟구친 물줄기에 지평선이 쓸려나가고 있었다. 로버트는 땀이 배어나오는 제 손을 내려다보다가 다시 파도에 시선을 두고 입을 다물었다. 목가적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습한 공기가 심기를 어지럽혔다. 그가 한숨을 내쉬며 애써 시선을 돌릴 즈음이었다. 


"-!!! 싫어!!!!"


어딘가에서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너무나 명백히도 아이의 목소리였다.

로버트는 소스라쳐 고개를 치켜들었다. 타인이 존재할 수 없는 공간에 또 다시 미심쩍게 등장한 낯선 존재감. 제이크 세러신의 심상이 비정형적이라는 사실은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생경한 적은 또 처음이었다. 로버트의 목줄기에 우수수 소름이 돋았다. 울음이 섞인 비명소리가 사이렌처럼 기일게 이어졌다. 달려가 돕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만큼 애처로운 소리였다. 로버트는 저 먼 곳에서 옥수수밭을 씹어삼키며 차근차근 다가오는 물의 벽과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초조하게 번갈아보다가 결국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니나다를까 아이의 비명은 지난 번 로버트를 기겁하게 만들었던 어둑한 헛간 안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파란 슬레이트 지붕에 붉게 칠한 얇은 벽. 그 아주 전형적이고도 흔한 건물 안에서 구슬픈 울음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문 앞에 도착한 로버트는 땀배인 손바닥을 허벅지에 문질러 닦았다. 온 살갗이 따끔거릴 만큼 예민하게 신경이 곤두섰다. 어쩐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바로 저기 문 너머에 제이크 세러신을 구성한 토대가, 현재의 그를 만들어 낸 비밀이, 혹은 이 괴이한 심상의 정체가 숨어있으리라는 확신에 가까운 직감이 그를 흔들었다. 망설임은 길어졌다. 그러나 그의 등을 떠밀 듯 안에서 또 다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무언가를 조우한 듯 경기에 가까운 비명이었다.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만 같은 괴성에 로버트는 본능적으로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그리고.

무방비한 그의 얼굴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뜨끈한 액체가 촤악 끼얹혔다. 안경 표면을 순식간에 컴컴하게 물들인 액체에선 절대 착각할 수 없는 비릿한 냄새가 풍겼다. 피였다. 시야를 빼앗긴 채 얼이 빠져 멍하니 서있는 로버트의 귀로 아이의 공황에 빠진 숨소리와 함께 묵직한 물체가 바닥에 쓰러지며 털썩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로버트는 안경을 벗어 제 웃옷에 문질러 닦고 서둘러 다시 착용했다. 제대로 닦이지 않아 뿌연 시야 안으로 헛간 안의 풍경이 들어왔다. 투박한 나무 서까래에 매달린 백색 조명등과 먼지쌓인 환기창. 지푸라기와 폐농기구, 목제 파레트들이 즐비한 가운데 어울리지 않는 고급침대가 하나. 그리고 그 위에는 열 살이 채 안되었을 법한 어린 아이 하나가 소리도 못 내고 벌벌 떨면서 다 찢어진 옷자락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아, 아아... 아..."


모든 것은 원래 색을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피에 젖어있었다. 로버트는 아이의 원래 머리색이 금발임을 채 젖지 않은 뒷통수를 본 뒤에야 겨우 알아차렸다. 아이는 시뻘겋게 물든 제 손바닥을 내려다보며 이상한 신음소리를 냈다. 저도 모르게 한 걸음 앞으로 나서려던 로버트의 발에 무언가 둔탁한 금속성을 내며 밟혔다. 그에게는 아주 익숙한 것이었다. 투박한 볼체인과 얄팍한 금속판. 군번줄이었다. 우측 하단에 음각으로 새겨진 표기는 당장 그의 목에 걸린 것과도 동일했다. 

아.


"아아, 아... 아냐... 나는..."


넝마가 된 옷자락은 아이의 손을 닦아내긴 커녕 오히려 더럽힐 뿐이었다. 마구 떨리는 손을 제 옷에 문질러대던 아이는 이번엔 걸레짝이 된 침대 시트를 끌어당겼다. 무언가에 묵직하게 짓눌린 시트는 어린아이의 힘으로는 제대로 잡아당겨지지 않았다. 고작 시트 귀퉁이 정도만 겨우 딸려올라올 정도였다. 그럼에도 아이는 그 알량한 시트 한 귀퉁이로 제 손을 문지르고 또 문질러댔다. 로버트는 멍하니 시트를 깔아뭉갠 무거운 덩어리를 바라보았다. 

쓰러진 와인병처럼 붉은 액체를 꼴꼴꼴 쏟아내는 묵직한...

이 순간 로버트는 문득 세러신이 자주 입에 담았던 말들을 떠올린다. 


함부로 들러붙고
징그럽고
역겹고
혐오스러운...

​피주머니.


목없이 널부러진 시신은 뭉친 시트를 짓뭉개며 간헐적으로 경련하고 있었다. 널찍한 매트리스가 채 흡수할 수도 없을 만큼 흘러나온 피가 사체가 만들어내는 잔 진동에 맞추어 바닥으로 흘렀다. 매트리스 위에 한 구, 침대 옆 바닥에 세 구, 그 앞에 또 너댓 구. 흐물어지고 뒤엉킨 사체는 어림잡아 열 두엇은 될 법했다. 성별은 다양했으나 모두 성인이었고 헐벗은 채였다. 그들이 신체부위를 잃고 쓰러질 당시 천장까지 솟구친 혈액은 수증기 맺힌 습식 사우나처럼 간간히 차게 식은 끈끈한 액체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끔찍한 실혈량 탓에 색을 잃어가는 육신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몇몇의 성기는 여실히 발기해있었다. 

아. 로버트는 이제야 그를 이해했다.

붉은 액체로 끈적하게 젖은 금발의 남자애는 끅끅 숨을 몰아쉬며 끊임없이 제 팔다리를 문질러 닦으려 애썼다. 그리고 제 마음처럼 끌려나오지 않는 시트를 끙끙거리며 잡아당기다가 그제야 그 위의 묵직한 육신을 발견했다. 소스라치게 놀라 물러난 아이의 고개가 들렸다. 눈이 마주쳤다. 공황으로 졸아붙은 동공탓에 한없이 투명해보이는 올리브색 홍채가 로버트를 향했다.


"...세러신..."


잇새로 저도 모르게 탄식과도 같은 한마디가 새어나왔다. 로버트는 저도 모르게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다. 아이가 입을 벌렸다.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 목구멍에서 꺽꺽 소리가 났다. 로버트 역시 언젠가부터 숨을 몰아쉬고있었다. 주춤거리던 발걸음 끝에 등에 문이 닿자마자 로버트는 재빠르게 문을 열어젖히고 헛간을 나섰다. 아니, 나서려했다. 그의 발에 무언가 걸리지만 않았다면 분명 그랬을 것이다. 둔탁한 마찰음과 함께 그의 발에 채인 화분이 엎어졌다. 성인남성 손바닥 두개 크기의 희고 둥근 화분. 에나멜처럼 인공적인 광택이 도는 화분은 나동그라진 채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질퍽한 흙이 쏟아지며 심겨있던 푸릇한 화초가 뿌리를 드러낸 상태였다. 줄기가 완전히 꺾인 형태가, 아니 그 화분이, 아니 그 전체적인 모양새가 끔찍하리만큼 익숙한 모습이라 로버트는 한 발짝도 뗄 수 없었다. 숨이 막혀 절로 입이 벌어졌다. 

그리고 벌어진 입에서 한 음절이 채 제대로 나오기 전, 들이닥친 해일이 로버트를 휩쓸었다. 



"헉, 허억, 헉..."


로버트는 헐떡이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껌껌하게 졸아붙었던 시야가 이제야 훤히 트였다. 익숙한 독신자 임시관사의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그의 목을 바짝 조르던 두툼한 팔은 이제 어깨 위에 부드럽게 늘어져있었다. 잠시 얼떨떨하게 주변을 바라보던 로버트는 허겁지겁 제 파장을 거둬들이며 몸을 앞으로 숙였다. 제이크의 둔중한 육신이 등을 짓누르고 있었다. 로버트는 한 손을 뒤로 뻗어 제게 업힌 것처럼 매달린 몸을 붙잡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를 붙든 채 몸을 돌려 얼굴을 마주했다.

피로 젖은 단단한 턱과 땀이 배어 축 처진 금발머리. 다 풀린 상태로도 뜨여있던 눈이 스르르 뒤로 넘어가는 것이 보였다. 곧 육중한 몸에서 완전히 힘이 풀렸다. 로버트는 어떻게든 그 몸을 곧추세우려 애쓰며 바짝 끌어안았으나 무게탓에 서서히 침몰하듯 주저앉았다.

관사 안이 너무 고요해서 적막에 짓눌리는 기분이 들었다. 쿵쾅거리는 심장소리와 저도 모르게 헐떡이고 있는 숨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는 것이 없었다. 로버트는 호흡을 가라앉히려 애쓰며 제이크 세러신의 목줄기를 더듬었다. 그의 것이라기엔 너무나 미약한 맥박이 손끝을 울렸다. 


"...행맨?"


로버트는 아랫턱을 떨며 연약한 목소리로 제이크를 불렀다. 당연하게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끓어올랐던 아드레날린의 여파로 온몸이 오한이 든 것처럼 떨려왔다. 눈꼬리가 절로 뜨끈해지고 목이 메어왔다. 로버트는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어댔다. 너무 많은 것을 봐버렸다. 경솔하고도 부당하게 남을 휘둘렀다. 이제는 제가 무엇을 바라고 이런 일을 시작했는지, 또 그 결정이 옳은 행위였는지조차 모르겠다.

아니 애초에 그가 옳은 행위를 할 수 있는 사람이긴 했는지도. 

로버트는 치밀어오르는 자기혐오를 눌러삼키며 제이크 세러신의 뺨을 쥐었다. 돌이켜야 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허락없이 입술을 집어삼키면서 로버트는 아무것도 보지 않으려 눈을 감았다. 죄지은 자가 행한 돌팔매질에 억울하게 쓸려나간 파장을 끌어안고 다독이는 동안 그의 귀에는 스산한 이파리 부딪치는 소리와 숨죽인 울음소리가 귀울음처럼 스쳐지났다. 호흡을 위해 입술을 떼고 고개를 비낄 때마다 점점 훌쩍임이 섞였다. 로버트는 볼품없이 훌쩍거리면서도 파장에 집중했다. 그러느라 힘이 빠져 늘어졌던 팔이 제 허리를 감싸는 것도 몰랐다. 다시 맞닿은 입술 사이로 제 것이 아닌 두툼한 혀가 들어올 때까지 말이다.

로버트는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고개를 뒤로 뺐다. 늘어져있던 제이크 세러신이 어느새 눈을 뜨고 로버트를 마주보고 있었다. 노랑에 가까운, 아주 연한 올리브색의 눈이 로버트를 주시했다. 어쩔도리없이 붉게 물든 매트리스 위에 앉아있던 어린아이가 떠올랐다. 로버트는 파르르 떨리는 입술에 애써 힘을 주며 뻐끔뻐끔 입을 벌렸다. 곧 퉁퉁 불은 입술 사이로 처참하게 가라앉은 형편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미안해."


가까스로 꺼낸 그 한마디가 트리거가 되기라도 한 것인지 곧 울음이 터져나왔다. 로버트는 주체할 길 없이 와들와들 떨리는 제 몸을 원망하며 식은땀 배인 관자놀이를 문질러닦았다. 제이크에게서는 별다른 답이 없었다. 로버트는 구역질처럼 치밀어오르는 자기혐오와 실패의 감각에 훌쩍이며 더듬더듬 같은 말만 반복했다.


"미안해... 미안해..."


제 팔 안에 힘없이 늘어졌던 몸. 진득하게 안경에서 흘러내리던 피. 타인의 피로 얼룩진 채 제 손만 닦아내던 망연한 얼굴... 그런 것까지 보려는 건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또 다시 오판을 했다. 잘못을 저질렀다. 그래놓고 혼자 울어버리기까지 하다니 염치도 없지. 로버트는 끅끅 치밀어오르는 울음을 눌러삼키려 안간힘을 썼다. 그동안 그의 팔자로 찌그러진 눈썹과 호두의 껍데기처럼 우그러든 턱끝,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조용히 관찰하던 제이크 세러신이 별안간 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돌멩이처럼 딱딱하게 굴 때는 언제고 또 이렇게 애기처럼 울고있대? 진짜, 매력이 과하네."


그 말에 안경에 김이 서리도록 울고있던 로버트가 이맛살을 이상하게 구겼다. 푸하하, 터져나오는 웃음에 제이크의 입술에 여즉 맺혀있던 말간 핏방울이 튀었다. 제이크는 제 피가 튄 로버트의 얼굴을 감싸며 애법 자상하게 미소지었다.


"거봐, 내가 맞았지?"
"......?"
"우리는 짝이라고 했잖아."


개구지게 웃어보인 제이크 세러신이 눈물로 퉁퉁 불은 얼굴에 입술을 갖다댔다. 유치한 쪽, 소리와 함께 입술이 떨어지자 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은 그는 힘이 들어가지 않은 손으로 로버트의 콧망울을 톡 건드리더니 말했다.


"너를 내가 아니면 누가 감당하겠어?"
"......"
"어디 괴물끼리 한번 잘 지내보자고."


그리고 곧장 맞닿은 입술에는 주저가 없었다. 가이드를 공격할 수 있는 센티넬과 센티넬을 공격할 수 있는 가이드, 두 별종의 피비린내나는 입맞춤. 로버트는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을 내려감았다. 그리고 입술 사이로 미끄러져들어오는 뭉클한 혀를 느끼며 가이딩을 풀었다. 헝클어진 파장이 원래 제 자리인 양 절묘하게 맞아들어갔다. 

귀를 틀어막고 로버트는 달렸다. 한차례 파도가 휩쓴 뒤 엉망으로 진창이 된 땅과 꺾이고 쓰러진 옥수수대를 짓밟으면서. 하멜른의 피리소리처럼 구슬프게 울리는 비명소리를 뒤로 하고 앞으로, 앞으로. 




행맨밥 파월풀먼 #행맨밥센티넬가이드   
2024.06.15 22: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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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잠깐만 내 센세 오신거라고?????? ㅁㅊㅁㅊㅁㅊ
[Code: 052d]
2024.06.15 22: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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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잠시만 나 복습좀ㅠㅠㅠㅠ 와씨 내가 이거 보러 햎들어왔구나ㅜㅜㅜ
[Code: 052d]
2024.06.15 22: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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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오셨다ㅠㅠㅠㅠㅠ아니 잠깐 나 눈물 좀 닦고....ㅠㅠㅠㅠㅠ센세가 오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이번편 진짜 레전드라 감동이 너무 과함ㅠㅠㅠㅠㅠㅠ이건 그냥 문학이잖아ㅠㅠㅠㅠㅠ미쳤어 진짜ㅜㅠㅜㅠㅠ
[Code: 1f95]
2024.06.15 22: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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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 와 묘사 하나 하나가 정말 좋다
[Code: 0a61]
2024.06.15 23: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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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ㅁㅊ 잠시만 내 센세 아 잠시만
[Code: 6a36]
2024.06.15 23: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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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치겠다 분위기 아 미치겠다 진짜 ㅋㅋ ㅠㅠㅠㅠㅠ ㅋㅋㅋ 아 진짜 너무 좋아서 .. 어떡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별난 얘*별난
얘 왤케 맛있지..서로 N극이랑 S극 처럼 극성이 너무 다른데 그래서 너무 잘 맞는 느낌이야 아 ㅠㅠㅠㅠ
[Code: 6a36]
2024.06.15 23:35
ㅇㅇ
아니 로버트 처음에 쎄하다못해 냉정하게 제이크 파장 뒤집어서 피 줄줄 흘리게하고는 심상에 그 어린아이 보고는 울면서 다시 파장 보듬는거 너무너무너무 미쳤잖아 센세...그 넓고 피범벅된 심상이 뭘까 너무 궁금했는데 이런거일줄이야ㅠㅠ제이크가 매번 피주머니라고 했던 거랑 딱 맞물리면서 그 소름돋는 현장 생생하게 묘사한 센세의 능력에 그저 감탄...또 감탄...눈 앞에 막 펼쳐지잖아 피범벅의 그 헛간 안에서 벌어졌던 일들...
[Code: f88b]
2024.06.15 23:39
ㅇㅇ
로버트 처음엔 그저 제이크 미션에서 제외시키려고 입 맞댄 거랑 다르게 나중엔 미안하다고 울면서 입 맞대는거...너무...너무다...로버트 너무 많은걸 봐버려서 옳은 일이었는지 뭐였는지 울면서 사과하는거 너무 사랑스럽고 한편으로 안타깝고ㅠㅠ근데 그 와중에 제이크 세러신 그걸 다 들켜놓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능글맞은 소리하다가 웃고 우리가 짝이라고 하는것좀봐...아예 망가진건지 방어기제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이런 제이크를 감당할 수 있는거 로버트뿐이다싶고
[Code: f88b]
2024.06.15 23:40
ㅇㅇ
가이드를 공격할 수 있는 센티넬과 센티넬을 공격할 수 있는 가이드, 두 별종의 피비린내나는 입맞춤.

이 문장 너무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f88b]
2024.06.16 02: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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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다!!!!
[Code: 52f2]
2024.06.16 03: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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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야 뭐야 어떻게 이런 대작을.... 센세 진짜 천재구나
[Code: 6aa6]
2024.06.16 08:22
ㅇㅇ
와 미쳤다 진심 센세 천재인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화는 진짜 그 정점인거같아 아니 근데 동시에 서로의 정체를 완전히 까발려버린 행맨밥이 제대로 시작하는 첫 단계인거같이 느껴져서 더 기대되고 재밌고ㅠㅠㅠㅠㅠ 로버트도 알고보니 무시무시한 정체였는데 그 앞에서 자신의 모든게 들켜버리고 피까지 흘리면서 헐떡거리던 제이크가 쉽게 두손들기는 커녕 우리는 짝이라고 로버트한테 한발 더 다가오는 이 관계성이 진짜 너무 맛있어요 서로를 감당할수 있는건 진짜 서로밖에 없는거 아닐까
[Code: 9b58]
2024.06.16 08:26
ㅇㅇ
몸로비라도 하러 온거냐고 빈정대는 제이크를 우악스럽게 잡고 "직접 겪어보고 판단해보지 그래."하면서 입 맞춰버리는 로버트 진짜 섹시하다 이게 바로 접촉가이딩이구나 싶게 성적의미 1도 없는 입맞춤.. 그런데 결국 제이크의 심상 모든걸 들여다본 뒤에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되돌리기위해서 허겁지겁 입맞추고 잠깐의 숨을 쉬기 위해 고개를 돌릴때마다 흐느끼면서 그러면서도 계속 입맞추고 불어버린 입술로는 계속 미안하다고 말하는거 이거는 솔직히 진짜 꼴린다... 그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로버트 허리감싸면서 혀부터 집어넣는 제이크도 진짜ㅋㅋㅋㅋㅋ 피비린내나는 키스가 이렇게 로맨틱해도 되는거냐고오오오
[Code: 9b58]
2024.06.16 08:28
ㅇㅇ
"...진짜 돌멩이처럼 딱딱하게 굴 때는 언제고 또 이렇게 애기처럼 울고있대? 진짜, 매력이 과하네."

진짜 너무너무 좋은 표현들 대사들이 많은데 이 부분 진짜 너무 매력적이야 로버트는 그저 훈련에서 제외만 시키려던건데 자기가 오만했다 오판했다 선을 넘었다 제이크의 피웅덩이 가득하고 황량하던 심상의 모든것을 파해쳐버려서 어쩔줄을 몰라하는데 거기다 대고 이런 한가한 말을 날릴 수가 있냐고 매력이 과한건 너희 둘다야 진짜 너무 달라서 또 너무 닮은 두 별종들 사랑을하자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잊지않고 와줘서 고마워 오늘 기념으로 처음부터 다 복습해야지ㅠㅠㅠㅠ
[Code: 9b58]
2024.06.16 10: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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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쩐다 와ㅠㅠㅠㅠ 센가물의 정수인데 또 정석대로 흘러가는게 아니라 변칙이 계속 나오는게 미쳤어 행맨이랑 밥이 느낄 충격과 짜릿함이 나한테 고스란히 느껴지는거같다고
[Code: 0370]
2024.06.16 10: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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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켜고 무릎꿇고 읽었어요 센세 사랑해
[Code: 0370]
2024.06.16 10: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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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와줬어ㅠㅠㅠㅠㅠㅠ 이번편 진짜 미쳤다는 말밖에는 안나온다 ㅈㄴ 매력이 과한 무순이다;;
가이드를 공격할 수 있는 센티넬과 센티넬을 공격할 수 있는 가이드, 두 별종의 피비린내나는 입맞춤 << 둘 관계성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센세는 천재야? 읽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문장이 좋았는데 어휘력이 딸려서 표현을 못하겠네 그냥 사랑해 센세..
[Code: 11ec]
2024.06.16 11: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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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센세는 천재야..?
[Code: 0583]
2024.06.16 16: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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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미쳤다 이거슨 작품이다
[Code: 68e5]
2024.06.16 16: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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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센세는
세:진짜 미쳤다.
센세 분명작가다 이거슨 프로페셔널이야
[Code: 68e5]
2024.06.16 19:45
ㅇㅇ
추천할 수 없음 추천할 수 없음 추천할 수 없음
밥 행맨 미션에서 빼러 왔다가 목적달성은 커녕 어째저째 휘말려들듯 행맨 품에 떨어져버렸네 ㅈㄴ 좋다 밥은 자기 판단이 틀렸다는 죄책감에 눈물흘리는데 행맨은 그러든말든 밥이 자기한테 왔으니까 웃고있는 거 무섭고 좋아 밥 이제 못 도망가겠다 싶고ㅠㅠㅠㅠㅠ
[Code: f3c4]
2024.06.17 02: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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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센세가 돌아오다니 여한이없다ㅜㅜㅜ
[Code: 91cb]
2024.06.18 00: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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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추천은 왜 한번뿐이지..? 읽는내내 와...와...하다가 언어를 잃음ㅠㅠㅠㅠ피비린내가 여기까지 나는것같고 묘사미쳤다
[Code: 6d0e]
2024.06.21 07: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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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읽고 읽고 읽다보니 아침이 되었어요 왜 추천은 한번밖에 못허는걸까 너무 아쉬워요
[Code: 54f6]
2024.06.21 07: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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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이렇게까지 이미지로 보일수가 있는걸까? 진짜 영상화하고 싶다 센세 이거 각본으로 쓰자.....모른척하겠습니다...
[Code: 54f6]
2024.06.21 12: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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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한테 사과하면서 우는 로버트 미치겠다.....
[Code: 4a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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