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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2 01:20
평소에 귀에 피가 날 정도로 말 많고 실없는 소리만 주절주절 늘어놓는 철없는 애새끼가 뮤턴트 되기 이전부터도 이미 인외같은 피지컬과 능력치 갖추었고 눈도 깜빡 안 하고 사람 바로 죽여버릴 수 있는 무서운 용병이라는게 그 갭이 진심 개좋아..
워낙에 깨방정 부리고 덜렁대는 개그이미지가 강한 방토라서 자꾸 까먹게되는데 생각해보면 얘가 사람들 잔인하게 학살하고는 돌아서자마자 농담칠 수 있다는게 무섭지 않냐. 그게 가능한 미친새끼라서 영화보는 관객들한테나 스크린 너머로 보니까 웃긴 놈이지 당하는 놈들한테는 개호러 살인머신 데드풀일 웨이드 윌슨...
그래서 그런거 보고싶다. 덷풀네 세계에서도 뮤턴트는 여전히 차별받는 존재들이라서 로건이 뮤턴트혐오자들 집단에 납치당하거나 아니면 울버린이 무슨 이유인지 살아돌아왔다는 정보가 퍼져서 웨폰엑스같은 기관에 실험체로 납치당해서 덷풀이 눈 돌아가는게 보고싶다...
항상 개소리 달고 살고 용병일 하면서도 끊임없이 입 털어대던 덷풀인데 단 한 마디도 안 하고. 그리고 사람을 죽이고있든 뭘하든 일하는 중에도 항상 산만하게 춤도 추고 딴짓도 하면서 장난치며 쓸데없이 시간 버리고는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 하나도 없이 오직 최대한 효율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만 움직이는게 보고싶다.
정확하고 오차라고는 없는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빌런들 한명 빼고는 다 죽여버리고는, 그 날 처음이자 유일하게 입 밖으로 꺼낸 말이 "로건은 어디있어" 얼굴 피떡돼서는 살려달라고 덜덜 떨며 애원하는 놈한테 딱 한 마디 물어본 거겠지. 대답 듣자마자 머리에 총 쏴서 터뜨려버리고는 손에 묻은 피랑 뇌조각 탁탁 털어내면서 바로 로건 찾으러 갈듯.
그런 덷풀의 모습을 로건은 전혀 몰랐겠지. 덷풀이 감금되어있던 로건을 찾아서 집에 데려오기까지 계속 의식이 없던 상태였어서 로건이 일어났을 땐 덷풀이 다시 익숙한 가볍고 방정맞은 모습으로 돌아온 상태일 거야. 로건 눈 뜨자마자 자기야 이 깜찍한 남친을 두고 어디가려고 했어, 요 말썽꾸러기 허니배져!! 하고 잉잉거리면서 앵기고 간호해준다고(힐링팩터 덕분에 멀쩡하게 나아서 필요없음) 호들갑 떠는 등 평소같은 애샛기 행동으로 죽을만큼 고생했던 로건은 집 돌아오자마자 다른 의미로 또 시달려서 머리가 지끈거림.
아무튼 그래서 로건은 그 때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모르고 그저 덷풀이 자길 구해줬다는 것 정도만 알아 "고맙다, 웨이드."/"어허- 말로만 고맙다고 하기야? 피넛, 이 대디가 널 그렇게 가르치던? 그렇게는 안 되지. 빨리 블로우잡 핸들 갖다대" 이 수준으로 덷풀 반응도 가볍게 장난스럽고 그렇게 그냥 넘겼겠지
그러다가 뭐 그 날 덷풀 도와준다고 같이 따라갔었던 엑스맨, 콜로서스나 네가소닉, 유키오 또는 로라한테서 뒤늦게 덷풀이 어땠었는지 듣게되겠지. 처음에는 과장하지 말라며 안 믿을듯. 저 녀석한테 그런 모습이 있다고? 하는 것도 있지만 수십년간 워스트 울버린이었고, 아직도 그 타이틀과 함께 깊게 뿌리박힌 자낮을 본인 마음 속에서 온전히 털어내지 못한 로건이라서 고작 나같은 놈 때문에? 하는 생각도 커서.
그렇게 그 날의 이야기 듣고는 하루종일 괜히 생각 많아지는데 이게 무슨 기분인지도 모르겠어서 마음이 어수선하다가 저녁도 먹고 밤이 돼서야 덷풀한테 말 꺼내는 로건이겠지. 불 꺼진 어둑한 거실에서 둘이 소파에 기대어 앉아 재미없는 예능프로 재방송같은 거나 보면서 쉬던 중인 그런 평화롭고 나른한 분위기였을 거야. 덷풀은 쉴새없이 프로그램 욕을 하고 제작진 감 없다고 비꼬고 출연진들 대본 티난다고 놀리고 평소같이 들숨에 개드립 날숨에 헛소리하면서 보는 중이고 로건은 그냥 덷풀한테 기대서 티비 보고있고. 그러다가 로건이 불쑥 물을거야, 얘기 다 들었다. 너 그 날 정말 그랬었냐고. 그리고 가장 궁금하고 가장 중요하게, 왜 그랬냐고.
그러자 덷풀이 갑자기 말을 멈추겠지. 고개 돌려서 평소답지 않게 웃음기 싹 사라진 눈으로 로건 빤히 쳐다보면서
난 다른 새끼가 내 꺼에 손 대는거 싫어해.
이 한 마디만 하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티비 보면서 열 내서 쫑알쫑알 떠들기 시작할듯. 옆에서 로건은 벙쪄서 그런 덷풀을 한참을 쳐다보며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듯이 입만 열었다닫았다 하다가 결국은 말하기를 포기해 입 꾹 닫고 덷풀한테 몸을 푹 기댈거야. 남한테 부끄러워하는 모습 보여주는 걸 싫어하는 로건을 아니까, 덷풀은 제 목덜미 부근에 닿아오는 얼굴이 뜨겁다는 걸 눈치채도 모르는 척 예능 프로그램 서바이벌 게임이 재미 더럽게 없다고 저거 어느새끼 아이디어냐며 욕하면서 로건 어깨에 팔 둘러서 자신에게로 더 가까이 당기며 꼭 끌어안아주겠지.
풀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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