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4478
2024.11.25 06:12



ㅂㄱㅅㄷ 어나더 3나더 4나더 5나더 6나더 7나더   



마치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실밥을 풀고 경사스럽게 퇴원을 했다. 하지만 퇴원한다고 해서 바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건 물론 아니었다. 상처가 터지지 않게 조심해야 했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처음 약속한 대로 3개월 동안 휴가를 줄 테니 푹 쉬라고 했고, 녀석은 혼자 있다가 상처가 터질지 모른다며 마치다를 집에 못 가게 했다. 그래서 마치다는 녀석의 집에서 사육을 당했다. 녀석은 이제 학생이 아니라서 풀타임 근무를 하기 때문에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야 돌아왔는데 마치다는 산책삼아서 녀석의 출근길에 따라갔다가 녀석을 데려다주고 돌아왔다. 녀석의 집에 돌아온 후에는 병원에서 특별히 처방받아 온 흉터 제거 크림을 수술 부위에 열심히 펴 발랐다. 

예전에 칼빵을 맞았을 때는 사실 흉터가 생기거나 말거나 신경도 쓰지 않았다. 얼굴이나 손 등 일상적으로 드러나는 곳에 생긴 흉터였으면 당연히 신경썼을 거다. 학생들을 매일 마주치는 직업이니까. 하지만 상처부위는 배였고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아서 흉터의 크기나 형태, 색 같은 것에 신경도 쓰이지 않았는데 이번엔 달랐다. 나중에 녀석이 볼 때 (녀석은 자주 볼 테니까) 신경 쓰일까 봐 실밥을 풀자마자 매일 열심히 크림을 발라서 흉터의 크기를 줄이려 애썼다. 매일 보다 보니까 이게 줄어드는지 색은 옅어지는지 어쩐지 알 수 없었지만 초반에 찍어놓은 사진과 비교해 보니 확실히 크기도 색도 나아지는 게 보여서 열심히 발랐다. 

녀석은 예상대로 퇴원하고 나서도 마치다에게 손을 대려고 하지 않았다. 주말이 돼도 예전과 달리 같이 넷플릭스를 보거나 같이 게임을 하면서 놀았고 주말을 맞아 어딘가에 놀러가도 예전처럼 글공부만 해서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도련님을 겁탈하는 무사 같은 건 볼 수도 없었다. 녀석은 늘 마치다를 품에 꼭 안고 그냥 잠들었다. 그마저도 너무 세게 누르면 상처가 터질까 봐 조심하는 형편이니 뭐... 

당연히 마치다도 처음에는 몸을 사렸다. 상처가 벌어지면 큰일이기도 하고 실밥을 푼 후에도 한동안 움직이면 아프기도 했으니까. 그런데 녀석은 이제 마치다의 유급휴가도 다 끝나가는 때가 돼서도 여전히 마치다에게 손도 대지 않으려고 했다. 의사도 이젠 상처가 벌어질 확률은 거의 없다고 했는데도. 마치다가 키스를 하면 녀석도 부드럽게 키스에 응했지만 그뿐이었고 마치다가 옷을 벗기려고 하면 무안하지 않게 거절했다. 아직 위험하잖아요. 조금만 더 기다려요, 우리. 그러면서.

그러니까 안 위험하다니까?





그래서 마치다는 매일 녀석이 출근한 틈에 열심히 흉터제거크림을 바른 덕분에 흉터가 그리 끔찍하게 보일 정도는 아니란 걸 확인하고 녀석에게 본격적인 휴가철이 되기 전에 온천에 한 번 놀러가자고 청했다. 녀석이 고른 곳은 예전에도 마치다와 함께 갔던 곳이었다. 녀석이 필받아서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도련님을 겁탈하는 무사에 빙의했던 그 온천여관. 

녀석은 같이 온천에 들어갔을 때 마치다의 흉터를 처음으로 보고 흠칫했지만 흉터가 생각보다 짙지 않고, 크지도 않다는 걸 알고 조금 안심했는지 굳어 있던 어깨에서 힘이 빠졌다. 그래도 녀석은 여전히 마치다를 값비싸고 깨지기 쉬운 도자기 다루듯 다루며 조심스럽게 다룰 뿐, 눈 앞에 허리에 수건만 감은 마치다가 얌전히 앉아 있어도 손을 대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저녁을 먹고 온천을 한 번 더 즐긴 마치다는 여관에서 예쁘게 꾸며놓은 산책로를 따라서 함께 산책하며 배를 꺼뜨리고 같이 방으로 들어갔다. 녀석은 오늘도 얌전히 마치다를 품에 안고 자려고 하겠지만, 오늘은 그렇게 안 될걸.

마치다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여관 측에서 이미 깔아놓은 이불에 유카타를 입고 앉은 채로 녀석을 올려다봤다. 

"그래... 이리로 와 보거라."
"아직 몸이 안....?"

평소처럼 거절하려던 녀석은 마치다의 고풍스러운 말투를 알아채고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네?"
"어허. 어서 이리 와 보래도. 안 오고 무엇하느냐!"

녀석은 마치다를 만난 후 쌓아온 롤플레이 경력이 만만치 않은 관계로 상황 파악을 못하고도 일단 마치다에게 다가왔다. 마치다는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려는 듯 마치다를 유심히 바라보는 녀석을 흡족하게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일단 옷을 벗어보거라. 네가 오래 이 몸을 잘 보필한 공을 보아, 네게 상을 내리겠으니."
"... 네?"
"어허! 옷을 벗어보라 하지 않았느냐. 얼른 벗지 않고 뭘 하느냐!"

녀석은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는지 어디까지 하는지 보자는 듯 실실 웃으면서 옷을 벗고는 마치다의 앞으로 와서 섰다. 참 오랜만에 보는 녀석의 미니미가 이미 발딱 일어나서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마치다가 본능적으로 녀석의 앞으로 다가가며 무릎을 꿇고 앉자 (녀석이 키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녀석이 자리에 앉아 주지 않는 한 마치다가 퍼지고 앉아 있어서는 녀석의 것에 입도 닿지 않아서) 녀석이 마치다의 유카타 옷깃을 툭 건드렸다. 말 한 마디 하지 않았지만 내려다보고 있는 눈빛이 뭘 요구하는지 알 수 있어서 마치다는 서둘러 유카타를 벗어버리고 다시 자리를 잡았다. 녀석은 그 모습을 보고 씩 웃더니 마치다의 머리를 제 고간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럼 어디 어떤 상을 주실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이제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몇 달만에 녀석의 것을 빨자 새삼 새롭게 버거웠다. 안 그래도 작은 입 안을 꽉 채우는 것을 빠느라 눈물까지 글썽거리자 녀석은 늘 그랬듯이 마치다의 눈물을 손가락으로 쓱 쓸어주고는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손을 내려서 이미 딱딱하게 서 있는 마치다의 유두를 톡 건드리더니 비틀었다. 

"제게 상을 내릴 수 있어서 무척 흡족하신 모양입니다. 나으리."

아니라고 하기엔 녀석이 꼬집듯이 비틀 때마다 척추를 타고 전기가 찌릿찌릿 흐르는 기분이어서 몸 전체가 움찔거렸다. 녀석은 마치다가 녀석의 것을 빨면서도 흥분해서 어쩔 줄 모르고 엉덩이를 들썩거리면서 안절부절못하자 실컷 조롱하고는 마치다를 쓰러뜨리고 다리를 넓게 벌렸다. 

"제게 상을 내리시는 것이 그리 기쁘셨습니까? 이리 아래위로 울고 계시니..."

녀석이 마치다의 다리 사이로 손을 넣고는 이미 푹 젖은 손가락을 빼 내서 마치다의 입 안으로 집어넣었다. 

"제 것도 잘 빠시던데 이것도 빨아보시지요. 본인이 얼마나 음란한 몸인지 직접 맛 보십시오."

그러고도 녀석의 혹독한 조롱은 그치지 않았다. 녀석이 커다란 손으로 마치다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는데 마치다가 푹 젖어 버렸을 때는 그야말로 조롱의 향연. 너무 오랜만에 들어서 침대 위에서 입이 거칠어지는 녀석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졌는지 눈물이 찔끔 났지만 그만큼 마음이 놓이고 안심이 되기도 했다. 녀석이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으니까. 

그리고 마치다는 오래 자신을 보필해 온 호위무사에게 상을 준다는(...핑계로 제 음탕한 몸을 달래려 한 음란한) 주인 나으리가 돼서 밤새 호위무사인 녀석에게 시달렸다. 

정말로 긴 밤이었다... 





마치다가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났을 때는 찰방거리는 물소리가 들리고 넝마가 된 맨몸을 감싸는 따뜻한 물이 느껴졌다. 

"어디야... 노천탕이야?"

목소리가 무슨... 마치다의 목소리가 녀석에게 들릴지 의문일 정도로 작고 거칠어져 있었다. 그래도 녀석은 들었는지 마치다를 더 꼭 끌어안고 이마에 입을 맞췄다. 

"방에 딸려 있는 욕탕이에요. 방 밖으로 안 나갔어요. 괜찮아요. 쉬어요."
"응"

마치다는 녀석의 품에 안긴 채로 눈을 반쯤 감았다. 물 아래로 언뜻언뜻 보이는 마치다의 몸은 당연히 걸레짝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안 보이는 녀석의 등짝도 분명히 걸레짝이겠지!!!! 마치다가 밤에 녀석에게 매달려서 열심히 긁었으니까!!!!!

마치다가 괜히 웃겨서 키득키득 웃자 녀석이 다시 마치다를 끌어안으며 물었다. 

"왜요?"

원래는 '웃겨서'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좋아서."

생각과는 다른 답이 나왔다. 그러나 마치다가 정정하기도 전에 녀석이 마치다를 다리 위로 끌어올려 안으며 마치다의 입술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나도 좋아요."

이런 대답까지 들었으니 이제 원래는 웃겨서라고 말하려 했다고 정정할 수도 없네. 그렇지만 사실 정정하고 싶지도 않았다. 좋은 건 사실이었으니까. 이런저런 위기도 있고 사고도 있었지만. 

"여기 다 좋은데, 전골은 좀 별로였어요. 그쵸?"

전골을 먹자고 노닥거리고 있다가 마치다가 공격당한 게 크게 트라우마가 됐는지 녀석은 마치다가 다친 이후로는 전골을 끓이기는커녕 전골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것도 힘들어했었는데. 물에 젖은 마치다의 머리를 넘겨주며 다정하게 물었다. 

"우리 내일 집에 가면 전골 끓여먹을까요? 오랜만에?"
"응. 역시 전골은 네가 끓여준 게 최고더라."
"역시 그렇죠?"

으쓱으쓱하는 녀석이 귀여워서 마치다는 없는 힘을 끌어올려서 녀석을 끌어안고 폭 기댔다. 

"응 내일 가서 전골 끓여먹자."

전골도 끓여먹고 같이 넷플릭스도 보자. 같이 게임도 하고 끌어안고 자자. 

그러자 녀석이 마치다가 하지 않은 말을 들은 양 다시 말을 이었다. 

"강에서 가재 잡아봤어요? 가재잡아서 볶아먹으면 맛있어요. 쪄먹어도 맛있고요."
"가재? 안 잡아봤어."
"좀 더 더워지면 같이 잡아봐요. 내가 가르쳐줄게요."

그러면서 녀석은 여름에 가면 진짜 좋은 호숫가가 있다고 했다. 관광객들은 모르는 곳이라서 동네 사람들만 여름 되면 자주 가는 곳이라고. 좀 높은 곳에 있어서 등산 겸 해서 올라가면 밤하늘도 그렇게 예쁘다고. 녀석은 마치다를 끌어안고 많은 이야기를, 많은 제안을 했다. 이것도 해 봐요. 저것도 해 봐요. 이것도 같이 해 보고, 저것도 같이 해 보고. 

"네가 하자는 그거 다 하려면 몇 년은 걸리겠다."

피로한 몸에 따끈한 물, 그리고 편안한 품이 더해지니 졸음이 미친 듯이 몰려와서 꾸벅꾸벅 졸면서 중얼거리자 녀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할 수 없네. 우리 계속 같이 살아야겠다. 그쵸?"
"응..."

잠결에도 녀석이 신났는지 뺨에 와 닿는 녀석의 입술에서 웃음기가 느껴졌다. 이 녀석, 좋은 일이 있나. 

"약속한 거예요."
"응..."

뭔지 몰라도,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그렇게 하자.





읽어준 부케비들 ㅋㅁㅋㅁ 덕분에 끝까지 왔조!

#노부마치
#학생노부선생님마치다
[Code: 9bb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