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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3 04:36
둘이 같이 해남대 갔다는 설정으로...

고등학교 내내 너랑 대결해서 좋았지만 너와 같은 팀에서 너의 성장을 옆에서 보고싶다, 는 플러팅 아닌 플러팅에 왠지 마음이 흔들려서 해남대 스카웃 받아들여서 입학한 윤대협임.

막 이정환한테서 어떤 특별 대우 그런 걸 바란 건 아니지만 적어도 약간의 썸이 있었던 사이에 농구팀 훈련 끝나고 개인 시간에는 조금 더 친밀하게 말을 건다든가 하는 게 있을 줄 알았음. 그랬는데 이정환이 너무 인기인이다보니 그런 시간이 단 하나도 없었으면 좋겠다 ㅋㅋㅋ

신입 환영회식에서도 이정환은 테이블 저 끝에 앉아있고 윤대협은 반대쪽 끝에 신입들이랑 있고...어쨌든 천재 소리 듣던 윤대협이라 다른 선배들 한번씩 다 와서 눈도장 찍고 심지어는 중학교때 도쿄에서 봤던 선배마저도 아는척하고 그러는데 이정환은 일어날 생각도 없어보임. 동기들이랑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웃고 떠들기만 함. 거기서 고등학교때는 못 느꼈던 1년의 갭을 느낄 거 같다. 이미 자리를 잡은 사람과 어쩌다보니 그 사람만 보고 들어온 후발주자의 어색한 거리감ㅎ

심지어 환영회 다음날 술먹고 아침훈련 하는 것 때문에 속 메슥거려서 제대로 못 움직이고 있는데 이정환이 다른 후배들한테보다 더 차갑게 호통치고 가서 더 어이없는 윤대협임. 변덕규 선배였으면 물이라도 좀 먹고 오라고 했을텐데... 이런 생각하면서 입 삐죽 나와서 훈련 받다가 이정환 어딨는지 눈으로 찾았는데, 체육관 입구 근처에서 웬 여학생이랑 대화 나누고 있는거 보고 헛웃음 나오는 윤대협 보고싶다.

나중에 탈의실에서 이정환이 요즘 ㅇㅇ과 과대랑 썸타는거 같더라, 오늘 아침에 찾아온거 못봤냐 이미 사귀는거다, 이런 대화 오가는거 듣고 기분이 더 가라앉아서 평소처럼 머리 세우지도 않고 그냥 후드티 꾹 눌러쓰고 밖으로 나가버린 윤대협임. 그러고 숙취도 심하겠다 수업 자체휴강하고 도서관 구석에 테이블 하나 잡고 엎드려서 잠들었는데 한참 후에 일어났더니 포카리캔이랑 '성적 안 나오면 시합 못 뛴다'라고 적어둔 포스트잇이 보임. 이정환 특유의 각지고 또박또박한 글씨를 한참 노려보다가 구겨서 주머니에 넣고 따지도 않은 포카리는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림. 그러고 몇발자국 걸어갔다가 아무래도 아깝단 생각에 돌아가서 포카리 다시 챙겨서 오는 윤대협이었으면 좋겠다.




정환대협 슬램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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