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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1 20:02
답답한 가게를 나와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가 마지막 남은 담배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끄러운 가게를 피하듯 나오느라 라이터를 챙기지 못했다. 아쉬운 듯 담배를 만지작거리자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불 필요하십니까?”
어두운 골목임에도 그의 얼굴은 너무나 선명했다. 빛이 나는 듯 어둠 속에서 선명히 보이는 얼굴이 단순히 미형의 얼굴을 가졌음은 아니었다. 조위는 상대방에게 눈길을 주고는 마지막 담배를 입에 물었다.
“이번에 새로 선수 뽑았다는데..”
말을 끝내는 대신 상대방에게 시선을 돌리자 뒤늦게 무슨 뜻인지 알아차린 듯 남자가 웃었다. 사장이 얼마 전 꽤 좋은 선수를 영입했다며 조위의 신경이라도 긁어볼 심산으로 직원들 있는 자리에서 말한 적이 있다. 남자의 얼굴을 찬찬히 훑어보고는 사장이 그렇게 말한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그로 인해 불안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조위형!”
가게에서 같이 일하는 동생이 숨을 헐떡이며 조위를 불렀다. 접대가 있는데 오기로 한 선수가 못 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무나 대타로 쓰기에는 사장이 미리 선수 세팅까지 해둘 만큼 이날을 신경 썼기 때문이었다. 안절부절 발을 동동 구르는 동생을 뒤로한 채 새로 온 남자를 봤다.
“저기 괜찮은 대타가 있어.”
“아! 저 분이 이번에 사장님이 스카웃한 분이에요?”
새로 직원을 데려온다는 말에 막내 탈출한다며 좋아하던 동생 녀석이 몸에 밴 예의가 자동으로 흘러나왔다. 하긴 조위나 되니까 덤덤한 척 행동할 수 있었지 남자는 매너 있는 행동에도 묘한 위압감이 서려있었다.
“첫날인데 바로 일해도 괜찮죠?”
조위의 태도에는 상대방이 자신의 말에 거절할 것이라는 생각이 담겨있지 않았다. 남자는 흥미롭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게에서 가장 프라이빗 한 룸으로 들어갔다. 룸 안에 이미 앉아 술을 마시던 손님들은 룸으로 들어온 직원들을 훑었다. 묘한 긴장감에 막내의 목울대가 크게 움직였다. 중앙에 앉은 손님이 상체를 앞으로 하고는 웃었다.
“괜찮네. 앉아.”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조위와 새로 들어온 남자를 자신의 양옆에 앉혔다. 조위는 새로 온 녀석이 어떻게 할지 걱정과 호기심이 생겨 접대하면서도 곁눈질을 하며 남자를 살폈다. 꽤 능숙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며 우쭐대던 사장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럴만했다.
시간이 지나 술에 취한 손님이 남자의 허벅지를 쓸었다. 노골적으로 구는 손님의 태도에 그는 당황하지 않고 정중히 거절했다. 몇 번이나 의사를 표현했으나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아 자존심이 상한 손님이 화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났고 이내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들어왔다.
“죄,죄송합니다. 형님.”
엄청난 기세로 룸으로 들어온 남자들은 머리를 땅에 박을 뜻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했다. 놀란 룸 안에 사람들이 무슨 일인지 몰라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렸다.
“지금...사람들 놀란 거 안 보여?”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죄송하다며 머리도 들지 못하고 있었다. 됐다는 남자의 말에 겨우 허리를 세울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많이 놀라신 것 같네요. 사과의 의미로 여기 술값은 제가 계산하겠습니다.”
그때 조위는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것이 먹이를 발견한 짐승의 눈빛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골목에서 피다만 담배가 생각났다. 마지막일지 모를 담배를 그렇게 버리는 것이 아닌데..이 순간 생각난 것이 담배라는 사실에 입이 텁텁해졌다.
덕화조위
“불 필요하십니까?”
어두운 골목임에도 그의 얼굴은 너무나 선명했다. 빛이 나는 듯 어둠 속에서 선명히 보이는 얼굴이 단순히 미형의 얼굴을 가졌음은 아니었다. 조위는 상대방에게 눈길을 주고는 마지막 담배를 입에 물었다.
“이번에 새로 선수 뽑았다는데..”
말을 끝내는 대신 상대방에게 시선을 돌리자 뒤늦게 무슨 뜻인지 알아차린 듯 남자가 웃었다. 사장이 얼마 전 꽤 좋은 선수를 영입했다며 조위의 신경이라도 긁어볼 심산으로 직원들 있는 자리에서 말한 적이 있다. 남자의 얼굴을 찬찬히 훑어보고는 사장이 그렇게 말한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그로 인해 불안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조위형!”
가게에서 같이 일하는 동생이 숨을 헐떡이며 조위를 불렀다. 접대가 있는데 오기로 한 선수가 못 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무나 대타로 쓰기에는 사장이 미리 선수 세팅까지 해둘 만큼 이날을 신경 썼기 때문이었다. 안절부절 발을 동동 구르는 동생을 뒤로한 채 새로 온 남자를 봤다.
“저기 괜찮은 대타가 있어.”
“아! 저 분이 이번에 사장님이 스카웃한 분이에요?”
새로 직원을 데려온다는 말에 막내 탈출한다며 좋아하던 동생 녀석이 몸에 밴 예의가 자동으로 흘러나왔다. 하긴 조위나 되니까 덤덤한 척 행동할 수 있었지 남자는 매너 있는 행동에도 묘한 위압감이 서려있었다.
“첫날인데 바로 일해도 괜찮죠?”
조위의 태도에는 상대방이 자신의 말에 거절할 것이라는 생각이 담겨있지 않았다. 남자는 흥미롭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게에서 가장 프라이빗 한 룸으로 들어갔다. 룸 안에 이미 앉아 술을 마시던 손님들은 룸으로 들어온 직원들을 훑었다. 묘한 긴장감에 막내의 목울대가 크게 움직였다. 중앙에 앉은 손님이 상체를 앞으로 하고는 웃었다.
“괜찮네. 앉아.”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조위와 새로 들어온 남자를 자신의 양옆에 앉혔다. 조위는 새로 온 녀석이 어떻게 할지 걱정과 호기심이 생겨 접대하면서도 곁눈질을 하며 남자를 살폈다. 꽤 능숙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며 우쭐대던 사장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럴만했다.
시간이 지나 술에 취한 손님이 남자의 허벅지를 쓸었다. 노골적으로 구는 손님의 태도에 그는 당황하지 않고 정중히 거절했다. 몇 번이나 의사를 표현했으나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아 자존심이 상한 손님이 화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났고 이내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들어왔다.
“죄,죄송합니다. 형님.”
엄청난 기세로 룸으로 들어온 남자들은 머리를 땅에 박을 뜻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했다. 놀란 룸 안에 사람들이 무슨 일인지 몰라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렸다.
“지금...사람들 놀란 거 안 보여?”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죄송하다며 머리도 들지 못하고 있었다. 됐다는 남자의 말에 겨우 허리를 세울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많이 놀라신 것 같네요. 사과의 의미로 여기 술값은 제가 계산하겠습니다.”
그때 조위는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것이 먹이를 발견한 짐승의 눈빛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골목에서 피다만 담배가 생각났다. 마지막일지 모를 담배를 그렇게 버리는 것이 아닌데..이 순간 생각난 것이 담배라는 사실에 입이 텁텁해졌다.
덕화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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