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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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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스모크스크린의 안내로 동굴에 모였음. 그곳에는 납치됐던 코그리스들이 있었지. 코그리스들은 일행의 덩치가 크자 무서워하며 스모크스크린에게 달라붙었음. 브레인 모듈에 이상이 생겼음이 분명한 그 모습들. 비어있어야 할 자리에 코그를 대신한 낯선 장치. 그리고 불룩하게 나온 복부. 일행은 할말을 잃은 채 코그리스들을 바라봤음. 코그가 있거나 없거나 상관 없다는 쿠인테슨의 말이 떠오름. 그러면서 동체가 크고 강하길 바란다는 이상한 조건도.
사운드웨이브는 코그리스들에게 다가가 상태를 스캔했음. 어지간해선 감정적인 동요를 보이지 않는 사운드웨이브조차 손끝이 살짝 떨리는 게 보였지.
"상태: 임신."
일행은 역겨움에 에너존 탱크가 울렁거리는 걸 느꼈음. 이딴.. 이딴 짓을 하려고..
"오라이온을 거기서 빼내야 돼. 아직 근처에 있을 테니.."
"쿠인테슨 함선: 도주 중."
프라울이 초조하게 동굴을 떠나려 하자 사운드웨이브가 말했음. 비행선으로부터 사이버트로니안에게 공격받았다는 정보를 받은 함선이 아예 이곳을 뜨고 있었어. 경계와 보안도 예전보다 더 심해졌겠지. 프라울은 스파크가 타오르는 것 같았음.
"지금 당장 출발해! 더 멀어지기 전에!"
"그럼 얘들은 어떻게 해."
재즈가 코그리스들을 가리키며 착잡하게 말했음. 오라이온을 구출해야 한다는 건 동의하지만..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미션에 그 지옥에서 이제서야 간신히 빠져나온 메크들을 데리고 갈 순 없었음. 이 동굴에 그대로 두고 사이버트론에 연락을 한다고 해도 그동안 쿠인테슨이 이 행성에 다시 오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고.
"아스트로트레인. 네가 이 메크들을 데리고 사이버트론으로 귀환해라."
디가 코그리스들을 내려다보며 말했음. 어린 메크의 명령조에 아스트로트레인은 순간 열이 올랐지만 그 스산함에 차마 반항은 못했지.
"아스트로트레인이 떠나면 우린 뭘 타고 가?"
프라울이 황당하게 묻자 디는 그제야 고개를 들었음. 내내 무겁도록 침묵하기에 냉정함을 좀 찾았나 했더니 표정 자체는 차분했지만 조리개가 크게 확장되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었지.
"사운드웨이브. 네가 쿠인테슨의 정찰선을 운전해."
디는 마치 사운드웨이브가 그정도는 할 줄 안다는 것처럼 당당하게 요구했음. 반박하기엔 실제로 할 수 있다는 게 문제였지. 반박할 생각도 없고. 사운드웨이브는 고개를 끄덕였음.
"그거.. 좋은 생각이네. 귀환하는 정찰선인 척 가장해서 잠입을.."
"아니."
디는 옵틱을 형형히 뜨고 프라울을 바라봤음.
"잠입은 집어치워. 그 함선에 타고 있던 버러지들 단 한놈도 살려두지 마."
프라울은 디가 미쳤다고 생각했음. 아마 일정 부분 사실이긴 할 거임.
"너도 브레인 모듈이 맛이 갔어? 숫자는 셀 줄 알아? 우리가 몇명이라고 생각해? 아스트로트레인까지 떠나고 나면 4명이야!"
프라울의 말에도 디는 상관 없다는 표정이었음. 코그랑 현실감각을 등가교환 했나. 프라울은 그나마 이성적으로 보이는 사운드웨이브에게 지원을 요청하듯이 바라봤지. 사운드웨이브는 코그리스들에게서 옵틱을 떼질 못했음.
"사운드웨이브: D-16에 동의."
"뭐?!"
믿었던 사운드웨이브에게 배신당한 프라울이 소리를 지르자 아스트로트레인이 앞으로 나서며 으르렁댔음.
"당연하지! 그자식들을 왜 내버려둬?!"
"댁은 빠져! 어차피 사이버트론으로 돌아가느라 싸우지도 않을 거면서!"
프라울이 아스트로트레인을 똑바로 쏘아보며 말했지. 아스트로트레인은 울컥했음. 어린놈의 자식들이..
"내버려 두라는 게 아니라 현실을 보라는 얘기야! 이 인원으로 함선이랑 싸우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런 확률 놀음 할 거면 여기 오질 말았어야지."
"내 목적은 오라이온을 구하는 거야! 여길 오는 게 오라이온을 구할 확률이 가장 높았고! 지금은 잠입해서 몰래 빼오는 게 가장 성공률이 높다고!"
"내 목적도 같아. 팍스를 구하는 거지. 그놈들이 멀쩡히 살아있는 이상 그녀석의 스파크는 구원받을 수 없어."
프라울은 이를 갈았음.
"그놈들이 살아있어서 분통 터지는 건 너겠지. 오라이온이 아니라!"
디가 프라울의 목을 한손으로 틀어쥔 건 그 순간이었음. 막을 새도 없었지. 둘의 키차이에 프라울의 발이 들렸음.
"디! 프라울!"
재즈가 기겁하며 둘 사이에 난입하며 디를 뜯어말렸지만 디는 꿈쩍도 하지 않았음.
"팍스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건 나야. 그녀석도 이자리에 있었다면 분명 내 뜻을 따랐을 거다. 그놈들에게 복수하길 바라겠지."
다행히 디는 말이 끝나자 프라울을 놔주었지만 프라울을 향해 캐논을 겨눴음.
"그렇게 겁이 난다면 너도 이들이랑 돌아가."
프라울은 캐논을 앞에 두고도 아픈 목이나 만지며 디를 노려봤지.
"언제부터 지휘권이 너한테 있었어?"
"너한테 준 기억도 없는데."
"잠깐만."
웬만한 메크는 쳐다보기도 싫을 살벌한 대치상황에 누군가 끼어들었음. 옆을 보니 스모크스크린이 칭얼대는 코그리스들을 달래며 빠져나오고 있었지.
"당사자 중 한명으로서 말하자면 난 이쪽에 찬성이야."
스모크스크린은 프라울을 가리켰음. 디의 붉은 옵틱이 가늘어지자 스모크스크린은 살짝 움찔했지만 물러서진 않았음.
"지금 나한테 간절한 건 복수가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사이버트론으로 돌아가는 거야. 오라이온이라고 딱히 다를 거 같진 않고."
"문제 없어. 넌 돌아가. 싸우는 건 우리다."
"아니. 오라이온을 구하러 나도 갈 거야."
스모크스크린은 주저않고 말했음. 자기 편을 들어주기에 뭔 소릴 하나 보고 있던 프라울은 안 그래도 폭주하는 디 때문에 아팠던 헤드가 폭발할 거 같았지.
"무슨 미친 소리야?! 네가 가서 뭘 어쩌려고?!"
"거기 내부 구조를 잘 알고 있어. 부화실까지 안내할게."
"그냥 말로 설명해!"
"걱정마. 내 앞가림은 알아서 할 테니까."
스모크스크린은 쿨하게 미소지었음. 프라울은 이 좁아터진 공간에 미친놈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지. 애초에 이 공간에 있는 메크란 이딴 말도 안되는 미션을 하겠다고 따라온 미친놈이거나 코그도 뭣도 없이 쿠인테슨 함선에서 탈출한 미친놈임. 그 시점부터 여기 정상적인 메크는 없다고 보는 게 맞겠지.
"오라이온이 바라는 건 내가 정확히 알아. 여기서 우리들끼리 싸우거나 의미없이 쿠인테슨과 싸우는 것보단 자길 구하러 오길 바랄 거야. 내 말이 틀려?"
스모크스크린이 디에게 물었지. 디는 그 확신에 찬 코그리스를 바라보며 옵틱이 좁아들었음. 잠시 뒤 디가 천천히 팔을 내렸음.
"좋아. 너희 의견을 따르지."
"그래?"
"그래."
진심이냐는 듯 되묻는 말에 디는 건성으로 똑같이 대답하며 동굴 밖으로 나섰음. 스모크스크린은 솔직히 화를 낼 줄 알았던 디가 순순히 물러나자 안심하며 긴장을 풀었음. 오라이온은 저런 타입이 좋은 건가..? 어렵네. 스모크스크린은 뒷목을 문질렀지.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프라울도 한숨을 내쉬었음. 그나마 오라이온 건으론 아직 이성이 남아있어서 다행임.
그리고 사운드웨이브는 동굴에서 나가는 디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지.
정찰선은 그렇게 피해가 크지 않았음. 가벼운 수리만 하면 띄울 수 있을 정도임. 그동안 아스트로트레인은 알을 품은 메크들과 친해져야 했음. 아스트로트레인은 졸지에 육아담당이 되어 혼이 빠져나가고 있음.
"그냥 내가 쿠인테슨 함선으로 갈게. 네가 정찰선으로 사이버트론에 돌아가!"
"아스트로트레인: 쿠인테슨 함선에 접근할 방법이 없음."
사운드웨이브는 아스트로트레인의 제안을 딱 잘라 거절했음. 처음이라면 몰라도 지금의 경계 태세를 갖춘 함선이 아스트로트레인의 접근을 허용할 리가 없음.
"그럼 네가 따라와서 얘들 보살펴! 코그도 없으면서 가봤자 위험하기만 하고..!"
"걱정할 거 없어요. 얼마나 착한 애들인데요."
스모크스크린은 제대로 답하지 않고 적당히 빠져나갔지.
"말이 안 통하는 게 아니에요. 겁이 좀 많을 뿐이지. 애들이 무서워하면 노래라도 불러주세요."
"내가 미쳤어?!"
이러니저러니 빠져나갈 구석이 없어 결국 아스트로트레인은 코그리스들을 태우고 떠나야 했음. 사이버트론에 연락은 미리 해놨어. 도착하면 메딕들이 코그리스들의 상태를 살피고 도와줄 방법을 찾을 거야.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결국 답을 찾아내겠지. 스모크스크린은 메크들에게 한명씩 입맞추며 아스트로트레인에 태웠음.
"오라이온을 꼭 데려갈게."
메크들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여느 때처럼 보채지 않고 가만히 스모크스크린을 보기만 했음. 이윽고 코그리스들을 태운 아스트로트레인이 멀어져 갔지.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늘에서 어색한 노랫소리가 흐릿하게 들리는 거 같음. 진실은 사운드웨이브만이 알겠지.
정찰선으로 쿠인테슨 함선을 추격하는 동안 디는 그렇게 분노에 차있던 메크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조용했음. 분명 동굴에선 프라울이 지휘하는 걸 마음에 들어하지 않더니 이젠 그냥 시큰둥하게 듣고 있었지. 프라울은 전투원으로서 아주 중요한 전력인 디를 작전에서 뺄 수도 없으니 스파크가 부글대는 걸 참고 지시나 내렸음.
"이 정찰선이 오라이온 일행에게 탈취됐던 정찰선이란 걸 쿠인테슨이 알아선 안돼. 정찰선의 고유 아이디를 해킹해둬. 정찰선은 속여도 우리가 쿠인테슨으로 변장을 할 순 없으니 정찰선이 함선에 도착하는 즉시 카세트로 쿠인테슨을 교란하고. 우리는 쿠인테슨이 정신 팔린 동안 정찰선에서 내린다."
프라울의 지시를 들은 사운드웨이브는 운전을 하는 동시에 정찰선에 케이블을 연결하고 해킹을 시작했지. 이쯤이면 프라울도 스타스크림이 얼마나 대단한 지원을 해준 건지 알 거임.
"함선 내부는 네가 잘 알고 있다고 하니 안내를 부탁하겠어. 선두는 재즈에게 맡기겠지만 조심해."
스모크스크린은 긴장된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음.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쿠인테슨 함선이 보이기 시작하자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게 보일 듯. 프라울이 최대한 짜증을 억누르며 디에게 지시를 내리는 동안 재즈는 스모크스크린의 등에 손을 올렸음.
"무리하지 마. 같이 안 가도 돼."
"...나도 갈 거야."
스모크스크린은 내부 공기를 환기하며 구역감을 참아냈음.
"오라이온은 날 구해줬어. 이번엔 내가 걔를 구해줄 차례야."
"......"
뭐 그 마음은 이해함. 재즈는 훈훈하게 미소지었지.
"그리고 오라이온에게 다시 한번 제대로 고백할 거야. 사이버트론에서. 그럼 이젠 착각이란 소리는 못하겠지."
스모크스크린은 여러가지로 결의에 차있었음. 그건 또 무슨 소리.. 재즈는 천천히 옵틱을 돌려 디의 눈치를 봤음. 다행히 이번엔 디가 못들었다.
함선을 따라잡는 게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는 걸 제외하면 계획은 제대로 진행됐음. 오라이온이 무슨 꼴을 당하고 있을지 생각하면 다들 속이 뒤집어지는 듯 했지만 최소한 오라이온이 죽진 않았을 거란 게 아주 작은 위안이었지.
함선에 조작된 귀환 신호를 보낸 정찰선은 아무런 경계 없이 쿠인테슨 함선으로 들어갈 수 있었음. 레이저비크의 교란으로 일행은 정찰선에서 무사히 내릴 수도 있었음.
그리고 디는 정찰선에서 나오자마자 쿠인테슨들에게 캐논을 날렸어. 함선은 금세 경고음으로 시끄러워짐. 프라울은 다짐했음. 두번 다시 이자식이랑 같이 일 안 한다고.
"재즈! 스모크스크린이랑 오라이온을 찾아와!"
"래비지를 같이 보내."
프라울의 지시에 디가 덧붙였음. 스모크스크린이 달리기 시작했고 재즈가 그 뒤를 따랐지. 모두가 당황한 가운데 사운드웨이브만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침착하게 래비지를 내보내 그들과 함께 가게 할 거임. 프라울은 블라스터를 디의 뒤통수에 겨누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아내고 쿠인테슨에게 발포했음.
디오라 오라이온텀
일행은 스모크스크린의 안내로 동굴에 모였음. 그곳에는 납치됐던 코그리스들이 있었지. 코그리스들은 일행의 덩치가 크자 무서워하며 스모크스크린에게 달라붙었음. 브레인 모듈에 이상이 생겼음이 분명한 그 모습들. 비어있어야 할 자리에 코그를 대신한 낯선 장치. 그리고 불룩하게 나온 복부. 일행은 할말을 잃은 채 코그리스들을 바라봤음. 코그가 있거나 없거나 상관 없다는 쿠인테슨의 말이 떠오름. 그러면서 동체가 크고 강하길 바란다는 이상한 조건도.
사운드웨이브는 코그리스들에게 다가가 상태를 스캔했음. 어지간해선 감정적인 동요를 보이지 않는 사운드웨이브조차 손끝이 살짝 떨리는 게 보였지.
"상태: 임신."
일행은 역겨움에 에너존 탱크가 울렁거리는 걸 느꼈음. 이딴.. 이딴 짓을 하려고..
"오라이온을 거기서 빼내야 돼. 아직 근처에 있을 테니.."
"쿠인테슨 함선: 도주 중."
프라울이 초조하게 동굴을 떠나려 하자 사운드웨이브가 말했음. 비행선으로부터 사이버트로니안에게 공격받았다는 정보를 받은 함선이 아예 이곳을 뜨고 있었어. 경계와 보안도 예전보다 더 심해졌겠지. 프라울은 스파크가 타오르는 것 같았음.
"지금 당장 출발해! 더 멀어지기 전에!"
"그럼 얘들은 어떻게 해."
재즈가 코그리스들을 가리키며 착잡하게 말했음. 오라이온을 구출해야 한다는 건 동의하지만..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미션에 그 지옥에서 이제서야 간신히 빠져나온 메크들을 데리고 갈 순 없었음. 이 동굴에 그대로 두고 사이버트론에 연락을 한다고 해도 그동안 쿠인테슨이 이 행성에 다시 오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고.
"아스트로트레인. 네가 이 메크들을 데리고 사이버트론으로 귀환해라."
디가 코그리스들을 내려다보며 말했음. 어린 메크의 명령조에 아스트로트레인은 순간 열이 올랐지만 그 스산함에 차마 반항은 못했지.
"아스트로트레인이 떠나면 우린 뭘 타고 가?"
프라울이 황당하게 묻자 디는 그제야 고개를 들었음. 내내 무겁도록 침묵하기에 냉정함을 좀 찾았나 했더니 표정 자체는 차분했지만 조리개가 크게 확장되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었지.
"사운드웨이브. 네가 쿠인테슨의 정찰선을 운전해."
디는 마치 사운드웨이브가 그정도는 할 줄 안다는 것처럼 당당하게 요구했음. 반박하기엔 실제로 할 수 있다는 게 문제였지. 반박할 생각도 없고. 사운드웨이브는 고개를 끄덕였음.
"그거.. 좋은 생각이네. 귀환하는 정찰선인 척 가장해서 잠입을.."
"아니."
디는 옵틱을 형형히 뜨고 프라울을 바라봤음.
"잠입은 집어치워. 그 함선에 타고 있던 버러지들 단 한놈도 살려두지 마."
프라울은 디가 미쳤다고 생각했음. 아마 일정 부분 사실이긴 할 거임.
"너도 브레인 모듈이 맛이 갔어? 숫자는 셀 줄 알아? 우리가 몇명이라고 생각해? 아스트로트레인까지 떠나고 나면 4명이야!"
프라울의 말에도 디는 상관 없다는 표정이었음. 코그랑 현실감각을 등가교환 했나. 프라울은 그나마 이성적으로 보이는 사운드웨이브에게 지원을 요청하듯이 바라봤지. 사운드웨이브는 코그리스들에게서 옵틱을 떼질 못했음.
"사운드웨이브: D-16에 동의."
"뭐?!"
믿었던 사운드웨이브에게 배신당한 프라울이 소리를 지르자 아스트로트레인이 앞으로 나서며 으르렁댔음.
"당연하지! 그자식들을 왜 내버려둬?!"
"댁은 빠져! 어차피 사이버트론으로 돌아가느라 싸우지도 않을 거면서!"
프라울이 아스트로트레인을 똑바로 쏘아보며 말했지. 아스트로트레인은 울컥했음. 어린놈의 자식들이..
"내버려 두라는 게 아니라 현실을 보라는 얘기야! 이 인원으로 함선이랑 싸우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런 확률 놀음 할 거면 여기 오질 말았어야지."
"내 목적은 오라이온을 구하는 거야! 여길 오는 게 오라이온을 구할 확률이 가장 높았고! 지금은 잠입해서 몰래 빼오는 게 가장 성공률이 높다고!"
"내 목적도 같아. 팍스를 구하는 거지. 그놈들이 멀쩡히 살아있는 이상 그녀석의 스파크는 구원받을 수 없어."
프라울은 이를 갈았음.
"그놈들이 살아있어서 분통 터지는 건 너겠지. 오라이온이 아니라!"
디가 프라울의 목을 한손으로 틀어쥔 건 그 순간이었음. 막을 새도 없었지. 둘의 키차이에 프라울의 발이 들렸음.
"디! 프라울!"
재즈가 기겁하며 둘 사이에 난입하며 디를 뜯어말렸지만 디는 꿈쩍도 하지 않았음.
"팍스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건 나야. 그녀석도 이자리에 있었다면 분명 내 뜻을 따랐을 거다. 그놈들에게 복수하길 바라겠지."
다행히 디는 말이 끝나자 프라울을 놔주었지만 프라울을 향해 캐논을 겨눴음.
"그렇게 겁이 난다면 너도 이들이랑 돌아가."
프라울은 캐논을 앞에 두고도 아픈 목이나 만지며 디를 노려봤지.
"언제부터 지휘권이 너한테 있었어?"
"너한테 준 기억도 없는데."
"잠깐만."
웬만한 메크는 쳐다보기도 싫을 살벌한 대치상황에 누군가 끼어들었음. 옆을 보니 스모크스크린이 칭얼대는 코그리스들을 달래며 빠져나오고 있었지.
"당사자 중 한명으로서 말하자면 난 이쪽에 찬성이야."
스모크스크린은 프라울을 가리켰음. 디의 붉은 옵틱이 가늘어지자 스모크스크린은 살짝 움찔했지만 물러서진 않았음.
"지금 나한테 간절한 건 복수가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사이버트론으로 돌아가는 거야. 오라이온이라고 딱히 다를 거 같진 않고."
"문제 없어. 넌 돌아가. 싸우는 건 우리다."
"아니. 오라이온을 구하러 나도 갈 거야."
스모크스크린은 주저않고 말했음. 자기 편을 들어주기에 뭔 소릴 하나 보고 있던 프라울은 안 그래도 폭주하는 디 때문에 아팠던 헤드가 폭발할 거 같았지.
"무슨 미친 소리야?! 네가 가서 뭘 어쩌려고?!"
"거기 내부 구조를 잘 알고 있어. 부화실까지 안내할게."
"그냥 말로 설명해!"
"걱정마. 내 앞가림은 알아서 할 테니까."
스모크스크린은 쿨하게 미소지었음. 프라울은 이 좁아터진 공간에 미친놈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지. 애초에 이 공간에 있는 메크란 이딴 말도 안되는 미션을 하겠다고 따라온 미친놈이거나 코그도 뭣도 없이 쿠인테슨 함선에서 탈출한 미친놈임. 그 시점부터 여기 정상적인 메크는 없다고 보는 게 맞겠지.
"오라이온이 바라는 건 내가 정확히 알아. 여기서 우리들끼리 싸우거나 의미없이 쿠인테슨과 싸우는 것보단 자길 구하러 오길 바랄 거야. 내 말이 틀려?"
스모크스크린이 디에게 물었지. 디는 그 확신에 찬 코그리스를 바라보며 옵틱이 좁아들었음. 잠시 뒤 디가 천천히 팔을 내렸음.
"좋아. 너희 의견을 따르지."
"그래?"
"그래."
진심이냐는 듯 되묻는 말에 디는 건성으로 똑같이 대답하며 동굴 밖으로 나섰음. 스모크스크린은 솔직히 화를 낼 줄 알았던 디가 순순히 물러나자 안심하며 긴장을 풀었음. 오라이온은 저런 타입이 좋은 건가..? 어렵네. 스모크스크린은 뒷목을 문질렀지.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프라울도 한숨을 내쉬었음. 그나마 오라이온 건으론 아직 이성이 남아있어서 다행임.
그리고 사운드웨이브는 동굴에서 나가는 디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지.
정찰선은 그렇게 피해가 크지 않았음. 가벼운 수리만 하면 띄울 수 있을 정도임. 그동안 아스트로트레인은 알을 품은 메크들과 친해져야 했음. 아스트로트레인은 졸지에 육아담당이 되어 혼이 빠져나가고 있음.
"그냥 내가 쿠인테슨 함선으로 갈게. 네가 정찰선으로 사이버트론에 돌아가!"
"아스트로트레인: 쿠인테슨 함선에 접근할 방법이 없음."
사운드웨이브는 아스트로트레인의 제안을 딱 잘라 거절했음. 처음이라면 몰라도 지금의 경계 태세를 갖춘 함선이 아스트로트레인의 접근을 허용할 리가 없음.
"그럼 네가 따라와서 얘들 보살펴! 코그도 없으면서 가봤자 위험하기만 하고..!"
"걱정할 거 없어요. 얼마나 착한 애들인데요."
스모크스크린은 제대로 답하지 않고 적당히 빠져나갔지.
"말이 안 통하는 게 아니에요. 겁이 좀 많을 뿐이지. 애들이 무서워하면 노래라도 불러주세요."
"내가 미쳤어?!"
이러니저러니 빠져나갈 구석이 없어 결국 아스트로트레인은 코그리스들을 태우고 떠나야 했음. 사이버트론에 연락은 미리 해놨어. 도착하면 메딕들이 코그리스들의 상태를 살피고 도와줄 방법을 찾을 거야.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결국 답을 찾아내겠지. 스모크스크린은 메크들에게 한명씩 입맞추며 아스트로트레인에 태웠음.
"오라이온을 꼭 데려갈게."
메크들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여느 때처럼 보채지 않고 가만히 스모크스크린을 보기만 했음. 이윽고 코그리스들을 태운 아스트로트레인이 멀어져 갔지.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늘에서 어색한 노랫소리가 흐릿하게 들리는 거 같음. 진실은 사운드웨이브만이 알겠지.
정찰선으로 쿠인테슨 함선을 추격하는 동안 디는 그렇게 분노에 차있던 메크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조용했음. 분명 동굴에선 프라울이 지휘하는 걸 마음에 들어하지 않더니 이젠 그냥 시큰둥하게 듣고 있었지. 프라울은 전투원으로서 아주 중요한 전력인 디를 작전에서 뺄 수도 없으니 스파크가 부글대는 걸 참고 지시나 내렸음.
"이 정찰선이 오라이온 일행에게 탈취됐던 정찰선이란 걸 쿠인테슨이 알아선 안돼. 정찰선의 고유 아이디를 해킹해둬. 정찰선은 속여도 우리가 쿠인테슨으로 변장을 할 순 없으니 정찰선이 함선에 도착하는 즉시 카세트로 쿠인테슨을 교란하고. 우리는 쿠인테슨이 정신 팔린 동안 정찰선에서 내린다."
프라울의 지시를 들은 사운드웨이브는 운전을 하는 동시에 정찰선에 케이블을 연결하고 해킹을 시작했지. 이쯤이면 프라울도 스타스크림이 얼마나 대단한 지원을 해준 건지 알 거임.
"함선 내부는 네가 잘 알고 있다고 하니 안내를 부탁하겠어. 선두는 재즈에게 맡기겠지만 조심해."
스모크스크린은 긴장된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음.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쿠인테슨 함선이 보이기 시작하자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게 보일 듯. 프라울이 최대한 짜증을 억누르며 디에게 지시를 내리는 동안 재즈는 스모크스크린의 등에 손을 올렸음.
"무리하지 마. 같이 안 가도 돼."
"...나도 갈 거야."
스모크스크린은 내부 공기를 환기하며 구역감을 참아냈음.
"오라이온은 날 구해줬어. 이번엔 내가 걔를 구해줄 차례야."
"......"
뭐 그 마음은 이해함. 재즈는 훈훈하게 미소지었지.
"그리고 오라이온에게 다시 한번 제대로 고백할 거야. 사이버트론에서. 그럼 이젠 착각이란 소리는 못하겠지."
스모크스크린은 여러가지로 결의에 차있었음. 그건 또 무슨 소리.. 재즈는 천천히 옵틱을 돌려 디의 눈치를 봤음. 다행히 이번엔 디가 못들었다.
함선을 따라잡는 게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는 걸 제외하면 계획은 제대로 진행됐음. 오라이온이 무슨 꼴을 당하고 있을지 생각하면 다들 속이 뒤집어지는 듯 했지만 최소한 오라이온이 죽진 않았을 거란 게 아주 작은 위안이었지.
함선에 조작된 귀환 신호를 보낸 정찰선은 아무런 경계 없이 쿠인테슨 함선으로 들어갈 수 있었음. 레이저비크의 교란으로 일행은 정찰선에서 무사히 내릴 수도 있었음.
그리고 디는 정찰선에서 나오자마자 쿠인테슨들에게 캐논을 날렸어. 함선은 금세 경고음으로 시끄러워짐. 프라울은 다짐했음. 두번 다시 이자식이랑 같이 일 안 한다고.
"재즈! 스모크스크린이랑 오라이온을 찾아와!"
"래비지를 같이 보내."
프라울의 지시에 디가 덧붙였음. 스모크스크린이 달리기 시작했고 재즈가 그 뒤를 따랐지. 모두가 당황한 가운데 사운드웨이브만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침착하게 래비지를 내보내 그들과 함께 가게 할 거임. 프라울은 블라스터를 디의 뒤통수에 겨누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아내고 쿠인테슨에게 발포했음.
디오라 오라이온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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