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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30 22:56
약 ㅇㅇㅆ
ㅇㅅㅈㅇ
괴식 빻음 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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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비가 진짜 좋았던거는 뢰미는 진짜 노닥거리의 장인이었음. 거기다 도성의 재밌는 거 많이 알고 있어서 데리고 나가지는 못해도 백수비 사는 거 바빠서 구경도 못했던 거 보여줌. 백수비 안 그렇게 생겨서 장난감 좋아하는 거 알고 신기한 장난감 사왔는데 어차피 뢰미가 숨겨서 들어오고 방안에서 둘만 있으니까 아무도 모른단 말임. 뢰미가 다 받아주니까 신나서 나름 진짜 순진하게 놀게 됨 
다른 건 몰라도 뢰미는 항상 백수비에게 좋은 사람이고 잘 대해줬으니까 긴장 빨리 풀린거지. 손님 방이라고 내줬는데 원래 안쓰던 공간이라 뢰미가 자기 물건 들여놓는 거 보고 백수비는 뢰미가 이제 여기서 지낼 거라고 생각했었음. 근데 늦은 점심 먹다 뢰미가 다음에 올때 이런 거 마차에다 실어서 올테니까 잊지말고 기억하고 있으라고 함 
조심스럽게 언제 가냐고 물어보는데 내일 해뜨기 전에 가야 한다는 거 
딱 사흘 같이 있었는데, 완전히 사흘도 아닌데도 벌써 마음이 쿵 떨어지는 거 같았음 

갑자기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으니까 오히려 조용해짐. 되게 많은 말을 마음에 묻어뒀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나온 말이 자기도 그렇게 안하고 싶은 말이었음. 그럼 시간이 많지 않은데 지금 하시겠냐고 자기도 모르고 되게 극존칭으로 물어봄. 소몽침은 연장자니까 말 높여하지만 소석이도 그렇고 온유도 그렇고 여전히 예전이랑 똑같이 대해서 자기를 낮추는 건 거의 안하는데 왜 그렇게 말이 나왔는지는 의문임. 뢰순 만나러 갈때는 그렇게 교육 받긴 했지만 지금은 아닌데 

뢰미도 엄청 당황했는데.. 일단 뢰미는 표정 관리를 넘사로 잘하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서 차한잔 따라마실거임 
당연히 백수비도 한잔 넘겨줬음. 뢰미 무슨 생각하냐면 전에 혼례날에 자기가 찾아가서 옷 벗었을때 이런 기분이었나? 그런 거. 다른 생각에 빠져 있다보니까 말은 또 전혀 상관없는 말이 나오는데, 백수비 손가락 쳐다보면서 손이 예쁘네. 하고 차만 홀짝이는 거 
물었는데 대답은 안하고 손이 예쁘다고 한거지. 
뢰미가 그냥 너 보고 싶어서 온거야. 
백수비 너는 그리 잘지낸 적이 많지 않으니 근래는 평안한가 싶어서 보러 왔어. 

적어도 그게 진심이긴 함 
뢰미와 백수비는 아무 사이였던 적이 없지만 뢰미는 백수비를 평안하게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으니까 마음으로 보고 싶었던 것도 맞고 괜찮아졌는지 보고 싶은 것도 맞음. 그래서 온거지 사실 어떻게 해보려고 한 게 아니었어서 당황스러운거지. 얘기 들어서 어떻게 지냈는지는 알고 그 자존심에 그 성격에 버티고 있는 게 놀랍긴 했겠지. 다만 세우루 머리에 속하는 사람들이 백수비 끼고 예뻐하고 있고 어쩌면 적당히 이렇게 사는것도 백수비가 조금은 원했던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런가보다 했을 뿐 
처량한 백수비 인생에 뭐하러 자기까지 얹나 싶은 거. 백수비를 늘 마음에 담아놨지만 지금 신세를 이용해서 품을 생각은 안했음 
계속 분위기 좋았다가 자기 말에 뭔가 찬물 끼얹어진 것 같아서 백수비 우울해져 있었는데 뢰미가 부탁이나 하나 들어달라고 함. 뭐냐고 묻기도 전에 족자 같은 걸 주섬주섬 꺼냄. 별거 아니라서 ㅇㅇ 딱히 부탁이라고 할것도 아님
뢰미가 원래 그림보는 걸 좋아해서 서국에서도 그림 같은 걸 사 모은 거겠지. 한무더기나 되는 거 주면서 자기가 아끼는 그림들인데 바닷바람 맞으니까 자꾸 삭아서 안 되겠다고 다시 올때까지 잘 가지고 있어달라고 하는거 
그래서 조금 기분 좋아졌을거임 다시 온다는거고 다시 보러올 날을 약속하는거니까. 조심스럽게 알았다고 언제 오냐고 나름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 묻는데 뢰미가 미간 찌푸리고 한참 고민하다가 잘하면.. 올해 안에는 오겠지.. 하고 한숨 쉼. 뢰미 돈귀신 붙었다고 비난 받지만 세우루 무너지면 본인도 무너지는거라 병약한 루주도 살려야 하고 자기한테 해준건 아무것도 없지만 자기 눈엔 예쁘기만한 백수비도 챙겨야하고 바쁨 
챙겨달라고 한것도 아닌데 말이지 
뢰미는 그간의 일로 인해서 백수비 마음 포기했음 그냥 그게 안될거라고 생각함. 여러모로 뢰미도 겪은게 많다보니 초연해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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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주로서 야근과 과로에 시달리다 와씨 인생 힘드네 하고 뱃머리에 턱 앉아있을 거 같음 
괜찮은지 사지는 멀쩡한지 들은만큼 고되게 살고 있는지 그런거 확인하러 왔고 생각보다 건강하고 예전만큼 예뻐보이니 뭐 나쁠 거 없다고 생각함. 다른 건 몰라도 소몽침 왕소석 인품을 믿고 온유도 그저 선한사람이니까 
그래서 새벽에 백수비 잘때 그냥 조용히 나가려고 했음. 뭐 대단한거 하러 온 것도 아니고 실제로 그냥 애랑 장난감 가지고 놀았지 아무것도 안했잖음 

잠들면 잘 안 깬다고 들었는데 옷 다 입자 마자 침상에서 일어난 백수비한테 옷자락 붙잡힘. 
뢰미랑 백수비랑 서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본인들이 몰라서 또 아무말 없이 그렇게 있는데, 백수비가 옷을 안 놔줌. 손등에 핏줄 보일 정도로 힘 꽉 주고 아예 안 놓음. 뢰미는 대충 빼내려고 하다가 ? 뭐임 하는 표정으로 계속 쳐다봄 
너무 어이가 없어서 화도 안나고 백수비 왜이래 미친거야 싶은 거임 
뢰미가 왜. 하고 그거 한마디 물어보는 거지. 갈길은 구만리고 시간은 없고 어차피 가지지도 못할 사람 오래 보고 있어봐야 마음만 복잡해서 잘 사는 거 봤으니까 이제 가야겠는데 애가 안놔줘 

뢰미가 자기 쪽으로 돌아서니까 백수비가 주섬주섬 허리띠 풀어내는데 뭐하는 건지 파악하자마자 뢰미가 다 풀지도 않은 허리끈 잡아 당겨서 다시 묶어버림. 뢰미가 예전에 했던 행동이니까, 나 놀리냐고 물어보는데 딱히 그 목소리에도 화는 없었음. 어두워서 백수비 얼굴이 제대로 안보였는데, 점점 어둠에 익숙해지고 바깥도 어느정도 밝아지기 시작해서 창백한 얼굴이 눈에 들어오는 거지. 살짝 눈물 맺힌 눈이라 뢰미 좀 말문이 막혔음. 
뭐라도 주고 싶다는 말에 웃은 건 그 말이 정말 웃겨서였음 
하긴 백수비는 뭘 가진 적이 없는 사람임 
나한테 빚졌냐고 됐다고 하는데 잠깐 조용하던 백수비가 따라와서 뢰미 손에 페이다오 쥐여줌. 인양쌍취 말고는 자기 몸처럼 가지고 다니던 무기니까 어떻게 보면 남한테 주기는 쉽지 않은 거임. 

얘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뢰미는 좀 그냥 마음이 신기했음. 백수비한테 항상 아무것도 아니었고 그냥 이생은 누구도 되지 못하고 살다 가는 줄 알았는데 무슨 의미가 조금 생겼나 싶기도 하니까 
눈치 봐서는 백수비 살리려고 얼마나 고생하고 다녔는지 그런 거까지는 모르는 거 같은데 
원랜 그렇게 안했을건데 백수비가 자기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서, 페이다오 내미는 손 끌어다가 손가락 가느다란 마디에 살짝 입술 눌러봄. 사실 손이 정말 예쁘긴 하니까 
밀치거나 손 뺄줄 알았는데 이 여우같은 백수비가 좀 놀라더니 다른 손까지 내밈

그래서 뢰미는 손가락에 뽀뽀 두 번 해주고 페이다오 두개 얻고 아직 잘 모르지만 비녀도 하나 강탈당한 상태로 다시 일하러 감
뭐.. 뭔... 뭐지? 하는 상태로 말타고 달려가고 
백수비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긴 했지만 조금만 밝았으면 귀랑 목덜미 새빨개져서 터질 상황이었던 거 뢰미도 알았을 거임 
뢰미가 예쁘다는 자기손 내려다보면서 반나절 동안 아무것도 안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