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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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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트론이 보고 싶다

옵티머스가 전 우주적 위기에서 희생하면서 그 반동으로 시공간이 뒤틀려 각 시기들의 옵티머스/오라이온으로 찢겨 온 우주에 흩어지는데 옵티머스/오라이온을 찾기 위해 자신도 기어코 스스로를 조각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헤매고 다니다 마침내 옵티머스/오라이온을 찾아낸 메가트론/ D-16





광부 오라이온을 찾아낸 건 메가트론이었을 듯

아무것도 모르는 눈망울로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몸 이곳저곳에 먼지가 묻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정말 그때와 똑같아서 먼지를 털어주려 자기도 모르게 손을 뻗겠지

자기 머리 위로 드리워진 그림자를 본 오라이온이 흠칫 놀라 피한 후에야 아, 하며 손을 물리고 무릎을 꿇으며 몸을 최대한 웅크리려 했으면 좋겠다

지금의 자신은 디식스틴이 아니라는 걸, 오라이온에게는 무섭고 낯선 존재일 뿐이라는 걸 지금에야 깨달아버려서. 하지만 오라이온을 잡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어서 손을 뒤로 돌리지도 못하고 주먹을 쥐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다시 손을 뻗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손가락을 그러모은 채로 굳어서 오라이온, 한 단어만 간신히 불렀으면 좋겠다.

조금씩 일그러져가는 얼굴을 보던 오라이온이 조심스럽게 디...? 하고 물었으면 좋겠다. 그제서야 막힌 숨을 몰아쉬듯 헐떡이는 메가트론.

안 그래도 네가 보이지 않아서 찾아다니고 있었어. 너 정말...디야?
응. 응......
왜 그렇게 된 거야. 눈은...왜 그렇게 됐어?
너무.
너무?
너무 슬펐었어......

그러려던 건 아니었어. 이대로려던 건 아니었어. 되돌리고 싶었는데 눈만은 어떻게 해도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았어. 내가 그대로여서, 너무 미워서 나와주지 않는 걸까 계속 생각했었어. 하나라도 원래대로 돌아가면 좀 나을까 싶어서, 옵틱을 뽑아내고 노란색 걸 찾아 갈아끼우고 싶었는데, 그러면 너를 영영 찾아내지 못할까봐 이대로 둘 수밖에 없었어......

여러가지 감정이 뒤죽박죽으로 뒤엉켜 흡사 광인의 중얼거림같은 메가트론의 고해를 듣던 오라이온이 자기도 모르게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자 메가트론이 발작적으로 손을 뻗겠지. 하지만 허공에 뻗어진 손은 오라이온의 창백하게 질린 얼굴을 보자 오라이온을 잡는 대신 밑으로 떨어져 바닥을 까득까득 긁을 듯.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디.

자신보다 몇 배는 큰 모습이 붉은 옵틱을 불안정하게 빛내며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은 어린 광부들 사이에 소문으로 돌던 광산 밑에서 올라와 메크들을 다 삼켜버리는 괴물 같이 섬뜩한데도 자신과 멀어지는 게 무서우면서도 내가 무서워할까봐 차마 닿지 못하는 모습은, 너무나 애처로워서...

오라이온은 결국 조심스럽게 다가가 메가트론의 품 속에 자신을 밀어넣었으면 좋겠다. 흐윽, 억눌렸던 신음이 터지고 덜덜 떨리는 팔이 자신을 죄어오는 걸 느끼면서, 뜨거운 세척액이 후두둑 떨어져 자신의 얼굴을 적시는 걸 느끼면서

"...앞으로는 놓지 않을게. 절대 놓지 않을게. 오라이온. 오라이온, 오라, 이온..."

통곡같이 자신의 이름을 연거푸 되뇌이는 친구를 올려다보며 눈물을 닦아주고 싶은데... 생각하는 오라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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