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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1 19:32


A is for Anaphylaxis(아나필락시스 쇼크) + 가이드

 

J is for Jealousy(질투)



- 원작가님께 아오삼 커맨트로 번역 허락 받음
- 오비완이 알파벳 A부터 Z까지 26가지 방식으로 구르고 고통 받는 팬픽. 거의 다 옴니버스 식이지만 서로 이어지는 이야기도 있음
- 첫 번째 이야기인 A에 가이드 적어뒀으니까 참고 바람
- 의역 많음 주의. 오역과 맞춤법 피드백 감사히 받음










이쉬 팁.png
* Ishi Tib(이쉬 팁)은 이렇게 생긴 양서류 휴머노이드 종임.



클전 이쉬 팁.png

클전에서는 이렇게 나왔다고 한다. 주로 악역으로 나오는 듯. 둘다 사진은 우키피디아에서 주움










밝고 푸른 대양 행성 티브린은 미드림의 하다르 섹터에 위치하고 있었다. 작은 셔틀 하나가 사파이어처럼 반짝이며 트라이너리 항성계를 도는 티브린을 향해 접근하고 있었다. 하이퍼 스페이스에서 방금 빠져나온 그 셔틀은 행성의 대기권으로 진입하더니 어느새 바다 위에 내려앉았다. 거친 바다 표면을 헤쳐나가던 셔틀은 제자리에 멈추더니 날개를 접고 천천히 파도 아래로 잠수하기 시작했다. 아래로 가라앉자마자 셔틀의 앞부분에서 조명등이 켜졌고 엔진 출력이 커지는 소리와 함께 우주선은 잠수정으로 변했다. 이제 셔틀은 공기를 가르듯이 손쉽게 물속을 나아갔다. 

"셔틀을 빌려준 몬 칼라마리의 의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을 잊으면 안 되겠구나." 제다이 마스터 콰이곤 진이 말했다. "작지만 정말 대단한 셔틀이야."

"맞아요. 의원님께서 공화국 전역에서 모인 대사와 고위 인사들이 참석하는 마리오드 총독님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하셔서 아쉬워하시던 게 생각나네요." 오비완은 탁한 깊은 바닷속으로 셔틀을 몰며 동의했다. 

"최근 들어 긴장을 놓칠 수 없었던 미션만 해왔던 우리에게는 잠시 숨을 돌릴만한 좋은 기회가 될 거란다." 콰이곤이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비완, 우리가 받은 유일한 임무는 제다이 오더를 대표해서 다른 손님들과 어울리는 거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너무 무리하지 말거라."

"그 어떤 외교 문제를 일으키기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스터."

"네 경우에는..... 스프처럼 보이는 음식을 먹지만 않으면 괜찮을 거란다."

"제가 호이-브로스 사건에서 얻은 오명을 마스터께서 잊어버릴 날이 올까요?"

"정확하게 그 사건이 있은 뒤부터 내게 회색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했으니..... 내가 잊어버릴 일은 없을 거 같구나."

오비완은 웃음을 터트리며 커다란 산호초의 돌출부를 피하려고 살짝 조종석을 돌렸다. 셔틀이 산호 옆을 돌아가자 그 뒤에 숨어있던 그들의 목적지가 나타났다. 뻗어 나오는 불빛으로 눈부시게 빛나는 거대한 해저 도시가 그곳에 있었다. 도시의 외곽을 스치듯이 지나가던 셔틀은 해저 도시 한가운데에 위치한 호화로운 궁전으로 다가갔다. 양서류 종인 이쉬 팁의 도시는 바닷물에 노출되어 있었지만 일단 건물에 들어가면 물속에서 숨을 쉬지 못하는 종족도 일상생활이 가능했다. 특히 궁전의 한가운데는 거대한 투명 돔으로 뒤덮여있었는데 덕분에 궁전 사람들은 유리창 너머로 숨이 막힐 정도의 아름다운 해저 도시를 감상할 수 있었다. 옆으로 헤엄쳐가는 밝은 색의 물고기 떼를 지나 선착장으로 천천히 다가간 셔틀은 곧 에어록에 단단히 고정되었다.

이중으로 문이 달린 출입구를 지나자 커다란 복도가 나타났다. 바닥에는 색색가지 산호가 모자이크형식으로 깔려있었고 벽은 매끄러운 타일로 장식되어 있었다. 콰이곤과 오비완이 복도에 발을 디디자 기다리고 있던 키가 크고 초록색 피부를 가진 이쉬 팁 수행원이 그들을 맞이하며 허리 숙여 인사하자 두 제다이는 존경이 담긴 인사로 화답했다. 

"영광스러운 손님이시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수행원이 물 흐르듯 말했다. "저와 함께 가시겠습니까? 긴 여정의 끝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여러분의 방으로 안내하겠습니다. 결혼식은 제2 조류의 시에 시작될 예정입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저희들이 여러분을 연회장으로 안내해드리러 방을 찾아갈 것이니 그때까지는 편하게 쉬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콰이곤이 고개를 끄덕이자 수행원이 앞장서서 걸어갔다. 궁전 복도를 걸어가는 동안 콰이곤과 오비완은 결혼식을 위해 티브린으로 온 다른 손님들과 마주치면 고개를 끄덕이며 정중한 인사를 나눴다. 들은 대로 많은 손님들은 세간에 잘 알려진 인사였다. 다양한 행성에서 온 왕족과 귀족부터 군 지휘자, 대사, 종교 지도자, 유명 연예인까지 은하계 곳곳의 다양한 종족들이 눈에 들어왔다. 티브린의 고위 총독에 결혼식은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행사인 게 분명해보였다. 제다이는 은하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삶을 바쳤다는 점을 인정받아 이런 사교 행사에 종종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곤 했다.

안내받은 방에는 이족보행 종족을 배려한데다 콰이곤과 오비완의 키에 맞는 더블 사이즈 침대가 두개가 놓여있었다. 프레셔도 하나 있었고 그 옆의 작은 부엌 찬장에는 휴머노이드가 먹을 수 있는 마실 것과 간식이 가득 들어있었다. 초대자가 손님을 얼마나 생각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려 깊은 선물과도 같았다.

콰이곤과 오비완은 둘 다 굳이 잘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단순한 제다이 로브를 입고 예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만족했기 때문에 다른 준비는 하지 않고 조용히 명상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느껴지는 평화와 편안함에 빠져있던 두 제다이는 문가에서 그들을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다. 문을 열자 아까의 수행원이 아닌 다른 이쉬 팁이 대기하고 있었다.

"마스터 제다이." 수행원은 콰이곤 진에게 깊숙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예식 전 다과 연회가 열리고 있는 하이 돔으로 모시겠습니다. 마리오드 총독님의 따스한 환영을 누리며 다른 영광스러운 손님들을 만나게 될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안내에 따르겠습니다." 콰이곤은 살짝 허리를 숙여 인사하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마스터와 파다완은 로브 소매 안에 넣은 손을 마주잡고 후드를 뒤집어 쓴 채로 수행원을 따라 복도를 걸어갔다. 복도에는 돔으로 안내받고 있는 다른 손님들도 있었다. 발을 맞춰 걷던 그들은 어느새 곧 도착할 때 봤던 거대하고 투명한 돔으로 이어진 카펫이 깔린 경사로를 올라가고 있었다. 머리위에 떠있는 깨끗한 둥근 천장은 그 어떤 웅장한 풍경과도 견줄만한 해저 도시 풍경을 360'로 보여줬다. 밝은 색의 물고기 떼가 거대한 무리를 지어 돔 주위를 헤엄쳐가자 손님들의 시선이 저절로 그곳을 향했다.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없는 종족을 배려한 출입구가 단 하나뿐인 것과는 다르게 돔의 가장자리에는 이쉬 팁과 같이 해저 건물에 들어오려고 잠수정을 탈 필요가 없는 양서류 족이 사용가능한 에어록 출입구가 여러 개 나있었다. 

수행원이 연회장을 향해 두 제다이가 도착했음을 알렸지만 이미 너무 많은 고위 인사가 와있어서 손님들은 그들의 도착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콰이곤과 오비완은 다른 대화에 끼어드는 대신 한 구석에 조용히 서서 다른 손님이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자 다가오면 기꺼이 맞이했다. 이쉬 팁 웨이터들은 음료와 카나페가 담긴 쟁반을 들고 물 흐르듯이 조용히 돌아다니며 동굴 같은 연회장에 가벼운 분위기를 더해주었다.

오비완은 콰이곤 가까이에 꼭 붙어 다양한 종족의 특징과 문화를 배울 기회를 잡게 된 데 감사하며 마스터의 리드에 따라 말을 해야 할 때만 입을 열고 모든 상황을 머릿속에 새겼다. 티브린에 처음 방문해본 오비완은 해저 도시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숨을 쉬는 데 산소가 필요한 손님들을 배려하여 돔 속에서는 산소가 나오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지만 돔 바깥에는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손쉽게 물속과 뭍을 오갈 수 있는 몇몇 양서류 족 손님들은 이쉬 팁들과 함께 밖에서 헤엄을 치며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 돔 가장자리에 설치된 에어록을 통해 안으로 들어와 다른 손님들의 대화에 참가하거나 웨이터가 건네주는 다과와 마실 것을 즐겼다. 주위를 둘러보던 오비완의 눈에 아쿠아리쉬의 의원 폴 누도가 들어왔다. 눈이 마주친 폴 누도가 눈인사를 보내자 오비완은 예의를 지켜 목례를 하면서 자신의 뺨이 약간 붉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폴 누도가 공화국 의회의 일원이 된 것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오비완이 호이-브로스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쓰러졌던 일은 절대로 잊힐 거 같지 않았다. 

시선을 돌린 오비완의 귀에 여러 명의 손님들과 도박의 일종인 사박에 대한 전문지식을 늘어놓으며 토론을 하고 있는 마스터 콰이곤의 목소리가 들렸다. 만약에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저 사람들이 카드놀이를 못할 정도로 취하지 않는다면 늦은 저녁에 게임판이 열릴 것 같았다. 오비완은 긴장을 풀고 흥겨운 연회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웨이터가 달달한 간식이 담긴 쟁반을 들고 지나가자 그 위의 조각 케이크 하나를 집어 들기도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오비완의 마음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대로 얼어붙은 오비완은 손 안의 케이크 접시를 꾹 움켜쥐고 주위를 둘러봤다. 마스터 콰이곤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오비완은 마스터도 같은 것을 느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포스가 위험을 알리는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즉시 두 명의 제다이는 성큼성큼 서로에게 걸어갔다.

"마스터, 그게 뭐였을까요? 무언가 느껴졌는데....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뭔가.... 어두웠어요....."

"파다완, 나도 같은 것을 느꼈단다." 콰이곤은 연회장을 둘러봤지만 한 시간 전에 마지막 손님의 도착을 알리는 수행원에 목소리가 울려 퍼진 뒤로 돔 안에서 달라진 점은 없었다. "긴장을 늦추지 말거라. 하지만 불필요한 소란을 일으키지는 말고."

오비완은 감각을 최대로 끌어올려 경계를 하면서 모든 손님을 한명씩 바라보며 들고 있던 조각 케이크를 한입 베어 물었다. 하지만 케이크에서는 끈적거리는 지독한 단맛만 났다. 그 순간 눈을 감은 마스터가 약간 몸을 떠는 것을 본 오비완의 등을 타고 차가운 냉기가 흘러내렸다. 다시 눈을 맞춘 두 제다이는 알겠다는 눈빛을 교환했다.

"아래에..... 뭔가가 있구나." 잠시 눈을 감고 포스로 의식을 뻗어가던 콰이곤이 말했다. "오비완, 너는 여기에 남아있거라. 다른 손님들을 계속 보고 있을 사람이 필요해. 내가 내려가서 살펴보고 오마."

"포스가 마스터와 함께하기를 바라겠습니다."

"네게도 함께하기를, 파다완."

콰이곤은 뒤로 돌아 차분하지만 빠른 발걸음으로 거대한 연회장을 가로질러 유일한 출입구와 연결된 경사로를 내려갔다. 그리고 궁전의 아래쪽으로 이어진 계단으로 향했다. 오비완은 기만의 가면을 쓰고 태평한 태도로 주변의 분위기에 맞춰 남은 케이크 조각을 입에 던져 넣고 연회장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다른 손님들과 눈이 마주치면 예의바른 목례를 전하고 미소를 주고받았지만 대화를 하자는 제안은 거절했다. 그리고 모든 생명체와 모든 것에 깃들어있는 리빙 포스에 집중했다. 주위 손님들에게서 흘러나오는 생명의 힘이 느껴졌지만...... 어딘가 떨어진 곳에서 느껴지는 어둠의 존재는 사라지지 않았다. 리빙 포스에 집중하여 손님들 사이를 돌아다니던 오비완은 갑자기 옆에서 솟아오르는 공포의 전율을 느끼고 발걸음을 멈췄다. 뒤를 돌아보자 아니나 다를까 이쉬 팁 수행원 한명이 웨이터에게 뭔가를 속삭이고 있었다. 수행원의 말을 들은 웨이터는 놀란 얼굴로 동족을 바라봤다. 수행원이 경고를 담은 표정으로 고개를 내저으며 다른 말을 속삭이자 웨이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른 웨이터에게 다가갔다. 수행원 역시 곧바로 가까이에 있는 동족에게로 다가가 다시 뭔가를 속삭였다.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손님들 사이를 가로질러 이쉬 팁 수행원에게로 다가간 오비완은 빠르게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오비완을 돌아본 수행원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순식간에 얼굴을 풀어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뭔가가 잘못되었습니다." 오비완은 다 알고 있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인 겁니까? 저는 제다이입니다. 힘이 된다면 돕고 싶어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오! 괜찮습니다, 선생님. 아무 일도 없습니다." 수행원이 이쉬 팁의 부리 같은 입을 딸깍거리며 미소를 지어보았다. "걱정하실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연회를 즐겨주세요. 결혼식이 곧...."

오비완이 팔을 놓아주자 수행원은 순식간에 가버렸다. 오비완은 이쉬 팁들 사이에서 공포가 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다른 손님들은 연회의 주최자들이 걱정스러운 말을 속삭이고 있다는 사실을 여전히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오비완은 눈을 감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오비완의 의식이 손님들과 뒤섞인 대화소리를 넘어.... 주최자들의 공포를 지나쳐..... 돔 바깥으로.......

오비완은 눈을 번쩍 떴다. 굶주린 악의가 담긴 거대한 그림자가 오비완의 왼쪽 아래에서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오비완이 다급하게 주위를 둘러보던 순간 깊은 바다 아래에서 솟아오른 번개처럼 빠르고 밤처럼 어두운 거대한 무언가가 돔 옆을 스치고 지나가갔다. 장어처럼 길고 검은색 몸통을 가진 거대한 생명체는 둥근 투명한 돔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헤엄치기 시작했다. 오비완만 그 생물을 발견한 게 아닌지 몇몇 손님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다시 돔 바깥을 살펴본 오비완은 바다 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던 이쉬 팁과 다른 양서류 손님들이 이미 몸을 숨겼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저 거대한 해양 생물이 포식자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오비완과 손님들은 커다란 음식 접시 위에 한데 모인 식사거리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제 그 접시가 뒤집혀 안에 든 음식이 괴물의 입으로 떨어질 순간이 와버렸다.

몇몇 손님들은 서로 뭔가를 속삭이며 감탄사를 내뱉었지만, 어떤 손님들은 생물이 돔 위쪽을 헤엄쳐 지나가자 공포에 찬 비명을 질렀다. 오비완은 덩치가 큰 구불구불한 몸통 위쪽에 달린 커다란 날개 같은 지느러미와 길고 채찍처럼 생긴 꼬리에 잔뜩 달린 두껍고 날카로운 가시를 확인했다.

"저게 무슨-?"

"세상에! 저건 도대체 뭔가요?"

"손님여러분, 진정하십시오!" 웨이터 한 명이 관심을 모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 "놀라지 마십시오. 저건 스피노돈입니다. 가끔씩 도시의 불빛에 끌려 깊은 바다 속에서 올라오는데 평상시처럼 그냥 지나가버릴...."

"위험한가요?"

"어...." 웨이터는 부리를 살짝 열고 두려움에 찬 눈빛으로 동료에게 곁눈질을 했다. 오비완 뿐만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이쉬 팁이 부리를 열고 있는 게 휴머노이드가 인상을 찌푸린 것과 같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음.... 항상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이런.....그렇게 말하면......" 손님들 사이로 패닉이 퍼져가는 것을 느낀 오비완이 중얼거렸다.

지느러미를 흔들며 주위를 맴돌던 스피노돈이 잠시 거리를 벌리는 가 싶더니 힘껏 돔을 향해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거대한 입을 활짝 연 스피노돈의 입안에 달려있는 삐죽삐죽한 이빨이 빠른 속도로 점점 커져갔다. 스피노돈이 돔이 부딪히는 순간 놀란 손님 몇명이 비명을 지르며 울음을 터트렸다. 다행히도 스피노돈은 매끈한 돔의 표면 덕분에 튕겨나갔다.

"나가요! 도망쳐요!"

무더기의 손님이 입구로 몰려들기 시작하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수행원과 웨이터가 차근차근 길을 안내하고 패닉으로 엉망이 된 손님들을 통제하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곧장 바다로 이어진 에어록을 이용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손님들은 단 하나뿐인 출입구로 몰렸지만, 어떤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한쪽 구석에 서서 괴물을 바라만 보며 머리를 흔들기만 했다. 또 몇몇 사람들은 제자리에서 상황이 어떻게 될지를 보려고 기다리고만 있었다. 오비완은 한순간도 괴생물체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서 손목의 커뮤니케이터를 켜고 입 가까이에 가져갔다.

"마스터! 제 말이 들리세요?"

"오비완!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

"거대한 해양 생물이 돔을 공격하고 있어요. 스피노돈이라고 불리는 육식 생물이래요. 많은 손님들이 패닉에 빠져서 도망치려고 하고 있지만 출구가 하나 밖에 없어서 빨리 대피할 수 없-"

스피노돈이 갈망에 찬 울음소리를 내지르자 오비완은 말을 멈췄다. 돔을 뒤흔들 정도로 큰소리로 울부짖은 스피노돈이 다시 뒤로 헤엄치기 시작하자 잠시 동안 오비완은 짐승이 공격을 포기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거리를 벌리자마자 스피노돈은 지느러미를 박자에 맞춰 힘껏 흔들더니 다시 돔을 향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돔에 닿기 바로 직전에 갑작이 방향을 틀더니 가시가 달린 꼬리로 투명한 유리 표면을 내려졌다. 그 충격에 돔이 사방으로 진동하며 불길한 소리와 함께 두꺼운 유리에 금이 가자 더 많은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스터! 돔이 부서지고 있어요!"

"오비완, 거기 사람들을 대피시키거라!"

그 순간 보안용 셔터가 내려와 유일한 출입구를 가로막았다. 출입구가 완전히 봉쇄되기 전에 셔터 너머의 경사로에 다중의 포스필드가 쳐지는 것을 본 미처 탈출하지 못한 손님들은 화를 내거나 항의를 하면서 울부짖었지만 셔터는 요지부동이었다. 다시 몸을 돌린 오비완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쉬 팁 웨이터를 붙잡았다. 젊은 웨이터는 손님만큼이나 겁에 질려 보였다.

"저건 뭡니까?" 오비완이 대답을 요구했다. "돔이 무너지기 전에 저 사람들을 대피시켜도 모자랄 판에 포스필드를 내린 겁니까?" 

오비완의 말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듯이 머리 위쪽에서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나더니 돔이 크게 웅웅거렸다. 위쪽에서 시작된 금이 천천히 퍼져나가 약해져버린 돔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자하 손님들은 경악에 찬 비명을 질렀다.

"보안 프로토콜이 발동된 겁니다." 웨이터가 공포로 날카로워진 억양으로 대답했다. "돔이 무너질 상황이 오면 궁전의 나머지 부분에 물이 들어차 더 많은 희생자를 내지 않도록 이곳을 봉쇄하는 프로토콜입니다. 원래라면 즉시 여러 대의 탈출선이 에어록으로 왔겠지만 밖에 스피노돈이 있어서 너무 위험한 나머지 셔틀을 출발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밖으로 나가 저 육식 생물을 마주할 수도 없고요....."

"그런 거 같네요." 오비완은 중얼거리고선 웨이터를 놓아주고 다시 커뮤니케이터를 입 가까이에 가져갔다. "마스터, 방금 보안 프로트콜이 물이 다른 곳으로 몰려드는 것을 막으려고 유일한 출입구를 막았어요. 탈출선은 바깥의 스피노돈 때문에 에어록으로 접근하는 게 불가능한 상태고요."

"돔의 상태는 어떻지?"

순간 스피노돈이 돔에서 멀어지자 저 생물이 다음 공격을 위해 다시 돌아올 거라는 포스의 경고를 느낀 오비완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곧 완전히 무너질 거 같아요." 오비완은 사실을 인정했다. "스피노돈은 다음 공격을 준비하고 있고요..... 마스터, 저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하지만 출입구가 열리거나 적어도 탈출선이 최대한 빨리 도착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쪽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마. 파다완, 조심하거라."








호이-브로스와 폴 누도가 뭔지 모르겠으면 첫 번째 A is for Anaphylaxis(아나필락시스 쇼크)를 참고해줘


콰이오비 리암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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