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905706
view 800
2024.12.19 01:09
맥카이너붕붕
재업
1:https://hygall.com/614784331
2:https://hygall.com/614801126
3:https://hygall.com/614813714
4:https://hygall.com/614833962
5:https://hygall.com/614842099
5.5:https://hygall.com/614880012
6:https://hygall.com/614883029
7:https://hygall.com/614900344
얼마전에 자작의 큰아들이 전사해서 장례식이 크게 있었는데. 주인님의 친한 친구분이셨는지 이집안도 한동안 초상집이였다.
-
첫 공습이 있고나서 한동안은 그나마 잠잠했고. 주인님 주변 사람들중에서 그때까진 직접적인 피해를 입거나 한 경우도 없었어서 낮동안은 예상외로 그전처럼 모이기도 하셨다. 다만 대화 내용의 주제가 아무래도 전쟁에서 시작해 전쟁으로 끝났는가 가뜩이나 겁이 많은 우리아가씨는 돌아올때마다 그 허연얼굴이 더 허옇게 질려서 오셨다.
기습적인 폭격에 열이 뻗친건 얼굴도 잘 모르겠는 총리뿐만은 아니였고. 시내에 있는 제분소 장남과 차남을 포함하여 많은 아들들이 이 도시를 떠나는 기차를 탔다. 제분소는 당장에 초상이라도 날줄 알았건만, 그 옆집과 옆옆집 가게 사람들보다도 더 목소리가 큰 그 아저씨에게 그 아들들은 이미 영웅이였다.
강제로 차출해갈지 모른다던 그 분위기보다도 어느 정신병자의 나라에서 예고없이 떨어트린 폭탄이 어째 더 효과적이였던거지, 신기해라.
‘나’는 그래서,
귀한집 도련님으로 태어나서 귀한집 주인님이 되신 우리 주인님은 저얘기랑은 상관이 없는줄로 알고 아주 겁이많은 우리 아가씨를 뭣도 모르면서 위로해드리려 한거다.
그때까지의 ‘나’는 자작의 큰아들씩이나 되는 사람이 전쟁에 나가 전사하기도 한다는걸 미처 몰랐었으니까
남겨진 그 쌍둥이 아이들의 대부이기도 한 ‘나’의 주인님과 우리 아가씨, 아가씨를 제일 가까이서 모시는 ‘나’까지. 함께 그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돌아와서도 ‘나’는 하루종일 꿀먹은 벙어리처럼 아가씨 눈치를 살피랴 주인님 안색을 살피랴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거다.
‘나’같이 둔한 애도 그날만은 너무 예민해서 한밤중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중이였고.
바로 그날밤 한밤중에 몰래 구역질을 하러 굳이 아래층까지 내려와 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가시길래, 잠결에 듣고는 놀라 쫓아 나가 옷을 걸쳐드렸는데.
아가씨가 아기를 먼저 보냈던 그때 없었던 증상이여도 ‘나’의 뭔가 머릿속에 확 스쳐 아가씨 혹시 입덧 하시느냐 물었다가 곧장 입을 틀어막히고는, 내 살아생전 그렇게 무섭고 단호한 아가씨 표정은 처음 본거다.
“너만 알고 있어”
“주, 주..주인님은 해, 행복, 행복해서, 안..”
“행복하지않아, 지금은..! 지금은 조지한테 어떤 소식을 갖다줘도 행복해하지않아”
목소리를 한껏낮춰 아마도 태어나 처음 성을 내시고는, 아가씨가 지레 놀라 눈물이 고인채로 내가 걸쳐드린 옷만 괜히 한번 더 여미셨다.
아가씨는 말더듬이도 아니면서 그뒤로는 한동안 멍하니 계속 같은말밖에 못하셨다.
‘나는 조지가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는건 싫어’
장례식에 다녀온뒤로 더더욱 겁에 질려, 심지어 입덧인것 집안의 누구에게도 얘기하지말라시더니. 그 밤 거실소파에서 내가 팔둘러 살며시 껴안아 간신히 재워드릴때까지도 영문모를 저말을 중얼대셨는데.
옆자리가 비어있는걸 새벽에 확인하고 놀란 주인님이 가운을 여미며 급히 계단을 내려온 그소리에 내가 먼저 깼다.
“..고마워” 하고, 아가씨가 두르고 있던 내 옷을 먼저 돌려준 주인님께서 아가씨를 조심히 안아들어 방으로 올라가셨고 그제야 ‘나’도 도로 내방에 돌아와 잠을 청할수있었다.
*
새벽에 ‘나’까지 깨워 들쑤시고 다니신 아가씨, 심지어 지금 남몰래 임신을 하신듯한 아가씨는 뒷날 해가 중천에 뜨도록 방에서 곤히 잠들어계셨고.
간만에 주인님만 따로 아침식사를 하시고
간만에 주인님 혼자서만 마당에 나와 이제는 두더지가 드나들지는 않는듯한 두더지구멍을 발로 툭툭 메우셨다.
‘나’는 백작님댁에 있을때보다야 말이 아주 많은 수다스러운 말더듬이가 되어버려서, 어쩌면 주제넘을까? 늘 걱정하면서도 요즘들어 입이 저절로 열리곤하는데.
주인님은 내가 더듬어 말하는 내내 뒷짐을 지고 서서 빤히 내려봐주시는데, 인상을 쓰시면 그야 무섭지만 그래도 끝까지 기다려주시니까.
“악,가, 아가, 씨가, 주, 주, 인님을 사랑하는, 것, 같아요”
많..이요.
그래서 내가 더듬던 이 말을 간신히 완성시키고 나면 엄청 활짝 웃어주실줄 알았는데. 그냥 조용히, 입꼬리만 간신히 올려 웃으시고는.
“나도 알아, 너무.. 알아”
그뒤엔 헷갈리는 얼굴로 나직이 대답하셨다.
재업
1:https://hygall.com/614784331
2:https://hygall.com/614801126
3:https://hygall.com/614813714
4:https://hygall.com/614833962
5:https://hygall.com/614842099
5.5:https://hygall.com/614880012
6:https://hygall.com/614883029
7:https://hygall.com/614900344
얼마전에 자작의 큰아들이 전사해서 장례식이 크게 있었는데. 주인님의 친한 친구분이셨는지 이집안도 한동안 초상집이였다.
-
첫 공습이 있고나서 한동안은 그나마 잠잠했고. 주인님 주변 사람들중에서 그때까진 직접적인 피해를 입거나 한 경우도 없었어서 낮동안은 예상외로 그전처럼 모이기도 하셨다. 다만 대화 내용의 주제가 아무래도 전쟁에서 시작해 전쟁으로 끝났는가 가뜩이나 겁이 많은 우리아가씨는 돌아올때마다 그 허연얼굴이 더 허옇게 질려서 오셨다.
기습적인 폭격에 열이 뻗친건 얼굴도 잘 모르겠는 총리뿐만은 아니였고. 시내에 있는 제분소 장남과 차남을 포함하여 많은 아들들이 이 도시를 떠나는 기차를 탔다. 제분소는 당장에 초상이라도 날줄 알았건만, 그 옆집과 옆옆집 가게 사람들보다도 더 목소리가 큰 그 아저씨에게 그 아들들은 이미 영웅이였다.
강제로 차출해갈지 모른다던 그 분위기보다도 어느 정신병자의 나라에서 예고없이 떨어트린 폭탄이 어째 더 효과적이였던거지, 신기해라.
‘나’는 그래서,
귀한집 도련님으로 태어나서 귀한집 주인님이 되신 우리 주인님은 저얘기랑은 상관이 없는줄로 알고 아주 겁이많은 우리 아가씨를 뭣도 모르면서 위로해드리려 한거다.
그때까지의 ‘나’는 자작의 큰아들씩이나 되는 사람이 전쟁에 나가 전사하기도 한다는걸 미처 몰랐었으니까
남겨진 그 쌍둥이 아이들의 대부이기도 한 ‘나’의 주인님과 우리 아가씨, 아가씨를 제일 가까이서 모시는 ‘나’까지. 함께 그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돌아와서도 ‘나’는 하루종일 꿀먹은 벙어리처럼 아가씨 눈치를 살피랴 주인님 안색을 살피랴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거다.
‘나’같이 둔한 애도 그날만은 너무 예민해서 한밤중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중이였고.
바로 그날밤 한밤중에 몰래 구역질을 하러 굳이 아래층까지 내려와 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가시길래, 잠결에 듣고는 놀라 쫓아 나가 옷을 걸쳐드렸는데.
아가씨가 아기를 먼저 보냈던 그때 없었던 증상이여도 ‘나’의 뭔가 머릿속에 확 스쳐 아가씨 혹시 입덧 하시느냐 물었다가 곧장 입을 틀어막히고는, 내 살아생전 그렇게 무섭고 단호한 아가씨 표정은 처음 본거다.
“너만 알고 있어”
“주, 주..주인님은 해, 행복, 행복해서, 안..”
“행복하지않아, 지금은..! 지금은 조지한테 어떤 소식을 갖다줘도 행복해하지않아”
목소리를 한껏낮춰 아마도 태어나 처음 성을 내시고는, 아가씨가 지레 놀라 눈물이 고인채로 내가 걸쳐드린 옷만 괜히 한번 더 여미셨다.
아가씨는 말더듬이도 아니면서 그뒤로는 한동안 멍하니 계속 같은말밖에 못하셨다.
‘나는 조지가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는건 싫어’
장례식에 다녀온뒤로 더더욱 겁에 질려, 심지어 입덧인것 집안의 누구에게도 얘기하지말라시더니. 그 밤 거실소파에서 내가 팔둘러 살며시 껴안아 간신히 재워드릴때까지도 영문모를 저말을 중얼대셨는데.
옆자리가 비어있는걸 새벽에 확인하고 놀란 주인님이 가운을 여미며 급히 계단을 내려온 그소리에 내가 먼저 깼다.
“..고마워” 하고, 아가씨가 두르고 있던 내 옷을 먼저 돌려준 주인님께서 아가씨를 조심히 안아들어 방으로 올라가셨고 그제야 ‘나’도 도로 내방에 돌아와 잠을 청할수있었다.
*
새벽에 ‘나’까지 깨워 들쑤시고 다니신 아가씨, 심지어 지금 남몰래 임신을 하신듯한 아가씨는 뒷날 해가 중천에 뜨도록 방에서 곤히 잠들어계셨고.
간만에 주인님만 따로 아침식사를 하시고
간만에 주인님 혼자서만 마당에 나와 이제는 두더지가 드나들지는 않는듯한 두더지구멍을 발로 툭툭 메우셨다.
‘나’는 백작님댁에 있을때보다야 말이 아주 많은 수다스러운 말더듬이가 되어버려서, 어쩌면 주제넘을까? 늘 걱정하면서도 요즘들어 입이 저절로 열리곤하는데.
주인님은 내가 더듬어 말하는 내내 뒷짐을 지고 서서 빤히 내려봐주시는데, 인상을 쓰시면 그야 무섭지만 그래도 끝까지 기다려주시니까.
“악,가, 아가, 씨가, 주, 주, 인님을 사랑하는, 것, 같아요”
많..이요.
그래서 내가 더듬던 이 말을 간신히 완성시키고 나면 엄청 활짝 웃어주실줄 알았는데. 그냥 조용히, 입꼬리만 간신히 올려 웃으시고는.
“나도 알아, 너무.. 알아”
그뒤엔 헷갈리는 얼굴로 나직이 대답하셨다.
[Code: 96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