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136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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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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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슾 샘스파 ㅅㅍㅈㅇ 오타 있어서 자꾸 ㅈㅇ함..ㅁㅇ
쓸데없이 좀 김 ㅈㅇ
해리의 권유로 고등학교 졸업 후 피터는 해리와 동거를 시작했음. 핕. 이건 서로 윈윈인 제안이야. 너도 대학이랑 가깝고, 나도 집에서 좀 도망치는 거지. 우리 아빠 성격 알잖아? 안 그래도 매일 경영 수업 듣느라 죽을 것 같은데 네가 나 좀 살려줘, 어? 해리의 능청에 피터는 고민하는 듯 했지만 결국 저번 생과 똑같이 고개를 끄덕일 걸 해리는 알고 있었음.
그리고 시작된 두 번째 동거에 해리는 피터앞에서 계속해서 지어지려는 웃음을 꾹 참느라 애를 먹었음. 피터의 정체가 스파이더맨인 걸 알고나니 보이는 게 왜 이렇게 많은지. 솔직히 피터가 스파이더맨이 되는 걸 막을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회귀자의 예감인지 뭔지 자신은 그런 큰 줄기는 막을 수 없을거라는 느낌이 들었음.
그래, 그건 못 바꾼다는 거지. 애초에 피터를 만나지 않으려는 계획을 바꿔 피터 옆에 있기로 한 이상, 스파이더맨이 되는 피터를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었음. 하지만 피터가 스파이더맨이 됐다는 이유로 닥쳐오는 불운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해리는 그 생각으로 피터를 곁에서 지키기로 맘 먹었지. 그 때문에 피터에게 동거를 제안한 해리였지만..
요즘 해리는 밤늦게 집에 들어오다 들켜놓고 늦은 이유도 제대로 말 못하고 쩔쩔매는 피터를 보며 웃음이 터지려는 걸 꾹 잡아 눌러야 했음. 이렇게 티나는 걸 저번엔 어떻게 몰랐는지. 이 정도면 제발 좀 알아달라고 하는 것 같잖아.
"왜 이렇게 늦게 들어와?"
오늘도 거실을 거닐다 조용히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피터를 마주친 해리가 커피를 홀짝이며 물었음. 피터가 아르바이트 하는 피자 가게 영업 시간은 저녁 9시까지인데, 밤 11시를 훌쩍 넘어 들어오던 피터가 해리에게 딱 걸린 것이었음. 피터는 해리의 질문에 주인 몰래 간식을 먹던 걸 들킨 토끼 마냥 당황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지.
"어, 그게.."
도륵도륵 굴러가는 피터의 푸른 눈 너머로 어떤 변명거리를 찾고 있는지 훤히 보이는 것 같았음. 보나마나 스파이더맨으로 자경단 짓 한다고 늦었을텐데 이번에는 또 무슨 말로 둘러대려나. 점장이 가게 시간을 연장했다고? 아니면 오는 길에 도로 정체가 너무 심했다고? 이번에는 대학 과제 팀 프로젝트? 해리는 피터를 빤히 쳐다보며 여유롭게 커피가 든 컵을 기울였음.
"그..."
가방을 멘 등에 식은 땀마저 뻘뻘 흘리는 듯한 피터의 모습에 해리는 결국 지어진 미소를 컵 안에서 갈무리하느라 커피를 한모금 더 마셔야 했음. 언제쯤 능숙하게 대처하게 될런지 여전히 변명 하나 제대로 둘러대지 못하는 피터의 반응에 자꾸 장난치듯 떠보고 있었지. 입술까지 꾹 깨물고 뭐라 머뭇거리던 피터가 눈을 질끈 감고 입을 열려고 할 때, 해리는 부러 점잖을 빼며 아무것도 아닌 냥 책상위의 종이 뭉치를 들었음.
"뭐, 됐어. 무슨 일이든 바빴겠지."
네가 애도 아니고. 핕. 너도 무슨 일이 있었을거야, 응? 해리가 여상히 넘기자 그제야 피터도 숨을 내쉬며 긴장한 어깨를 푸는 듯 했음. 피터에게 부담을 주긴 싫었지. 그치만 영 어리바리한 모습에 자꾸 장난을 걸게되는 건 어쩔 수 없었음. 드디어 한시름 넘긴 듯해 숨을 내쉬는 피터를 쳐다보다 해리가 픽 웃으며 말을 던졌음.
"그래도 새벽 전엔 들어와."
걱정되잖아. 제 말에 피터의 눈이 방금전처럼 또다시 동그래졌음. 해리가 그런 피터를 보며 피식 웃자 피터는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였음. 응. 그럴게.. 멋쩍은지 피터의 귓가가 살짝 달아올라 있었음. 그런 피터를 보며 아무것도 아닌 척 보고서를 넘기다 짐짓 미간을 찌푸린 해리가 능청을 떨었음. 그것보다 핕. 혹시 지금도 머리 돌아가? 난 이 연구 내용이 이해가 안 가는데 좀 이해 시켜줄래? 이게 내가 아는 언어가 맞는지 모르겠는데-
제 질문에 가방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설명을 시작하는 피터의 목소리를 들으며 해리는 턱을 괴며 생각했음. 저번 생에는 피터에게 어딜 갔다왔는지 꼬치꼬치 캐물으며 피터를 곤란하게 만들었지만 이젠 아무래도 괜찮았음. 일단 피터가 저와 함께 있으면서 안정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지. 그리고 동거도 계속하면서 피터를 지켜보기도 하고, 무슨 일 터지면 내가 도와주면서-
그런 생각에 잠겨 있다 해리, 이해 돼? 피터의 말에 해리의 눈이 깜빡였음. 한박자 늦게 음.. 조금..? 하고 대꾸하자 물어놓고 제대로 안 듣는 거야..? 하며 피터가 짐짓 얼굴을 찌푸렸음. 그러자 해리가 다급하게 대답했음. 아니, 아니, 그럴리가. 이게 뭐라고? 설명을 한번 놓치니까 따라가기 어려워서 그래. 다시 해봐. 이번엔 잘 들을게. 하고 피터의 설명을 열심히 경청하는 채할 때, 피터의 귀끝이 여전히 살짝 붉은 걸 해리는 눈치채지 못했음.
이럴 줄 알았지만, 똑같은 일을 또다시 겪으니 기분이 묘하긴 하다는 생각을 하며 해리는 거즈를 붙인 부위를 만지작 거렸음. 오늘은 오스코프 주최 박람회가 있던 날이었음. 그 말은 바로 아버지인 노먼이 그린고블린으로 처음 등장한 날이라는 말이었지. 그간 버나드에게 아버지를 잘 지켜보고 이상한 낌새를 보이면 바로 자신에게 연락을 달라고 했던 해리였음. 그리고 오스코프 내에 사람을 심고 있었지만, 버나드에게 연락이 왔을 땐, 한 발 늦은 채였지. 그래도 바뀐 점이 있었음. 부상자는 있었지만, 전과 다르게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고, 엠제이와 같이 박람회에 참가했어야 할 해리는 오늘 혼자였거든.
해리는 이사회 몰래 박람회 곳곳에 사고에 대비할 사람들을 배치했음. 사고 수습을 대비한 인력이었지. 그리고 참가하는 이사회 사람들과 관람객들을 대폭 줄였음. 이사회들이 그런 해리를 맘에 들어하지 않아했지만 해리는 무시했음. 다만 자기한테 목숨값을 빚지고도 갚아라고 따질 수 없으니 그 점이 좀 아쉬웠지. 그리고 메리 제인은... 해리는 이번 생에 메리 제인과 사귀지 않았음.
솔직히 피터에게 보여주기 위해 엠제이에게 접근한 이유가 컸지만, 엠제이와는 잘 맞는 부분도 있었고 사귀는 동안 많이 좋아한 것도 맞았음. 그렇지만 자신과 엠제이는 결국 다른 길을 걸어야 하는 인연이라고 생각했고, 해리는 피터의 장례식장에서 슬프게 울던 메리 제인을 기억했지. 그래서 홀로 박람회에 참가한 해리는 블레이더를 탄 그린고블린이 공중에 나타났을 때, 침을 꿀꺽 삼켰음.
다행히 피해는 많이 줄어들었고, 오스코프를 향한 비난의 여론 또한 전보다 나쁘지 않았음. 물론 해리가 미리 준비했던 반박 기사를 같이 터뜨려서 그렇지만.. 해리는 거실 의자에 앉아 얼른 피터가 집에 들어오길 빌며 신경질적으로 테이블을 검지로 두드렸음.
해리는 박람회에서 사진촬영을 하러 온 피터를 보았고, 그린고블린이 나타나자 곧이어 그를 막는 스파이더맨을 초조하게 바라보았음. 그 둘의 전투 사이에 해리는 끼여 있었지. 그린 고블린의 공격에 피터가 위험할 뻔 하자 핕...! 저도 모르게 피터의 이름을 부를뻔한 해리가 입을 틀어 막았음. 그리고 그런 저를 발견한 그린고블린과 스파이더맨에 해리의 몸이 굳었음. 그럴 리 없겠지만, 스파이더맨 복면위로 피터의 놀란 눈동자가 보이는 것만 같았음. 그리고 해리가 제 위에 나타난 그린 고블린을 본 순간 그린고블린의 폭탄이 터졌고, 굉음을 내며 부서진 건물의 콘크리트가 어느새 해리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었음.
해리가 눈을 질끈 감은 순간 스파이더맨이 해리를 붙잡고 건너편 건물위로 몸을 던졌음. 헉. 해리가 눈을 뜨자 자신을 붙잡고 있는 스파이더맨의 얼굴이 보였지. 얼른 건너편 건물 위를 날아 어느 건물 옥상에 조심스럽게 저를 내려놓은 피터는 해리가 입을 열기도 전에 발을 옮겼음.
위험하니까 안전해질 때까지 여기 있어요. 그 말만 남긴 채 해리가 피터를 붙잡기도 전에 피터는 가버렸지. 아니, 잠시만- 해리는 피터를 놓친 후 답답함에 정돈된 머리를 헤집었음. 그러자 손바닥에 묻어오는 핏자국에 해리는 미간을 찌푸렸지. 전생에는 건물 파편에 머리를 부딪혀 기절도 했는데. 이번은 상당히 작은 부상이었음. 사상자도, 규모도 전보다 훨씬 작았음. 노먼을 밀어내려던 이사회들 또한 갑작스런 사고에 충격을 받아서인지 잠잠해졌지. 전부 다 괜찮게 돌아가는 듯 했음. 딱 하나 빼곤.
일이 착착 진행되어가자 안심하던 자신을 비웃기라도 하듯 라디오에서 오늘 스파이더맨이 초록 유니폼을 입은 괴한에게 큰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에 해리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동시에 무력감을 느껴야 했음.
전의 피터는 그 싸움에서 큰 부상을 입은 적 없었음. 그게 저번과 달라진 점이었지. 해리가 불안하게 식탁을 검지로 두드렸음. 툭툭툭툭. 애초에 쉽게 미래를 바꿀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정말 쉽지 않았음. 피터는 스파이더맨이니 무사하기야 하겠지만.. 전에는 없었던 피터의 부상이 생기자 해리는 불안해졌음. 손을 써도 일의 크기는 똑같다 이건가? 이러다 피터의 죽음도 막지 못하는 건 아니겠지. 해리는 신경질적으로 입술을 이로 괴롭히다 열리는 현관문 소리에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음.
"피터!"
"해리?"
나 기다린거야? 밤이 늦어 어두워진 거리를 내보이는 현관문 앞에서 속없이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을 쳐다보는 피터에게 해리는 당장이라도 다그치고 싶었음. 네가 또다시 스파이더맨이 돼서 사람들을 구하고 다닐거면, 그럴거면 너 자신을 좀 돌보면서 해라고. 하고 싶은 말은 많았으나 차마 내뱉을 수 없었음. 해리가 말이 없자 피터는 그런 저에게 무심히 물었음.
"그러고 보니 오늘 오스코프 행사에 사고가 터졌다던데."
해리 넌 많이 안 다쳤어? 피터가 그런 말을 하며 거즈를 붙인 해리의 상처를 쳐다보았음. 나보다는 네가 더 다쳤겠지. 란 말을 톡 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어떻게든 속으로 분을 삭힌 해리가 입을 열었음.
"보다시피 별로 다치진 않았어."
스파이더맨인지 뭔지, 암튼 그 사람이 나 구해주고 빠르게 가버렸거든. 단어 하나하나에 얄미움을 꾹꾹 담아 말했지만 피터는 그저 다행이다. 하고 빙긋 웃었음. 다행이긴 개뿔. 피터가 말을 마치고 지나가버리려는 걸 해리가 잡아왔음. 해리? 해리가 피터의 손목을 잡자 피터의 눈이 의문으로 바뀌었음. 해리는 그런 피터에 욱하며 입을 열었지.
"너는?"
"어?"
"너는 괜찮냐고. 행사에 너도 왔다던데."
제 말에 피터가 눈을 깜빡였음. 아, 나는 괜찮- 피터의 말이 끝나기 전에 해리가 스파이더맨이 찔렸다는 옆구리를 꾹 누르자 피터가 단발성의 신음을 뱉었음. 괜찮기는 무슨. 회복력이 뛰어난 스파이더맨이라도 아직 다 나은 건 아닌 모양인지 피터가 자세를 웅크리며 그새 식은 땀을 흘렸음. 그것에 해리가 헛웃음을 쳤지.
"이건 뭔데."
"그, 거기서 다친 건 아니야. 그냥 다른 곳에서-"
"벗어."
"어..?"
"다쳤으면 약 발라야 될 거 아냐."
해리가 미리 준비해 둔 연고를 손에 쥐고 피터를 쳐다보자 피터가 멍한 얼굴로 저와 연고를 번갈아 쳐다보았음. 피터. 해리가 볼멘소리를 하자 해리의 재촉에 못이겨 피터가 눈치를 보다 어색하게 겉옷을 벗었음. 옷깃이 스치는 소리가 나는 모든 시간 동안 해리는 그저 피터를 뚱하게 쳐다보고 있었지. 겉옷을 벗고 난 후에도 정말 벗냐는 듯이 티셔츠의 끝부분을 잡고 다시금 저를 쳐다보는 피터였지만 해리의 태도는 굳건했음. 얼른, 피터. 옷벗어.
조용한 거실 테이블 의자에 해리와 피터는 서로를 마주 보며 앉았음. 상체를 훤히 드러낸 피터의 몸에 대각선으로 좍 그인 상처를 보며 해리가 혀를 찼지. 확실히 스파이더맨의 회복력이 남다르긴 한지 깊었을 상처가 빠르게 나아 살짝의 핏기만 보이고 있었음.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그저 타박상이라고 생각하고 말겠지만.. 해리가 피터의 옆구리에 난 상처위에 면봉으로 연고를 덧바르자 피터가 몸을 움찔 떨었음.
아프긴 한 모양이지. 속을 썩이며 약 바르기에 집중한 자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피터가 조그맣게 입을 열었음.
"...어디서 다쳐온 건지 안 물어봐?"
"..."
물어보면 솔직히 답해줄 것도 아니면서. 해리는 그런 피터에게 핀잔하듯 톡 쏴주고 싶었으나 인내심을 가지고 입을 열지 않았음. 저한테 난 상처가 아님에도 속이 쓰렸지. 다 낫는다쳐도 애초에 몸을 험하게 굴리는 건 네 잘못 아니냐고. 누가 나 대신 몸 던져 죽어달래? 그러면 누가 좋아할 줄 알았냐고. 해리는 부글부글 끓는 속을 가라 앉히고 입을 열었음.
"뭐, 언제나처럼 덤벙대거나 오토바이 타다 다쳤겠지. 뻔한 거 아냐?"
다칠 곳은 많지. 핕, 네가 워낙 몸을 막 굴리니까. 대기업 회장 아들도 만나기 힘든 몸이잖아? 알바한다고 바빠, 학교 다닌다고 바빠. 나보다 먼저 집에 들어온 적이 손에 꼽잖아. 결국 삭히지 못한 한 가닥의 핀잔이 새어나왔음. 제 말에 그 순한 푸른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 어색하게 웃는 피터가 얄미워 해리가 피터의 상처부위를 면봉으로 꾹 누르자 피터가 미간을 찌푸리며 신음을 뱉었음.
"읏..."
"근데 핕. 너 되게 야한 소리낸다."
부러 불퉁한 얼굴로 하얀 살을 쿡 찌르자 제 말을 이해한 피터의 얼굴이 단번에 달아올랐음. 생각보다 유한 반응에 되려 불퉁한 장난을 건 해리도 기분이 미묘해지려 했음. 자기 앞에 상체를 훤히 드러낸 채 목덜미를 붉게 물들인 피터에 해리는 입안에 고인 침을 삼켰음. 정신 차려. 이번에야말로 피터는 그토록 좋아하는 메리제인이랑 이어져야 한다고. 나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손에 남은 부드러운 흰 살결의 촉감을 무시하려 해리가 아무렇지 않은 척 연고의 뚜껑을 닫자 피터도 얼른 옷을 껴입었음.
"..고마워."
피터의 말을 해리는 못 들은 척 연고를 달그락 거리는 응급상자에 넣었음. 그러다 툭 말을 던졌지.
"알면 다쳐오지마."
"..."
"아니다. 어차피 다쳐올거면 꼬박꼬박 말해. 약이라도 바르게. 너 은근 자주 다쳐오는데 말 안하고 꾹 참잖아."
내가 메이숙모 대신해서라도 챙겨봐야겠어. 내가 너 데려온 건데 큰 일 나면 내가 메이숙모를 볼 낯이 없다고. 그러니까 나 속일 생각 하지 말고 그냥 말이라도 해. 알겠어? 와다다 쏟아낸 제 말에 피터가 결국 베시시 웃었음. 알겠어, 해리. 피터의 웃음에 분위기가 좀 풀어지자 해리가 툭툭 피터를 건들였음. 그것보다 요즘 메리 제인과는 어때. 어? 뭐, 그닥 없는데- 더듬더듬 얘기하는 피터와 어깨동무하며 해리는 웃었음. 이 정도의 평화가 계속가길 빌었지.
그렇지만 며칠 후, 그린고블린의 공격에 피해를 입은 메이 숙모의 입원 소식에 해리는 이를 악 씹었음. 그간 아버지를 주시하고 있었지만, 이번에도 한 발 늦은 차였음. 분명 아버지 상태는 괜찮아 보였는데. 도대체 언제쯤 제대로 막을 수 있는거야?! 해리는 답답함에 버럭 화를 내듯 구둣발로 바닥을 힘껏 차며 걸었음. 해리는 메이숙모 앞 병실 앞에 도착하자 입술을 깨물었음. 안 그래도 머리 아프던 차에 살짝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지.
저번에는 이 병실 안에서 자신 몰래 손을 잡고 있던 메리 제인과 피터를 보고 배신감을 느꼈지. 물론, 이번엔 자신이 메리 제인과 연인이 되지 않았으니 이제 둘은 떳떳한 만남이겠지만.. 해리는 그때 생각을 하며 문 앞에서 바닥을 쿡쿡 괴롭히다 이제쯤 둘 사이가 정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노크 후 문고리를 조심스럽게 돌렸음.
"해리?"
홀로 잠든 메이 숙모 침대 옆에서 저를 보고 일어서는 피터가 보이자 해리는 미간을 찌푸렸음.
"..메리 제인은?"
"엠제이 말이야?"
저도 모르게 툭 튀어나온 말에 피터는 고개를 갸웃거렸음.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의 피터에 해리는 날쌔게 피터를 살펴보다 어색하게 입을 열었음. 어.. 아무것도 아냐. 해리가 꽃다발을 건네자 피터의 얼굴이 밝아졌음.
"예쁘다. 숙모님이 좋아하실 거야."
"응..."
"고마워, 해리. 찾아와줘서."
"아냐, 이 정도는 해야지.."
꽃다발을 받으며 베시시 웃는 피터 모르게 해리는 얼굴을 굳혔음. 왜 엠제이가 없지? 당연히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해리는 바쁘게 머리를 굴렸음. 그러다 처음 그린고블린이 나타난 날, 통화로 자신을 구한 스파이더맨에 대해 말하던 엠제이를 떠올리고는 해리는 미간을 구기며 눈을 감았지. shit.. 이게 바뀐 거야. 원래라면 박람회 날 엠제이를 구한 스파이더맨 덕에 피터와 엠제이의 접점이 생기게 되는 거였는데.. 이번엔 엠제이가 없었어. 내가 박람회에 메리 제인을 데려가지 않았으니까...
해리는 입술을 씹다가 전생의 오늘에 대해 더 생각했음. 원래라면 여기서 서로 손을 잡고 있던 엠제이와 피터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서 아버지에게 피터와의 일을 털어놓았지. 그리고 그날, 노먼이 생전 보여주지 않던 살가운 태도로 자신을 껴안아주던 걸 기억했음. 그때의 아버지가 그린고블린이 아니길 빌고 싶었지만, 평소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아버지의 반응이 아니었음. 그 말은 아버지가 그린고블린에게 사로잡히던 날도 오늘이란 거였지. 이것만이라도 바로 잡아야 했음. 해리가 마른 손으로 얼굴을 쓸다 입을 열었음.
"집에 가야해."
"어, 응, 벌써?"
피터가 놀란 얼굴과 함께 반사적인 반응으로 해리의 손목을 잡아왔음. 잡힌 손목에 따뜻함이 감돌았지. 해리가 잡힌 손을 쳐다보자 아. 미안. 피터가 얼른 제 손목을 놓고 머쓱한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았음. 벌써 가게? 피터의 아쉬워하는 목소리에 해리가 열리지 않는 입을 열었음.
"미안. 일이 생긴 걸 이제 알았어."
"..알겠어. 어쩔 수 없지."
피터가 아쉬워 하는 얼굴을 갈무리 하며 저를 배웅하려 일어섰음. 병실 문 앞에서 피터가 나긋하게 입을 열었음.
"와줘서 고마워, 해리. 나중에 집에서 보자."
"..그래."
피터의 말에 해리는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며 애써 웃었음. 피터의 배웅을 뒤로 하고 해리는 얼른 본가로 향했지.
개미 한 마리도 지나다닐 것 같지 않은 조용한 복도에 해리가 발을 올렸음. 아버지 계신 거 맞아? 집사 버나드에게 물었지만 버나드는 그저 방 안에 계실 뿐 아무 일 없다고 어깨를 으쓱였지. 그 말에 해리가 노먼의 서재로 향했음. 고풍스런 나뭇바닥의 소리가 평소보다 더 스산하게 들리는 듯 했음.
"아버지?"
방에 가까이 가며 노먼을 불러 보았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음. 이것도 그저 기우였던걸까?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 안쪽에서 들리는 쨍그랑 소리에 해리는 얼른 발의 속도를 높였음. 방문 너머로 깨진 거울이 보였고 그 앞에서 뭐라 읊조리는 노먼이 보였음. 해리의 심장이 불안으로 가파르게 뛰었음.
"아버지..?"
소리를 듣고 잠시간 멈춘 뒤 제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노먼의 눈에 녹색의 안광이 비치는 것 같다고 생각한 찰나 담담한 얼굴로 돌아간 노먼에 해리는 긴장을 늦출 수 없었음. 제 앞에 선 사람은 지금 아버지일까, 아니면 그린고블린일까?
해리는 침을 꿀꺽 삼키며 방안에 들어섰음. 깨진 거울 조각들을 보다 노먼에게로 눈을 돌렸지. 메이 숙모를 공격한 걸 보면, 그린 고블린은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피터인 걸 알고 있을테였음. 해리의 심장이 쿵쿵 소리를 내며 가쁘게 뛰고 있었음.
"..방금 피터를 만나고 왔어요."
"그래?"
"네. 메이숙모가 충격에 쓰러지셨다고 하셔서요."
"그래, 그렇다고 들었다."
해리는 노먼의 얼굴을 세심히 살피며 입을 뗐음.
"이번 사건이 그린 고블린이라는 자랑 관련있다고 하던데. 혹시 어디서 들으셨어요?"
"..."
"저번에 우리 박람회에 나타난 놈이잖아요. 아버지, 꼭 잡아들여야해요."
그 말에 노먼의 눈이 가늘어졌음. 저를 쳐다보는 날이 선 노먼의 시선에 해리가 입안 살을 씹었음. 그리고 노먼이 뒤돌던 찰나, 몰래 깨진 거울 조각 중 일부를 손에 넣은 해리는 그걸 꼭 쥐었음. 밑져야 본전이었음. 어차피 밑에 버나드도 있으니까.. 태연한 채 하고 있지만,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쥔 탓에 예리한 유리 조각이 손바닥을 파고드는 게 느껴졌지. 그렇지만 해리는 아픔을 무시하며 아버지에게로 천천히 다가갔음.
"그건 알겠지만, 해리. 지금은 우리 다른 얘기를 해야할 것 같구나."
"무슨 얘기요?"
"걔가 너에게 일부러 그 말을 흘렸다는 생각은 들지 않니? 네 동정을 살려고 말이야. 아무리 친구라지만 네가 그 애를 그렇게 신경 써야할 필요는 모르겠구나."
노먼의 간드러진 말에 해리는 더욱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음. 평소에 제게 피터를 반이라도 닮아라는 노먼의 태도와 영 딴판인 말이었음. 이제 해리의 눈은 아버지의 탈을 쓴 괴물에게 고정한 채였지.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것 참 이상하네요. 아버지는 항상 저보다 피터를 맘에 들어하셨는데."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그게 내 친아들보다는 아니란다. 해리."
"글쎄요. 지금 하신 말은 꼭 아버지가 한 게 아닌 것 같아요."
사실 해리는 이기적이게도 피터말고도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은 구하고 싶었음. 가령 자신의 앞에 선 아버지라던가. 아무리 부정하고 외면해도 그린고블린의 자아를 가진 노먼은 결국 자신의 유일한 가족이자 아버지였음. 제 말을 끝으로 저와 그린 고블린의 신경전이 이어지다 그의 눈썹이 까딱이는 순간 해리가 노먼의 어깨를 꽉 붙잡아왔음. 노먼의, 아니. 그린고블린의 얼굴이 험악해졌지.
"아버지, 정신차려요."
"해리! 이게 뭐하는 짓이냐!"
"지금 이럴 때가 아니라고요! 제발! 정신 차려요!"
그 괴물한테 몸을 뺏기지 마요. 아버지, 제발! 해리가 간청하자 노먼의 눈빛이 혼란스러운 듯 흔들렸음. 그렇지만 그 순간 약해진 제 힘에 해리의 팔을 쳐내고 양손으로 저를 바닥에 짓누르는 노먼에 해리는 혀를 씹지 않게 이를 꽉 악 물어야 했음. 쿵 소리를 내며 세게 머리를 부딪힌 탓에 해리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노먼이 해리의 목을 꽉 졸라왔음.
컥, 커헉. 양 손으로 노먼의 손을 더듬었지만 손아귀의 힘이 어찌나 센지 꼼짝도 않았음. 해리는 멀어져가는 정신으로 노먼을 바라보았지만, 그린고블린은 눈하나 깜빡 않고 자신을 내려 보고 있었음. 그와 함께 다리가 즈려밟히는 아픔을 느끼며 그 얼굴에서 웃음이 보인다고도 생각 할 때, 해리가 모든 힘을 담아 유리 조각을 노먼의 허벅다리에 내리 꽂았음.
괴성이 들리고 목을 옥죄던 손아귀의 힘이 풀리자 해리는 밭은 기침을 하며 숨을 들이마셨음. 버나드! 해리가 고함쳤고, 곧이어 들리는 발걸음 소리에 해리가 노먼을 쳐다보았음. 노먼은 괴로워하며 머리를 짚고 있었음. 이러지마. 그는 내 아들이야. 노먼이 비틀거리며 중얼거리며 혼란스러워하고 있었음. 곧이어 방금전의 목소리보다 더 낮고 음헌한 목소리가 노먼의 입에서 흘러나왔음. 너는 그래서 문제야, 노먼! 중요할 때 꼭 일을 그르치잖아! 하나의 입에서 두가지 목소리가 나오는 걸 마주한 해리는 숨을 들이마셨음.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광경이었음. 이윽고 도련님! 하는 목소리와 함께 버나드의 목소리가 들리자 몸을 굳힌 노먼이 해리를 마주했음. 미안하다. 노먼은 그 말을 끝으로 창문 밖으로 몸을 날렸음. 아버지! 해리의 고함과 동시에 어느새 바닥에서 삐 소리를 내며 저 멀리 떨어져 있는 폭탄이 보였음. 해리가 숨을 먹으며 몸을 웅크리는 동시에 굉음을 내며 폭탄이 터졌음.
해리가 눈을 떴을 땐, 낯익은 천장이 해리를 반겼음. 여긴... 빛이 밝아 눈을 깜빡이던 해리가 찌뿌등한 몸을 일으키자 머리에 둔탁한 통증이 느껴졌음. 윽. 그린고블린과의 몸싸움 때 머리쪽을 부딪힌 것 때문인듯 했음. 몰려오는 두통을 참으며 팔을 짚고 몸을 일으킨 해리는 옆의 발걸음 소리에 고개를 돌렸음. 그러자 마주한 제 옆에서 원을 그리며 불안하게 서성이고 있는 생각지 못한 얼굴에 해리가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음.
"피터..?"
제 목소리에 불안한 듯이 자리를 빙빙돌던 피터의 발걸음이 뚝 멎었음. 급하게 고개를 돌린 피터가 저와 눈 마주치자 피터의 푸른 눈이 크게 뜨였음.
"해리!"
안심과 놀라움, 충격이 가득한 피터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음. 드디어 익숙해진 시야에 주변을 살피자 해리는 그제야 자신이 병원침대에 누워 입원중인 걸 깨달을 수 있었음. 이게 대체.. 해리가 머리를 붙잡고 주변을 살피자 피터가 얼른 침대로 다가와 양손으로 제 손을 맞잡았음.
"해리, 깨어나서 정말 다행이야."
"..어, 뭐.. 그렇지?"
해리가 떨떠름한 얼굴로 피터가 맞잡은 제 왼손을 바라보았음.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를거야. 그때 일 있다면서 돌아가고 바로 다쳐왔잖아. 이렇게 무사한 게 정말 기적이래. 많이 울적한 듯한 피터의 목소리에 해리는 아픔도 잊고 피터를 멍하니 바라보았음. 원래 이때 이렇게 다치는 건 제 시간선에 없어서 당황스럽긴 했지만.. 아니, 그것보다 자신이 다치면 피터가 이렇게 살갑게 반응을 해올 애였던가?
피터는 항상 제게 무심하고, 자기보다 지킬 게 많고.. 솔직히 저번 생에서 자신과 피터 사이에 흐르던 묘한 갈등의 골을 알던 해리였음. 그렇지만 지금 제 손을 여전히 맞잡고 기도라도 하듯 다행이라고 읊조리는 피터가 어색했지. 하지만 피터는 그런 제 반응을 신경쓰지 않는지 자신의 손을 더욱 꽉 쥘 뿐이었음. 해리가 피터에게 무어라 말하기 전 피터가 그제야 무언가 생각이 난 듯 번뜩 일어섰음.
"아! 해리 너 깨어났다고 말씀드려야 해! 잠시만 여기 있어."
"어, 뭐. 여기서 갈데도 없는 걸."
그 말을 남기고 빠르게 사라진 피터의 뒷모습을 끝으로 해리는 떨떠름하게 피터에게 잡혔던 왼손을 쳐다보았음. 물론, 이번에 피터와의 관계가 어느정도 바뀔 건 알았음. 그렇지만.. 방금 전 피터의 온기가 닿았던 손을 바라보던 해리는 어색하게 왼손을 말아 쥐었음. 방금전까지 닿았던 온기가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었지. 왠지 모르게 피터와 옛날보다 더... 가까워진 것 같은 기분에 해리는 방금전 피터에게 잡힌 왼손을 오랫도록 쳐다보았음.
다행인지 불행인지, 해리는 그렇게 큰 부상은 입지 않았음. 물론 가벼운 뇌진탕과 몸 곳곳에 화상을 입긴 했지만, 빠르게 나아갔음-이건 전생에 맞았던 혈청 탓인가..? 해리는 멍하니 생각했음-그리고 메이숙모와 같은 병실을 쓸 수 있었지. 원래라면 1인실, 아니 애초에 집에 입원실을 만들고 간병인을 따로 고용할 수 있을정도의 재력은 됐지만, 굳이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음. 그리고 그덕에-
"해리, 일으켜줄까?"
며칠 됐다고 벌써 익숙해진 피터의 부축에 해리는 입꼬리를 올렸음. 솔직히 이제 홀로 잘 설 수 있었지만, 언제 피터의 부축을 양껏 받아보겠냐는 생각을 하며 해리는 남몰래 피터의 챙김을 만끽하고 있었지. 메이숙모는 무언가 알 것 같다는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았지만 해리는 얼른 너스레를 떨었음.
"제가 친구를 잘 사귄 것 같네요. 메이. 덕분에 이렇게 챙김도 받고."
"글쎄다. 해리, 내가 피터를 잘 키운 덕분 같은데."
에이. 그건 당연하죠. 저도 메이숙모네로 둘째 아들 할까봐요. 해리가 능청스럽게 굴자 뜨개질을 하던 메이숙모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음. 어때, 핕. 내가 네 동생으로 들어갈까? 복도에 나온 해리가 피터에게 장난스럽게 물었음. 피터가 못 말리겠다는 얼굴로 웃자 해리도 가벼운 얼굴로 웃었지. 그렇게 피터와 함께 복도를 거닐던 해리가 입을 열었음.
"아버지는 아직 못 찾았다지?"
제 말에 피터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음. 그날 이후 노먼은 모습을 감추었음. 지금쯤 그린고블린의 자아와 함께 혼란을 겪고 있을 아버지를 생각하니 입이 썼지. 피터에겐 오스코프 이사회들에게 밀려 회장자리가 위태로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목숨을 끊으려는 아버지를 말리다 집안에 있던 연구품들에 의해 다친 것이며, 아버지는 저를 두고 나가버렸다고 대충 둘러댔지만.. 피터도 바보는 아닌지라 어느정도 제 아버지가 그린고블린인 걸 눈치채고 있을테였음. 다만 마지막에 저를 죄책감을 가득 담은 눈으로 쳐다보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제발 아버지가 건강히 나타나길 빌 뿐 이었지. 마지막에 폭탄을 든 손이 떨리고, 일부러 저와 먼 곳에 폭탄을 던진 아버지를 해리는 잊지 않았음.
노먼이 발견된 건 그 후 며칠 뒤 해리가 병상에서 일어서고, 메이숙모와 함께 퇴원 후 해리가 잠시간 본가에서 생활할 때였음. 열어둔 창문 너머로 조심스럽게 들어와 소파 위에 노먼을 조심스럽게 내려놓는 스파이더맨에 해리의 숨이 멎었음. 아버지! 익숙한 광경이었음. 저번 생과 같은 일이 반복되는 걸까? 해리가 급하게 달려갔을 때, 눈을 감은 노먼의 숨이 아주 약하지만 붙어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음.
해리가 스파이더맨에게로 고개를 돌리자 그는 해리를 보고 급히 도망치듯 방을 나섰음. 노먼의 몸에는 전투의 흔적이 역력했지만, 이번에 숨이 멎은 상태는 아니었음. 해리는 얼른 피터가 타고 나간 창문으로 몸을 돌렸지만, 피터는 이미 저 멀리 사라진 후였음.
이때의 사건으로 인해 세간에서는 말이 많았음. 여전히 스파이더맨을 헐뜯는 데일리 뷰글에서는 스파이더맨이 그린고블린과 합심해 오스코프의 기둥인 노먼을 해하려 했다는 기사를 내놓고 있었음. 그렇지 않고서야 그린고블린이 오스코프 박람회에 나타나 폭탄을 던진 이유가 무엇이며, 실종된 회장이 그린고블린의 무기들과 함께 크게 다친 연유가 무엇인지, 쓰러진 노먼을 발견한 아들 앞에서 스파이더맨이 급히 도망친 이유가 무엇이냐고 떠들어댔지. 그 모든 의문의 소용돌이 속에서 노먼은 인터뷰 요청을 하나같이 묵인했고, 요양과 해외 진출을 이유로 노먼은 긴 출장을 나섰음. 제 얼굴을 볼 면목이 없다는 듯 성급히 떠나던 아버지를 해리는 말리지 않았음. 다만 언젠가는 아버지와의 갈등의 골을 풀 수 있을 것 같은 실마리를 본 것 같았지.
그리고 여전히 피터와 동거를 이어가던 자신에게 피터가 조용히 물었음.
"해리, 너는.. 스파이더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이제 차기 회장으로 인수인계 받은 보고서들을 살펴보던 해리가 피터를 바라보았음. 안경 너머로 저에게 질문한 피터가 맞잡은 자신의 손가락을 괴롭히는 걸 캐치한 해리는 다시 서류뭉치를 넘기며 시선을 옮겼음.
"스파이더맨 말이야?"
"응. 노먼씨와 관련해서 말이.. 많잖아."
노먼씨를 해하려 했다는 말도 많고. 너도 그를 봤다고 하고.. 피터가 답지 않게 제 눈치를 보며 물었음. 긴장이라도 하는 듯 침을 삼키며 초조하게 손가락을 가만두지 못하는 피터를 보다 해리는 오랫동안 쓰고 있던 안경을 벗고 오랫동안 서류를 보느라 찌푸렸던 미간을 문질렀음.
"스파이더맨은.."
"..."
여기서 제 대답에 따라 피터의 반응이 갈릴 걸 알았음. 해리는 다시금 안경을 쓰며 서류쪽으로 시선을 돌렸음.
"물론 도와줬겠지. 우리 아빠를. 안 그래?"
날 구해준 사람이잖아. 그런 말들 안 믿어. 툭 던진 말에 피터의 얼굴이 멈칫하다 밝아졌음. 정말? 제 말에 눈에 띄게 안도하는 얼굴의 피터를 살핀 해리는 씁쓸한 미소를 뒤로 삼켰음. 예전에도 이런 말을 해줄 수 있었으면 좋았을 걸. 해리는 전생에 스파이더맨에 대해 집착하듯 캐물어 죄책감 어린 표정을 짓던 피터를 떠올리며 그런 생각을 했음.
"고마워. 해리."
"뭐가?"
"그냥 다."
넌 정말 좋은 사람이야. 해리. 피터의 포근한 미소에 해리는 입꼬리를 올려 쓰게 웃었음. 글쎄. 나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었어. 피터. 해리는 그 말을 속으로 삼키며 다시 보고서에 집중했고 피터는 그런 해리를 보며 빙그레 웃었음. 저를 쳐다보는 피터의 볼이 살짝 상기된 걸 모른 채, 해리는 계속해서 한 다발의 서류를 팔락이며 넘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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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의 전과 같은 일 만들지 말기 고군분투기,, 가 되어가고 있으나 솔직히 일반적인 사람이 회귀하더라도 정확한 날짜, 시간, 이유는 정확히 모른 채 갑자기 회기했기 때문에 모든 일을 다 막을 수는 없었을 거라고 생각.. 그래도 나아지는 부분은 있겠지..
*그치만 그러면서 조금씩 피터의 마음을 사로잡았을지도,, 근데 해리는 그런 생각조차 못하고 있을지도,,
토비슾 해리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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