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611847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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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0 07:01
에릭시점 엑퍼클 이후의 에릭찰스 아오삼 ㅊㅊ함…
원작기반에 실감나고 길고 개존잼임
번역해서 조금 다듬어옴
최애씨피 대서사시 나혼자 볼수없다
에릭이 브라더후드 활동하는 내용이 주내용임
찌통도 개그도 있는데…걍 몰입감미쳤음
주변인물이랑 에릭 관계나 대화가 존좋임
에릭이 생각하는 찰스가……… 순애미쳤음
엑스맨 보다가 찢어진 가슴을 치유하자
캐해석 ㄹㅇ 꼭 나와야하는 영화 한 편 보는 것 같아서 감동했음
에릭이랑 헬파이어 클럽이 엑퍼클 이후에 먹고 떠들고 농담하고 뮤턴트 해방 활동하는 거 보고싶다?????
그럼 이 아오삼을 ㅊㅊ하고 싶다………
아니진짜…나혼자죽을수없음
길다는 생각이 안들정도로 사건이 너무 재밌음
에릭찰스 I May Hate Myself in the Morning 2
원문은 https://archi❤️veofourown.org/works/53127415
전편은 https://hygall.com/611837671
레이븐 덕분에, 젊은 뮤턴트 나탈리는 그 후엔 에릭에게 완전히 관심을 끊었다. 이걸 좀 더 온화한 표현이라고 한다면, 이제 그녀는 에릭을 보면 마치 그가 처음 만났을 때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숨겨진 사랑 이야기를 전해야 했다는 듯한 원망 어린 시선을 보낸다.
그들은 그동안 몇 명의 동료를 추가로 구했고, 대부분은 독립적인 사람들로 각지에 흩어져 있어 에릭은 특별히 그들을 위해서 더 큰 집을 찾지는 않았다. 그는 신문에서 마틴 루터 킹 주니어가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읽었고, 그의 흑인 동포들과 체제에 맞서 싸운 이야기를 보면서, 자신도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그의 방식은 그렇게 평화롭지 않았다.
그는 신문을 한 페이지 넘기면서 다음 면에서 찰스의 이름을 발견했다.
그 기사는 제네바에서 열린 유전학 학회에 관한 것이었고, 찰스 자비에 교수는 어떤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으로 학계에서 큰 인정을 받아 상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에릭은 정신을 차리기 전까지 그 짧은 문장들을 몇 분 동안이나 응시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천천히 의식하며, 만약 레이븐이 계속해서 외출해 편지를 보내고 있었다면, 그는 찰스가 그 큰 부상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거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고 깨달았다.
에릭은 그 기사를 잘라서 훔쳐온 논문 속에 넣고, 나중에 엠마가 누가 신문을 자른 거냐고 묻자 귀머거리가 된 척했다.
그 이후로 그는 정기적으로 신문을 읽으며 작은 칼럼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어쩌면 다른 누구도 이 날카로운 칼날에 난도질당하고 싶지 않았던 탓일까, 찰스는 뮤턴트 문제의 중요한 증인이 되어 있었다. 그는 여러 차례의 지면 인터뷰를 했으며, 변이가 사회에 가져올 새로운 선한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의견이라 적힌 수많은 문장들은 아마도 잘못 인용되었을 것이다.
신문에 나온 프로페서 자비에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학자처럼 묘사되었고, 미치광이이기에 괴물들을 사랑하며 미사일과 전함을 제어하거나 눈에서 죽음의 광선을 발사하는 것에 대해 "감동적"이라고 말한다 표현되었다.
그 인터뷰들의 수를 보면, 처음에는 찰스가 언론과의 전쟁에 신경을 많이 기울였지만, 그 후에 그의 인터뷰는 점점 줄어들었고, 에릭은 그가 학술 만찬에 참석하거나 논문을 발표하는 기사를 찾기 위해 더 외진 곳으로 가야만 했다. 그 기사는 대부분이 몇 마디 되지 않았고, 페이지에서 3인치도 되지 않는 크기로 나왔다. 그리고 그는 신문에서 한 장의 찰스 사진도 본 적이 없었다.
에릭은 화가 나고 웃기기도 했다. 미쳤으며, 어리석고, 존경스럽고 사랑스러운 찰스, 거대한 어깨 위에 서서 어떻게 하면 이 거인을 상처없이 쓰러뜨릴 수 있을까만 생각하는 찰스.
그가 했던 일들, 하고 있는 일들, 앞으로 할 일들을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앞으로 10년간의 노벨 평화상은 그 우스꽝스러울 만큼 넓고 커다란, 낡은 집에 걸려 있어야 할 것이다.
논문의 두께가 스크랩북 수준으로 점점 두터워지고, 엠마가 신문 속 공허한 칸들에 대해 불평하던 것도 멈춘 사이, 봄은 5월로 접어들었다.
——
에릭은 그 달에 한 명의, 명백히 죽음을 서두르는 의원이 뮤턴트 격리법안을 제기하는 것을 막았다. 그는 두 시간 동안 그에게 현대 사회에서 나치의 길을 걷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득했으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그가 몇 번이나 상대방이 정신을 잃거나 소리치는 바람에 중단된 연설을 다시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그는 마치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한 노동자처럼 만족스럽게 집으로 돌아와 소파에 앉아 맥주를 마셨다. 이제 막 그날 신문을 읽으려던 찰나, 엠마가 분위기를 깨고 나타났다. 그녀는 뉴욕에 있는 돌연변이를 발견했다며 그의 위치와 능력을 대략 알려준 후, 높은 굽의 신발을 신고 사라졌다. 이를 처리할 마음이 전혀 없는 듯했다. 레이븐은 여전히 정부 기관에서 잠입 중이고, 다른 사람들도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에릭은 불만을 억누르고, 다른 거실에서 아자젤을 찾아 함께 뉴욕 거리로 떠났다.
사실 에릭은 동료를 찾으러 다니는 일을 누구와도 함께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한때 찰스와 함께했던 일을 누구와도 다시 하고 싶지 않았고, 그 활동들은 대개 아주 흥미로운 것들이었기에, 이는 그를 정서적으로 몹시 빈약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거의 하루 종일 찰스를 떠올리지 않았다는 것에 자부심에 차 있던 그는, 결국 그 순간 찰스를 떠올리고 말았다. 에릭은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이 일은 할 짓이 못된다.
엠마가 맡기는 모든 일이 그렇듯이 말이다. 그 소년도 엉망이었다. 그는 최소한 5년은 제대로 씻지 않은 것처럼 보였고, 냄새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하지만 엠마가 그 소년의 능력이 각종 질병을 퍼뜨리는 것이라 말했으니, 그가 더럽고 냄새나는 건 이해할 만했다. 뉴욕의 어느 인적 없는 골목에서 에릭은 최대한 설득력 있는 어조로 그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고 그의 능력을 적절히 활용할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소년은 호응하지 않고 미친개처럼 날뛰며 작은 칼을 꺼내 에릭을 공격했다. 에릭은 방심한 채로 팔에 상처를 입었고, 통증에 정신이 번쩍 들면서 분노했다. 손을 휘둘러 전봇대를 꺾었다.
불꽃과 굉음과 함께 전봇대는 도망치던 소년의 앞에 쓰러졌고, 그는 놀라 넘어지며 전봇대에 다리가 깔려 큰 소리로 아우성을 질렀다.
에릭은 그에게 다가갔다. 소년은 땅에 누운 채 입에 거품을 물고 발작하듯 몸부림쳤으며, 눈알이 두 눈 안에서 미친 듯이 굴러갔다. 에릭은 피곤하게 생각했다. /이 일은 정말 할 짓이 못된다./ 엠마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실수를 저지르다니. 우리가 이 뮤턴트 소년의 능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뇌 자체가 활활 타오르는 병균의 근원이기 때문이라는 걸 깜빡한 것이다.
에릭은 아자젤에게 전화를 걸어 데리러 오라 말했다. 상대는 의심 가득한 표정으로 보고있으나, 에릭이 소년을 데려가라고 말했다.
"이거 미친놈이라며." 아자젤이 확신하지 못한 채 말했다. "놈이 너를 찔렀고, 엑스맨도 이 애를 원하지 않아."
에릭은 이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사실 찰스가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걸 믿지 않았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작고도 명확한 목소리가 말했다.
*"찰스도 너는 원하지 않아."*
가엾은 바보 같으니.
아자젤은 그의 침묵에서 묵묵히 서서 소년의 손을 잡고, 다른 손은 에릭에게 내밀었다.
그러나 에릭은 그 손을 잡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돌려 떠나버렸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교통수단을 이용한 에릭은 심한 멀미에 시달렸다.
택시기사의 백미러 너머 놀라움을 담은 시선이 느껴지는 가운데, 에릭은 헬멧을 벗어내고 뜨겁게 달아오른 이마를 차가운 창문에 기댔다. 간단히 지혈을 한 팔은 저릿저릿 아팠고, 온몸의 혈액과 신경이 상처로 몰려들어 고통을 느끼는 것 같았다. 도시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유성처럼 흘러내리는 빗방울들이 뒷좌석 창문을 타고 쉼 없이 흘러내렸다. 그의 시야에는 온통 회색빛의 흐릿한 풍경뿐이었다. 그는 희미하게 장마철이 왔구나 생각했다.
비 오는 날의 찰스는 항상 유난히 창백해 보였다. 검은 우산 아래 푸른 눈동자는 어딘가 어둑한 초록빛을 띠었지만, 그는 느긋하고 편안해 보였다. 젖은 거리를 걸으며 차들 사이를 유유히 지나가며 에릭에게 빨리 따라오라고 재촉하곤 했다. 그의 뼛속에는 잉글랜드의 빗물이 흐르고 있었다.
택시에서 내린 에릭은 걷기 시작했다. 좁은 길에서 후진하던 차량의 불빛은 점차 멀어져 갔고, 하늘은 아직 완전히 어두워지지는 않았지만 비 때문에 시야가 흐렸다. 시멘트 위의 진창은 몇 번이나 그의 신발을 붙잡아 체력을 갉아먹었다. 에릭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의 숨소리가 불처럼 뜨겁고, 그는 갈비뼈가 아플 정도로 거칠게 기침했다. 거의 자신이 엔젤처럼 뜨거운 불덩이를 토할 것 같다는 생각에 이르렀을 때, 그제야 그는 이 증상이 단순한 멀미 때문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는 그 지긋지긋한 소년과 그의 칼이 떠올랐다. 아, 이 망할 놈의 짓거리.
이 사실을 깨닫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는 눈앞에 보이는 오래된 저택을 병중에 보이는 신기루처럼 바라보았다.
그저 멀리서 한 번 보기만 하려 했다. 레이븐이 한 것처럼 말이다.
——
에릭은 집 뒤편 언덕으로 돌아갔다. 그곳은 숲이 울창하고 지대가 높아 저택 뒤편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평소라면 별로 힘들지 않을 언덕이었지만, 지금의 에릭에겐 큰 고역이었다. 마지막으로 찰스와 함께 산책하며 이곳을 찾았을 때, 그는 찰스의 운동 부족을 비웃으며 앞서 걸었다. 그는 다리가 갓 태어난 사슴처럼 덜덜 떨리는 찰스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고, 찰스는 이를 악물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앞서지 못하도록 잡아당기며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빗물은 에릭의 온몸을 차갑게 만들었다. 그의 겨드랑이에 낀 헬멧은 점점 무거워졌다. 마침내 자작나무 한 그루에 등을 기대고 앉았을 때는 이미 식은땀이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고, 그의 몸은 무의식적으로 떨고 있었다. 그는 잠시 약해진 자신을 내버려 둔 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런 뒤 나무 너머로 고개를 내밀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무수한 창문들을 하나하나 헤아리며 시선을 돌렸다. 빗물을 닦아내며 찰스의 서재를 찾아냈다. 이 시간대에 그는 보통 그곳에서 게으른 오후의 티타임을 즐기곤 했다. 만약 거기에 에릭이 함께 있다면, 찰스는 그의 잔소리를 막기 위해 친절하게 스콘 반 조각을 그의 입에 넣어주곤 했다. 그들은 책을 읽고 체스를 두었다. 에릭은 찰스가 긴 이야기에 빠져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때 그의 찻잔에 약간의 위스키를 몰래 섞어 넣곤 했다. 찰스가 점점 둔해지고 웃음이 많아지며, 말을 더듬고 체스판에서 참패할 때를 기다렸다.
하지만 찰스는 거기 없었다.
그는 자신의 방에도 없었고, 에릭이 볼 수 있는 집 안의 어떤 곳에도 없었다. 에릭은 입안이 사막처럼 메말라서 거의 화를 낼 지경이었다. 눈을 한 번 깜빡이자 저택 외부의 가로등에서 필라멘트가 끊어져 전구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그의 의도와는 무관한 일이었고, 멀리서 파편이 부서지는 소리를 들었을 때 에릭은 몇 초간 멍하니 있었다. 그는 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을 돌려 마침내 찰스를 발견했다.
그는 집 바깥 처마 밑에 놓인 라탄 의자에 앉아 있었고, 고장 난 가로등을 의아한 듯이 올려다보았다. 다리 위에는 읽던 책이 놓여 있었다.
신이시여, 그는 너무도 젊었다. 에릭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는 그렇게 어리고 젊어서, 생기 넘치고, 아름다웠다. 만약 지금 그가 바로 곁에 있다면, 에릭은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침착하게, 무슨 일이 있어도 키스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너무도 빠르고 강렬하게 밀려와 온몸이 아플 지경이었다. 그는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왜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혼란스러웠다. 찰스는 항상 거기에 있었다. 그의 모든 것은 정말이지 아름다웠다.
젊은 교수는 가로등 고장의 이유를 생각하는 것을 포기한 듯 눈을 감고 깊이 숨을 내쉬었다. 에릭은 그의 가슴이 오르내리는 것을 통해 빗물 냄새를 느꼈다. 그 냄새는 그의 온몸을 뒤덮은 병증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완화시켜 주었다.
행크가 집 옆쪽에서 나타났다. 그는 에릭이 혼란스러운 머릿속으로는 도저히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무언가’를 밀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찰스의 곁에 멈춰 세우고, 고개를 숙인 채 몇 마디 말을 건넸다. 에릭은 찰스가 고마움을 표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찰스가 감사의 말을 내뱉을 때 그의 입술은 유난히 부드럽고 빠르게 움직였다. 마치 그 단어들을 항상 혀끝에 담아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행크는 떠났다. 찰스는 홀로 그곳에 남아 처마 밑에 앉아 있었다.
에릭은 그가 ‘무언가’를 옮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가 책을 덮고 그 무언가를 끌어당기며, 서툴게도 그것에 올라타려 했다. 그 과정에서 그의 다리는 허리 아래에 축 늘어진 채, 죽은 천 조각처럼 매달려 있었다.
그 동작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쩌면 보는 것 만큼 힘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에릭의 눈에는 그것이 그들이 헤어진 1년 반 동안이나 이어진 것처럼 느껴졌고, 마치 그들이 만나기 전의 한평생동안 계속된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그의 심장은 불타오르고, 끝내 재가 되어 목구멍으로 솟구쳤다. 에릭은 몸을 굽혀 토했다. 위산이 코를 타고 올라오며 마치 눈구멍까지 뚫고 들어오는 듯한 그런 고통이었고, 이미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복부는 마치 수천 개의 칼로 베인 듯 아팠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 찰스가 그것을 조종해 안정적으로 움직이며 집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 갑자기 멈춰서는 모습을 보았다. 에릭은 그가 나무숲 쪽을 향해 시선을 던진 것이 단지 자신의 착각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으나, 다음 순간 헬멧이 자신의 머리가 아니라 땅에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에릭?"
에릭은 눈을 꼭 감고 그 목소리가 자신의 머리를 통해 척추를 따라 온몸으로 퍼져나가도록 했다. 자신은 지금 열 가지 이상의 병을 앓고 있는 것 같았으나, 그 어떤 것도 이 목소리가 주는 죽음에 가까운 느낌보다 더 강하지 않았다. 찰스는 자신이 이 연결에 성공했음을 믿기 힘든 듯 충격을 받은 목소리였다.
"너 왜... 네가 왜 여기에? 세상에, 너 왜 아픈 거야?"
찰스. 에릭은 생각했다. 찰스. 찰스. 찰스. 그는 가진 모든 힘을 다해 이 이름으로 자신의 머리 속 공간을 채웠다. 그는 찰스가 자신의 머릿속에 오직 그만 있는 것을 보지 않기를 원했다. 또 한편으로는 찰스가 자신의 머릿속에 오직 그만 있는 것을 보기를 원했다. 그의 다리. 찰스.
"나 여기 있어. 얘기해 줘, 에릭."
하지만 무엇을 말해야 할까?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그는 자신의 머릿속으로 찰스가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찰스가 제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찰스는 마치 병사들로 가득 찬 그 트럭 안에서처럼 자신의 똑똑한 머리를 이용해 모든 진실을 가리고, 에릭의 눈을 가려 이 모든 것을 보지 못하게 했다. 찰스가 일으킨 이 모든 것을.
여기로 와줘, 찰스. 여기로 와줘.
내게 와줘.
찰스는 멀리서 그 '그것' 위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거기 있어, 에릭. 내가 도움을 요청할게." 찰스는 당황하고 근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리석은 찰스. 사랑스러운 찰스. 휠체어에 앉은 찰스. 그 미치도록 사랑스러운 괴물들을 사랑하는, 가엾은 바보. 에릭은 몸을 일으키며, 찰스의 숨이 깊게 들이쉬고 내쉬어지는 것을 느꼈다. 아니면 그건 그저 자신의 숨소리일 수도 있었다.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헬멧이 그의 귀를 스치는 그 순간까지 찰스는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의 뜨거운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그것은 분리되었다가 다시 하나로 합쳐지면서, 마치 그들이 헤어진 날과 같았다.
그는 달리기 시작했다. 어지럼증과 통증을 무시하려 발걸음에 집중하면서, 중간에 두 번 넘어졌지만 곧바로 일어섰다. 찰스가 닿을 수 없는 먼 범위에 이르러서야 에릭은 헬멧을 벗고 땅에 쓰러졌다. 빗물은 그의 모든 흔적을 지워냈고, 그를 찾을 수 있는 이는 없었다.
기절하기 직전에, 그는 모든 이름을 조용히 불렀다. 단 한 사람, 찰스만 빼고. 붉은 손이 그의 몸을 일으켜 세울 때, 엠마의 향수가 코를 찌를 때까지.
에릭은 자신이 여전히 심장이 뛰고 숨을 쉬고 있음을 비로소 깨달았다.
——
찰스는 춤을 추고 있었다.
음악은 풍부하고 활기찼다. 스코틀랜드 백파이프와 바이올린 소리, 그리고 사람들의 빠른 스텝이 역동적으로 흘렀다. 찰스는 작은 펍 한가운데에, 테이블을 치우고 생긴 빈 공간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그는 레이븐의 손을 잡고 허리를 살짝 숙이며 서로를 끌어당기고 밀어내며 발걸음을 빠르게 튕기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익살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웠다.
찰스는 때때로 군중 사이로 에릭에게 시선을 던지며 웃음을 지었다. 어떤 때는 자신의 동작에 흥이 올라 웃음소리를 터뜨리고, 어떤 때는 에릭에게 함께하자 조르는 무언의 입모양을 하며 그를 부르고 있었다. 에릭은 바 테이블의 높은 의자에 앉아 그의 시선에 매번 고개를 젓고 웃고 있었다.
**찰스가 다가온다. 다리를 뻗어 행군하듯 과장된 동작으로 걷기 시작하자 에릭의 머릿속엔 경고등이 켜졌다.**
"안 돼."
그는 얼굴을 굳히려 했지만, 찰스가 입을 삐쭉 내밀고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찌푸리는 것을 보자 그건 쉽지 않았다.
"아니, 난 춤 안 춰, 찰스."
"지루한 독일인 같으니, 여기 앉아서 맥주를 너 혼자 다 마시려고?"
찰스는 일부러 또박또박 발음을 정확히 하며 말했다. 에릭은 그게 일종의 인종차별이라는 항의라도 하려 했지만, 친구는 갑작스럽게 강한 힘으로 그의 팔을 잡아끌어 바 스툴에서 끌어내더니 춤추는 사람들 사이로 데려갔다. 레이븐까지 거들며 에릭의 빈 손을 잡아서 그를 둘러싼 채, 강제로 어떤 탭댄스 같은 동작을 추게 만들었다.
에릭은 자신의 다리가 이렇게 서툴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찰스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그는 에릭의 오른쪽에서 크게 웃으며, 선의와 순수한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지금이라면 에릭이 그의 손을 뿌리치고 더 이상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피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는 너무나도 눈부셨다.**
붉게 달아오른 뺨과 빛나는 눈동자를 보면서, 에릭은 거의 경건하게 생각했다.
길고 어두운 과거 속에서, 그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살아 있는 송장이었다. 찰스는 유일하게 진정으로 살아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에릭에게 자신도 찰스처럼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믿을 수 없을 만큼의 행복과 만족감이 그의 마음을 가득 채웠고,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에릭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
그리고 그는 깨어났다.
그의 두 눈은 무언가에 붙들린 듯이 꼭 감겨 있었고, 그것을 조금씩 열어서 방 안의 빛에 적응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참더있음
여기까지 부분번역함
엑퍼클 보면서 언제 휠체어에 대해 처음 알았을까했는데 이 중픽 내면묘사 진짜 개좋았음… 채찍피티 번역으로도 읽을 수 있으니까 원문으로 읽어봐주
원작기반에 실감나고 길고 개존잼임
번역해서 조금 다듬어옴
최애씨피 대서사시 나혼자 볼수없다
에릭이 브라더후드 활동하는 내용이 주내용임
찌통도 개그도 있는데…걍 몰입감미쳤음
주변인물이랑 에릭 관계나 대화가 존좋임
에릭이 생각하는 찰스가……… 순애미쳤음
엑스맨 보다가 찢어진 가슴을 치유하자
캐해석 ㄹㅇ 꼭 나와야하는 영화 한 편 보는 것 같아서 감동했음
에릭이랑 헬파이어 클럽이 엑퍼클 이후에 먹고 떠들고 농담하고 뮤턴트 해방 활동하는 거 보고싶다?????
그럼 이 아오삼을 ㅊㅊ하고 싶다………
아니진짜…나혼자죽을수없음
길다는 생각이 안들정도로 사건이 너무 재밌음
에릭찰스 I May Hate Myself in the Morning 2
원문은 https://archi❤️veofourown.org/works/53127415
전편은 https://hygall.com/611837671
레이븐 덕분에, 젊은 뮤턴트 나탈리는 그 후엔 에릭에게 완전히 관심을 끊었다. 이걸 좀 더 온화한 표현이라고 한다면, 이제 그녀는 에릭을 보면 마치 그가 처음 만났을 때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숨겨진 사랑 이야기를 전해야 했다는 듯한 원망 어린 시선을 보낸다.
그들은 그동안 몇 명의 동료를 추가로 구했고, 대부분은 독립적인 사람들로 각지에 흩어져 있어 에릭은 특별히 그들을 위해서 더 큰 집을 찾지는 않았다. 그는 신문에서 마틴 루터 킹 주니어가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읽었고, 그의 흑인 동포들과 체제에 맞서 싸운 이야기를 보면서, 자신도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그의 방식은 그렇게 평화롭지 않았다.
그는 신문을 한 페이지 넘기면서 다음 면에서 찰스의 이름을 발견했다.
그 기사는 제네바에서 열린 유전학 학회에 관한 것이었고, 찰스 자비에 교수는 어떤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으로 학계에서 큰 인정을 받아 상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에릭은 정신을 차리기 전까지 그 짧은 문장들을 몇 분 동안이나 응시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천천히 의식하며, 만약 레이븐이 계속해서 외출해 편지를 보내고 있었다면, 그는 찰스가 그 큰 부상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거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고 깨달았다.
에릭은 그 기사를 잘라서 훔쳐온 논문 속에 넣고, 나중에 엠마가 누가 신문을 자른 거냐고 묻자 귀머거리가 된 척했다.
그 이후로 그는 정기적으로 신문을 읽으며 작은 칼럼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어쩌면 다른 누구도 이 날카로운 칼날에 난도질당하고 싶지 않았던 탓일까, 찰스는 뮤턴트 문제의 중요한 증인이 되어 있었다. 그는 여러 차례의 지면 인터뷰를 했으며, 변이가 사회에 가져올 새로운 선한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의견이라 적힌 수많은 문장들은 아마도 잘못 인용되었을 것이다.
신문에 나온 프로페서 자비에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학자처럼 묘사되었고, 미치광이이기에 괴물들을 사랑하며 미사일과 전함을 제어하거나 눈에서 죽음의 광선을 발사하는 것에 대해 "감동적"이라고 말한다 표현되었다.
그 인터뷰들의 수를 보면, 처음에는 찰스가 언론과의 전쟁에 신경을 많이 기울였지만, 그 후에 그의 인터뷰는 점점 줄어들었고, 에릭은 그가 학술 만찬에 참석하거나 논문을 발표하는 기사를 찾기 위해 더 외진 곳으로 가야만 했다. 그 기사는 대부분이 몇 마디 되지 않았고, 페이지에서 3인치도 되지 않는 크기로 나왔다. 그리고 그는 신문에서 한 장의 찰스 사진도 본 적이 없었다.
에릭은 화가 나고 웃기기도 했다. 미쳤으며, 어리석고, 존경스럽고 사랑스러운 찰스, 거대한 어깨 위에 서서 어떻게 하면 이 거인을 상처없이 쓰러뜨릴 수 있을까만 생각하는 찰스.
그가 했던 일들, 하고 있는 일들, 앞으로 할 일들을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앞으로 10년간의 노벨 평화상은 그 우스꽝스러울 만큼 넓고 커다란, 낡은 집에 걸려 있어야 할 것이다.
논문의 두께가 스크랩북 수준으로 점점 두터워지고, 엠마가 신문 속 공허한 칸들에 대해 불평하던 것도 멈춘 사이, 봄은 5월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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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은 그 달에 한 명의, 명백히 죽음을 서두르는 의원이 뮤턴트 격리법안을 제기하는 것을 막았다. 그는 두 시간 동안 그에게 현대 사회에서 나치의 길을 걷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득했으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그가 몇 번이나 상대방이 정신을 잃거나 소리치는 바람에 중단된 연설을 다시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그는 마치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한 노동자처럼 만족스럽게 집으로 돌아와 소파에 앉아 맥주를 마셨다. 이제 막 그날 신문을 읽으려던 찰나, 엠마가 분위기를 깨고 나타났다. 그녀는 뉴욕에 있는 돌연변이를 발견했다며 그의 위치와 능력을 대략 알려준 후, 높은 굽의 신발을 신고 사라졌다. 이를 처리할 마음이 전혀 없는 듯했다. 레이븐은 여전히 정부 기관에서 잠입 중이고, 다른 사람들도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에릭은 불만을 억누르고, 다른 거실에서 아자젤을 찾아 함께 뉴욕 거리로 떠났다.
사실 에릭은 동료를 찾으러 다니는 일을 누구와도 함께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한때 찰스와 함께했던 일을 누구와도 다시 하고 싶지 않았고, 그 활동들은 대개 아주 흥미로운 것들이었기에, 이는 그를 정서적으로 몹시 빈약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거의 하루 종일 찰스를 떠올리지 않았다는 것에 자부심에 차 있던 그는, 결국 그 순간 찰스를 떠올리고 말았다. 에릭은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이 일은 할 짓이 못된다.
엠마가 맡기는 모든 일이 그렇듯이 말이다. 그 소년도 엉망이었다. 그는 최소한 5년은 제대로 씻지 않은 것처럼 보였고, 냄새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하지만 엠마가 그 소년의 능력이 각종 질병을 퍼뜨리는 것이라 말했으니, 그가 더럽고 냄새나는 건 이해할 만했다. 뉴욕의 어느 인적 없는 골목에서 에릭은 최대한 설득력 있는 어조로 그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고 그의 능력을 적절히 활용할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소년은 호응하지 않고 미친개처럼 날뛰며 작은 칼을 꺼내 에릭을 공격했다. 에릭은 방심한 채로 팔에 상처를 입었고, 통증에 정신이 번쩍 들면서 분노했다. 손을 휘둘러 전봇대를 꺾었다.
불꽃과 굉음과 함께 전봇대는 도망치던 소년의 앞에 쓰러졌고, 그는 놀라 넘어지며 전봇대에 다리가 깔려 큰 소리로 아우성을 질렀다.
에릭은 그에게 다가갔다. 소년은 땅에 누운 채 입에 거품을 물고 발작하듯 몸부림쳤으며, 눈알이 두 눈 안에서 미친 듯이 굴러갔다. 에릭은 피곤하게 생각했다. /이 일은 정말 할 짓이 못된다./ 엠마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실수를 저지르다니. 우리가 이 뮤턴트 소년의 능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뇌 자체가 활활 타오르는 병균의 근원이기 때문이라는 걸 깜빡한 것이다.
에릭은 아자젤에게 전화를 걸어 데리러 오라 말했다. 상대는 의심 가득한 표정으로 보고있으나, 에릭이 소년을 데려가라고 말했다.
"이거 미친놈이라며." 아자젤이 확신하지 못한 채 말했다. "놈이 너를 찔렀고, 엑스맨도 이 애를 원하지 않아."
에릭은 이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사실 찰스가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걸 믿지 않았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작고도 명확한 목소리가 말했다.
*"찰스도 너는 원하지 않아."*
가엾은 바보 같으니.
아자젤은 그의 침묵에서 묵묵히 서서 소년의 손을 잡고, 다른 손은 에릭에게 내밀었다.
그러나 에릭은 그 손을 잡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돌려 떠나버렸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교통수단을 이용한 에릭은 심한 멀미에 시달렸다.
택시기사의 백미러 너머 놀라움을 담은 시선이 느껴지는 가운데, 에릭은 헬멧을 벗어내고 뜨겁게 달아오른 이마를 차가운 창문에 기댔다. 간단히 지혈을 한 팔은 저릿저릿 아팠고, 온몸의 혈액과 신경이 상처로 몰려들어 고통을 느끼는 것 같았다. 도시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유성처럼 흘러내리는 빗방울들이 뒷좌석 창문을 타고 쉼 없이 흘러내렸다. 그의 시야에는 온통 회색빛의 흐릿한 풍경뿐이었다. 그는 희미하게 장마철이 왔구나 생각했다.
비 오는 날의 찰스는 항상 유난히 창백해 보였다. 검은 우산 아래 푸른 눈동자는 어딘가 어둑한 초록빛을 띠었지만, 그는 느긋하고 편안해 보였다. 젖은 거리를 걸으며 차들 사이를 유유히 지나가며 에릭에게 빨리 따라오라고 재촉하곤 했다. 그의 뼛속에는 잉글랜드의 빗물이 흐르고 있었다.
택시에서 내린 에릭은 걷기 시작했다. 좁은 길에서 후진하던 차량의 불빛은 점차 멀어져 갔고, 하늘은 아직 완전히 어두워지지는 않았지만 비 때문에 시야가 흐렸다. 시멘트 위의 진창은 몇 번이나 그의 신발을 붙잡아 체력을 갉아먹었다. 에릭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의 숨소리가 불처럼 뜨겁고, 그는 갈비뼈가 아플 정도로 거칠게 기침했다. 거의 자신이 엔젤처럼 뜨거운 불덩이를 토할 것 같다는 생각에 이르렀을 때, 그제야 그는 이 증상이 단순한 멀미 때문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는 그 지긋지긋한 소년과 그의 칼이 떠올랐다. 아, 이 망할 놈의 짓거리.
이 사실을 깨닫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는 눈앞에 보이는 오래된 저택을 병중에 보이는 신기루처럼 바라보았다.
그저 멀리서 한 번 보기만 하려 했다. 레이븐이 한 것처럼 말이다.
——
에릭은 집 뒤편 언덕으로 돌아갔다. 그곳은 숲이 울창하고 지대가 높아 저택 뒤편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평소라면 별로 힘들지 않을 언덕이었지만, 지금의 에릭에겐 큰 고역이었다. 마지막으로 찰스와 함께 산책하며 이곳을 찾았을 때, 그는 찰스의 운동 부족을 비웃으며 앞서 걸었다. 그는 다리가 갓 태어난 사슴처럼 덜덜 떨리는 찰스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고, 찰스는 이를 악물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앞서지 못하도록 잡아당기며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빗물은 에릭의 온몸을 차갑게 만들었다. 그의 겨드랑이에 낀 헬멧은 점점 무거워졌다. 마침내 자작나무 한 그루에 등을 기대고 앉았을 때는 이미 식은땀이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고, 그의 몸은 무의식적으로 떨고 있었다. 그는 잠시 약해진 자신을 내버려 둔 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런 뒤 나무 너머로 고개를 내밀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무수한 창문들을 하나하나 헤아리며 시선을 돌렸다. 빗물을 닦아내며 찰스의 서재를 찾아냈다. 이 시간대에 그는 보통 그곳에서 게으른 오후의 티타임을 즐기곤 했다. 만약 거기에 에릭이 함께 있다면, 찰스는 그의 잔소리를 막기 위해 친절하게 스콘 반 조각을 그의 입에 넣어주곤 했다. 그들은 책을 읽고 체스를 두었다. 에릭은 찰스가 긴 이야기에 빠져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때 그의 찻잔에 약간의 위스키를 몰래 섞어 넣곤 했다. 찰스가 점점 둔해지고 웃음이 많아지며, 말을 더듬고 체스판에서 참패할 때를 기다렸다.
하지만 찰스는 거기 없었다.
그는 자신의 방에도 없었고, 에릭이 볼 수 있는 집 안의 어떤 곳에도 없었다. 에릭은 입안이 사막처럼 메말라서 거의 화를 낼 지경이었다. 눈을 한 번 깜빡이자 저택 외부의 가로등에서 필라멘트가 끊어져 전구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그의 의도와는 무관한 일이었고, 멀리서 파편이 부서지는 소리를 들었을 때 에릭은 몇 초간 멍하니 있었다. 그는 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을 돌려 마침내 찰스를 발견했다.
그는 집 바깥 처마 밑에 놓인 라탄 의자에 앉아 있었고, 고장 난 가로등을 의아한 듯이 올려다보았다. 다리 위에는 읽던 책이 놓여 있었다.
신이시여, 그는 너무도 젊었다. 에릭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는 그렇게 어리고 젊어서, 생기 넘치고, 아름다웠다. 만약 지금 그가 바로 곁에 있다면, 에릭은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침착하게, 무슨 일이 있어도 키스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너무도 빠르고 강렬하게 밀려와 온몸이 아플 지경이었다. 그는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왜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혼란스러웠다. 찰스는 항상 거기에 있었다. 그의 모든 것은 정말이지 아름다웠다.
젊은 교수는 가로등 고장의 이유를 생각하는 것을 포기한 듯 눈을 감고 깊이 숨을 내쉬었다. 에릭은 그의 가슴이 오르내리는 것을 통해 빗물 냄새를 느꼈다. 그 냄새는 그의 온몸을 뒤덮은 병증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완화시켜 주었다.
행크가 집 옆쪽에서 나타났다. 그는 에릭이 혼란스러운 머릿속으로는 도저히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무언가’를 밀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찰스의 곁에 멈춰 세우고, 고개를 숙인 채 몇 마디 말을 건넸다. 에릭은 찰스가 고마움을 표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찰스가 감사의 말을 내뱉을 때 그의 입술은 유난히 부드럽고 빠르게 움직였다. 마치 그 단어들을 항상 혀끝에 담아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행크는 떠났다. 찰스는 홀로 그곳에 남아 처마 밑에 앉아 있었다.
에릭은 그가 ‘무언가’를 옮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가 책을 덮고 그 무언가를 끌어당기며, 서툴게도 그것에 올라타려 했다. 그 과정에서 그의 다리는 허리 아래에 축 늘어진 채, 죽은 천 조각처럼 매달려 있었다.
그 동작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쩌면 보는 것 만큼 힘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에릭의 눈에는 그것이 그들이 헤어진 1년 반 동안이나 이어진 것처럼 느껴졌고, 마치 그들이 만나기 전의 한평생동안 계속된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그의 심장은 불타오르고, 끝내 재가 되어 목구멍으로 솟구쳤다. 에릭은 몸을 굽혀 토했다. 위산이 코를 타고 올라오며 마치 눈구멍까지 뚫고 들어오는 듯한 그런 고통이었고, 이미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복부는 마치 수천 개의 칼로 베인 듯 아팠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 찰스가 그것을 조종해 안정적으로 움직이며 집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 갑자기 멈춰서는 모습을 보았다. 에릭은 그가 나무숲 쪽을 향해 시선을 던진 것이 단지 자신의 착각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으나, 다음 순간 헬멧이 자신의 머리가 아니라 땅에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에릭?"
에릭은 눈을 꼭 감고 그 목소리가 자신의 머리를 통해 척추를 따라 온몸으로 퍼져나가도록 했다. 자신은 지금 열 가지 이상의 병을 앓고 있는 것 같았으나, 그 어떤 것도 이 목소리가 주는 죽음에 가까운 느낌보다 더 강하지 않았다. 찰스는 자신이 이 연결에 성공했음을 믿기 힘든 듯 충격을 받은 목소리였다.
"너 왜... 네가 왜 여기에? 세상에, 너 왜 아픈 거야?"
찰스. 에릭은 생각했다. 찰스. 찰스. 찰스. 그는 가진 모든 힘을 다해 이 이름으로 자신의 머리 속 공간을 채웠다. 그는 찰스가 자신의 머릿속에 오직 그만 있는 것을 보지 않기를 원했다. 또 한편으로는 찰스가 자신의 머릿속에 오직 그만 있는 것을 보기를 원했다. 그의 다리. 찰스.
"나 여기 있어. 얘기해 줘, 에릭."
하지만 무엇을 말해야 할까?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그는 자신의 머릿속으로 찰스가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찰스가 제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찰스는 마치 병사들로 가득 찬 그 트럭 안에서처럼 자신의 똑똑한 머리를 이용해 모든 진실을 가리고, 에릭의 눈을 가려 이 모든 것을 보지 못하게 했다. 찰스가 일으킨 이 모든 것을.
여기로 와줘, 찰스. 여기로 와줘.
내게 와줘.
찰스는 멀리서 그 '그것' 위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거기 있어, 에릭. 내가 도움을 요청할게." 찰스는 당황하고 근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리석은 찰스. 사랑스러운 찰스. 휠체어에 앉은 찰스. 그 미치도록 사랑스러운 괴물들을 사랑하는, 가엾은 바보. 에릭은 몸을 일으키며, 찰스의 숨이 깊게 들이쉬고 내쉬어지는 것을 느꼈다. 아니면 그건 그저 자신의 숨소리일 수도 있었다.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헬멧이 그의 귀를 스치는 그 순간까지 찰스는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의 뜨거운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그것은 분리되었다가 다시 하나로 합쳐지면서, 마치 그들이 헤어진 날과 같았다.
그는 달리기 시작했다. 어지럼증과 통증을 무시하려 발걸음에 집중하면서, 중간에 두 번 넘어졌지만 곧바로 일어섰다. 찰스가 닿을 수 없는 먼 범위에 이르러서야 에릭은 헬멧을 벗고 땅에 쓰러졌다. 빗물은 그의 모든 흔적을 지워냈고, 그를 찾을 수 있는 이는 없었다.
기절하기 직전에, 그는 모든 이름을 조용히 불렀다. 단 한 사람, 찰스만 빼고. 붉은 손이 그의 몸을 일으켜 세울 때, 엠마의 향수가 코를 찌를 때까지.
에릭은 자신이 여전히 심장이 뛰고 숨을 쉬고 있음을 비로소 깨달았다.
——
찰스는 춤을 추고 있었다.
음악은 풍부하고 활기찼다. 스코틀랜드 백파이프와 바이올린 소리, 그리고 사람들의 빠른 스텝이 역동적으로 흘렀다. 찰스는 작은 펍 한가운데에, 테이블을 치우고 생긴 빈 공간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그는 레이븐의 손을 잡고 허리를 살짝 숙이며 서로를 끌어당기고 밀어내며 발걸음을 빠르게 튕기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익살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웠다.
찰스는 때때로 군중 사이로 에릭에게 시선을 던지며 웃음을 지었다. 어떤 때는 자신의 동작에 흥이 올라 웃음소리를 터뜨리고, 어떤 때는 에릭에게 함께하자 조르는 무언의 입모양을 하며 그를 부르고 있었다. 에릭은 바 테이블의 높은 의자에 앉아 그의 시선에 매번 고개를 젓고 웃고 있었다.
**찰스가 다가온다. 다리를 뻗어 행군하듯 과장된 동작으로 걷기 시작하자 에릭의 머릿속엔 경고등이 켜졌다.**
"안 돼."
그는 얼굴을 굳히려 했지만, 찰스가 입을 삐쭉 내밀고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찌푸리는 것을 보자 그건 쉽지 않았다.
"아니, 난 춤 안 춰, 찰스."
"지루한 독일인 같으니, 여기 앉아서 맥주를 너 혼자 다 마시려고?"
찰스는 일부러 또박또박 발음을 정확히 하며 말했다. 에릭은 그게 일종의 인종차별이라는 항의라도 하려 했지만, 친구는 갑작스럽게 강한 힘으로 그의 팔을 잡아끌어 바 스툴에서 끌어내더니 춤추는 사람들 사이로 데려갔다. 레이븐까지 거들며 에릭의 빈 손을 잡아서 그를 둘러싼 채, 강제로 어떤 탭댄스 같은 동작을 추게 만들었다.
에릭은 자신의 다리가 이렇게 서툴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찰스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그는 에릭의 오른쪽에서 크게 웃으며, 선의와 순수한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지금이라면 에릭이 그의 손을 뿌리치고 더 이상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피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는 너무나도 눈부셨다.**
붉게 달아오른 뺨과 빛나는 눈동자를 보면서, 에릭은 거의 경건하게 생각했다.
길고 어두운 과거 속에서, 그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살아 있는 송장이었다. 찰스는 유일하게 진정으로 살아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에릭에게 자신도 찰스처럼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믿을 수 없을 만큼의 행복과 만족감이 그의 마음을 가득 채웠고,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에릭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
그리고 그는 깨어났다.
그의 두 눈은 무언가에 붙들린 듯이 꼭 감겨 있었고, 그것을 조금씩 열어서 방 안의 빛에 적응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참더있음
여기까지 부분번역함
엑퍼클 보면서 언제 휠체어에 대해 처음 알았을까했는데 이 중픽 내면묘사 진짜 개좋았음… 채찍피티 번역으로도 읽을 수 있으니까 원문으로 읽어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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