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버전까지 내전난민이면 너무 가슴아프니까 좀 더 평화롭게 밸런스패치때린 설정으로 봇들이 인간인 평행우주가 있었으면 좋겠다 티는 안 내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친구들이랑 다 헤어짐+절친이랑 사이 멀어짐+타지생활중 쓰리콤보로 우울증 온 벌크헤드의 인생에 어느날 갑자기 굴러들어온 새끼길냥이 미코 어울리지 않냐 밤에 공원 벤치에 앉아서 잠깐 멍때리는데 꼬리 바짝 세우고 우애애애앩!!하면서 옷에 발톱 박고 영차영차 기어올라온 미코냥이가 도저히 내려 올 생각을 안 함+억지로 내려놓으면(벌키 미코냥이 너무 작고 고양이 특유의 흐물텅함때문에 좀 무서워할것같음ㅋㅋㅋㅋ) 또 울면서 엉겨붙어서 얼떨결에 자취방에 데려가서 임보하는데
1. 한눈 판 사이 이상한 데 올라가서/낑겨서 소리지르고 있음
2. 안 보면 5분에 한번씩 집 어디선가 우당탕 소리 남
3. 근데 또 넉살좋게 찰싹 붙어서 고롱고롱고롱 잠듦
4. 방심해서 같이 잠들었더니 얼굴 밟고 밥달라고 소리지름
5. 아차차 급하게 편의점 가서 캔 사다가 까주고 씻어놓은 햇반그릇에 물 담아주니까 먹고 도로 잠듦... 얌전히 있으니까 진짜 귀엽긴 하다 빨리 주인 찾아줘야 할텐데...... 일단 급하게 사료랑 이것저것 인터넷으로 주문함
6. 어제 사다놓은 캔 더 까서 밥주고 문 창문 다 잠그고 출근하는데 가방에서 야옹소리가 남.....?? 고양아 언제 거기 들어갔어???????
이거 하루만에 다 겪고 넋 나갈것같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계속 사고치는 미코때문에 며칠 정신 쏙 빠지다가 어느 날 잠잘 준비 하다가 갑자기 어 그러고보니까 나 요새 우울한 생각 한 번도 안 했네?라고 깨닫는 순간이 올 것 같음 어느새 집안은 미코 장난감이랑 화장실이랑 벌키가 야매로 만든 캣타워랑 밥그릇물그릇 스크래쳐가 한가득이고 미코는 얼굴 옆에 찰싹 붙어서 고롱고롱 자고 있고... 그 순간이 벌크헤드가 미코 임보 그만두고 임종까지 보호하기로 결심하고 미코라는 이름도 제대로 붙여준 순간일 것 같다ㅋㅋㅋㅋ 애틋함과 별개로 미코라는 이름은 미코가방무단탑승사건으로 회사에 데려간 날에 회사에서도 바닥 뛰어다니면서 직원들 슬리퍼 공격하느라 바쁜 미코 보고 직장동료가 고양이 이름 아직 안 지었으면 미친코숏 줄여서 미코 어떠냐고 농담한 게 시초였을것같음 그 뒤로 정식으로 이름 정할 때 초롱이 나비 얼룩이 삼색이 예삐 이런거 다 시도했는데 미코가 유일하게 미코에 반응하는 바람에 미코는 미코가 됨...
근데 정식으로 미코 입양해도 벌키랑 미코 일상은 별 차이 없이 쭉 이어졌을것같음 집에 바선생 나온 날 끼야아아아아악 날뛰는 벌키 한심해하면서 냥냥펀치로 잡아주는 미코(그래놓고 본묘는 방울토마토같은거 보고 경기 일으킴)/왜인지 헤비메탈 음악을 틀어주면 좋아하는 미코/벌키가 출근한 사이 집에 든 도둑 긁고 물고 후려패서 쫓아낸 미코(벌키는 바닥의 핏자국을 보고 기절초풍했지만 전부 미코가 아니라 도둑놈 피라는 것에 안심했고 도둑은 cctv로 잡음)/오랜만에 벌키네 모인 옛 절친들에게 낯도 안 가리고 다가가서 맛깔나게 놀고 같이 디비져 자는 미코 사진이 어느새 앨범에 한가득인 벌크헤드가 다 자라서 길쭉한 근육냥이 된 미코 쓰다듬으며 미코야 나 너 없었을 땐 어떻게 살았을까? 물으면 미코는 우애앩 울고 머리꿍 박치기하는게 매일 굿나잇 루틴인 벌키와 미코네 집 풍경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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