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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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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매버릭이 돌아왔을 땐, 그의 손엔 많은 것들이 들려있었다.
클램차우더, 찹샐러드, 호밀빵 등등. 그는 나에게 저녁을 같이 먹자며 포장된 박스들을 나열했다. 하필 오른손에 수액을 맞는 중이었기에 내가 팔을 흔들자 매버릭은 또 배시시, 웃었다.



"똑같네..."



자꾸 부딪히는 살들이 기분 좋은 건 처음이었다. 팔을 움직일 수 없는 나 대신 그가 하나씩 떠먹여주는 동안 그와 꽤 친밀해질 수 있었다.

그는 꼼꼼한 듯 하면서도 클램차우더를 한 두번쯤 흘렸다. 나는 익숙하게 흘린 것들을 치웠다.

익숙하게?

어라, 서른일곱의 나는 이런 게 익숙했던 것 같다.



"많이 바빴어?"
"어떤 대령이 지금 명령을 못 내려서 말이야."



매버릭의 말에 나는 웃음이 났다. 그의 작은 농담도 나에겐 크게 느껴졌을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연스럽게 미니당근을 입에 넣어주려 하였다.



"나... 당근 안 먹는데."
"뭐어?"
"지금은 먹나?"
"와, 아이스. 진짜 나 억울해. 네가 나한테 당근 먹인 세월이 얼만데!!!!"



그가 진짜 억울하다는 듯 팔을 마구 휘저었다. 웃으면서도 심각하게 나의 당근 먹이기 프로젝트—매버릭이 직접 지은 이름이라고 했다—에 대한 배신감을 드러냈다. 나는 그덕분에 서른일곱쯤엔 당근을 잘 참고 먹게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식사를 마친 매버릭은 자연스럽게 옆에 있는 간이침대를 펼쳤다. 그가 간이침대를 피는 동안, 나도 모르게 그의 몸으로 시선이 갔다. 내가... 글래머한 사람이 취향이었던가?



"매브."
"으응? 뭐 불편한 거 있어?"
"이리 와."



오라는 명령에도 그는 순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내 곁으로 왔다. 허리가 얇아 한 팔에 쏙 들어오자, 그는 당연하다는 듯 내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같이 자고 싶은데."
"뭐어?"



고개를 든 매버릭이 나를 팍 밀쳤다.



"음흉해."
"...어?"
"아이스, 너 어릴 때도 많이 ㅂ,바,밝혔어???"



오, 서른일곱의 나는 밤에 애인을 꽤나 괴롭혔었는지 그날 밤 매버릭은 간이침대를 오른쪽 벽에 붙이고 잠들었다. 젠장.



아이스매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