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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w트포 대충 아무도 죽지 않았고 아무도 크게 다치지 않은 해피엔딩 세계관




프라울이 혼자 쭈그려 앉아 있기에 재즈가 뭐하나 들여다 보았더니, 그의 손가락 끝에 인간들이 지식을 작성해 놓은 유기물 데이터 모음집인 책이 있었다. 프라울에게 인간의 책은 아주 작았으므로 한 손가락 끝으로 붙잡고 아주 조심히 읽어야 했다.
"책 제목이 뭐야?"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심리분석가의 조언."
그 덩치로 자기 손가락 마디보다도 작은 크기의 책을 붙잡고 쭈그려 읽고 있는 프라울의 모습은 귀엽기까지 했다. 게다가 좋은 아빠 되기라니, 이걸 옵티머스가 봤어야 하는데. 재즈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스파클링이 태어나는것 자체가 드문일이라 마지막으로 스파클링이 태어난 기록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 사백만년 전이다. 내전이 온 우주로 퍼져나가고 사이버트론이 망가진 뒤론 안그래도 드물었던 스파클링 탄생이 완전히 끊겼다. 비록 상대가 프라울이라는게, -프라울에겐 미안하지만- 아주 의외긴 했어도 전쟁이 끝난 후 처음 태어날 스파클링이 옵티머스의 스파클링일거라는 건 분명 축복할 일이었다. 게다가 사랑하는 존재가 나와 그의 성장 정보 데이터를 담은 스파클링을 품고 있다니 아무리 프라울이라도 기쁜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프라울이 무심해 보인다 해도 그도 결국 감정이 있는 평범한 메크구나 싶기도 했다.

재즈가 미소를 지으며 프라울에게 다가왔다.
"왜 네 방에서 안보고?"
"옵티머스가 이런 모습을 보면 내 계획을 눈치챌지도 몰라."
프라울의 꿍꿍이 가득한 눈빛에 재즈가 웃음을 터트렸다.
"무슨 계획? 좋은 사이어가 되서 옵티머스와 스파클링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 옵티머스가 널 버리지 못하게 하기?"
"그것봐 너도 바로 눈치채잖아."
우스갯 소리로 한 거였는데 프라울의 표정은 한없이 진지했다.
"...진심이냐?"


프라울은 옵티머스가 스파클링을 가지게 된게 의도한 바는 아니였지만 책략면에서 뛰어난 전술이라고 생각했다. 옵티머스가 책임감이 강한 성격이라는건 모두가 인정하는 바였고, 그건 지난 수백만년간 그의 고집스러운 책임감이 오히려 이 전쟁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조언하려고 애썼던 프라울이 짜증날정도로 잘 알았다. 그러니 한번 스파클링을 가지고 나면 옵티머스는 스파클링에게 프라울이 필요한 존재라서도 절대 그를 버리지 못 할 것이다. ...프라울이 아주 끔찍한 사이어가 되지 않는 이상은. 그게 프라울이 당당하게 인간들의 서점에 가서 육아에 대한 책을 요구한 이유였다.


"내가 스파클링에게 없어선 안되는 존재가 되버리면 옵티머스는 책임감이 강해서라도 내가 무슨 짓을 하던 날 견디려고 할거 아니야? 물론 그게 먹히지 않을지도 모를때를 대비해서 '정신력이 강한 사람에게도 쓸 수 있는 단계별 가스라이팅'이라는 책도 샀다."
재즈는 프라울의 설명에 충격받은듯 입을 벌렸다. 그리고 대체 어떤 인간이 저런 프라울 취향을 저격하는 책을 만든거야?!
"내가 들은 좋은 아빠가 되고싶어하는 이유 중에 제일 지저분하고 더럽고 치사해..."
"말 좀 힘나게 해주면 안될까?"
"알았어. 넌 내가 아는 메크 중에서 제일 더럽고 지저분하고 치사한 놈이지만 네 원대한 계획을 위해서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하는구나."
"고마워, 위안이 되네."
"성공할거란 소린 안했어. 그리고 그런 책이 옵티머스에게 먹힐거라고 생각하는건 아니지?"
"이건 사실 정서적 폭력에 노출된 사람들이 어떻게 정서적 학대에서 벗어나는지를 가르쳐주는 책이거든? 그러니까 옵티머스에겐 주지마."
프라울이 옵티머스를 얽어맨다고 좋은 사이어가 되고 싶어하는거? 그럴 수 있지. 결과적으론 프라울은 좋은 사이어가 되는 방법을 배울 뿐이니까. 그런데 하는 말을 들어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꿍꿍이 속이 너무 새까맸다. 프라울이 옵티머스에게 욕정을 품은거라면 차라리 이해갈 지경이었다.

전쟁 후에 처음으로 태어나는 스파클링은 분명 축복받을 일인데... 왜 프라울은 행복해지고 나서 더 미친듯이 폭주하는 걸까. 그렇다고 저짓을 하겠다는데 외면할 수도 없고, 드디어 평온을 마주하게 된 옵티머스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싶지도 않았다. 프라울이 옵티머스를 막대하거나 조종하려드는 일은 없도록 관리하고 그리고 태어날 스파클링까지 잘 보호하려면... 젠장, 앞으로 평생 일하게 생겼네.


프라울은 옵티머스를 어떻게 옭아맬까 하는 계획을 짜면서 진심으로 행복해보였다. 프라울도 행복하고 옵티머스도 훨씬 더 편안해보이는데 어째 그럴수록 재즈만 마음이 무거워져만 가는걸까.


재즈는 옵티머스가 스파클링을 가졌단 이야기만 들었지 어떻게 그 사실을 알게 됐는지는 들은적 없다는 걸 깨닫고 물었다.
"잠깐, 애당초 옵티머스가 스파클링을 가진건 어떻게 알았어? 라쳇이 로스트 라이트호에 탄 뒤로 다른 의사를 주치의로 둔 것 같지 않았는데..."
"그냥, 내가 아는 의사한테 가봤다가."
"누구? 니가 아는 의사면..."
재즈가 알기론 프라울이 아는 종류의 의사들은 정신조작이나 성격조작 혹은 세뇌장치등을 심어주는 의사밖에 없었다. 그것도 자기 쾌락과 재미를 위해서 손을 더럽히거나 샤닉스면 뭐든지 하는 종류의 의사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프라울도 쓰고 버릴 패로밖에 보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놈들한테 옵티머스를 맡겼어?!"
"그럼 누구한테가? 난 내가 믿을만한 의사의 의견을 비밀스럽게 받아보고 싶었던 것 뿐이야. 게다가 그런 놈들이여야 옵티머스가 스파클링을 가졌다고 해도 아무도 안믿지. 말도 못할테고."
"검사하면서 무슨 짓 안 당한거 확실해?"
"확실해. 옵티머스에게 필요 이상으로 접촉하면 그놈 머리만 폭발하는 장치를 심어놓고 검사하게 했거든."
프라울이 나 잘했지? 하는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대체 왜 이 자식은 처음부터 멀쩡한 의사에게 갈 생각은 안했던걸까?
"라쳇있잖아! 라쳇한테 가라고! 제일 믿음직한 의사가 있잖아! 로스트 라이트호에라도 타서..."
재즈의 재촉에도 프라울이 뚱한 표정으로 말없이 못들은척 했다. 재즈는 프라울에게도 멱살이 있었다면 멱살을 잡았을 것이다.
"...설마 로스트라이트호에 옵티머스 태우면 메가트론이랑 마주칠까봐 그래?"
설마, 아무리 프라울이래도 그건 좀 아니지.
"너 설마 메가트론이랑 옵티머스가 같이 있으면 질투나니까 겨우 그딴 이유 때문에 폭탄을 심어서야 옵티머스에게 이상한 짓을 안 할 놈들에게 검사받게 만든건 아니지? 아니지?!"
재즈는 답을 듣기도 전에 이미 프라울의 넥케이블을 붙잡고 세차게 흔들어대고 있었다.
"걔들이 그래도 실력은 확실해!"

"확실하긴 뭐가 확실해 확실한건 니 프로세서가 맛이 갔다는 거겠지! 라쳇한테 데려가서 니가 옵티머스한테도 세뇌장치 심어놓은거 아닌지 살펴볼거야! 논리 내세우면서 사실 자기 욕구만 채우려고 머리굴리는 짓 밖에 못하는 이기적인 책략가 자식아!"



///


로디머스와 프라울이 사이가 좋은가 하면 그건 아니었다. 정말 어쩔 수 없어서 참아주는 것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메가트론과 사이가 좋은가 하면 당연히 아니었다. 메가트론은 프라울을 혐오하고 프라울도 메가트론을 혐오한다. 그렇다고 프라울과 다른 로스트 라이트호의 크루들이 사이가 좋은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프라울은 거기 있는 거의 모두와 사이가 나빴다. 그럼 프라울은 오토봇들과 사이가 좋은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종전 후 수 년간 프라울은 자기와 가장 가까웠던 이들에게마저 자기를 싫어할 이유를 꽤 많이 줘버렸고, 원래도 그닥 좋지 않았던 평판에 더해 그의 인망은 바닥을 쳤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프라울을 참아주고 있는 이유는 단 둘 뿐이었는데, 첫번째론 유들유들하고 누구에게나 친절한 재즈가 그의 옆에서 계속 프라울의 성격을 중화시켜주고 있기 때문이었고, 두번째로는 옵티머스가 프라울의 옆에 계속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상당히 많은 수의 오토봇들에게 믿어나갈 신념과 살아갈 삶 등을 주었고, 그가 끝없이 오토봇들에게 보여준 희생적인 행동은 오토봇 개개인에게 그와의 연결점을 더욱 특별하게 여기도록 만들었다. 옵티머스는 많은 오토봇들에게 살아갈 이유를 줘버렸다. 옵티머스의 판단이 언제나 좋은 결과만을 낳는건 아니었지만, 그들은 그가 선한 의도로 가장 선한 일을 하려고 애썼다는걸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옵티머스가 사이버트론이나 오토봇을 이끄는게 아니긴해도 오토봇들에게 옵티머스는 언제나 각별할 것이다. 비록 그 지고한 판단능력으로 고른게 프라울이긴 해도...

그래서 로디머스는 프라울이 직접 로스트라이트호로 올거라는 이야기에 고민했으나 옵티머스의 건강에 관련된 문제라 라쳇과 상담해보고 싶단 이야기에 그러라고 허락했다. 로디머스의 허락까지 받은 재즈는 프라울의 반대와 투덜거림을 전부 무시한채 둘과 함께 몰래 로스트라이트호에 탑승해서 조용히 라쳇의 메디베이로 들어갔다.


미리 연락을 받은 라쳇이 옵티머스를 검사하기 전에, 재즈는 라쳇을 불러 검사실 안에 밖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차단했다. 낌새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라쳇의 표정이 조금 굳었다.
"난 옵티머스 스파클링 상태를 검사해보려고 온 줄 알았는데... 소리를 차단했다는건 혹시... 옵티머스가 본인이 임신한걸 모르는거야? ...옵티머스가 동의를 한건 맞지?"
라쳇의 차가운 시선이 프라울에게 꽂혔다.
"동의했다고."
"그건 아니지만... 그냥 스파클링 상태 말고도 옵티머스에게 인격개조라던가 세뇌장치라든가..."
"둘 다 아니라니까?"
라쳇과 재즈가 프라울의 항의를 무시하고 눈빛을 교환했다.
"전부 검사하도록하지."
"혹시 만약 맞다면 옵티머스가 결과를 알기 전에 저희에게 먼저 알려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재즈가 심각하게 말하자 프라울이 억울해하며 외쳤다.
"옵티머스도 동의 했다니까?! 옵티머스도 원했다고! 왜 쌍방 동의를 했다는데 안믿어주는건데?!"





라쳇은 검사가 끝난 뒤, 옵티머스를 검사실에 둔채 둘에게 돌아와 스파클링이 건강한 것 같다고 표현했다. 라쳇은 약간 즐거워하는 표정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옵티머스의 주치의였던 의사로선 아주 좋은 소식은 아니긴 하지만, 옵티머스처럼 스파클링도 포인트 원 퍼센터인 것 같아. 그래서 보통은 모체가 죽겠지만..."
"그럼 지금이라도 제거를 할까?"
"옵티머스에겐 그럼 스파클링이 버티지 못했다고 해야겠어."
프라울이 곧장 판단을 내리자, 재즈도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아무렇지 않게 자라나고 있는 스파클링을 제거하잔 소리에 라쳇의 옵틱이 휘둥그래졌다.
"아니, 왜 자네들은 매번 과격한 선택지만 생각하는건가? 그럴 필요 없어, 의사 말을 좀 끝까지 들어! 옵티머스도 포인트 원 퍼센터니까 몸이 좀 약해질 순 있어도 버틸거라는 소리야! 한동안 전투는 피하는게 좋겠지, 하지만 그게 다니까 성급한 결정 좀 그만 내리게! 오히려 다행인 소식이야, 스파클링도 캐리어의 스파크 파장에 노출되기 마련이라 스파클링도 포인트 원 퍼센터인게 아니면 스파클링 자체가 못 살아남았을테니까."


인터페이스를 이용한 스파클링의 성장을 통한 번식은 사이버트로니안의 주요 번식 방법 자체가 아니다. 만일 인공적으로라도 스파클링을 갖는게 가능만 했다면 낮아져가는 사이버트로니안 탄생률을 높이기 위해 과거 프라임들이 오랜 시간 온갖 실험을 해가며 다른 제조 방법을 강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통상 인터페이스를 통한 스파클링 착상 확률은 약 2.567431%, 그리고 64% 이상이 제대로 성장하기 전에 태내에서 사망한다. 몸을 변환 할 수 있는 사이버트로니안의 특성상 트랜스폼 하는 와중에 스파클링이 성장하는 태내에도 영향이 가며, 그게 오히려 스파클링의 성장을 방해한다. 그래서 스파클링은 착상도 모체에서 무사히 사출될 확률도 적다. 하지만 이 스파클링은 운좋게도 특별하게 강한 포인트 원 퍼센터의 스파크를 가진 덕에 무사히 성장하는게 가능하다. 포인트 원 퍼센터의 스파크는 조금 특별해서 첫 파장만으로도 다른 이들의 스파크를 죽게 만들 수 있는데, 스파클링이 성장하는 내내 계속해서 그 첫 파장과 비슷한 파장을 모체의 스파크 챔버로 직접 내뿜게 된다. 다른 모체였다면 스파클링이 포인트 원 퍼센터의 스파크라는 이유 만으로 사망했겠지만 마침 모체도 포인트 원 퍼센터라 사망하지 않고 버틸 수 있다. 말 그대로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을 뚫은 것이다.


"기적같은 확률로 존재하게 된 스파클링이야, 무서운 소리하면서 기뻐해야 할 상황을 망치려고 들지 좀 말게."
라쳇의 일장연설을 들은 재즈와 프라울이 옵티머스의 건강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데 찜찜해 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한숨을 돌린 라쳇이 작은 벌레처럼 보이는 보라색 신호기를 내밀었다.
"옵티머스의 목 뒤 쪽에 심어져있었네. 자세한건 더 분석해봐야 알겠지만, 이건 재즈가 더 잘 알 것 같군."
재즈는 라쳇에게서 신호기를 받아들고는 면밀히 분석했다.
"이건... 옵티머스가 하는 모든 말과 듣는 것, 보는 것 전부 누군가에게 전송되게 되어있는 것 같은데."
재즈와 라쳇이 천천히 프라울을 바라보았다. 프라울은 둘을 기가 차다는듯 뻔뻔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외쳤다.
"오히려 나한테 사과해야 하는거 아니야? 세뇌니 뭐니 했는데 결국 평범한 감시장치였잖아."

라쳇과 재즈는 속으로 저 태어나는 아이가 옵티머스의 스파크를 닮은 것 처럼 옵티머스의 성격까지 닮기를 진심으로 바랬다.


"이 장치는 또 누가 설치한거야? 상당히 이런 장치를 몰래 많이 설치 해본 의사의 솜씨인데... 나도 하마터면 못보고 놓칠 뻔 했어."
라쳇이 약간 흥미로워하며 말하자 재즈가 사실대로 고했다.
"프라울이 수상쩍은 일을 하고 싶을때 연락하는 의사가 있는데 옵티머스에겐 검사 핑계를 대고 감시 장치를 설치하다가 스파클링 임신도 알게된 것 같네요."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라쳇의 목이 천천히 프라울에게 쪽으로 돌아갔다.
"...옵티머스를 뭐하는지도 모를 뒷골목 의사 나부랭이한테 맡겼어?"
라쳇이 음산한 목소리로 말하며 천천히 일어서서 프라울에게 다가왔다.
"뭐하는지 아는 의사라 맡긴건데."
"넌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말 좀 해봐!"
"아마 플랜 C로 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
라쳇은 프라울의 뻔뻔한태도에 기가 차고 질렸는지 결국 온갖 의료폐기물을 프라울을 향해 던지면서 분노를 터트렸다.
"앞으론 옵티머스의 검사는 무조건 내가 할거야! 알았어?! 그딴 놈들이 하게 놔두느니 내가 하고 말지! 아이고... 좀 젊고 좋은 의사 좀 찾아서 붙여놓으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이 미친 메크가...!"

재즈는 라쳇이 손에 잡히는 온갖 도구를 프라울에게 던지는 내내 손가락 까딱 안하고 빙긋 웃으며 서있었다.



///



라쳇과 재즈, 프라울의 애정어린(=프라울의 감시 시도에 대해선 삭제한 버전의) 설명을 들은 옵티머스는 순순히 그럼 한동안 더 조심해야겠군,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옵티머스와 프라울, 재즈가 라쳇의 메디베이에서 나와서 그냥 조용히 다시 떠나려는데, 로디머스가 나타나선 옵티머스에게 잠시만 와보라며 홀로 안내했다. 곧 우렁찬 환영 인사가 그들의 오디오 리셉터를 때리듯이 울려퍼졌다.

"스파클링 캐리어 되신거 축하드려요 프라임!"

옵티머스는 로스트 라이트호의 함장 로디머스를 포함한 수 많은 선원들이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스파클링 생긴거 축하한다는 환영 배너까지 있었다. 옵티머스가 조용히 프라울을 노려보자, 프라울은 시선을 피했다. 차마 옵티머스에게 로디머스와 통신하는데 뒤에 메가트론 모습이 보이길래 긁으려고 충동적으로 비밀이여야 할 사실을 말했다고는 할 수 없었다. 상황이 짐작이 간 재즈가 이마를 짚었다.

"로디머스, 내가 너한테 말하긴 했지만 이건 당연히 비밀인게 상식적인거 아냐?"
프라울이 로디머스에게 삿대질을 하자 로디머스가 여유롭게(그래서 프라울의 속을 더 긁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다들 비밀로 해주겠대, 그치?"
"네!!!!!! 비밀로 해드릴게요!!!!!!"


로스트라이트 선원들, 현재인원 108명. 모두 옵티머스 프라임이 스파클링을 가졌다는 뉴스를 비밀로 해주기로 약속하다.





"세상에..."
재즈는 이후 뒷처리를 어떻게 해야하나 저 모든 인원이 또 누구에게 어떻게 알렸을까를 생각하며 그 모든 상황에 대한 대처방안을 떠올리느라 머리가 지끈거렸다.

프라울은 멀찍이서 프라울을 보며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메가트론을 보며 이를 갈았다. 프라울이 뭐 이런짓을 다 하냐고 짜증내기도 전에 진작 프라울의 잔뜩 화난 표정을 읽어낸 옵티머스가 그의 어깨를 손으로 감싸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어차피 오토봇들에게까지 숨길 생각은 없었어."

옵티머스의 미소에 잠시 화가 풀릴뻔 한 프라울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메가트론의 얼굴과 마주치자 다시 유압이 치솟았다.
"너희 중 누구라도 입 잘못 뻥긋해서 옵티머스에게 무슨 해악이라도, 아주 털끝만한 사고라도 생기기만 해봐!"
라쳇이 프라울의 입을 틀어막고 낮게 으르렁 거렸다.
"스파클링이 제일 먼저 자라나는 기관이 스파크 다음으로 브레인 모듈과 오디오리셉터라는 걸 기억해라."
"자기가 들은 말을 이해할 만한 지능도 있나?"
"화나서 고함지르는 소리 정도는 구분할 수 있으니까 좀 예쁘게 말해."
프라울이 잠시 고민하더니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그대로 목소리 톤만 소름끼치게 밝고 친절하게 바꿔 말했다.
"얘들아, 만일 너희 입이 가벼운 덕에 옵티머스의 도색이라도 까지는 날엔 벽에 너희 팔과 다리로 된 예쁜 장식품이 새로 생길거야. 두고두고 너희가 무슨짓을 했는지 기억하는 좋은 상징물이 생기기 싫으면 생각하고 입놀리자?"
라쳇이 이마를 짚고 짜증스럽게 한숨을 쉬었다. 말 좀 예쁘게 하라는게 그 뜻이 아니였는데...

프라울의 말이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항의가 들려왔다.
"목소리만 발랄하게 한다고 다냐!"
"프라울은 프라임의 이인자 자리나 내려놔라! 사백만년동안 옆에서 해먹고도 모자랐냐!"
"옵티머스 프라임 보좌관 자리나 내놔라 구테타 일으킨 범죄자!"
"그 혐의 벗겨졌어 뉴스 좀 잘 확인해! 보조관 자리를 원했으면 일을 잘 하던가 한물간 자식들아! 왜 니네가 못해놓고 나한테 난리야?!"
프라울이 저 많은 크루들 중 자기에게 그 소리를 한 오토봇을 곧장 찾아내서 그쪽을 가리키며 삿대질을 했다.
"옵티머스 프라임에게 무슨 짓을 했냐 무뢰한!"
"옵티머스 성격변환 개조 수술 한거 아니야?"
프라울은 잠시 퍼셉터 너까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표정으로 보더니 곧 울컥해서 소리쳤다.
"아니야 이 미친자식들아! 라쳇 말 좀 해줘, 난 그런거 안했어!"
라쳇은 이 뻔뻔한 놈을 어쩌면 좋을까 하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로디머스는 저 프라울에게 기도 안죽고 야유를 하는 크루들을 보며 약간 감동받은 표정을 지었다. 아, 이래야 내 크루들이지.


메가트론은 그 와중에 결국 죽이겠단 소리는 안하는 걸로 봐서 프라울도 결국 오토봇이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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