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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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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배 고파지면 대충 통나무집에 저벅저벅 들어가 빵 뜯어 먹을듯. 뭐 맛있는 샌드위치 그런 것도 아니고 벽돌같은 빵 쪼개서 우걱우걱... 옷도 안 갈아입고, 흙 묻은 워커까지 신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서 낮잠 자다가 또 나무 부수러 나가길 반복 ㅇㅇ

근데 그런 마이크가 생필품 사러 산 밑으로 내려갔다가 마트에서 거기 직원인 너붕붕 만나고 반해버리면 좋겠슴... 괜히 생각나서 다음날 또 내려가고... 또 내려가고... 그렇게 사흘 나흘을 마트에 얼굴 비추니까 너붕붕이 아는체 하겠지. 잠시 마트 밖에서 캔커피 마시며 담소도 나누고 ㅇㅇ

나중엔 너붕붕이 하도 졸라서 산 속 통나무집으로 초대할 거임. 조온나게 허술한 약도 그려줬는데 나름 또 위치는 정확하게 그려놔서 쉽게 찾았을듯. 마이크는 집에 손님 오는 게 처음이라 부랴부랴 청소하고 이불도 빨고 흙먼지도 쓸어내고 아침부터 개바빴음. 그렇게 너붕붕이랑 이런저런 얘기 하며 시간 보내고, 산에서 자기만 아는 예쁘고 작은 물길도 데려가 보여주겠지. 관광객들 다니는 산이 아니라서 완전 무슨 밀림 같을 거임. 거기서 한참 놀다 보니 산은 또 금방 어두워지잖슴... 마이크야 뭐 산에서도 눈이 훤하지만 너붕붕은 무서워서 자꾸 주춤하겠지. 마이크는 미안하기도 하고 신경쓰여서 계속 뒤를 돌아보며 너붕붕이 잘 따라오나 확인함. 그런데 갑자기 손끝에 뭔가 착 달라붙을 거임. 풀잎이나 산벌레가 아닌 건 확실함... 꾸물꾸물 눈을 내려 쳐다보니 너붕붕의 하얀 손이 자기 새끼 손가락을 살짝 잡고 있는 거... 차마 서로 마주보거나 그러진 못하고 잠시 큼큼대다가 그대로 새끼손가락 잡혀서 내려올 것 같음.

가렛이 너붕붕 소지품 챙겨주려고 통나무집으로 먼저 휙 들어갔는데 그 1분이 어찌나 무섭고 외롭던지 너붕붕은 야산에서 눈물이 날 것 같았을듯. 바로 3미터 앞에 통나무집이 있는데. 그러다 갑자기 심한 천둥 소리가 나겠지. 너붕붕은 꺅 비명을 지르고 주저앉음. 소리에 놀라 뛰어나온 마이크는 풀숲에 가려져 안 보이는 너붕붕을 찾아 두리번 거림. 그러다 겨우 빼꼼 올라온 정수리를 발견라고 안도하겠지. 얼른 다가가 너붕붕을 일으키는데, 눈물 범벅인 얼굴 보고 엄청 놀랐을 거임. 마이크가 해줄 말은 하나였겠지. 이런 곳에 오라고 해서 미안하다고. 그렇게 산 아래까지 데려다 주고, 너붕붕의 동생이 차를 갖고 마중 나올 때까지 옆에서 기다려줌.

그 뒤로 한 나흘 정도 못 만났을듯. 마이크가 마트에 안 가니까. 애초에 마트도 3개월에 한 번 갈까말까였는데 너붕붕 보려고 자주 갔었던 거고. 그렇게 닷새로 넘어가는 날 저녁에 갑자기 통나무집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내다보는 마이크임. 처음엔 그냥 바람 소리인가 했지. 몇 번을 무시하다 내다보니 말도 안 되게 너붕붕이 서있었음. 미쳤어요?? 소리가 먼저 나와 버렸지. 거친 말에 놀란 너붕붕이 당황하자 마이크는 마른 세수를 하며 문을 활짝 열어줌. 미안해요... 이 밤에 혼자 산에 오는 건 위험해요... 너붕붕은 차마 안에 들어가진 못하고 밖에서 큼지막한 봉투를 건넬 거임. 며칠동안 마트에 안 오길래 아픈가 해서 걱정 됐다고. 온갖 몸살약, 배탈약, 두통약에 이런저런 음식도 들어있었을듯. 그 순간 또 천둥이 치고... 그때처럼 주저 앉으려던 너붕붕을 이번엔 마이크가 제대로 붙잡음. 그리고 딱 마주친 두 눈에서 야리꾸리한 감정을 느꼈겠지... 마이크는 차마 먼저 뭐라고 말을 못하다가 너붕붕 입에서 자고 가도 되냐는 소리 나오니까 조용히 끄덕일 거임. 며칠 전에 이불빨래 해두길 잘했지. 너붕붕 침대에 눕히고 마이크는 까슬까슬한 바닥에 누움. 뒤척일 때마다 나무로 된 바닥이 삐걱거렸을듯. 그리고 너붕붕이 누운 침대도 끼익거리고. 다음날 눈 뜨자마자 마이크는 어울리지 않는 사뿐사뿐한 걸음걸이로, 아직 자고 있는 너붕붕의 아침식사를 만들어 놓을 거임. 상 위에 차려놓고, 또 자기는 산에 일하러 나가겠지. 점심쯤 돌아와 보니 빈 접시가 깨끗이 설거지 되어있고 작은 쪽지가 테이블에 붙어있을듯. 재워줘서 고마워요♡

이날 이후로 너붕붕이 자주 올라오고 마이크도 자주 내려가서 꽁냥거리는 거 보고 싶조...



가렛너붕붕
가렛마이크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