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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17:36
ㅇㅅㅈㅇ 
ㅇㅅㅍ
여공남수 먹음
여남박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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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쪽 도착하고 나서 여의 진짜 바빴을 듯 
세작도 많고 산적을 위장한 타국의 병사들도 끊임없이 들어오고 해서 초반엔 성곽 보수하고 진영군 재편성하고 훈련하고 거기다 암암리에 들어오는 공격도 다 막아야 했음. 그러니까 작은 규모의 전쟁인데 실제로는 아예 없어야 하는 일이라 공훈도 받을 수 없고 누가 알아주는 일도 아닌 걸 계속 해야 하는 거. 
그나마 여의가 이제 세상에서 녕원주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으니까 둘이 알콩달콩하는 것만 안 바뀌었을 거임 
며칠 성밖에서 전투하느라 못 들어왔으면 걱정하느라 힘들었겠다고 피칠갑되어서 우쭈쭈부터 함. 녕원주도 머리좋고 능력 있어서 내성은 다 녕비에게 맞겨놓는 데 일처리 너무 잘해서 더 예쁘겠지 
예산 짜는거나 어쨌거나 성벽 안의 자질구레한 일은 녕원주가 다 잘 처리함. 원래도 잘 배운 명문가 자식이고 육도당 당주였으니까 수성 정도는 본인이 나서지 않아도 잘함 

녕원주 그간 본인이 너무 팔자에도 없는 온실 속 꽃으로 지냈다고 느꼈는데 여기 와서 여의 위험해질 때마다 주의위 육도당 암위들 데리고 지원 나가면서 뭔가 마음도 편안해짐 
여의가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거 자체가 싫지만 적어도 같이 있을 수 있고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같이 간다는 생각도 들고 
마냥 여의 보호 받으면서 몸 아파서 아무것도 못하던 도성 생활보다는 낫다고 느껴지기 시작했음. 오랫동안 보양도 잘 해서 몸도 많이 괜찮아짐 
둘이 초반엔 정말 매일 전쟁같이 살아남다가 성벽 수리하고 군 재정비하고 도성에서 지원받고 하면서 천천히 안정되어 갈듯 
임왕은 이제 황후의 수양딸이라 어느 정도 위치도 있고 하니 험준한 지역이라 외면하던 사람들도 와서 살겠다고 오기도 하고 몇년 고생해서 잘 일궈놓을 거

이때 찹쌀이가 옴 
몇년 지나서 이제 찹쌀이도 어린이가 되었는데.. 부왕이랑 모비 보러온다고 신났긴 했는데 디폴트가 여의 표정이라 막상 도착해서도 오 모친부친 하고 꾸벅 인사했을 거임. 여의한테 사랑받고 속편하게 잘 지내서 예전 성격 찾은 녕원주가 번쩍 안아올려서 우리 딸 잘 지냈냐고 예뻐하는데 오히려 당황함. 모친이 많이 변했네 싶은 마음에 물끄러미 보는데 그러면 안되는 거긴 하지만 애기가 너무 귀여워서 뽀뽀 쪽쪽하고 안고 쏙 들어가버림. 왕 작위를 받았으니 그러면 안되는건데.. 물론 뭐 여기서 녕원주 행동에 잔소리 얹을 수 있는 사람 여의 뿐이고 여의는 그럴 의지도 생각도 없음
딸 온 것도 좋고 녕원주가 좋아하니 그것도 좋고 다 좋음 
몇년 못본 딸이라 녕원주가 품에 끼고 안고 다니고 여기저기 구경 시켜주고 식사도 같이 하면서 다 큰애 먹여주는데, 여의 내심 저건 좀 아닌데.. 싶으면서도 말리지 않음. 못 말림ㅋㅋ 여의는 이제 막 녕원주한테 뭐라고 할 수 있는 그런 기개를 잃었을 거 

찹쌀이 간식 먹여준다고 거의 몇시간을 계속 안고 있었는데 미니 임여의나 다름 없는 찹쌀이가, 결국 간곡한 표정으로 녕원주 손을 잡더니 모친 저는 아기가 아닙니다. 하고 의젓하게 내려옴. 
낳아놨을 때부터 뭔가 많이 울지도 않고 걸음마 할때부터 뒷짐지고 다닌 뭔가 비범한 아기이긴 했음 

어려서는 자기 상태가 너무 안 좋았어서 지금이라도 예뻐해주고 싶은데 딸이 다 커버렸음.. 그래서 조금 우울해진 녕원주인 것임. 그래도 딸이 겨울 전까지는 같이 있을거라 기분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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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어린데 부모 둘 다 직업이 살수라서 그런지 무예도 잘하고 체력도 좋을 듯. 또래 애들처럼 해맑지는 않은데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까 좋은지 녕비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서 돌아다니니까 사람들이 다 귀엽다고 그럴거아님
아직 어려서 봉호는 받기 전이라치고 그냥 아가씨라고 부르겠지

그날 저녁에 여의는 잠깐 군영에 갈 일있어서 자리 비웠고 찹쌀이가 녕원주 옆에 있었는데, 둘만 남으니까 진지한 얼굴로 갑자기 그러는거 
이렇게 온거는 당연히 부모님 보고 싶어서 그런것도 있지만 모친께 간곡히 청할 것이 있어서 온거라고 나이에 안 맞게 진지한 얼굴을 함 
무슨 소리 하나 싶어서 가만히 쳐다보니까 녕원주 손에 따듯한 차 쥐여주면서 황후께서 이제 좀 더 크면 왕부를 이어받아야 하니 세자가 되어야 한다는데 여아는 절대 세자가 될 수 없으므로 동생을 꼭 낳아주셔야겠다는거 
근데 그 얼굴 그 표정이 예전의 그 여의같음.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고 묻고 싶은데 동시에 뭔가 너무 부끄러워서 녕원주가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라고 고개 돌리는데 더 진지하게 되도록이면 조속히.. 빠르게.. 하면서 계속 눈 마주침 

부친께서 일편단심 모친만을 보시는데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나요? 

녕원주는 아기로 봤던 딸이 이런 말을 하니까 부끄럽고 당황해서 결국 뛰쳐나가버림 
그 일편단심이라는 말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물론 그게 사실이긴 함 여의는 녕원주 밖에 없고 다른 인간들에게 아무 관심이 없음. 오래전에 힘들게 하긴 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계속 좋았고 둘이 말다툼도 한번 한적 없으니까 
손으로 살짝 얼굴 비비고 있었는데 슥 나타난 여의가 어디 아픈거냐고 걱정해주는데 여의는 늘 걱정을 되게 가까이서함. 가만히 쳐다보는 것도 감질나서 결국 껴안고 한손으로 가만가만 쓰다듬으면서 보는데 괜히 부끄러울거임

찹쌀이 말이 맞는게 어차피 둘이 금실이 너무 좋아서 이 이상 노력하기도 어려움ㅋㅋ 지금도 여의랑 매일 같은 침상에서 잠들고 전시 상황만 아니면 매일 운우 구경임 편히 자는 날 별로 없음
다만 복이 없어서 그런지 오랫동안 몸이 안 좋았어서 그런지 딸의 소원과는 별개로 그게 가능할지는 모를 일이었음 
먼저 보낸 둘째 생각도 나고 우울해서, 여의 껴안으면서 못본 사이 우리 딸이 많이 컸다고 조그맣게 말함. 여의는 상황이 안 좋았어서 애를 끼고 키우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그런가보다 하겠지

여의랑 애는 막 딱히 보고 싶었다 이런 말은 안하고 어어 부친 오셨는지 하면 여의가 어어 딸 왔냐 하고 인사하는 사이일듯 

딱히 별말 안하고 찹쌀이 처소는 내줬으니 걱정할 건 없을 거 같다..라고 별 뜻없이 한 얘긴데 여의가 가만히 듣다가 우리가 밤에 그렇게 소란스러워? 하고 묻는거 
진짜 그런 의도 없이 한 말인데 여의가 그렇게 알아들어서 분위기 묘해짐 
여의는 예전 일 후회하느라 이제는 기회를 놓치는 사람이 아니게 되었기 때문에 녕원주 손 깍지 끼고 침소로 향하겠지 

그걸 또 저 멀리서 찹쌀이가 뿌듯하게 쳐다보고 있어야함 역시 모비께서 내 부탁을 들어주실 줄 알았어..! 하는 느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