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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1 21:03
재생다운로드행맨밥.gif


개연성 좆까고 르무어에서 부대 대항으로 포상휴가 걸고 이벤트가 열린거임 다들 휴가도 휴가지만 에고쎈 군인들답게 승부욕 장난아니라 풋볼 비치발리볼 달리기 농구 장기자랑(?) 등등 피터지는 경쟁을 하는데 이벤트가 너무 과열되었다싶은 주최측에서 그럼 최종 1팀이 아니라 2팀에게 포상휴가를 주겠다 그리고 지금까지 열심히 게임에 임한 부대원들은 잠깐 캄다운 하시고 각 부대의 리더들이 올라오시라고 진행자에게 멘트를 시킴 졸지에 멀찍이 구경하고 있던 대위들이 행사무대 위로 집합되는데 당연히 비질란테의 행맨과 스크리밍이글스의 밥도 그 사이에 끼어있겠지 그리고 대뜸 상자를 내밀어서 공을 하나씩 뽑으라고 하는데 뽑은 공의 색깔이 같은 두명이 한 팀이 되고 그렇게 우승한 팀의 부대원들이 포상휴가를 받게 되는거임  당연히 행맨밥은 같은 색을 뽑아서 한팀이 되어야 옳다 킬킬

둘다 기겁한 얼굴로 "저 녀석이랑...?" 하며 돌아보는데 행맨은 이내 기세등등한 얼굴로 표정을 바꾸며 "나야 뭐든 잘하니까.. 파트너만 짐이 안 되면 우승은 무조건일텐데" 하면서 입을 털고 밥은 여기서 휘말리면 진다는 생각에 입을 꾹 다물고 노려보지만 눈에는 경멸이 잔뜩 서려있음 속으로 어떤 종목이 되든 기필코 행맨보다 잘해내서 저 잘생긴 코를 납작하게 해주겠다고 다짐하겠지 그렇게 승부욕을 빛내는 대위들을 둘씩 짝지워 세워놓고 수상하게 싱글벙글 웃고 있는 진행자가 대결 종목을 소개하는데... 다름아닌 빼빼로먹기 게임인거임 많이 먹기? 빨리 먹기? 그런거아니고 빼빼로 하나를 양쪽에서 먹어치워서 가장 조금 남기는 팀이 이기는 다분히 무순적허용이 필요한 그런 게임을 시킬거임

듣자마자 shit!을 외치며 포기하는 팀도 나오고 밥 부대의 독수리들은 닉값을 하며 울부짖고 있겠지 "대위님 그냥 포기하세요" "비질란테 미친개랑 빼빼로 게임을 하다니 차라리 저희가 휴가반납을 하겠습니다!" "동구라미 절대 지켜ㅠㅠㅠㅠ"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광경이었음 그러나 밥은 게임은 게임일 뿐이라며 비장하게 빼빼로를 물고 행맨과 마주 섬 그렇게 시작신호와 함께 입술을 옴싹옴싹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열심히 행맨쪽을 향해서 움직이는 밥과 달리 행맨은 영 진도가 안나가는거임 아까는 뭐든 잘한다고 재수없게 굴더니 이런 종목인거 듣고 의욕을 상실했나 싶어진 밥이 혼자서 고군분투 해봄 속으로 '나도 너 좋아서 이러는거 아니야 짜증나 백맨' 하는데 얘는 게임으로라도 나랑 이러는게 싫구나 싶어서 살짝 자낮해지기도 함 

근데 그게 아님 행맨은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즐기고 있었음 오물거리는 얇은 입술, 쫑긋거리는 둥근 코끝, 자신의 모습만 온전히 담긴 푸른 눈동자, 점점 가까워 오는 숨결까지 밥과 이렇게까지 가까워질 기회가 언제 또 있을까 싶은 행맨은 최대한 이 게임을 길게 끌고 싶어서 꼼수를 부리고 있는거였음 그리고 그때 혼자서 열심히 움직여 과자를 1cm 정도 남겨놓은 밥이 이쯤하면 됐다 싶어 입을 떼려는 순간, 행맨이 밥의 어깨를 잡고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음 콱,콱,콱,쪽-! 뒤늦게 부스터를 단 행맨의 입술이 기어코 밥의 입술에 닿고야 말았음 그걸 지켜보던 이들 사이에서는 탄식과 함성이 동시에 터져나옴 "파이트 어글리!"와 "행맨개새끼야"가 동시에 들렸던거 같기도 함 그러나 행맨과 밥 두 사람에게는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았음 자신의 것인지 상대방의 것인지 구분할수도 없이 쿵쾅거리는 심장소리만 울려댔고 이미 과자부스러기 한조각마저 사라진 후였지만 두 사람의 입술은 계속 해서 서로를 탐하며 움직였겠지 뭐든 잘한다는 호언장담대로 키스도 정말 잘하는 행맨이었고 납작하게 해주겠다던 잘생긴 코를 자신의 코로 이리저리 부벼대는 밥이었음

보다못한 진행자가 두 사람 사이를 가르며 들어왔고 "우, 우승입니다! 비질란테와 스크리밍이글스 축하드립니다!" 하며 급하게 행사를 종료시켰음 남은 과자 길이는 재보지도 않았지만 그 누구도 반박하지 않았음 어차피 웃자고 하는 게임에서 죽자고 키스한 새끼들을 어떻게 이기냐며 절레절레하고 무대를 떠난 뒤였음 행맨과 밥은 각 부대원들에게 둘러싸여 우승의 기쁨을 나눴지만 서로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겠지 아까 하던걸 마저 하고 싶다는 생각이 서로의 눈에서도 읽혔고 우승 뒤풀이 장소에서 슬그머니 빠져나와 이번엔 빼빼로 없는 빼빼로게임을 밤새 즐겼을거 같다



그리고 포상휴가권을 얻게 된 두 부대의 대위님들은 공교롭게도 날짜를 맞춰서 함께 휴가를 떠났다고 합니다









파월풀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