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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9 22:10

약 ㅇㅇㅆ
ㅇㅅㅈㅇ
괴식 빻음 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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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몸은 좀 힘들긴 한데 나름 잘 지내고 있었을거임 
과거엔 그렇게 가난해서 굶기도 굶고 여기저기 힘든 일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은 적어도 밥 굶지는 않음. 온유가 돈준다는게 농담이 아니라서 자꾸 뭘 가져다줌. 자기 금붙이 같은거 가지고 놀라고 주고 집안에서 선물 받은 양지옥 같은거 덥썩덥썩 가져다주고 자꾸 자기 취향으로 반짝반짝하는 옷 가져와서 입히고 그래서 백수비 포기 함 하지 말란다고 안 할 여자가 아님 어차피 
어차피 세우루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는데 방안은 점점 휘황찬란해짐. 한번은 어차피 벗길거면서 왜 자꾸 화려한거 입히냐고 옷 입혀주는 온유 내려다보면서 말했더니 응 ㅇㅇ 벗기려고 입히는 거 맞아 하고 오히려 말문 막음 

잘 지내다가 소몽침이 손님 맞이 하라는 말에 셋다 놀라서 뭐 말도 못하겠지
백수비 당황했다가 자기가 뭐라고 할 입장이 안된다는 거 알고 피가 쭉 빠져나간 것처럼 앉아있고, 소석이랑 온유가 무슨소리냐고 백수비 앞으로 나서서 대신 항의하는데 그렇게 결정된 거라는 소몽침 표정이 좀 묘했음. 웃을 듯 말 듯한 표정?
소석이랑 온유는 아마 뢰순인 것같다고 생각하고, 백수비는 그냥 머릿 속이 하얗고 그래서 조용히 앉아만 있었음. 온유는 몽몽! 하고 쫓아가서 뭐라고 소리치는데 소석이가 백수비 손 꽉 잡고 걱정말라고. 혹 무슨 일 생기면 찻잔이라도 던져서 깨버리라함 그러면 자기가 들어와서 백수비를 해치려고 했다고하고 없애버리겠다면서 말하는데 소석이는 원래 거짓말 안하니까 
끄덕끄덕하니까 잡아 당겨서 안아주겠지. 그때 감옥에 처음 들어갔을때 그렇게 추웠는데 소석이가 밤새 안아줬던 거 생각나서 자기 잘못되게 놔두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안심하게 됨. 그리고 따져보면 소몽침도 그럴 사람이 아니라서 무슨 생각이 있어서 그러겠지.. 하고 침착하게 받아들임 
어차피 음인되고 포기한 몸인데 아낄 것도 없음

씻고 옷 갈아입고 가만히 앉아있는데 소몽침이 조용히 와서 그래도 내가 설마 둘째를 어떻게 하겠냐는 말 또 함.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힘없이 알았다고 하겠지. 자세한 얘기는 곧 알게되겠지만 너 다치게 할 사람이 아니라고 어깨 다독여주고 나갈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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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뢰미가 보러왔을거임ㅋㅋㅋㅋ
뢰미 그렇게 사라진 줄 알았는데 예전이랑 묘하게 분위기 달라져서 돌아옴. 미인인건 똑같지만. 
전엔 아예 몰랐는데 뢰미도 양인이라 형질 바뀌고 나니까 묘하게 기가 눌리는 느낌이 있었음. 반갑게 인사할 사이도 아니지만 원수인 것도 아니라서 어색하게 있는데 뢰미가 먼저 웃으면서 백수비 나한테 그렇게 뻣뻣하면 안되지? 세우루에 들어간 약재 중 팔할은 내가 구해다 준거야, 알아? 하고 편하게 말걸어줌
어정쩡하게 뭐하고 지냈냐고 물어보니까 엄청 편하게 앉더니 신발 벗는데, 가죽에 쇠박힌 두꺼운 신발이었음. 사실 꾸민것도 예전에 비하면 엄청 적고, 옷도 예전처럼 하늘하늘 한게 아니라 두껍고 가죽 덧댄 게 적어도 편한일 하고 살지는 않는 모양새임.
소몽침이 굳이 말 안해서 몰랐던 건데 뢰미가 요즘 세우루 자금줄이었던거임. 나름 무역상인으로 발뻗고 있는 거. 타고난 머리랑 처세술이 좋아서 약간 세우루 분파 느낌으로 배타는 중임. 백수비는 전혀 몰랐겠지만 소몽침이 백수비 살린다고 + 음인 만든다고 + 또 회복 시킨다고 세우루 기둥 뽑아 팔 정도로 돈 많이 써서 다 죽게 생겼을 땐 소씨가문 가보까지 내다 팔뻔했을 듯 
사실 뢰미는 여전히 백수비한테 미련을 못 버려서 도와준거긴 함. 처음에 음인됐을땐 소식을 몰랐고 그 후에나 알았음. 세우루 루주 이름이 필요해서 연락한건데 그때 소몽침도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 둘이 손잡기로 함. 돈 찾고 약재 찾고 하는데 뢰미가 수완은 좋아서 다행히 소몽침이 필요한 약재도 백수비가 필요한 약재도 잘 구해다 줬을거임
백수비가 아프거나 잘못되길 바란적은 한번도 없는 사람이라 숨줄이 경각에 달렸다는 말에 그때 뢰미도 무리해서 가진 거 다 털어서 보낼 정도였겠지. 백수비 생각해서 도와준건데 덕분에 손실 메우느라 너무 바빠서 정작 여태까지 백수비 얼굴 구경도 못함. 그래서 세우루 방문한다고 기별하니 소몽침이 군소리없이 귀빈 취급하고 조용히 백수비 내줄 수 밖에 없음 

술상 밀어버리고 어린애처럼 팔괴고 앉아서 너 바다 너머 서국에 가본 적 있어? 처음에 그게 다 거짓말인 줄 알고 무작정 가봤는데 정말 있더라 하면서 얘기해주는데 뭔가.. 출세가 인생의 전부였고 이제는 세우루가 전부가 된 백수비한테는 그 얘기들이 너무너무 재밌는거지 
여기서는 못보는 동물들 있다면서 목판 같은 거에 그려진 거 보여주는데 눈 동그래져서 신기해함 거기 의복은 어떻게 생겼는지 그런 얘기도 해주고 말 그대로 놀아줌 ㅇㅇ 백수비는 솔직히 뢰미 얼굴 보고도 떨떠름 했던게 전에 거절했던 사람이라 이쪽에서도 응보 갚으러 온 줄 알았단 말임 
뢰미가 그렇게 심하게 굴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밤새 편하지는 않겠구나 싶어서 걱정했는데 뢰미가 이렇게 편하게 대해주니까 얼떨떨하고 또 좋기도함. 그간 세우루 안에서 예쁨 받긴했지만 모든게 다 변한 상황이고 제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자기 몸에 환장했고 해서 여러모로 좀 받아들이기 힘들었음 
둘이 밤새도록 술도 안 마셨고 그냥 계속 떠들기만 했을 듯. 나중엔 백수비도 침상에 올라가서 이불 둘둘 말아서 껴안은 상태로 둘이 애들처럼 얘기만 한거임. 뢰미도 사실 그렇게 고생해본 사람은 아니었는데, 나이들어서 고생하려니 서러웠다고 함. 뢰미도 신분이 나쁘지 않아서 굶고 가난했던 적이 없는데 이번데 처음 겪어본거지. 그나마 본인은 다 커서 겪었지만, 세상이 아직 새하얀 색이었어야 하는 아기가 그렇게 고생했으니 안쓰럽다고 손등 토닥토닥 해줌. 그땐 그냥 어색하게 웃었는데 뭔가 그말이 되게 오래 남아서 싱숭생숭하게 함
밤새도록 뢰미가 손댄건 딱 그 한번 손등 토닥인게 다였겠지. 새벽까지 둘이 얘기만하다가 둘다 너무 졸려서 졸면서 겨우겨우 눈뜨고 그럴거임. 뢰미가 서국에서 애들 노는 장난감이 재밌어 보여서 샀는데, 자기 수하들 데리고 놀기에는 체면이 서질 않아서 가지고만 있었다고 내일 보여주겠다고 웅얼웅얼하다가 잠듦. 백수비도 그말에 겨우 고개 끄덕이고 같이 그렇게 앉은채로 잠들었을거임

뢰미가 잠깐 일어나서 백수비 몸 위로 자기 장포 덮어주고 그대로 엎어져 잠들었겠지 
힘이 좀 있었으면 애를 옮겨서 이불 덮어줬을건데 너무 피곤해서 그럴 기력도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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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랑 소석이는 밤새 걱정했는데, 밤새 불이 안꺼져서 너무 시달리는거 아닌가 생각하면서도 자기들이랑 할땐 백수비 너무 울고 그래서 방 밖까지 소리 다 들리는거 아는데 그냥 별 소리가 안들렸음
약속한게 있으니까 소석인 진짜 밤샜음. 찻잔 안 던져도 따바이 우는 소리라도 들리면 그냥 미친척하고 쳐들어갈 생각이었단 말임 

근데 정오가 되어도 둘이 방밖으로 안나오니까 걱정돼서 들어가봤더니 옷 벗겨진 기색도 전혀 없이 둘이 그때까지 잠만 자고 있었던거임. 세우루에서 백수비 곱게 재우는 사람 아무도 없으니까 놀라겠지 ㅋㅋ 솔직히 둘 다 뢰미도 그냥 음인 구경하고 한번 해보려고 온 거 같았는데 분위기가 그게 아니니까 어리둥절한 거. 뢰미는 이때 깼는데 백수비는 정신 못차리고 계속 잠들어 있어서 소석이가 또 들어서 침상에 눕히고 재움. 원랜 또 자기 처소로 데려가려고 했던 거 뢰미가 옮기다가 깨면 어떡할거냐고 여기서 재우라고 해서 그런가 하고 다시 눕힘. 


그렇게 오후까지 자고 일어나니까 뢰미가 저녁상 차려놨는데 하도 곱게 오래 자고 나서 허기지는 때라 식욕 돌거임. 얘기 듣는 거 좋아하는 거 같던데 안 먹어본 음식 해주고 싶어서 자기가 했다고 가짓수 많지는 않은데 진짜 처음보는 음식들이라 신나서 먹어보겠지 
기본적으로 백수비 입맛 맞춰준거라서 잘 먹을거임 
막 아무것도 안하고 이래도 되나 싶은데 뢰미는 정말 둘이 격없는 사이인것처럼 밥상 치우고 앉아서 어제 말한 장난감 가지고 놀자고 보여주는데, 약간 큐브 같은 거면 좋겠다. 뢰미는 처음에 이거 원리를 이해 못해서 계속 그냥 좌우사방으로 굴리기만 했는데 백수비 똑똑해서 ㅎㅎ 한 두시간 가지고 놀더니 그림 다 맞추는 거. 뭐야 그럴리가 없어 그러고 뢰미가 다 섞어놓으면 백수비가 다시 맞추고 이러면서 몇번을 놀았음
집중하다가 머리칼 흘러내리는 거 보고 뢰미가 별 생각없이 자기 비녀 중 하나 손 닿는대로 뽑아서 백수비 머리칼 정리해서 올려줬는데 표정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엄청 놀라서 숨도 못쉬고 일부러 손만 바쁘게 움직이겠지. 자꾸 손가락 미끄러져서 괜히 장난감 탓하고 

백수비 진짜 어렸을땐 양친이랑 헤어지고 거의 거지처럼 살아서 애들 가지고 노는거 하나도 가져본 적 없었음 
근데 본인이 그게 필요하다고 인지한적도 없었고 누가 옆에서 챙겨준적도 없어서 뢰미랑 이렇게 앉아서 노는게 처음임. 근데 너무너무 재밌는거지. 뢰미는 얘가 진짜 귀여운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옆에서 더 부추기고 놀아주는거임. 지금은 뢰미도 이거 맞출줄 아는데 모르는 척 함 

그림도 잘 그리고 그러니까 뢰미가 서국에서 사온 화본 같은 거 보여주니까 엄청 신기해할 거. 그림 그리는 기술도 다르고 염료도 달라서 
뢰미가 어차피 배타는 사람이라 그림은 상한다고 이렇게 된거 니가 잘 보관해 달라고 할거임. 다음에 오면 이거 물감 구해올테니까 너도 한번 써보라고 하는데 진짜? 정말 가져다 줄거야? 하면서 애처럼 좋아하는데 뢰미는 여기서 확정 지었음. 백수비는 원래 귀여운 놈이었어

그래서 장난감 가지고 놀고 서국 그림 구경하느라 또 새벽 다 되어서야 잠들겠지. 그나마 이때는 뢰미가 불편하게 잠들면 안된다고 옆에 누우라고 까지 해서 나름 마음의 준비도 했는데 누워서도 얘기만함. 거기다 또 얘기해주는거 재밌어서 푹 빠져서 듣다가 자기도 모르게 잠들었을거임 

곱게 잠든게 오랜만이라 새벽에 잠깐 깼는데 잠든 뢰미 보면서 기분 좀 묘했음
진짜 한번 건드리려고 와본 거 아닌가.. 그럼 뭐지.. 그렇다고 지금 뢰미가 깨면 뭐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모르겠어서 조용히 누워만 있음. 그러다가 생각나서 아까 뢰미가 꽂아준 작은 비녀 소매춤에 몰래 숨김. 그냥 돌려주기 싫어졌겠지 
머리 올려주던 생각하니까 약간 속이 간질간질해지는데 기분 묘해서 괜히 자기 머리칼 만지작 거리다 잠들거임 





뢰미 좋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