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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0 23:38

같은걸로 시작하는 느와르 역키잡 태대 보고싶다

정대만네 보스파에 의해 몰락한 상대 조직의 간부들이 거의 도륙당하듯이 죽었는데, 그 중 한 간부의 숨겨진 자식이 송태섭이고 아비를 위한 복수를 하기 위해 어린 나이에 적대 조직에 말단으로 잠입한다는 뭐 그런 뻔한 클리셰로.

그리고 당연히 그런 송태섭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모르고 골목에서 비맞고 있는 처량한 강아지 같은 10대 소년 송태섭을 데려오는 (정확히는 본인은 데려왔다고 생각하는) 게 조직 실장급인 정대만이어야 클리셰의 완성임

-이름?
-......
-없어?
-......
-이 세상에 이름 없는 놈이 있냐?

-....송태섭.
-그래, 태섭아. 이제 좀 말을 하네.
-......
-어라 요놈봐라. 

어린놈이 고집이 보통이 아니네, 하고 혀를 쯧 차는 정대만임.

제가 주워온 이 소년의 진짜 고집과 각오가 얼마나 어마어마한지 아직은 모른채로...그야 당연히 정대만은 송태섭을 그냥 길가에서 주운 떠돌이 개 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니까. 어우 꼬질꼬질한 것좀 봐라 임마 저기 들어가서 씻고 나와. 하고 욕실 쪽으로 태섭이를 등떠미는 정대만임

정대만 특
아무렇게나 사람 바운더리 안에 들어와놓고 다시 나가버림.

태섭이 욕실 쪽으로 데려다놓고 금방 자기 할일 하러 가는 정대만임 주워와놓고 아무 관심 안 주는 저 인간이 좀 어이없지만 태섭이 잘됐다 싶음 너무 많은 관심을 받으면 자신이 여기에 들어온 목적을 금방 들킬 테니까.

멍청한 인간. 내가 무슨 생각하는줄도 모르고...

하고 속으로 중얼거리는 태섭이인데 그런 태섭이 뒷통수에 이새끼 누가 주워왔어? 하는 외침이 꽂힘. 그리고 이어지는 웃음소리들

-누구겠냐 정실장이지
-실장님 취향 특이하시네~
-내가 정실장님 여자랑은 하는걸 본적이 없다니까.
-아무래도 동하는게 저런 쪽인가보지?
-실장님 이런 애 취향인데 밤마다 우리 보스랑,
-큭큭큭 

부하 둘 중 하나가 한쪽 손으로 주먹을 말아쥐고 다른 손 손바닥에 착착착 소리를 내며 부딪치는 저속적인 제스처를 하며 제 상관과 눈 앞의 소년을 조롱하고 있었음. 휘유 하는 휘파람 소리와 킬킬대는 소리를 들으면서 송태섭은 고개 푹 숙인채로 잠자코 비웃음이 잦아들길 기다리고 있었음. 누가 뭐래도 제 발로 여길 기어들어온게 맞으니까 이 정도 쯤은 버텨야했음

근데 송태섭 오래 버틸 필요도 없었겠다.
어느새 그들의 등 뒤로 다가온 정대만이 빛과 같은 속도로 덩치 둘의 팔을 뒤로 꺾었기 때문임 아악! 하는 소리가 울려퍼지자마자 미안, 미안~하고 웃으며 다시 팔을 놔주는 정대만인데 눈빛은 가라앉아 있었음. 웃음기를 띠고 있긴 하지만 역시나 가라앉은 목소리로

-조심해야지. 
-.....윽, 
-말. 그리고.
-......!
-손가락도. 

다른 한쪽은 아직 무사히 있지? 잘 지켜야지.

하고 남자의 왼쪽 손가락을 툭툭 건드는 정대만임. 반대쪽 세개나 잘려나간 오른쪽 손 역시도 툭툭 건드리면서 나한테 반대쪽도 바치려고? 언제봐도 충성심이 보통이 아냐. 하는 정대만 눈빛에서 송태섭 역시도 그 맥락을 읽어낼 수 있었음 이 사람 지금 장난하는게 아니라는 걸.

정대만 특
보기보다 냉혈한임.

송태섭은 그때만 해도 그걸 몰랐음
언제까지나 다정한 사람일 줄 알았는데 

덩치 둘이 대가리 박고 얼차려 하는 모습을 우두커니 바라보는 송태섭 옆으로 어느새 정대만이 실실 웃으며 다가와 있었음. 태섭이의 어깨에 친근하게 팔까지 둘러가며 한 마디씩 이어나가는데 그 내용이

-내가 말야 예전에 별명이 그 뭐냐, 일본말로 미쯔이 어쩌고였다. 그게 삼 어쩌고거든 숫자로 셋. 
-.....
-왜냐면 항상 손가락을 세개 잘랐거든. 

아무리 그래도 깡패가 말야 씨발 총 방아쇠는 당겨야 할거 아냐. 깔끔하게 집게 손가락만 남겨주는 거지 어때 자비롭지 않냐?


하고 큭큭 웃는 정대만임. 송태섭 그 소리 듣고 이 바드득 갈림 우리 아빠도 이 사람 보스라는 사람한테 이런 방식으로 돌려지다 죽었나 싶어서. 물론 제 아버지를 죽인게 눈앞의 이 사람은 아니겠지만, 어쨌거나 먼 미래에 이 인간도 자신이 죽여야 할 대상 중 하나였으니까. 

정대만을 너무 노려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송태섭 어깨를 바들바들 떠는데 그걸 제 얘기를 듣고 무서워서 오들오들 떠는걸로 착각했는지 정대만 응? 하면서 송태섭한테 씩 웃어줌 그런다고 더 나아지는거 없는데...

-우리 꼬맹이도 간수 잘해라.
-.....
-눈 깜빡 하다가 이 형한테 뺏기는 수가 있어.


물론 정대만은 손가락을 얘기한 거였지만
나중에 정말로 뺏기게 되는건 송태섭의 마음이겠지


이미 지금도 반쯤은 뺏겼거든
그렇게 무시무시한 소리를 하면서 씩 웃는 그 얼굴이
어째서인지 너무나 천진난만 해보여서


시간이 흐른 후에 이제는 제 아래에서 다리를 달랑이며 헐떡이는 정대만 안에 더 깊게 처박으며 왜 그때 그렇게 예쁘게 웃었는지 정신없이 물어보는,
바로 어제 조직의 새로운 보스로 갓 등극해서 예전부터 애타게 사모해 온 전 보스의 애첩 정실장을 취하게 된 송태섭이 보고싶은데

근데 이제 그 중간 과정이 대략 714714자 정도 생략되었고 센세들이 써주셔야 하는

슬램덩크 태섭대만 릷

[Code: ba3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