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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3 20:17
옵대장이 우연찮게 메가트론의 메모리 복제본을 얻어서, 자기도 모르게 홀린듯이 줏어와버림. 멋대로 주워왔지만 메모리 차마 열어보지도 못하고 자꾸 만지작거리겠지. 그러다가 어느때와 같이 메가트론과 한판 거하게 싸우고 돌아와서 현타온 옵대장 결국 그 메모리의 일부로 시뮬레이션을 하나 만들었음. 정확히는 디 16 시절의 부분만 가지고 만든거겠지. 과거에 연연하면 안된다는 건 알지만, 혹시 다른 방식으로 행동했다면 디가 메가트론이 되는 걸 막을 수 있었을까 하는, 후회와 그리움에서 나온 선택이었어.
그렇게 완성된 시뮬레이션에 접속한 순간부터 옵티머스는 '오라이온'으로 돌아가 디와 함께했음. 예전처럼.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서 씁쓸함만 맛봤겠지. 가상의 디 16과 파괴대제 사이의 간극때문이었음. 무슨 오기가 생긴건지 매일 시뮬레이션을 이어가던 옵대장님 얼마 안가서 절망함. 분명 은근슬쩍 오토봇의 도덕과 윤리 열심히 설명해줬는데도 디는 메가트론으로 개화했거든.
- 디— 안돼! 폭력으로는 자유를 찾을 수 없어. 힘으로는 세상을 평화롭게 할 수 없어.. 이러면 안돼.!
디가 메가트론이 되는 그 순간만큼은 옵대장 절박함에 잠긴 오라이온으로 돌아갔겠지. 애절하게 디를 설득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 오라이온. 폭력을 통해 철창을 부술 수 있다면, 벽 너머로 나아갈 수 있다면 그게 어떻게 자유가 아닐 수 있겠어? ]
[ 네가 틀렸어, 팩스! ]
광기에 잠긴 메가트론의 목소리였음.
옵대장 시뮬레이션에서 빠져나온 다음에 지금까지의 대화 기록 다 초기화하고 다시 시작하겠지. 그리고 디와 같이 표면에 가지도 않았음. 디는 코그를 받고 나서부터 변하기 시작했으니 변수를 주는거임. 이번에는 정말로, 그를 막을 수 있겠다 생각했겠지. 그리고 2회차에도 실패함. D-16은 표면에 올라가지 않았음에도 방송으로 센티넬의 배신을 목격하고, 곧장 관리자의 코그를 뽑아 폭동을 일으켰거든.
- 디! 제발.. 폭력은 결국 널 아프게 할 뿐이야. 지금이라도 멈춰!
[ 이걸 어쩌지, 난 이미 통증 속에서 살아 오라이온. 그리고 앞으로도 고통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있어. 나의, 우리의 해방을 위해서! ]
옵티머스는 곧장 3회차에 돌입했음.
- 복수에는 잔혹한 방식 말고도 다른 방법이 있을거야. 그러니까—
[ 하하! 내가 왜 다른 수단을 선택해야 해? 난 이미 센티넬에게 최고의 고통을 주는 방법을 아는데? ]
그리고 4회차,
- 디! 우리는 함께 미래를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어.. 제발.!
[ 내 미래는 내가 정해. ]
5회차,
[ 내가 바친 모든 것은 센티넬에 의해 한줌의 재가 되었지. 이제는 내가, 그를 공허로 돌려놓을거야. 고통이라는 끊임없는 공허로! ]
10회차,
[ 평화라. 그래, 고려해 볼게. 내가 사이버트론의 썩어빠진 코그드들을 모조리 죽이고 난 뒤에. ]
50회차,
[ 너 또한 우스운 이상론자일 뿐이구나 오라이온. 실망이야. ]
70회차,
[ 난 더이상 기만당하지 않겠어 오라이온.. 설령 그 대상이 너라 해도! 그러니 비켜. 내 분노가 널 향하기 전에. ]
100회차.
[ 나는 깨달았어 팩스. 평화는 네가 내게 알려줬던 고리타분한 위선따위가 아니라.. ]
[ 누구도 대항하지 못할 힘에서 오는 것임을. ]
다시, 또 다시.. 계속해서. 몇번이고 시뮬레이션을 반복한 옵대장이겠지. 하지만 아무리 디가 타락할 요소들을 배제시켜도 센티넬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디 16은 타락했음. 옵티머스는 가설을 하나 세웠음.메가트론이 탄생하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센티넬의 치부가 드러나지 않고, 디 16이 영영 광부로 사는 방법 뿐이라는 가설을.
정의가 구현되는 순간, 그 혼란의 균열을 비집고 메가트론은 태어나는 것임. 그러니 정의가 없다면 메가트론도 없는거지.
그래서 마지막으로 프라임은 센티넬을 처단하지 않고, 계속해서 광부로 지내보기로 했음. 처음에는 그 이론이 먹히는 듯 보였지. 모든게 억압된 부조리의 결정체 속에서 D 16은 다정하고 우직한 메크였음. 그런데 어느 날, 리차징에서 깨어난 디의 옵틱이 붉게 물들어 있었음. 옵티머스는 본능적으로 느꼈겠지. 저게 진짜 메가트론이라는 사실을.
- ...메가트론? 어떻게.?
- 내 메모리를 가지고 우스운 짓을 했더군. 프라임.
- 어느 순간부터 네 같잖은 소꿉놀이가 내 회로와 연결됐다. 내가 조종할 수는 없었지만. 이 몸의 시점으로 바라볼 수는 있었지.
그 말에 옵대장은 옵틱을 크게 뜨겠지. 이 시뮬레이션을 하필 당사자에게 들킬줄은 몰랐으니까.
- 네가 왜 실패했는지 아나, 프라임?
- 처음은 센티넬에게 분노해서 각성했지.
- 그런데 50회차부터는 말이야.. 우습게도 너에 의해 각성했다.
- 그게 무슨 소리지 메가트론?
옵티머스는 이해할 수가 없었음. 대체 어떻게 D 16을 오라이온이 타락시켰다는건지, 어림짐작도 할 수 없었음. 왜냐하면 그는 디의 타락을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노력했으니까.
- 옵티머스 너는 단 한번도..
[ 내가 타락하지 않을 거라고 믿지 않았잖아. ]
순간적으로 노란 빛을 띄는 옵틱에는 원망이 섞여있었음.
- 그런 주제에 날 바꾸려 들다니. 네 실패의 원인은 분명하지. 위선적이고 나약한, 같잖은 도덕심. 그게 네가 나를 막지 못하는 이유다 프라임.
[ 넌 나를 구원하지 못해 오라이온. 왜냐하면.. ]
- 너의 구원은 내게 닿지 않을테니.
그 말은 끝으로 옵티머스는 시뮬레이션 코딩이 파괴되는 걸 느꼈겠지. 그리고 한참동안 말 없이 붕괴되는 코딩 속에서 미묘하게 웃고있던 디 16의 얼굴을 복기시키고 있었을듯. 진짜 메가트론의 조소와 디 16의 씁쓸함, 그리고 누구의 것인지 모를 슬픔이 담겨있던 그 미소를 도무지 잊을 수가 없는 옵대장임.
그냥 저런 망한상황도 보고싶음.. 옵대장은 절대 D 16을 구원할 수 없는 그런 상황.. 망사가 최고야
옵티메가 디오라 트포원
그렇게 완성된 시뮬레이션에 접속한 순간부터 옵티머스는 '오라이온'으로 돌아가 디와 함께했음. 예전처럼.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서 씁쓸함만 맛봤겠지. 가상의 디 16과 파괴대제 사이의 간극때문이었음. 무슨 오기가 생긴건지 매일 시뮬레이션을 이어가던 옵대장님 얼마 안가서 절망함. 분명 은근슬쩍 오토봇의 도덕과 윤리 열심히 설명해줬는데도 디는 메가트론으로 개화했거든.
- 디— 안돼! 폭력으로는 자유를 찾을 수 없어. 힘으로는 세상을 평화롭게 할 수 없어.. 이러면 안돼.!
디가 메가트론이 되는 그 순간만큼은 옵대장 절박함에 잠긴 오라이온으로 돌아갔겠지. 애절하게 디를 설득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 오라이온. 폭력을 통해 철창을 부술 수 있다면, 벽 너머로 나아갈 수 있다면 그게 어떻게 자유가 아닐 수 있겠어? ]
[ 네가 틀렸어, 팩스! ]
광기에 잠긴 메가트론의 목소리였음.
옵대장 시뮬레이션에서 빠져나온 다음에 지금까지의 대화 기록 다 초기화하고 다시 시작하겠지. 그리고 디와 같이 표면에 가지도 않았음. 디는 코그를 받고 나서부터 변하기 시작했으니 변수를 주는거임. 이번에는 정말로, 그를 막을 수 있겠다 생각했겠지. 그리고 2회차에도 실패함. D-16은 표면에 올라가지 않았음에도 방송으로 센티넬의 배신을 목격하고, 곧장 관리자의 코그를 뽑아 폭동을 일으켰거든.
- 디! 제발.. 폭력은 결국 널 아프게 할 뿐이야. 지금이라도 멈춰!
[ 이걸 어쩌지, 난 이미 통증 속에서 살아 오라이온. 그리고 앞으로도 고통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있어. 나의, 우리의 해방을 위해서! ]
옵티머스는 곧장 3회차에 돌입했음.
- 복수에는 잔혹한 방식 말고도 다른 방법이 있을거야. 그러니까—
[ 하하! 내가 왜 다른 수단을 선택해야 해? 난 이미 센티넬에게 최고의 고통을 주는 방법을 아는데? ]
그리고 4회차,
- 디! 우리는 함께 미래를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어.. 제발.!
[ 내 미래는 내가 정해. ]
5회차,
[ 내가 바친 모든 것은 센티넬에 의해 한줌의 재가 되었지. 이제는 내가, 그를 공허로 돌려놓을거야. 고통이라는 끊임없는 공허로! ]
10회차,
[ 평화라. 그래, 고려해 볼게. 내가 사이버트론의 썩어빠진 코그드들을 모조리 죽이고 난 뒤에. ]
50회차,
[ 너 또한 우스운 이상론자일 뿐이구나 오라이온. 실망이야. ]
70회차,
[ 난 더이상 기만당하지 않겠어 오라이온.. 설령 그 대상이 너라 해도! 그러니 비켜. 내 분노가 널 향하기 전에. ]
100회차.
[ 나는 깨달았어 팩스. 평화는 네가 내게 알려줬던 고리타분한 위선따위가 아니라.. ]
[ 누구도 대항하지 못할 힘에서 오는 것임을. ]
다시, 또 다시.. 계속해서. 몇번이고 시뮬레이션을 반복한 옵대장이겠지. 하지만 아무리 디가 타락할 요소들을 배제시켜도 센티넬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디 16은 타락했음. 옵티머스는 가설을 하나 세웠음.메가트론이 탄생하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센티넬의 치부가 드러나지 않고, 디 16이 영영 광부로 사는 방법 뿐이라는 가설을.
정의가 구현되는 순간, 그 혼란의 균열을 비집고 메가트론은 태어나는 것임. 그러니 정의가 없다면 메가트론도 없는거지.
그래서 마지막으로 프라임은 센티넬을 처단하지 않고, 계속해서 광부로 지내보기로 했음. 처음에는 그 이론이 먹히는 듯 보였지. 모든게 억압된 부조리의 결정체 속에서 D 16은 다정하고 우직한 메크였음. 그런데 어느 날, 리차징에서 깨어난 디의 옵틱이 붉게 물들어 있었음. 옵티머스는 본능적으로 느꼈겠지. 저게 진짜 메가트론이라는 사실을.
- ...메가트론? 어떻게.?
- 내 메모리를 가지고 우스운 짓을 했더군. 프라임.
- 어느 순간부터 네 같잖은 소꿉놀이가 내 회로와 연결됐다. 내가 조종할 수는 없었지만. 이 몸의 시점으로 바라볼 수는 있었지.
그 말에 옵대장은 옵틱을 크게 뜨겠지. 이 시뮬레이션을 하필 당사자에게 들킬줄은 몰랐으니까.
- 네가 왜 실패했는지 아나, 프라임?
- 처음은 센티넬에게 분노해서 각성했지.
- 그런데 50회차부터는 말이야.. 우습게도 너에 의해 각성했다.
- 그게 무슨 소리지 메가트론?
옵티머스는 이해할 수가 없었음. 대체 어떻게 D 16을 오라이온이 타락시켰다는건지, 어림짐작도 할 수 없었음. 왜냐하면 그는 디의 타락을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노력했으니까.
- 옵티머스 너는 단 한번도..
[ 내가 타락하지 않을 거라고 믿지 않았잖아. ]
순간적으로 노란 빛을 띄는 옵틱에는 원망이 섞여있었음.
- 그런 주제에 날 바꾸려 들다니. 네 실패의 원인은 분명하지. 위선적이고 나약한, 같잖은 도덕심. 그게 네가 나를 막지 못하는 이유다 프라임.
[ 넌 나를 구원하지 못해 오라이온. 왜냐하면.. ]
- 너의 구원은 내게 닿지 않을테니.
그 말은 끝으로 옵티머스는 시뮬레이션 코딩이 파괴되는 걸 느꼈겠지. 그리고 한참동안 말 없이 붕괴되는 코딩 속에서 미묘하게 웃고있던 디 16의 얼굴을 복기시키고 있었을듯. 진짜 메가트론의 조소와 디 16의 씁쓸함, 그리고 누구의 것인지 모를 슬픔이 담겨있던 그 미소를 도무지 잊을 수가 없는 옵대장임.
그냥 저런 망한상황도 보고싶음.. 옵대장은 절대 D 16을 구원할 수 없는 그런 상황.. 망사가 최고야
옵티메가 디오라 트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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