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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1 02:42
땅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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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 픽은 육군 진영으로 달려갔다. 허니비가 땅개 장교 막사로 갔다는 말을 한참이나 늦게 전달받은 탓이었다. 좆같은 캡틴 아메리카! 맥그로우 대위는 마치 각 잡고 노린듯한 타이밍에 네이트를 데려가서는 하등 쓸모 없는 하소연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네이트는 맥그로우와 자기 자신, 다임에 대한 욕을 번갈아서 내뱉으며 더욱 빨리 다리를 움직였다. 네이트가 허니비를 못 믿는 탓이 아니었다. 맹세코. 제가 아는 허니비는 하늘이 두 쪽 나더라도 제 올곧은 고집을 지킬 사람이었다. 다만, 혹시라도 허니비가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면. 다만, 만약에라도 허니비에게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 닥친다면. 그때야말로 네이트는 어느 누구도 용서할 자신이 없었다.



네이트가 다임의 막사 입구에 도착함과 동시에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허니비가 꿍얼꿍얼 혼잣말을 하며 걸어나왔다. 다행히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얼굴이었지만, 네이트는 턱 끝까지 차서 헐떡이는 숨을 제대로 고르지도 못한 채 허니비를 먼저 살펴보았다.



- 어디 계셨습니까? 말씀드리려 했는데 안 보여서 못 드렸습니다.

- 허니, 아무 일 없었던 거지? 괜찮은 거지? 맥그로우가, 갑자기 날 찾아서... 내가 너무 늦게 알았어.

- 아무 일 없었습니다. 기분은 좀 좆같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진심으로 기분이 좆같다기 보단 진이 빠졌다. 마치 거창한 심리게임이라도 한바탕 치르고 온 듯이. 긴장이 풀리며 얕게 한숨이 삐져나왔다. 프로파일러라던가 FBI수사관같은 양반들은 기껏 잘 배워놓고는 뻔질나게 이 짓거리를 하면서, 어떻게 홧병으로 요절하지 않을 수 있는거지?



- 돌릴 마음이 없는데 대체 뭘 어떻게 돌린다는 겁니까? 제가 네잇에게 앙금이 있던 것도 맞고, 솔직히 선자리에서 만났을 때도 좀 짜증나긴 했습니다. 결혼하고 나서도 한동안 불편했던 것도 맞고요. 근데 그건 단순한 불편이고. 이렇게 사람한테 휘둘리는 좆같은 기분은 아니었거든요?

- 휘두르지 않았습니다.

- 목말라서 허덕이는 사람한테 물 한컵 던져주면서 원하는 걸 받아내려는 심보가 휘두르는 게 아니면 뭡니까?

- 받아내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기회를 달라 한 것 뿐입니다.

- 그 기회를 받아내려고 한 거잖아요? 이대로 계속 말꼬리나 잡고 놀까요?

- 아닙니다. 말씀하십시오.

- 솔직히 말해서 네이트 픽, 더럽게 서툴고 요령도 없거든요? 누구랑은 달리 맨입으로 다짜고짜 결혼하자고 들이민 인물이거든요. 근데 그래서 했어요. 사탕발림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 자기 패를 깠으니까. 최소한 같은 입장이었다구요, 그 사람이랑 나는.

- 저는 아닙니까?

- 아니죠. 미끼를 던지고 바늘에 주둥이가 꿰이길 기다리는 걸 사람한테 하진 않죠, 보통. 물고기라면 모를까. 내가 만약 그쪽을 먼저 만났다 하더라도 결혼은, 글쎄. 도무지 할 것 같지가 않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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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의 눈이 가늘어졌다. 이유는? 그가 물었다.



- 그쪽은 잔대가리를 너무 굴려. 그래서 멋대가리가 없어요.

- 허.



코웃음이 나왔다. 단 하나의 망설임도 없고, 제 기분을 생각해서라도 돌려 말해주려는 일말의 성의도 없는 답변이 퍽 마음에 들었다. 살면서 저한테 이따위의 언사를 행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다임이 깍지를 풀고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그리고는 옅은 미소와 함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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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기회를 달라고도 안 하겠습니다. 대신 선물은 계속 드려도 되겠습니까? 미끼를 무는 건 당신 마음입니다. 거절해도 됩니다.

- 허...

- 저는 비열하고 고리타분한 사람이라, 이런 방식밖에는 모릅니다.

- 한 놈은 속 좁고 찌질한데 다른 한 놈은 비열하데다 고집불통이고. 제가 남자 복이 지지리도 없나 봅니다. 혼자 살걸 그랬나 봐요.

- 아마 그 편이 현명할 지도 모릅니다.

- 그럼, 온 김에 배터리 몇개만 주시죠.

- 이렇게 바로 갈취할 줄은 몰랐는데.

- 선물이라 생각하십시오. 감사히 받겠습니다.



다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도 웃음 띤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허니비가 요구한 것 몇개를 챙겨주었다. 덩치만큼 씀씀이도 좀 크게 쓰라는 핀잔에 "그럼 제가 얼굴 보러 갈 명분이 없잖습니까." 라며 능글맞게 맞받아 치기까지 하면서. 그렇게 평소보다는 찔끔 더 뜯어낸 배터리 몇 개를 네이트와 나눠들면서 허니비는 중얼대듯 말했다.



- 그래도... 나름 재밌었습니다. 오랜만에.

- 정말 별 일 없었던 거 맞지? 네가 그렇게 말하면 무슨 일인지 감도 못잡겠어.

- 네잇, 분발하세요. 상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물질 가는 데 마음 간다고, 저도 제가 이렇게 속물인지 몰랐습니다. 근데 저 새끼들 진짜 존나 부자예요! 배터리가 막 이렇게 쌓여있었다니까요?!

- 큰일 났네...



다소 시무룩한 목소리로 대꾸하는 입꼬리가 예쁘지 않게 쳐졌다. 허니비 말의 반은 농담이었지만, 네이트는 거진 진심이었다. 살면서 이런 식으로 부의 불평등을 체험할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각자 한 손에 배터리를 나눠 들고서 자연스레 남은 손을 맞잡고 걷는 허니비에 네이트는 더 묻고 싶은 마음도 잊어버리고 그냥 얌전히 손을 잡힌 채 쭐래쭐래 따라갔다. 쭉쭉 빠르게 걸어가는 발걸음이 퍽이나 유치하게도 서운해서, 잡은 손을 살짝 제 쪽으로 당기자 허니비가 피식 웃더니 친절히도 걸음을 늦춰주었다. 그리고는 험비가 가까워지자 들고 있던 배터리를 마저 와르르 쏟아주며 말했다.



- 알랑방구는 중위님이 뀐 걸로 해요. 저 대신 값을 치르겠다 하셨잖아요.

- 그런 거라면 네이트 픽이 육군 장교 데이비드 다임에게 프로포즈 했다 소문도 낼 수 있어.



답지 않은 흰소리에 킥킥대는 허니비의 어깨를 네이트가 한 팔로 살짝 둘러안았다. 가벼워진 공기처럼 조심스럽게 기대오는 머리와, 팔 안에 담긴 온감으로 안정을 삼으려 하다니 누군가의 평가대로 참 어리고 단순하기 짝이 없단 생각이 들었다.



- 이따가 만나러 가도 돼?

- 네.



그러나 짧아진 기다림과 한 마디 긍정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면, 바보가 되는 것도 조금은 나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다음날, 픽 중위는 몰래 육군 보급 막사로 들어갔다. 날고 기는 군인들의 눈과 귀를 피해 배터리에 윤활유, MRE까지 야무지게 한아름 안아들고 돌아오는 그의 심장이 생전 처음 비행을 저질러 본 모범생마냥 콩콩 빠르게도 뛰었다. 누가 봐도 합법적으로 구해온 것이 아닌게 분명한 스페–샬 플레이버 MRE를 당당하게 내미는 얼굴에 허니비는 깔깔거리며 배가 찢어져라 웃었다. 모래바닥에 주저앉아 머리를 모으고 봉다리 쪼가리에 든 음식이 뭐가 그리 맛있다고, 아마 몇 달 전의 타코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면 서러움에 가슴을 퍽퍽 치며 오열했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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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나나, 여기는 그런 잘빠진 데쟈–트 수트 차림의 땅개가 올 데가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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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지 마, 포크. 이분은 미스터 산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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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맛이 참 좋습니다. 혹시 어떤 원두로 내리는 지 알 수 있을까요? 돌아가면 저도 같은 걸로 구매하고 싶군요.

- 물론이죠, s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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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육군 장교나 되는 사람이 자꾸 해병 기지에 들락날락하는지 모르겄네.

- 좋아하는 여자한테 눈도장 찍으려고 수작 부리는 겁니다.

- 허니비는 집에서 정해준 짝이 있을 텐디.

- 잘 아시네요. 가까운 사이인가 보죠?

- 내가 그 놈 똥기저귀도 갈아준 사람인디, 모르는 게 더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 그렇습니까? 몰라봬서 죄송합니다.

- 예에에?! 파피가요?? 허니비를요???



태평한 다임의 대답과는 다르게 레이가 안그래도 큰 눈을 더더욱 벌리며 얼굴 표정만큼이나 호들갑스러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악명높은 주임원사와 견줄만한 토론부 출신의 목청에 다임이 아주 잠시 인상을 찌푸렸지만 짱짱한 어그로에 밀려 아무도 그것을 알아차리지는 못했다.



- 그게 진짜예요???

- 엉. 진짜야.

-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오늘은 못 뵙고 가는 줄 알았습니다.



반가운 목소리에 보기좋게 활짝 핀 다임과는 달리 허니비는 시큰둥한 얼굴로 3호차를 향해 걸어왔다. 그리고는 누구한테 뜯은 건지가 분명한 윤활유를 험비 지붕에 있는 파피에게 던지자, 파피는 그걸 또 한손으로 찰지게 받아 총기를 마저 손질했다. 뎀잇, 오일을 주고받는 행동 하나마저도 저렇게 자연스러운데 어떻게 여태 몰랐을 수가 있지? 저 이빨 사냥꾼의 대디가 인간 사냥꾼이라는 걸!



- 퍼킹 허니비, 너랑 파피가 그런 찌이인한 사이라는게 사실이야???

- 레이, 네녀석의 그 엿같은 말투는 도대체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냐? 우리 아빠 고향이 노스 캐롤라이나다. 나도 어릴때 잠깐 살았어. 동네에 유일하게 집 두채 있던 게 파피랑 우리집이었다.

- 무슨 일이야?

- 네잇. 오랜만에 보는군요. 잘 지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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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긴 어쩐 일이시죠?



시끌시끌한 분위기에 혹시 또 싸움이라도 났나 싶어 다가온 네이트는 반갑게 내미는 손을 잡지도, 물어보는 안부에 답을 하지도 않은 채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다임은 알만하다는 듯 허공에 덜렁 들린 손을 거두며 씩 웃기만 했다. 일부러 보란듯이 더 여유를 부리는 태도에 네이트의 인상이 보란듯이 구겨졌다. 잠시 오묘해진 공기에 다들 입을 다문 채 두 장교를 바라봤다. 한 놈만 빼고.



- 홀리 쉣! 엘티, 이 산타할아버지랑 그렇고 그런 사이였어요?

- 무슨 사이.

-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입니다.



다임은 친구라는 단어에 힘을 주며 말했다. 친구는 지랄. 허니비와 네이트, 파피가 동시에 생각했다. 어라, 왜 이 타이밍에 모 분대장이 떠오르는지...? 난믿큼난내친구도



- 엘티는 산타랑, 허니비는 파피랑. 이거 완전 그룹 스와핑 포르노 스토리 아닙니까? 엘티도 알고 계셨어요? 허니비랑 파피랑 어릴때부터 깊은 사랑을 키워온...

- 레이, 한번만 더 나랑 허니비에 대해 그딴식으로 표현하면 대가리에 총구멍 날 줄 알아라.

- 맞아, 레이. 허니는 파피한테 여동생같은 아이인걸.

- 루디는 알고 있었나봐요?

- 난 알았지. 팹이랑 허니가 나한테 얼마나 귀한 사람들인데.



프루티한 커피만큼이나 프루티한 애정표현에 허니와 파피는 동시에 루디를 바라봤다. 네이트는 마찬가지로 처음 듣는 사실에 고개를 갸웃했지만 일단 그건 나중에 묻기로 하고.



- 이 땅개 장교가 아무래도 벌꿀에 퐁당 빠진 거 같은데요?

- 그건 이미 거절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 네. 그렇지만 다행히 제 마음을 표현하는 것 정도는 허락을 받아서요.

- 웨옹, 멀쩡하게 생겨서 하는 짓은 저 병신같은 대위랑 똑같네...

- 다임. 잠깐 저 좀 보실까요.



육군 장교에게, 그것도 면전에다 대고 필터링따위 좆이나 준 욕을 내갈기는 파피에게 네이트는 가만히 손을 들어보이고는 그러나 여전히 딱딱한 말투로 다임을 불렀다. 다임은 루디에게 잘 마셨다는 인사를 건넨 후 파피에게도 고개를 까딱였으나 파피는 떨떠름하게 쳐다만 볼 뿐이었다. 환영할 수 없는 손님을 마주한 순간부터 내내 굳어있는 네이트는 물론 뒤를 돌자마자 웃음을 거둔 다임을 본 허니비도 두 사람을 따라가려 궁둥이를 들썩였지만, 네이트의 만류에 그저 살기가 등등한 등짝 두개를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남자들은 참... 좆같다고 생각하면서.



- 제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은 그만 해주십시오.

- 그저 필요한 물건들을 전하러 온 것뿐입니다.

- 그것도 이제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필요하시다면 저한테 청구하셔도 됩니다.

- 네잇이 왜요?

- 제가 허니비 남편이니까요.

- 그럼 더더욱 그쪽에게 받을 생각 없습니다.

- 허니는 저와 결혼한 사람입니다. 왜 자꾸 선을 넘으려는 겁니까.

- 제가 그쪽 허니와 부정한 행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저 혼자 좋아하는 것도 안됩니까?

- 말 가려서 하십시오.

- 미안합니다.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길래.

- 근본도 없는 개자식이 내 와이프에게 집적대는데, 어떤 남자가 이 정도의 반응도 안 할까요?

- 누가 보면 진짜 남편이라도 되는 줄 알겠습니다.

- 무슨 말입니까?

- 당신들이 하는 그거, 진짜라고 착각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아니면 부부사이에 연애라도 하십니까?



다임의 마지막 말에 네이트는 잠시 멈칫했다. 그걸 놓칠 리 없는 다임은 경솔하게 웃지는 않았지만, 오묘하게 고개를 젖혀 제 앞에 있는 애송이를 내려다봤다. 네이트 또한 그 시선을 지나치지 않고 안개낀 푸른 눈을 향해 고개를 빳빳히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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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합니다. 연애. 그러니까 제 와이프이자 연인에게 그 좆같은 수작질 그만하시죠. 공식적으로 문제 삼기 전에.

- 듣기 싫은 말만 골라서 하는군요. 허니가 제게 마음이 있다면요?

- 일어날 리 없는 일을 제가 고민해야됩니까?

- 자신 있나 보네요. 믿는 구석이라도 있습니까?

- 허니비요.



일만의 고민도 없는 자신만만한 대답에 이번에는 다임이 눈썹을 까딱였다. 네이트가 입꼬리를 가늘게 말아올리며 이어갔다.



- 허니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거든요. 그리고 저는 그 "좋아하는 것들"에 드는 데 성공했고요. 이대로 오랫동안 같이 지낼 예정입니다.

- ...... 그것 참, 확실히 믿을 만한 구석이군요. 꿈을 이룰 수 있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 고맙습니다.



다임이 악수를 청하자 이번에는 네이트도 기꺼이 그 손을 맞잡았다. 건조한 손에 들어간 힘이 습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걸 네이트는 알았다. 찰거머리같은 새끼. 그가 속으로 생각했다. 타이밍 좋게 다임의 무전기에서 그를 찾는 소리가 나왔고, 막사로 돌아가던 다임은 무언가 생각난 듯 뒤를 돌아 네이트를 불렀다.



- 며칠 전 저희쪽 막사에 쥐새끼 한마리가 숨어든 것 같던데, 그쪽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아주 깜찍한 쥐새끼더군요.

- 명심하겠습니다.



지어낸 듯 잘 빠진 웃음과 함께 건네는 경고가 멀어지고 난 후에야 어떤 쥐새끼 한마리는 참았던 긴 호흡을 내쉬었다. 기지로 돌아온 네이트는 곧바로 로벨을 찾아갔다.



- 허니비, 본부차량으로 이동한다.

- 갑자기요?

- 응. 로벨이랑 의논 마쳤어.



그렇게 허니비는 가서 다쳐 오면 죽여버린다는 살벌한 걱정이 어린 인사 하나와 로벨, 밥티, 스타이니, 티와 나눈 눈물이 쏙 빠지는 애틋한 작별인사 네개를 뒤로 하고 4호차로 향했다. 밥티스타는 진짜로 훌쩍훌쩍 우는 바람에 닥에게 염병한다는 소리를 들었고, 5호차 그 누구보다 의젓한 막내 홀시랑은 아끼는 펜을 선물로 주고받았다.



- 요, 벌꿀! 요즘 여기저기서 인기가 장난이 아니라며?

- 아름다운 사람은 피곤한 법이지...

- 스크루비~



그 피곤한 사람을 좋아하는 일도 만만찮게 피곤하다 생각하며 네이트는 조잘대는 목소리에 긴장했던 몸을 녹이고 잠깐이나마 눈을 붙였다.












젠킬 스탘 중위님너붕붕 네잇너붕붕 약가렛너붕붕 약다임너붕붕 철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