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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9 17:29
본편  주부 학생












☆축☆ 네이트 픽이 아빠가 되었습니다 ☆하☆



특별히 아이계획이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째끄만한 점을 처음 봤을 때 두 엄마아빠는 의사 선생님 앞이라는 것도 망각하고서 손을 잡고 뿌앵– 함께 울음을 터뜨렸다.



임신 사실을 알자마자 허니비가 먼저 휴직을 하고, 네이트가 학기를 마칠 때까지 동부에 있는 그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기로 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가운데 허니비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하려는 것도 모자라, 학교까지 데려가려는 네이트를 어르고 달래서 보낸 뒤에 허니비는 책이나 읽고 산책이나 하며 시간을 보냈다.



- ............ 닮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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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



그러다 새로 발견한 타코집에서 포장해온 음식을 달랑달랑 들고 집에 돌아와 느긋한 샤워를 마치고 누워있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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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니, 나 왔어.



녹록지 않은 학업으로 나갈 때에 비해 꼬질꼬질해진 우리집 백구가 귀가를 하는데, 사실 허니비가 그를 맞아준 적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고, 소파에서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다 네이트의 뽀뽀 세례를 받고 깨어나는 게 보통이었다. 그렇게 함께 저녁을 먹고 네이트가 침대에 앉아 노트북을 펼치면 그 품을 파고 들어가 안고 싶던 온기를 느끼고 맡고 싶던 냄새를 맡다가 잠드는 게 하루의 끝이었다.












한 고집하는 사람들 답게 치열한 유전자 싸움을 거쳐 응애–! 힘차게 거친 세상 밖으로 나온 비-픽 부부의 첫 딸은



- 허니비네...

- 아닌데? 엘티인데?

- 허니비... 아니 엘티같기도 하고...

- 애가 애를 낳았구먼... 훌쩍

- ...... 파피, 울어요?



현명하게도 골고루 잘 섞여 태어났다.



아기의 이름은 릴리. 그 릴리야의 이름에서 e 하나가 빠진 나리꽃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말을 가장 처음으로 전해 들은 릴리는 감동받은 얼굴로 활짝 웃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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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롸, 그때 나한테만 말 안 해준 거 용서해 줄게.



아기 릴리의 대부는 마이크 윈으로, 가장 먼저 지원서를 낸 거니가 선착순의 원리에 따라 제1대부 자리를 차지했다. 에릭은 분하지만 깔끔하게 납득하면서도 남몰래 와인잔에 물을 떠놓고 하루빨리 엘티네 둘째 공주님이 태어나길 기도했지만, 그가 대부가 되는 일은 없었다. 릴리는 무남독녀 외동딸이었거든.



꽃돼지 릴리야의 순하디 순한 성정을 이름과 함께 받았는지는 몰라도, 뱃속에 있을 때부터 입덧 한 번 안 한 덕에 엄마를 포동포동 살찌운 릴리는 태어나서도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천사같은 아기였다. 처음엔 당사자들조차도 이 애기가 정녕 우리의 애가 맞나 의구심이 들었지만, 먹고 싸는 것 만큼은 기가 막혔다는 비 부인의 증언과 자는 것 하나는 끝내줬다는 픽 부인의 증언으로 기가 막힌 유전자의 끝내주는 결합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아무튼 낮이고 밤이고 머리만 대면 쿨쿨 자는 우리 릴리 덕분에 엄마아빠는...



- 으응... 네잇, 나 갈 거 같아... 흑...!

- 하아... 허니, 왜 전보다 더 잘 느끼는 거 같지...?

- 하으으응... 몰... 라...... 싫어?

- 그럴 리가... 내가 너 가는 표정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남다른 체력을 낭비할 틈이 없었다.












- 릴리! 우르ㄹㅡ르ㅡ르르 깎꿍!

- 레이, 애기한테 침 튀잖아.

- 근데 릴리는 진짜 허니비 안 닮아서 다행이다. 얼마나 순하고 예쁘냐.

- 나도 팔다리가 자유롭지 않을 땐 순했어, 이 새끼들아.

- 허니, language.



브라보의 하릴 없는 삼촌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릴리를 보러 오는 바람에 비-픽 부부의 집은 조용할 날이 없었다. 파피, 루디, 에스페라같은 프로– 애비들의 오지랖과 프로– 재롱떨이 삼촌들의 콘서트를 양분삼아 아기 릴리는 쑥쑥 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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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릴리, 삼촌이 좋아?

- 부– (침튀김)

- 그래, 삼촌도 릴리가 좋아.

- 릴리! 이 레이레이를 두고 저런 촌뜨기를 선택하다니!

- 레이, language.



그런 아기 릴리의 최애 삼촌은 브라보의 노랑 강아지 월트가 차지했다. 유 리를 펌킨! 내가 네 앞에서 엉덩이를 얼마나 열심히 흔들었는데! 레이는 배신감에 찬 목소리로 울먹였지만 그는 평생 모를 거다. 그 엉덩이 춤이 가장 큰 패인이라는 것을. 그러나 곧 제 손가락을 쥐고 까륵거리는 웃음을 보다 보면 어느새 앵콜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레이였다.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건 역시 마이크 윈 상사였다. 그는 특히나 아기들이 보내는 음성 메시지를 귀신같이 해독했다.



- 으앵–

- 우리 공주님이 배가 고픈가 보네요.

- 흐앵–

- 잘 때가 되었나 본데요?



웃긴 점은, 그는 결혼을 했지만 아이가 없는 딩크부부라는 것이다. 두 어림쟁이 엄마아빠는 크기와 상관 없이 모든 인간종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는 윈 상사의 독심술에 다시 한 번 감격했다. 그리고 트롬블리는 첫 방문때부터 자기가 유용하게 읽었다는 육아 책을 선물로 들고 오는가 하면 아기 안 울리고 깨우는 법, 아기 안 깨우고 청소기 돌리는 법 등 책에는 없는 꼼수 꿀팁을 요목조목 전파해주는 등 마이크 다음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












- 빠삐!

- 웨옹, 이제 이 쪼끄만한 녀석까지 날 파피라 부르네.

- 릴리 공주님, 오렌지 먹을래요?



파피는 퉁명하게 말하면서도 양 팔을 쭉 뻗어 올리는 릴리를 번쩍 들어올려 주었다. 네이트와 파피는 키가 비슷했지만 릴리는 파피에게 안기는 걸 좋아했는데, 혹 딸래미가 무서워서 울음이라도 터뜨릴까 천천히 들어올리는 아빠와 달리 파피는 남다른 스피드로 릴리에게 스릴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옆에서 프루티한 오렌지를 입에다 쏙 넣어주는 프루티 루디까지 세 사람의 풍경을 보며 어딘가 게이 부부와 그 딸래미 같다, 라고 허니비는 생각했다. 그러나 역시 릴리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기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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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냐, 이 귀여운 아드레날린 중독자야.

- 끼야아아아!!!!!!



아기 릴리에겐 마치 티-익스××스와 맞먹는 이메다짜리 휴먼 비행기였다. 그런 브랫의 관절 사정은 신경쓰지 않고 매번 "또해조!" 지옥을 열어재꼈으나 아이스맨은 한 번도 넘어가지 않았다. 그렇게 아기 릴리는 마냥 순하고 착하기만 한 천사일 줄 알았다.












- 애 코피나는 거 안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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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 아이 얼굴에도 생채기는 났는데요. 그리고 우리 애 쪽에서 세 번이나 그만 하라고 점잖게 제지하지 않았습니까? 그걸 무시한 채 지속적으로 모욕적인 언사를 행한 건 그쪽 아들이잖아요? 일방적인 폭행이 아닌 쌍방의 다툼임에도 덮어놓고 자신의 아이가 무조건적인 피해자라 주장하는 건 과도한 피해망상이라 봅니다.



초등학교를 들어가자마자 비약적으로 날뛰기 시작한 성질머리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네이트가 코피를 줄줄 흘리는 남자애를 데리고 따지러 온 상대쪽 학부모를 말로 줘 패는 동안 허니비는 손톱에 살짝 긁힌 상처에다 약을 발라주었다.



- 엄마, 쟤가 엄마아빠를 모욕했어!

- 알아. "그만해" 세 번 했어?

- 응! 두번 그만해 할 때 때리고 싶었는데 참았어!

- 잘했어. 앞으로는 네번까지 참아보자. 그리고 주먹을 약하게 쥐면 손목이 아야해.

- Aye aye, sir!



아기천사 릴리는 아기전사로 훌륭하게 거듭났다.












육아하는 중위님이 보고싶었읍니다,,
젠킬 스탘 중위님너붕붕 네잇너붕붕
진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