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조주의


여주가 정신없이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디자인하면서 지내던 어느날 출장+여러일이 겹쳐 제신율을 일이주 정도만에 회사 복도에서 만나게 되는거

반가워서 이것저것 물어보고싶지만 진심 너무 바빠서 디렉터님! 꾸벅 인사하고 다시 품에 안고 있던 상자들 들고 뛰려는데 제신율이 그 앞을 막아서면서 상자 자기가 드는거지

근데 제신율 표정이 별로 안 좋아서 여주가 눈 땡그랗게 뜨고 왜 그러세요....? 저 급해요! 하는데 비켜줄 생각 없이 여주 얼굴이랑 몸을 전체적으로 한 번 훑어보고 물어봄


-...혹시 그동안 여우 만난 적 있어?

- 제가 아는 여우는 디렉터님뿐인데요...? 아시다시피 저 그동안 엄청 바빠서 회사에서 살았어요!


헉 혹시 회사에 디렉터님 말고 여우가 또 있어요???하면서 목소리 낮추는 여주 보고 제신율 갑자기 머리아파올듯

약하게 여우 기운이 감지되는데 본인 건 아니고 회사에 여우가 또 있는 것도 아니고. 얘가 자기 출장간 동안 회사-집 왔다갔다 한 건 바빠도 하루에 한 번은 꼭 연락했으니 당연히 알고.
근데 한 번 스치거나 하는 정도로는 이렇게 감지되지는 않는단 말임...


제신율은 미간 좁히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어떤 결론에 이르자마자 퍼뜩 고개들더니 들고 있던 상자 마침 지나가는 직원한테 떠넘기듯이 맡겨버리고 여주한테 당장 갈 데가 있다고 할 듯

안그래도 바쁜데 제신율 차에 타게 된 여주가 무슨 일이냐고, 우리 지금 어디 가는거냐고 물어봐도 가면 알게 될거라고 하고 입다물어버림

시내를 지나 외곽으로 빠지고 좀 더 달려 도착한 곳은 어떤 작은 진료소같은 곳이었음 불 꺼져 있는 것 같은데 하면서 기웃거리는 여주를 앞세워 문 열어젖힌 제신율은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 이름 부름

안쪽에서 한 노인이 나와서 제신율 보고 아침부터 어쩐일이냐고 물었는데 제신율 인사도 없이 딱 한 마디 던질듯


-이 애, 여우를 품은 것 같아.

그렇게 말하는 제신율의 얼굴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표정이어서, 여주는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음


이 다음에는 제신율이 별로 안 기뻐하는 것 같아서 여주가 임신튀하면 좋겠다


영족+인간 결합하면 영족 나오는지 인간 나오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제신율이 아기여우 제일 먼저 알아채면 어떻게 할지가 보고싶었음 현실의 임신출산 얘기 하고싶은 것 아님 그냥 이런 게 보고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