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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3 23:54
배신도 독재도 없는 평화로운 사이버트론... 그리고 꽁냥꽁냥 금술 좋은 메프라 부부의 옵틱에 넣어도 안아플 스파클링 오라이온... 성격도 밝고 애교도 많고 머리도 영특한 아이지만 딱 하나 있는 단점이 호기심이 너무 많아서 잠시 눈만 뗐다 하면 사라지고 사고치고 온갖데를 쑤시고 다닌다는 거겠지. 대체 무슨 일을 벌이고 다니길래? 라고 물어봐도 하나하나 말해주려면 끝이 없음. 당장 어제만 해도...
“안녕하세요!”
최근 센티넬은 저 명량하고 활기찬 인사가 쿠인테슨의 울음소리보다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부글부글 끓는 속을 한번 진정시키고 고개를 돌리면 센티넬 집무실 책상 끝에서 옵틱만 빼꼼 내밀고 자길 쳐다보고 있는 어린 메크가 하나 보이겠지.
“......”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오라이온님?”
안받아주면 받아줄때까지 계속 인사함. 아무래도 우리의 눈치라곤 쥐뿔도 없는 작은 프라임께서는 고의적인 무시라는 개념을 모르시는듯 했음. 센티넬 옵틱이 ㅈㄴ 아니꼽단듯이 자길 훑어보고있단걸 아는지 모르는지 오라이온은 마냥 방긋방긋 웃고있을듯.
“그래서 오늘은 또 무슨 용건으로 절 찾아오신걸까요?”
제가 좀 많이 바쁜데 ^^(제발 꺼져) 억지웃음 지으면서 좋게 돌려말해주지만 오라이온이 그걸 이해할 수 있을리가 없음. 진짜 용건이 궁금해서 물어본게 아닌데 “오늘은요~ ”하면서 존나 안궁금한 이야기 줄줄 읊음. 센티넬 속으로 또 시작이네 ㅅㅂ 이런 생각이나하면서 아예... 아 그러시구나... 영혼없이 대답하면서 손에 들린 서류패드만 고개쳐박고 보겠지. 오라이온이 하는 얘기 다 한 오디오 리셉터에서 한 오디오 리셉터로 흘려듣고 있다가 "어 근데 이건 뭐예요?"하는 오라이온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 번쩍 듦. 방금까지 자기 바로 옆에서 조잘대고 있던 오라이온이 사라짐. 오라이온은 반대편 책상 위 가득 쌓여있는 패드더미 중간에 끼인 메모리칩을 빼내려하고 있었음. 오라이온이 문장 끝을 ‘뭐예요?’로 끝내면 재앙이 닥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센티넬 그거 가만히 두라고 소리쳤지만 이미 늦음. 오라이온이 칩 빼내는 순간 중심 잃은 패드더미들이 와르르 쏟아지겠지. 우당탕탕 반짝이던 집무실 바닥이 죄다 패드들로 난장판이 되고 그중 높이 쌓여있었던 패드 하나가 센티넬 머리를 빡! 때리면서 떨어짐.
“그으...러니까... 이거 되게... 잘... 쓰러지네요...? 어, 음...”
저, 저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자기가 잘못한건 누구보다 빨리 알아채는 오라이온 빛보다 빠른 속도로 센티넬 집무실에서 튐. 센티넬만 무작위로 뒤섞인 패드 지옥속에 버려짐. 크아아아아악!!!! 오라이온 팩스으으으으으!!!!!!!!!! 히스테릭한 센티넬 비명 뒤로 오라이온은 패드 중간에서 빼낸 메모리칩 야무지게 챙겨들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서 도망칠듯.
“자, 지금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모두 이륙 준비!”
그날도 야외훈련장엔 하이가드들이 모여 열심히 훈련 중이었음. 사령관 스타스크림의 지시에 하이가드들이 일제히 동체를 전투기로 변신시키고 떨어진 출발신호와 함께 공중으로 날아올랐음. 스타스크림을 선두로 대열을 맞춰서 비행하면서 다들 이상없나? 이런거 체크하고 있는데 갑자기 대열 맨 끝에 있던 하이가드가 악! 하고 비명 지름. 그런데 그 하이가드가 소리지르고 난 뒤에 대열 선 순서대로 하이가드들 비명소리 들려오기 시작함. 가장 앞에 있던 스스는 알트모드 상태라 뒤를 돌아볼 수가 없어서 급하게 제일 처음 비명지른 하이가드한테 통신함.
“뭐야, 무슨일이지? 당장 보고해!”
“그, 그게......... ㅡㅡㅡ습니다!!!”
“뭐?”
“ㅡㅡㅡ오라이온님이 떨어졌습니다!!!!!!”
뭐가 떨어졌다고? 스스 자기가 들은 말이 뭔뜻인지 회로가 인식하기도 전에 바로 뒤에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하는 오라이온 목소리가 들림. 오라이온이 센티넬한테서 도망친답시고 창문으로 떨어지면서 착지를 훈련비행 중인 하이가드들 위로 한거임. 떨어지고 나서 가만히 있어도 모자랄 판에 대열 맞춰서 나란히 비행하던 하이가드들을 징검다리로 건너고 있음.
“오라이온, 이 미친... 아니, 하... 지금 뭐하시는겁니까?!?!!”
“아, 스타스크림! 다행이다! 저기 있는 건물에 내리려고 하는데 혹시 태워다줄 수...”
스스 옆 하이가드 위에 있던 오라이온이 스스로 바꿔타려고 점프했는데... 날개에 발 닿기 직전에 미끄러져서 그대로 떨어짐. 저 또라이메크가!!!!! 스스 존나 경악하면서 엔진 최대출력으로 올리고 추락하는 오라이온 따라 급강하함. 제트 빠지게 날아서 다행히 오라이온이 건물 옥상에 곤두박질 치기 직전에 발목 잡아채는데엔 성공했음. 근데 속도를 너무 올려버린 바람에 스스도 자기 속력을 제어 못해서 멈추질 못하고 바로 옆 좀 더 낮은 건물 위로 굴러떨어지겠지. 스스가 그 짧은 새에 아기 프라임 보호하려고 순식간에 자세 고쳐 안아서 오라이온은 스스 품 속에서 무사할 수 있었음. 휴, 살았다! 오라이온이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스스 품 속에서 꼬물꼬물 벗어났음. 그러곤 옆에 스스 맥빠져서 널부러져 있는데 옵틱 반짝반짝 빛내면서 방금 벌어졌던 엄청난 ‘이벤트’에 대해 신나게 떠들기 시작함.
“와, 스타스크림! 비행실력이 끝내주는데요! 역시 우리 아이아콘을 지키는 하이가드의 사령관다워요! 좀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그래도 재밌었다, 그쵸?!”
한참 오라이온의 소감문 들어주던 스스가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뒤돌아서 자기 동체를 살핌. 등으로 착지하는 바람에 뒷면이 아주 너덜너덜했음. 며칠전 새로 칠한 도색이 반절 넘게 날라가고 기스도 장난아니게 남. 감사인사를 하려던 오라이온 그 꼴을 보고 아까 센티넬 때 울렸던 위험감지센서가 다시 요란하게 울려대기 시작함. 스스가 손가락이 부서질듯 주먹쥐는거 보고 오라이온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감. 그리고 이어지는건 뭐겠음. 오라이온 팩스 부르짖으면서 발광하는 스타스크림의 비명임. 저 멀어지는 오라이온 뒷모습 당장이라도 쫓아갈것처럼 난리치는걸 뒤따라온 다른 하이가드들이 뜯어말림.
“이거 놔!! 내가 저거 진짜 프라임 되기 전에 줘패버릴거니까!!!! 야!!!!!!”
“사령관님, 진정하세요...!!!”
하이가드들 혹시 지나가던 메가트로너스나 프라이마가 들을까봐 오일 뻘뻘대면서 말려보지만 개빡친 스스 귀에 그 소리가 들릴리가 없고... 스타‘스크림’이라는 이름값 똑똑히 하는 비명소리 뒤로 하고 오라이온은 또다시 달렸음.
“.........또 오셨군요. 지난번에 출입금지라고 말씀드렸던 메모리가 있습니다만.”
사운드웨이브가 대놓고 경계하는데도 오라이온의 동체는 슬금슬금 안으로 들어오겠지. 사웨도 말만 그렇게 하고 그럴줄 알았다는듯 자기 할일 마저 하기 시작했음. 분명 패드만 보고있는거같은데 오라이온이 뭐 건드리려 하면 귀신같이 "안돼요" "안됩니다" "거기 그대로 두십시오" 이런 말 들려올듯. 오라이온 처음에는 헐 어케 알았지 ㄷㄷ 하고 쫄았는데 나중가서는 뒤통수에 옵틱 달린거마냥 바로바로 반응오는게 신기해서 일부러 건드릴까 말까 건드릴까 말까ㅋㅋㅋ하면서 사웨가 반응을 할지 안할지 관찰하는거 즐길듯. 그런데 사웨도 지지 않고 오라이온이 진짜 궁금해서 건드리려는거랑 장난치려고 건드는거 구분해서 반응 가려할거같음.
“저기요, 사운드웨이브!”
“네, 왜그러시죠?”
“그거 보여주시면 안돼요? 그, 그!”
래비지요! 오라이온이 잔뜩 기대하는 얼굴로 손까지 꼭 모으고 올려다보는데 별 수 있나... 사운드웨이브 체스트 열어서 래비지 이젝트함. 임무도 아닌데 꺼내진 래비지 어리둥절한데 오라이온 와아 귀엽다ㅎㅎ 이러면서 쓰담쓰담함. 래비지가 단순 펫 취급 당하는게 그리 마음에 들진 않는다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오라이온의 관심을 한 곳에 잡아둘 수 있다면 이정도 희생은... 오라이온 한번 찾아오면 몇시간은 눌러붙어있는데 사고치기 전에 오라이온이 먼저 래비지 꺼내달라고 할때 순순히 주는게 이득이었음. 오늘은 조용하겠다 싶어서 사웨는 진행중인 연구에 몰두함.
사웨는 최근 자신의 음파를 보급화하려 하고있었음. 사웨의 음파는 공격도 되면서 탐지기능도 하니까 이걸 활용할 수 있는 메크들이 많아지면 쿠인테슨과의 전투에서 유리해지겠지. 사웨가 직접 본체에서 방출하는 것에 비하면 위력도 성능도 한참 떨어지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었음. 소형화해서 동체에 탑재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 까진 성공했고 남은건 이 작은 기계의 한계를 테스트하는 것 뿐임. 이 물질은 통과하고, 이정도 경도는 파괴할 수 있고, 이 물질엔 가로막혀서 탐색이 불가능하군. 기계 직접 작동시키고 물질에 음파 쏴보면서 결과 기록함. 그렇게 열일하던 중에 마지막 물질을 앞에 두고 사웨가 패드 옆에 놓여있던 기계부품 하나를 떨어뜨림. 사웨는 바로 부품을 주워들었음. 정말 바로 주워들었음. 동체를 숙여서 부품을 집은 후에 일어나서 본 모습은 오라이온이 기계작동리모콘을 쥐고있는 모습이었음.
래비지랑 연구실 구석에서 놀고있어야할 오라이온이 왜 자기 옆에 있는건지 생각할 틈도 없이 사웨는 오라이온이 들고있는 리모콘에 손을 뻗음. 하지만 오라이온은 그런 사웨를 비웃는것처럼 시원하게 버튼을 누르고 삑- 작동음과 함께 물질을 향해 음파가 날아감. 물질은 음파를 흡수한듯했지만 부셔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패드에 정보기록이 뜨지도 않았음. 이 물질은 평범하게 통과되는 물질인가... 천만다행이었음. 만약 물질이 부서지거나 폭발해서 그 파편에 오라이온이 다치기라도 했다면... 사웨가 유기체였다면 등 뒤가 식은땀으로 축축했을것임.
“......오라이온님.”
사웨가 무슨 말을 할지 이미 다 아는 것처럼 오라이온은 머쓱하게 웃으면서 뒷통수를 긁적임.
“죄송해요, 너무 궁금해서...”
“혹시라도 그 물질이 위험한 것이었다면 다쳤을 수도 있습니다.”
“오, 그럼 제가 사운드웨이브를 지켜준거네요?”
뿌듯한 얼굴로 웃는데 사웨는 그냥 머리가 아픔...
“어쨌거나 아무일 없었잖아요? 보세요! 이 음파를 맞고도 멀쩡한ㅡ”
그 순간 물질이 꿈틀거리더니 기계로 쏜 것보다 배는 커진 음파가 터져나와 오라이온을 덮치고 음파 정통으로 맞은 오라이온은 기절해서 쓰러짐. [.........F 물질특성: 통과(X) 파괴(X) 흡수(X) 반사(O)] 그와중에 결과 기록한 사웨 쓰러진 오라이온과 그 옆에서 안절부절하는 래비지 허망하게 쳐다봄. 완벽한 사운드웨이브 근무 일지의 유일한... 아니 좀... 많은 시말서(사유:오라이온 팩스)... 오늘도 어김없이 한장 추가됨. 바이저 빛 죽은 사웨가 터덜터덜 기절한 오라이온 안고 병실 들어오니 라쳇이 “아니 오늘도????” 지긋지긋하단 표정으로 넘겨받음.
이렇게 사고뭉치인데 그 프라이머스의 둘째자식과 첫째자식의 스파클링이라 뭐라 할 수도 없고 울면서 오라이온한테 휘둘리는 부하메크들... 그러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부하들이 제발 저희 좀 살려주시라고 오라이온님 얌전히 있게 해주시면 안되냐고 거의 오열하면서 비는거보고 메가트로너스는 한번 크게 혼을 내서 애를 바로잡아야되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됨. 그리고 그 결심은 자기가 조금만 분위기 잡으니까 프라이마랑 똑같은 얼굴로 잔뜩 울상 짓고 보석같이 푸른 옵틱 도로록 굴리면서 “잘못했어요, 사이어...”하는 오라이온 보고 처참히 깨질듯. 저 울먹울먹하는 표정만 보면 뭔 말을 할 수가 없음. 부하들의 희망사항 단 하나도 이루어주지 못하고 울먹거리는 애 안아서 “앞으론 그러면 안된다.” 하면서 토닥여주기만 함. 오라이온이 속으로 ‘헤헤 담에 또해야지’이러고 있는 줄도 모르고... 사이어가 캐리어를 쏙 빼닮은 자기 얼굴에 약하단거 진작 학습하고 알차게 써먹는 중임. 그거 보고 속터지는건 부하메크들 뿐... 프라이마한테는 기대도 안함. 이 메크는 오라이온이 하이가드 훈련장에서 훈련기구들 하나씩 건드려보다가 다 부서뜨리는걸 눈앞에서 보고도 “하하하! 우리애는 정말 건강해. 활발해서 보기 좋은데! 그렇지, 메그?” 이러고만 있음. 당연함. 오라이온 성격이 누구한테서 왔겠냐고.
그래도 메프라 부하메크들이 너무 힘들어하는데 뭔가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생각은 할거임. 밤새 리차징베드에 같이 앉아 생각해낸 방법이 또래친구를 감시자 겸 보호자로 붙여주자는거였음. 그렇게 선택된게 하이가드 신입병사 디 식스틴이었으면 좋겠다. 신입치고 실적도 뛰어나고 오라이온에 비해 성격도 차분하고 어른스러워서 딱이다 싶었지. 계획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오라이온이 사고치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음. 메가트로너스도 프라이마도 우리가 메크 보는 옵틱 하나는 좋다며 매우 만족해함.
부하메크들이 일상에 평화를 되찾은 후의 어느날 메가트로너스 오랜만에 프라이마랑 같이 데이트하는데 저 앞 거리에 함께 있는 오라이온과 디를 발견함. 오늘은 하이가드들도 다같이 쉬는 휴일이지만 디는 오라이온 감시때문에 딱히 휴일이랄게 없었음. 신입인데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하게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해하던 메가트로너스... 가고 싶은 곳 못가게해서 풀죽은 오라이온 뺨 다정하게 쓸어주면서 "다음에 더 재밌는 곳에 데려다줄게. 기분풀어, 오라이온. 응?" 하는 디 보고 ...? 함. 그리고 똑같이 그거 보고있던 프라이마는 다 눈치채고 웃기만 할거같음. 지금 오라이온 바라보는 디의 눈빛이 옛날 메프라 연애하던 시절에 삐진 자신을 달래주던 메가트로너스 눈빛이랑 똑같았거든. 그래서 나중에 오라이온이 (드디어)철들어서 옵티머스 프라임이라는 이름을 받게 되고 디가 선배들 다 제치고 메가트론이라는 이름과 함께 호국경이 되던 날, "옵티머스, 아니 오라이온과 콘적스를 맺고 싶습니다. 부디 허락해주십시오. 그의 옆에서 부끄럽지 않은 반려가 되겠습니다."하고 찾아온 디 보고도 별로 놀라지 않았음. 눈에서 세척액 폭포처럼 쏟고 있는 메가트로너스 등이나 토닥여줬지. 근데 오라이온이 복부 플레이트 조심스레 끌어안고 "캐리어, 사실 저희..."란 말 꺼냈을 때는 메가트로너스랑 같이 칼 꺼내들을 듯.
디오라 메가옵티 트포
“안녕하세요!”
최근 센티넬은 저 명량하고 활기찬 인사가 쿠인테슨의 울음소리보다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부글부글 끓는 속을 한번 진정시키고 고개를 돌리면 센티넬 집무실 책상 끝에서 옵틱만 빼꼼 내밀고 자길 쳐다보고 있는 어린 메크가 하나 보이겠지.
“......”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오라이온님?”
안받아주면 받아줄때까지 계속 인사함. 아무래도 우리의 눈치라곤 쥐뿔도 없는 작은 프라임께서는 고의적인 무시라는 개념을 모르시는듯 했음. 센티넬 옵틱이 ㅈㄴ 아니꼽단듯이 자길 훑어보고있단걸 아는지 모르는지 오라이온은 마냥 방긋방긋 웃고있을듯.
“그래서 오늘은 또 무슨 용건으로 절 찾아오신걸까요?”
제가 좀 많이 바쁜데 ^^(제발 꺼져) 억지웃음 지으면서 좋게 돌려말해주지만 오라이온이 그걸 이해할 수 있을리가 없음. 진짜 용건이 궁금해서 물어본게 아닌데 “오늘은요~ ”하면서 존나 안궁금한 이야기 줄줄 읊음. 센티넬 속으로 또 시작이네 ㅅㅂ 이런 생각이나하면서 아예... 아 그러시구나... 영혼없이 대답하면서 손에 들린 서류패드만 고개쳐박고 보겠지. 오라이온이 하는 얘기 다 한 오디오 리셉터에서 한 오디오 리셉터로 흘려듣고 있다가 "어 근데 이건 뭐예요?"하는 오라이온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 번쩍 듦. 방금까지 자기 바로 옆에서 조잘대고 있던 오라이온이 사라짐. 오라이온은 반대편 책상 위 가득 쌓여있는 패드더미 중간에 끼인 메모리칩을 빼내려하고 있었음. 오라이온이 문장 끝을 ‘뭐예요?’로 끝내면 재앙이 닥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센티넬 그거 가만히 두라고 소리쳤지만 이미 늦음. 오라이온이 칩 빼내는 순간 중심 잃은 패드더미들이 와르르 쏟아지겠지. 우당탕탕 반짝이던 집무실 바닥이 죄다 패드들로 난장판이 되고 그중 높이 쌓여있었던 패드 하나가 센티넬 머리를 빡! 때리면서 떨어짐.
“그으...러니까... 이거 되게... 잘... 쓰러지네요...? 어, 음...”
저, 저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자기가 잘못한건 누구보다 빨리 알아채는 오라이온 빛보다 빠른 속도로 센티넬 집무실에서 튐. 센티넬만 무작위로 뒤섞인 패드 지옥속에 버려짐. 크아아아아악!!!! 오라이온 팩스으으으으으!!!!!!!!!! 히스테릭한 센티넬 비명 뒤로 오라이온은 패드 중간에서 빼낸 메모리칩 야무지게 챙겨들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서 도망칠듯.
“자, 지금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모두 이륙 준비!”
그날도 야외훈련장엔 하이가드들이 모여 열심히 훈련 중이었음. 사령관 스타스크림의 지시에 하이가드들이 일제히 동체를 전투기로 변신시키고 떨어진 출발신호와 함께 공중으로 날아올랐음. 스타스크림을 선두로 대열을 맞춰서 비행하면서 다들 이상없나? 이런거 체크하고 있는데 갑자기 대열 맨 끝에 있던 하이가드가 악! 하고 비명 지름. 그런데 그 하이가드가 소리지르고 난 뒤에 대열 선 순서대로 하이가드들 비명소리 들려오기 시작함. 가장 앞에 있던 스스는 알트모드 상태라 뒤를 돌아볼 수가 없어서 급하게 제일 처음 비명지른 하이가드한테 통신함.
“뭐야, 무슨일이지? 당장 보고해!”
“그, 그게......... ㅡㅡㅡ습니다!!!”
“뭐?”
“ㅡㅡㅡ오라이온님이 떨어졌습니다!!!!!!”
뭐가 떨어졌다고? 스스 자기가 들은 말이 뭔뜻인지 회로가 인식하기도 전에 바로 뒤에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하는 오라이온 목소리가 들림. 오라이온이 센티넬한테서 도망친답시고 창문으로 떨어지면서 착지를 훈련비행 중인 하이가드들 위로 한거임. 떨어지고 나서 가만히 있어도 모자랄 판에 대열 맞춰서 나란히 비행하던 하이가드들을 징검다리로 건너고 있음.
“오라이온, 이 미친... 아니, 하... 지금 뭐하시는겁니까?!?!!”
“아, 스타스크림! 다행이다! 저기 있는 건물에 내리려고 하는데 혹시 태워다줄 수...”
스스 옆 하이가드 위에 있던 오라이온이 스스로 바꿔타려고 점프했는데... 날개에 발 닿기 직전에 미끄러져서 그대로 떨어짐. 저 또라이메크가!!!!! 스스 존나 경악하면서 엔진 최대출력으로 올리고 추락하는 오라이온 따라 급강하함. 제트 빠지게 날아서 다행히 오라이온이 건물 옥상에 곤두박질 치기 직전에 발목 잡아채는데엔 성공했음. 근데 속도를 너무 올려버린 바람에 스스도 자기 속력을 제어 못해서 멈추질 못하고 바로 옆 좀 더 낮은 건물 위로 굴러떨어지겠지. 스스가 그 짧은 새에 아기 프라임 보호하려고 순식간에 자세 고쳐 안아서 오라이온은 스스 품 속에서 무사할 수 있었음. 휴, 살았다! 오라이온이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스스 품 속에서 꼬물꼬물 벗어났음. 그러곤 옆에 스스 맥빠져서 널부러져 있는데 옵틱 반짝반짝 빛내면서 방금 벌어졌던 엄청난 ‘이벤트’에 대해 신나게 떠들기 시작함.
“와, 스타스크림! 비행실력이 끝내주는데요! 역시 우리 아이아콘을 지키는 하이가드의 사령관다워요! 좀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그래도 재밌었다, 그쵸?!”
한참 오라이온의 소감문 들어주던 스스가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뒤돌아서 자기 동체를 살핌. 등으로 착지하는 바람에 뒷면이 아주 너덜너덜했음. 며칠전 새로 칠한 도색이 반절 넘게 날라가고 기스도 장난아니게 남. 감사인사를 하려던 오라이온 그 꼴을 보고 아까 센티넬 때 울렸던 위험감지센서가 다시 요란하게 울려대기 시작함. 스스가 손가락이 부서질듯 주먹쥐는거 보고 오라이온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감. 그리고 이어지는건 뭐겠음. 오라이온 팩스 부르짖으면서 발광하는 스타스크림의 비명임. 저 멀어지는 오라이온 뒷모습 당장이라도 쫓아갈것처럼 난리치는걸 뒤따라온 다른 하이가드들이 뜯어말림.
“이거 놔!! 내가 저거 진짜 프라임 되기 전에 줘패버릴거니까!!!! 야!!!!!!”
“사령관님, 진정하세요...!!!”
하이가드들 혹시 지나가던 메가트로너스나 프라이마가 들을까봐 오일 뻘뻘대면서 말려보지만 개빡친 스스 귀에 그 소리가 들릴리가 없고... 스타‘스크림’이라는 이름값 똑똑히 하는 비명소리 뒤로 하고 오라이온은 또다시 달렸음.
“.........또 오셨군요. 지난번에 출입금지라고 말씀드렸던 메모리가 있습니다만.”
사운드웨이브가 대놓고 경계하는데도 오라이온의 동체는 슬금슬금 안으로 들어오겠지. 사웨도 말만 그렇게 하고 그럴줄 알았다는듯 자기 할일 마저 하기 시작했음. 분명 패드만 보고있는거같은데 오라이온이 뭐 건드리려 하면 귀신같이 "안돼요" "안됩니다" "거기 그대로 두십시오" 이런 말 들려올듯. 오라이온 처음에는 헐 어케 알았지 ㄷㄷ 하고 쫄았는데 나중가서는 뒤통수에 옵틱 달린거마냥 바로바로 반응오는게 신기해서 일부러 건드릴까 말까 건드릴까 말까ㅋㅋㅋ하면서 사웨가 반응을 할지 안할지 관찰하는거 즐길듯. 그런데 사웨도 지지 않고 오라이온이 진짜 궁금해서 건드리려는거랑 장난치려고 건드는거 구분해서 반응 가려할거같음.
“저기요, 사운드웨이브!”
“네, 왜그러시죠?”
“그거 보여주시면 안돼요? 그, 그!”
래비지요! 오라이온이 잔뜩 기대하는 얼굴로 손까지 꼭 모으고 올려다보는데 별 수 있나... 사운드웨이브 체스트 열어서 래비지 이젝트함. 임무도 아닌데 꺼내진 래비지 어리둥절한데 오라이온 와아 귀엽다ㅎㅎ 이러면서 쓰담쓰담함. 래비지가 단순 펫 취급 당하는게 그리 마음에 들진 않는다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오라이온의 관심을 한 곳에 잡아둘 수 있다면 이정도 희생은... 오라이온 한번 찾아오면 몇시간은 눌러붙어있는데 사고치기 전에 오라이온이 먼저 래비지 꺼내달라고 할때 순순히 주는게 이득이었음. 오늘은 조용하겠다 싶어서 사웨는 진행중인 연구에 몰두함.
사웨는 최근 자신의 음파를 보급화하려 하고있었음. 사웨의 음파는 공격도 되면서 탐지기능도 하니까 이걸 활용할 수 있는 메크들이 많아지면 쿠인테슨과의 전투에서 유리해지겠지. 사웨가 직접 본체에서 방출하는 것에 비하면 위력도 성능도 한참 떨어지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었음. 소형화해서 동체에 탑재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 까진 성공했고 남은건 이 작은 기계의 한계를 테스트하는 것 뿐임. 이 물질은 통과하고, 이정도 경도는 파괴할 수 있고, 이 물질엔 가로막혀서 탐색이 불가능하군. 기계 직접 작동시키고 물질에 음파 쏴보면서 결과 기록함. 그렇게 열일하던 중에 마지막 물질을 앞에 두고 사웨가 패드 옆에 놓여있던 기계부품 하나를 떨어뜨림. 사웨는 바로 부품을 주워들었음. 정말 바로 주워들었음. 동체를 숙여서 부품을 집은 후에 일어나서 본 모습은 오라이온이 기계작동리모콘을 쥐고있는 모습이었음.
래비지랑 연구실 구석에서 놀고있어야할 오라이온이 왜 자기 옆에 있는건지 생각할 틈도 없이 사웨는 오라이온이 들고있는 리모콘에 손을 뻗음. 하지만 오라이온은 그런 사웨를 비웃는것처럼 시원하게 버튼을 누르고 삑- 작동음과 함께 물질을 향해 음파가 날아감. 물질은 음파를 흡수한듯했지만 부셔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패드에 정보기록이 뜨지도 않았음. 이 물질은 평범하게 통과되는 물질인가... 천만다행이었음. 만약 물질이 부서지거나 폭발해서 그 파편에 오라이온이 다치기라도 했다면... 사웨가 유기체였다면 등 뒤가 식은땀으로 축축했을것임.
“......오라이온님.”
사웨가 무슨 말을 할지 이미 다 아는 것처럼 오라이온은 머쓱하게 웃으면서 뒷통수를 긁적임.
“죄송해요, 너무 궁금해서...”
“혹시라도 그 물질이 위험한 것이었다면 다쳤을 수도 있습니다.”
“오, 그럼 제가 사운드웨이브를 지켜준거네요?”
뿌듯한 얼굴로 웃는데 사웨는 그냥 머리가 아픔...
“어쨌거나 아무일 없었잖아요? 보세요! 이 음파를 맞고도 멀쩡한ㅡ”
그 순간 물질이 꿈틀거리더니 기계로 쏜 것보다 배는 커진 음파가 터져나와 오라이온을 덮치고 음파 정통으로 맞은 오라이온은 기절해서 쓰러짐. [.........F 물질특성: 통과(X) 파괴(X) 흡수(X) 반사(O)] 그와중에 결과 기록한 사웨 쓰러진 오라이온과 그 옆에서 안절부절하는 래비지 허망하게 쳐다봄. 완벽한 사운드웨이브 근무 일지의 유일한... 아니 좀... 많은 시말서(사유:오라이온 팩스)... 오늘도 어김없이 한장 추가됨. 바이저 빛 죽은 사웨가 터덜터덜 기절한 오라이온 안고 병실 들어오니 라쳇이 “아니 오늘도????” 지긋지긋하단 표정으로 넘겨받음.
이렇게 사고뭉치인데 그 프라이머스의 둘째자식과 첫째자식의 스파클링이라 뭐라 할 수도 없고 울면서 오라이온한테 휘둘리는 부하메크들... 그러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부하들이 제발 저희 좀 살려주시라고 오라이온님 얌전히 있게 해주시면 안되냐고 거의 오열하면서 비는거보고 메가트로너스는 한번 크게 혼을 내서 애를 바로잡아야되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됨. 그리고 그 결심은 자기가 조금만 분위기 잡으니까 프라이마랑 똑같은 얼굴로 잔뜩 울상 짓고 보석같이 푸른 옵틱 도로록 굴리면서 “잘못했어요, 사이어...”하는 오라이온 보고 처참히 깨질듯. 저 울먹울먹하는 표정만 보면 뭔 말을 할 수가 없음. 부하들의 희망사항 단 하나도 이루어주지 못하고 울먹거리는 애 안아서 “앞으론 그러면 안된다.” 하면서 토닥여주기만 함. 오라이온이 속으로 ‘헤헤 담에 또해야지’이러고 있는 줄도 모르고... 사이어가 캐리어를 쏙 빼닮은 자기 얼굴에 약하단거 진작 학습하고 알차게 써먹는 중임. 그거 보고 속터지는건 부하메크들 뿐... 프라이마한테는 기대도 안함. 이 메크는 오라이온이 하이가드 훈련장에서 훈련기구들 하나씩 건드려보다가 다 부서뜨리는걸 눈앞에서 보고도 “하하하! 우리애는 정말 건강해. 활발해서 보기 좋은데! 그렇지, 메그?” 이러고만 있음. 당연함. 오라이온 성격이 누구한테서 왔겠냐고.
그래도 메프라 부하메크들이 너무 힘들어하는데 뭔가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생각은 할거임. 밤새 리차징베드에 같이 앉아 생각해낸 방법이 또래친구를 감시자 겸 보호자로 붙여주자는거였음. 그렇게 선택된게 하이가드 신입병사 디 식스틴이었으면 좋겠다. 신입치고 실적도 뛰어나고 오라이온에 비해 성격도 차분하고 어른스러워서 딱이다 싶었지. 계획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오라이온이 사고치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음. 메가트로너스도 프라이마도 우리가 메크 보는 옵틱 하나는 좋다며 매우 만족해함.
부하메크들이 일상에 평화를 되찾은 후의 어느날 메가트로너스 오랜만에 프라이마랑 같이 데이트하는데 저 앞 거리에 함께 있는 오라이온과 디를 발견함. 오늘은 하이가드들도 다같이 쉬는 휴일이지만 디는 오라이온 감시때문에 딱히 휴일이랄게 없었음. 신입인데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하게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해하던 메가트로너스... 가고 싶은 곳 못가게해서 풀죽은 오라이온 뺨 다정하게 쓸어주면서 "다음에 더 재밌는 곳에 데려다줄게. 기분풀어, 오라이온. 응?" 하는 디 보고 ...? 함. 그리고 똑같이 그거 보고있던 프라이마는 다 눈치채고 웃기만 할거같음. 지금 오라이온 바라보는 디의 눈빛이 옛날 메프라 연애하던 시절에 삐진 자신을 달래주던 메가트로너스 눈빛이랑 똑같았거든. 그래서 나중에 오라이온이 (드디어)철들어서 옵티머스 프라임이라는 이름을 받게 되고 디가 선배들 다 제치고 메가트론이라는 이름과 함께 호국경이 되던 날, "옵티머스, 아니 오라이온과 콘적스를 맺고 싶습니다. 부디 허락해주십시오. 그의 옆에서 부끄럽지 않은 반려가 되겠습니다."하고 찾아온 디 보고도 별로 놀라지 않았음. 눈에서 세척액 폭포처럼 쏟고 있는 메가트로너스 등이나 토닥여줬지. 근데 오라이온이 복부 플레이트 조심스레 끌어안고 "캐리어, 사실 저희..."란 말 꺼냈을 때는 메가트로너스랑 같이 칼 꺼내들을 듯.
디오라 메가옵티 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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