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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7 22:10
궁에 새로 들어 온 하녀 제인은 생각했어. 궁을 한 번이라도 드나든 사람이면 왕이 남편을 싫어하는 건 다 눈치챌 수 있어. 국서의 초상화는 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신하들 사이에서 국서의 이름이 거론되는 일도 거의 없어. 그의 역할은 중요한 왕실 행사에서 왕의 옆자리를 채워주는 것뿐이야.


항상 시녀와 신하에 둘러싸여 국정을 논하는 왕은 고개를 꼿꼿이 들고 왕실의 체통을 지키지. 그러나 제인이 지금까지 딱 한 번 마주친 국서는 어깨를 움츠린 채 홀로 구석의 방으로 들어갔어.






사실 왕이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이미 모든 백성이 알아. 공주 때부터 당돌했던 허니 왕은 아버지에게 자신이 왕위에 올랐을 때 방해되지 않도록 별 볼 일 없는 가문의 고분고분한 남자와 맺어달라 청했어.


그리고 그 불행한 결혼의 결과가 바로 저 프레드릭 공이지.


처음에는 그가 애정 어린 결혼 생활에 환상을 품었던 것 같아. 하지만 왕은 모질었고, 프레드릭 공은 점점 시들어갔어. 왕의 눈에 들기 위해 연마한 검술은 이제 마지못해 참가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얼굴에는 시름이 가득했어.




허니 왕은 남편에게는 모진 아내였지만 나라는 잘 다스렸어. 백성들은 이전보다 나아진 생활을 누리며 왕을 칭송했어. 그러나 태평성대가 영원할 수는 없으니... 국경을 지키던 병사가 성이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왔어.

왕은 급히 회의를 소집해 신하들과 대책을 논의했어. 어느 장군을 국경으로 보낼 것인가 논의가 한창일 때 한 신하가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어.


"프레드릭 공께서 지략과 무술에 모두 능하시니 그 분을 보내는 게 어떨까 합니다."


탁자에 두 팔을 짚고 있던 왕은 그 말을 꺼낸 신하를 쳐다보며 딱 잘라 말했어.


"내 남편은 그럴 만한 위인이 못 되오. 다른 사람을 보내도록 하지. A 장군, 내일 아침 병사들을 이끌고 국경으로 가시오. 혹여 일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


"그 땐 내가 직접 가겠소."






회의가 마무리되고 왕은 가장 먼저 회의장을 나섰어. 그때 프레드릭이 왕의 앞을 가로막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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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찌 그리 잔인하오?"


왕은 남편을 흘긋 쳐다본 뒤 다시 눈을 돌리고 걸음을 재촉했어. 프레드릭은 우두커니 서서 왕의 뒷모습을 바라봤어.






다음 날 왕은 동이 트기 전 다급한 하인의 목소리에 급히 일어났어.


"전하, 프레드릭 공께서 지난 밤 준비된 병력을 모두 이끌고 국경으로 향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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