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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0 20:04
그런데 이제 어린 서벌 삼형제로부터 트리를 사수했던 우당탕탕 크리스마스가 정말 보고싶다.
인간화와 수인화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의젓한 맏형 서벌주니어와 인간화와 수인화를 이제 조금 조절할 수 있게됐지만 여전히 흥분하면 서벌이 되는 닉크리스 쌍둥이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든다는 말에 엄청 흥분을 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닉과 크리스는 서벌이 되었고, 주니어도 커다란 서벌귀를 쫑긋거리고 꼬리가 바르르르 떨며 기쁨을 표현했다.
그 광경을 보며 시니어는 웃었지만 슈슈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귀여운 서벌삼형제지만, 아직 어려서인지 공이랑 반짝이는 거랑 끈을 보면 넋이 나가곤 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난로 옆에 세운 트리는 서벌주니어 혼자만 달려들어갖고 어떻게 잘 사수했지만 올해는 막아야할 아기 서벌이 셋이 된 슈슈는 이내 괜찮겠거니 하며 트리를 꾸미겠다는 아이들과 시니어에게 멋진 트리를 만들어보라고 말했다. 제자리에서 팔짝팔짝 뛰며 다람쥐랑 토끼랑 너구리랑 몽자도 달아달라는 주니어와 웅냥냥 먕먕먕 대는 서벌쌍둥이와 그래그래 아빠가 다 가져올게 하며 아기서벌들을 품에 안고 웃는 서벌시니어를 보던 슈슈는 트리를 완성하고 먹을 핫초코를 타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문제는 의젓해야할 어른인 시니어가 아이들을 챙기기 위해 수인화를 하며 생겼다. 트리 옆을 폴짝폴짝 뛰댕기며 타오르려고 하는 서벌 닉과 서벌 크리스, 그 옆에서 형아답게 트리에 초록색 반짝이 장식끈을 두르다 말고 동그란 장식용 공을 굴리고 노는거에 빠져서 수인화한 서벌 주니어를 막기 위해 다급하게 수인화한 서벌시니어는 어린 서벌들을 잡으려고 이리폴짝 저리폴짝 뛰어다녔다. 그러다가 별을 정복하는 서벌주니어를 잡으려 트리에 점프를 했고 와장창 소리와 함께 트리가 넘어갔다.
큰 소리에 놀란 슈슈가 달려오니 놀란 서벌삼형제는 소파밑으로 숨어버린 뒤였고, 사고를 치고나서 이성이 돌아온 서벌시니어만이 망연자실한 얼굴로 넘어진 망가진 트리와 깨진 장식장을 보고 있었다. 슈슈는 성치 않은 손으로 너구리 꼬리가 된 서벌들을 차례차례 안아서 소파에 올린 후, 사고뭉치 서벌들이 어디 다친 곳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폈고 넷 다 무사하단 걸 깨닫자마자 소파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잘못한 걸 아는 아기서벌 셋이 슈슈의 품을 파고들고, 어느새 인간화한 시니어가 놀라게해서 미안하다며 슈슈를 꼭 안아주었다. 슈슈는 작게 웃으며 아무도 안 다쳤으니 됐다고 내가 아이들을 안고 있을테니 자네가 유리 조각들을 치워달라고 말했고, 살짝 떨리는 슈슈의 손을 한번 잡아준 시니어는 알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니어가 깨진 유리들과 망가진 트리를 치우는 동안 슈슈는 울멍울멍한 눈이 된 서벌들에게 안타깝게도 올해는 트리 없이 보내야할 것 같다고 말했고, 서벌들은 웅냐아.. 먀웅.. 먀- 하며 슬픈 울음소리를 냈다. 슈슈는 울먹거리며 품에 안기는 서벌들을 토닥였고, 그 사이에 정리를 마친 시니어는 트리가 없어도 산타에게 선물은 받을 수 있다고 벽난로에 걸린 너희 양말이 무사하다며 같이 아이들을 달랬다.
마음을 추스르고 인간화한 아닉크 삼형제는 시니어슈슈와 함께 따끈한 핫초코를 마신 후 잠이 들었고, 아이들을 재우고 침실로 돌아온 시니어는 침대에 기대서 생각에 잠긴 슈슈에게 입을 맞추며 옆자리에 앉았다.
"미안해요."
"뭐가 말인가?"
"트리요. 엄청 기대했잖아요."
"나는 괜찮네. 아이들이 슬퍼해서 문제지."
"클라우스."
그러고 슈슈가 먼저 잠이 들고 시니어는 뭔가 열심히 고민하다가 슈슈가 깊게 잠들자 조용히 침실을 나섰다.
다음날 아침, 잔뜩 슈슈는 이것 좀 보라고 자기를 깨우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일어나서 거실로 나왔다가 천장에 거꾸로 달린 트리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거꾸로 달린 트리 끝의 별에 홀린 서벌닉과 크리스는 폴짝폴짝 뛰었고 신난 주니어도 이내 수인화해서 동생들과 함께 폴짝폴짝 뛰며 별을 잡기 위해 애썼다. 웃음을 터뜨린 슈슈를 뒤에서 끌어안은 시니어는 "생각보다 괜찮지 않나요? 아이들도 좋아하고, 장식도 더 풍성해보이고요." 하고 중얼거리자 슈슈는 그런 시니어에게 입맞춘뒤 내가 본 크리스마스 트리 중에 최고로 멋지다고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트리 아래 달린 별은 잡겠다고 폴짝거리던 서벌들이 다 커서 어른이 되고 난 이후에도 카잔스키가의 트리는 천장에 거꾸로 달린 형태로 거실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좀 크고 난 이후 우리집 트리는 왜 천장에 매다냐고 물었던 아닉크 삼형제는 몇 년 뒤 아이스매브네 아기서벌 캐피가 트리 아래에서 반짝이는 별과 트리에 앉아서 자기를 놀리는 하늘매람쥐를 잡으려고 폴짝폴짝 뛰는 걸 보게 웃음을 터뜨렸다.
결국에는 트리 등반에 성공한 오진 꼬맹이 캐피
크리스마스는 아직 남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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