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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3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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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봐도 되는 전편
"싫어요"
메이저는 완강했음 올해는 절대 마크의 계략에 넘어가지 않겠다고 동그란 눈을 최대한 호락호락하지 않게 뜨며 마크에게 맞서는 중이었음
"메이저,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 당신은 가만히만 있으면 돼요 당신도 분명 좋아할거에요"
마크는 잘생긴 얼굴을 들이밀며 침대 위에서나 통할법한 개수작을 시작하고 있었음 물론 침대위에서는 성공률 100%이긴 했는데 이건 조금 다른 문제였음 마크가 작년 할로윈 얘기를 꺼내며 그때도 자신의 작은 수고와 메이저의 협조로 최고의 코스튬으로 뽑히지 않았냐며 회유했음 햄메쟈 단독출마에 투표권자 마크 외 1햄이었던 소소한 코스튬 대회였지만 우승 상품이 무려 저멀리 남쪽나라에서 수입한 고퀄리티 원목 모형 범선이었기 때문에 메이저도 살짝 흔들렸겠지
"맞아 작년에 그랬었지.. 그럼 올해도 한 번..."
(떠오르는 작년의 악몽)
"에잉 그냥 안할래요!"
"왜.. 어째서죠, 내사랑?"
"그렇게 흰 천을 뒤집어쓰는건 너무 갑갑하다구요 그리고 애써 유령으로 분장한 보람도 없게 다들 무서워하기는 커녕 웃기만 하고..."
정말 간소하게 기분만 낸다고 생각했는데 그마저도 만사가 귀찮은 햄메쟈에게는 고된 일이었나봄 분명히 작년엔 모형범선에 올라타서 신나게 포즈도 취하고 이상한 유령소리도 내면서 한껏 즐겼던거 같은데 아무튼 1년만에 스탠스가 싹 바뀌어버린 당사자가 그렇다니 마크도 더 이상 할말이 없었겠지 거기다 진지하게 누군가를 놀래키고 싶은 욕심이 있는것 같기도 해서 어디서 이상한 피칠갑을 하고 올까봐 더이상 코스튬 얘기는 하지 않기로 맘먹은 마크였음 항상 마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을 해버리는 메이저이기 때문에 머리에 맥주를 뒤집어쓰고 나타난다고 해도 이상할게 없었거든
"알겠어요 메이저가 원치않는건 나도 싫어요 이번 할로윈은 코스튬없이 기념하기로 해요"
배우자의 기분을 더 주의깊게 살피지 못한 자신을 용서하라며 마크가 꼬리를 내렸음 시무룩해하는 미남의 얼굴에 약한 메이저는 이내 본인이 더 울것처럼 팔자눈썹을 만들고 마크를 꼬옥 안아줬음 마크도 그런 메이저의 마른등을 감싸안으며 토닥토닥 달래줬지 오늘따라 자신의 등 뒤에 닿아오는 마크의 손길이 따뜻하고 힘있게 느껴지는것 같다고 생각한 메이저는 출근시간도 잊고 한참을 그렇게 안겨있었음 역시 마크는 나한테 다 맞춰준다니까?
두 사람 주위에서 뻘쭘하게 눈을 사시로 뜨고 있던 비서, 메이드, 운전기사가 아니었다면 마크메이저는 현관으로 나서는 복도에서 그만 일을 치를뻔 했지만 다행히 그정도로 안하무인은 아니었고 한 몸처럼 붙어있던 덩어리가 겨우 두 개로 갈라지며 한 사람은 출근길로 한 사람은 안방으로 발길을 돌렸음 메이저는 원래 마크가 출근하면 햄메쟈로 변해서 나름대로 바쁜 루틴을 수행하는데 오늘 유독 진득한 배웅을 하느라 첫 번째 루틴인 오전낮잠 시간에 10분이나 늦어버렸겠지 마크가 꾸며준 데코레이션과 베딩 사이 편안하게 자리를 잡은 햄메쟈가 사르르 잠이 들었고 이내 누가 들어와도 모를만큼 낮잠치고 꽤나 깊은 잠에 빠져버렸음
"찰칵"
그러니까 누군가 마크가 미리 지시한대로 잠든 햄메쟈를 몰래 찍는 것도, 마크가 새로 꾸며준 케이지에 왜 키위들이 놓여져있는지도, 자신도 모르게 이미 본격적인 할로윈 코스튬을 진행중이라는 것도 까맣게 모르고 쿨쿨 잠든 햄메쟈겠다
마크메이저
파월풀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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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뜻이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크는 다 계획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