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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3 22:51
1편 / 2편 

양인음인 알못ㅈㅇ....


이연화는 감았던 눈을 다시 뜰 수 밖에 없었다. 눈을 감자 목언저리에서 느껴지는 쾌감이 극대화됐기 때문이었다. 당황한 마음에 눈을 뜨자 이번엔 눈이 벌개진 채 자신을 탐하고 있는 방다병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이러나 저러나 문제군.. 한때 천하를 평정했던 고수 전 이상이 현 이연화는 지금 눈을 감고 뜨는 문제 때문에 곤욕을 치루고 있었다. 

한번 고삐가 풀린 방다병의 몸짓은 거침이 없었다. 풀어헤친 앞섬으로 들어간 손은 이연화의 잘 잡힌 쇄골과 탄탄한 근육을 진득하게 훑었다. 

"하..읏.. 방, 소보... 그,만... 그만해.."

방다병은 이연화의 신음 섞인 만류를 애써 모른 척 했다.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양 그는 오히려 더 이연화의 몸에 밀착했다. 방다병의 혀는 이제 이연화의 목과 쇄골을 지나 가슴께까지 내려가고 있었다. 

방다병의 침략에 이연화는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연화는 이런 종류의 쾌락이 낯설었다. 스물도 안된 나이에 천하를 평정했던 이상이는 여인에 관심이 없었고, 당시 교완만과의 정서적인 교감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걸 버리고 이연화가 된 이후에는 색사나 음양인의 교합 같은 것에 더욱 관심을 두지 않았다. 희락기나 열락기를 한번도 겪지 않았던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러니 이립이 넘어서 느끼는 제자의 손놀림이 더없이 자극적으로 느껴질 뿐이었다. 색사란 원래 이런 것인가. 다들 이런 걸 침상에서 하고 산단 말인가. 방다병의 손이 속곳 안으로 들어가서 헤집기 시작하자 달변인 이연화는 머리속이 새하얘진 채 뭐라 말 한마디 말조차 내뱉지 못했다. 당황의 연속 속에 정신을 놓고 있던 그는 방다병의 손이 바지 아래로 내려가 그의 은밀한 부위를 쥐자 순간 놀라 방다병을 걷어찰 뻔했다. 양발이 묶여있는 관계로 그저 버둥거리는 것에 그치긴 했지만. 

"하아.."
"바, 방소보..?"

거기가 잡힌 곳은 자기인데 방다병은 마치 자기의 양물이 애무라도 받는 것 같은 신음을 내며 이연화의 그곳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자신의 그것을 잡는 것은 난생 처음 있는 일이었다. 방다병의 손놀림은 끈덕지게 성기를 주무르고 만져댔고, 이연화의 성기는 낯선 쾌락에 주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딱 일어서버렸다. 

"아..앗... 바, 방다병! 그만해, 나올... 나올 것 같...!"

제자의 손을 더럽힐까봐 노심초사한 이연화의 말에 방다병은 오히려 손놀림의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결국 방다병의 손에 절정을 맞게 된 이연화는 노곤함과 민망함이 뒤섞인 채 숨만 헐떡이고 있었다. 

그때 방다병의 몸짓이 잠시 멈췄다. 덕분에 이연화도 잠시나마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살필 수 있었다. 방다병은 이연화의 허리에 손을 얹은 채 무언가 고민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방다병.. 이제 정말 그만하자. 이번엔 내가 잘못했으니까.. 돌아가자, 응? 이만 돌아가자.."

이때 아니면 더 이상 방다병을 말릴 수 없을 것 같았다. 이연화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애원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방다병의 마음을 다른 쪽으로 부추긴 것 같았다. 

"나.. 너무 미워하지 마, 이연화.."

지금까지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어마무시한데, 대체 뭘 하려고 이런 말을 하는 걸까. 천하제일 강심장이었던 이연화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너, 너 이게 뭐 하는...! 뭐, 하는 거야!!"

방다병의 손가락 하나가 이연화의 비문을 뚫고 들어왔고, 이연화의 처절한 비명이 인적 드문 산길에 울려퍼졌다. 적에게 끌려가 고문을 당할 때도 이런 비명을 지르진 않았던 것 같은데. 

"기다려 봐. 아플 수도 있으니까.."
"아파, 이미 아프다고! 방다병, 나, 나 아프다고!"

방다병의 손은 개의치 않고 쭉쭉 들어와선 한번도 늘어난 적 없는 공간을 넓혀갔다. 강하게 저항하던 이연화는 다병의 손이 어딘가를 스친 순간 생경한 느낌에 저도 모르게 입을 다물었다. 이연화의 반응을 알아챈 방다병의 손이 집요하게 그곳을 다시 공략했다. 

손가락 하나가 둘이 되고 셋이 되어 질척하게 움직이자 이연화는 더 이상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얼마 전 방다병이 자신의 그곳을 애무했을 때와는 다른 새로운 쾌락이 몸과 정신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한때 피나는 수련을 통해 자신의 몸을 한계까지 단련했던 이연화는 자신의 몸을 누구보다 잘 다룰 수 있다고 자부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몸에 이런 기능을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상상한 적이 없었다.

"핫...으응...하...읏...!"

이 민망한 행위를 그만하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 이연화는 그저 방다병의 손이 움직이는 대로 흔들리며 한번도 낸 적이 없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던가. 이연화는 방다병의 손에서 두 번째 절정을 맞고 말았다.

이제 더 이상 놀랄 일도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 때쯤, 방다병이 자신의 양물을 꺼냈다. 이연화는 눈을 의심했다. 사내의 양물을 볼 일이 얼마나 있었겠냐만은, 그래도 저건 일반적인 크기의 물건이 아니었다. 저런 걸 속에 숨기고 잘도 순수한 대형견인 척 살아왔단 말인가. 

"미안해.. 이제, 못 멈춰.."

강제로 몸을 취하는 순간에도 청년은 마치 동의를 구하려는 듯이 속삭였다. 이미 멈출 거란 생각 따위 안 했다, 이놈아.. 방다병은 숨을 한번 고르고는, 공들여 열어놓은 이연화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

생각지도 못한 강한 압박과 고통이 닥쳐왔다. 고된 수련으로 단련했고, 적들의 고신도 이겨냈고, 심지어 벽차지독도 이겨낸 몸이었다. 하지만 이건 차원이 다른 고통이었다. 이립이 넘도록 한번도 열리지 않았던 문을 열기엔 방다병의 물건은 너무 크고 흉폭했다. 호사가들에게 듣기로 색사를 하면 황홀경을 느낄 수 있다더니, 다 허풍이며 거짓이었던 걸까. 이연화는 이제 자신의 목에서 나가는 것이 비명인지 신음인지 구분할 수도 없었다. 

그때 무언가 물 한방울이 이연화의 얼굴로 떨어졌다. 고통 속에서도 간신히 눈을 떠 위를 살폈다. 눈에 들어온 건 열중해서 자신의 몸을 들락거리는 방다병의 붉어진 눈가였다. 

"하아...하아.. 방소보, 손.. 손 좀 풀어줘.."
"싫어."
"도망, 안, 가.. 안 간다고..읏.. 제발... 손, 좀...하아.."

이연화의 약조에, 방다병은 잠시 교합을 멈추고 고민하는 듯했다. 그는 묶인 손이 아파서 그랬다고 생각했는지 이연화 양손의 사슬을 약간 풀었다. 사슬이 완전히 벗겨진 건 아니었지만 느슨하게 풀어진 덕에 여유가 생겼다.  

"....!"

자유로워진 손으로 자신에게 저항할 거라고 생각한 방다병이 이연화를 품에 꼭 안았다. 그리고, 이연화는 움직일 수 있게 된 손으로 방다병의 어깨를 껴안았다. 그래야만 했다. 그러지 않고선 이 바보 청년은 자신이 이연화를 결박하고 강제로 취했다는 죄책감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 할테니까. 

저항 대신 돌아온 허락의 포옹에, 방다병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이연화를 바라봤다. 이연화는 그 눈을 마주 볼 용기는 없어 눈을 감았다. 

"이연..화.. 이연화.."

방다병이 강하게 자신을 밀어붙이며 간절하게 이연화의 이름을 불렀다. 양손이야 자유로워졌지만 양발이 여전히 묶여있었거늘,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연화가 당장이라도 날아가 버리기라도 할 듯이. 

그래, 이건 자신의 업보였다. 방다병의 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 한 업보. 제자, 친구, 사형의 아들이라는 이름으로 덮어둔 채 그저 내버려뒀던 업보, 어느샌가 기울어져버린 자신의 마음을 단호하게 끊어버리지 못했던 업보. 자신이 좀 더 현명하게 처신했다면, 어쩌면 우리는 더 나은 관계일 수도 있었다. 

반성의 시간은 오래지 않았다. 곧 방다병의 몸짓이 격해졌고, 이연화의 고통은 어느 순간 처음 접하는 쾌락으로 변해있었다. 두 사람의 움직임은 늦도록 계속되었다. 결국 이연화는 방다병의 품 안에서 이날만 세 번째 절정을 맞았다. 


다병연화 비성연화 연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