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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1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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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은 아내를 잃은 후 8년이 지나 한적한 동네로 이사왔다. 그곳의 조용한 환경은 그에게 평화를 가져다주었지만, 아내의 부재는 여전히 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어느 날, 그는 아내의 묘에 가져갈 꽃을 사기 위해 근처 꽃집에 들어갔다. 꽃집의 주인은 젊은 남자였다.

“안녕하세요. 어떤 꽃을 찾고 계신가요?” 남자는 밝은 미소로 물었다. 노엘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아내에게 줄 꽃을 사러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내분이 좋아하실 만한 예쁜 꽃을 골라드릴게요.”라고 말했다. 노엘은 그 남자의 정성 어린 모습에 마음이 두근거렸다. 그는 아내를 잃은 이후로 이렇게 느낀 적이 없었다.

꽃을 포장하는 남자를 바라보며 노엘은 미소를 지었다. “정말 예쁜 꽃이에요.” 그가 말했다. “아내분이 이 꽃을 보면 좋아할 거예요.”

아내의 묘에 도착한 노엘은 꽃을 놓고 오늘 꽃집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꽃집 그 남자 너무 친절하더라구. 그래서 너무 좋았어.”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의구심이 생겼다. “내가 이렇게 감정을 느껴도 될까?” 대답 없는 아내의 묘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 이후로 노엘은 작곡과 작사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저녁, 꽃집 옆 골목에서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리암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낸시 맛있어?” 리암은 고양이에게 부드럽게 이야기하며 웃고 있었다. 그 모습에 노엘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아, 노엘씨!” 리암이 그를 보며 반가워했다. “꽃 사러 오셨나요?” 노엘은 당황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리암은 노란 프리지아를 포장해 주며 말했다. “아내분이 정말 좋아하셨나 봐요.” 노엘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네 아주 많이 좋아해요.”

노엘은 꽃집에서 받은 노란 프리지아를 손에 쥐고, 집으로 향하는 길을 걸었다. 꽃향기가 그의 코를 간지럽혔다. 리암이 포장해 준 그 프리지아는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집에 도착한 노엘은 프리지아를 조심스럽게 테이블 위에 놓았다. 그 꽃은 마치 리암의 웃는 얼굴처럼 아름다웠고, 저녁 노을의 빛에 비쳐 더욱 신비롭게 빛났다. 노엘은 잠시 그 꽃을 바라보며, 리암이 고양이에게 밥을 주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 따뜻한 순간은 그의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

“내가 이렇게 해도 될까?” 노엘은 아내의 사진를 향해 속으로 물어보았다. 답은 없었다. 하지만 그 질문은 그의 마음속에서 울려 퍼졌다. 아내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날 저녁, 노엘은 프리지아를 바라보며 작곡을 시작했다. 아내가 없는 세상에서 느끼던 공허함이 사라진 듯했다. 리암의 존재가 그의 곁에 있었고, 그 덕분에 다시 창작할 수 있었다. 노엘은 조용히 멜로디를 만들고, 가사를 적었다. 리암과의 만남, 그가 고양이에게 이야기하던 순간들이 노래의 한 부분을 이루었다.

잠시 후, 피곤함이 밀려왔고 노엘은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 밤, 꿈속에서 노엘은 아내의 목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었다. 아내는 그의 곁에 나타나서, “노엘 나와의 기억에 갇혀있지 않아도 돼. 너는 새로운 사랑을 찾을 수 있어. 내가 없는 세상에서도 행복할 수 있어.”라고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따뜻했지만, 그 안에는 결단이 깃들어 있었다.

노엘은 그 말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아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사랑을 찾는 것, 다시 행복해지는 것. 노엘은 꿈속에서 아내의 미소를 보며 그 결단을 받아들였다.

아침이 밝고, 노엘은 일어났다. 프리지아를 바라보며 다시 꽃집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길을 걷는 동안, 리암의 얼굴이 자꾸 떠올랐다. 그가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렇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는지 실감했다.

꽃집에 도착하자, 노엘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곳에서 리암은 무거운 화분을 들고 끙끙대고 있었다. 노엘은 자연스럽게 그에게 다가갔다. “무거운 것 같은데, 제가 도와드릴까요?”

리암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괜찮아요, 정말.”

“아니, 내가 도와줄게요.” 노엘은 미소를 지으며 화분을 받아들였다. “어디에 놓으면 될까요?”

“어… 저기 구석에 놓으시면 됩니다.” 리암은 수줍게 대답했다. 노엘은 화분을 옮기고, 리암이 고맙다고 말하며 시원한 얼음 넣은 커피를 건네주었고

리암은 고개를 숙이며 약간 쑥스러워했다.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노엘은 차가운 커피의 시원한 기운이 그를 감싸며, 둘 사이의 긴장감을 풀어주었다. 노엘이 한 모금 마시고는, “마침 더웠는데 딱이네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노엘은 리암의 미소를 보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주 와서 도와줄게요. 제가 꽃에 대한 건 잘 모르지만, 그래도 힘이 되고 싶어요.”

“정말 고마워요. 노엘씨가 도와주니 꽃집도 더 밝아지는 것 같아요.” 리암의 대답에 노엘은 마음이 뭉클했다.

그날 이후로 두 사람은 서로를 더 잘 알게 되었고, 서로의 아픔과 기쁨을 나누기 시작했다. 노엘은 리암과의 특별한 순간들이 계속 쌓여가는 것을 느꼈고, 그럴수록 더 깊이 사랑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여름의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던 날, 노엘은 자신의 공연 준비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번 공연은 야외에서 열리며, 그간 쌓아온 곡들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였다. 그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는 것에 대한 설렘과 함께, 리암이 그 자리에서 자신의 음악을 들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슴이 뛰었다.

노엘은 공연이 시작되기 전, 꽃집에서의 소중한 순간들이 떠올랐다. 리암과의 대화,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과정이 그의 마음속에서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 있었다. 공연이 다가올수록 리암이 관객석에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것을 생각하니 더더욱 긴장이 되었다.

공연이 시작되자, 노엘은 마이크 앞에 섰다. “여러분, 오늘은 특별한 공연입니다.” 그는 관객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 노래는 제게 특별한 사람을 위한 곡입니다.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사랑을 전하고 싶을 때, 이 노래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는 리암이 앉아 있는 곳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리암의 눈빛이 그를 응원하고 있었고, 노엘은 그 시선을 느끼며 더욱 힘을 얻었다. 기타를 튕기기 시작하자, 리암의 미소가 그의 마음속에서 퍼져 나왔다.

“이 노래는 처음 만났던 날, 고양이와 대화하던 그 사랑스러운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노엘은 감정을 담아 노래를 불렀다. 멜로디와 가사가 흐르면서, 그는 리암을 떠올리며 진심을 담아 노래했다.

노엘은 가사를 부르며, 리암이 자신에게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그와 함께 나눈 모든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다.

노래가 끝나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노엘은 리암을 다시 바라보았다. 리암은 그의 눈빛을 마주치며,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노엘은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단순한 우정 이상의 것임을 확실히 느꼈다.

공연이 끝난 후, 노엘은 무대에서 내려오며 여전히 뜨거운 박수 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기분을 느꼈다.

“정말 멋졌어, 노엘!” 리암이 다가오며 활짝 웃었다.

“고마워, 리암 그 자리에 있어줘서 정말 큰 힘이 됐어.” 노엘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리암의 따뜻한 눈빛이 그를 더욱 부추겼다.

“저녁 같이 먹을래?” 노엘은 떨리는 심장 느낌을 감추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리암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환하게 웃으며 “그래! 어디 갈까?”라고 대답했다.

두 사람은 가까운 카페로 향하면서 유쾌한 대화를 나누었다. 노엘은 리암의 웃음을 보며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카페에 도착하자,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둘은 창가 자리에 앉았다. 노엘은 메뉴를 고르며 리암을 바라보았다.

“정말 멋진 공연이었어. 노엘 무대에서 빛나더라.” 리암이 음료수를 주문한 뒤 말했다.

“너가 그 자리에 없었으면 못했을 거야.” 노엘은 진심으로 대답했다. “사실, 리암 너를 생각하면서 공연했어.”

리암은 놀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생각해줬다니 고마워. 나도 노엘과 함께하는 시간이 정말 좋았어.”

두 사람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삶의 소소한 이야기와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리암은 고아원에서 자란 이야기와 꽃집을 운영하게 된 계기에 대해 털어놓았고, 노엘은 자신의 음악 경력과 아내와의 추억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나는 음악이 나의 전부였고, 아내가 떠난 이후로 한동안 나 자신을 잃었었어.” 노엘이 말했다. “하지만 리암 덕분에 다시 나를 찾고 있는 것 같아.”

리암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우린 서로 다른 아픔을 겪었지만, 그 아픔이 우리를 만나게 해준거 같아.”
노엘은 그 말에 깊이 미소를 지었다.

식사가 끝난 후, 두 사람은 카페를 나서며 걷기 시작했다. 달빛이 비추는 호수 길 위에서 노엘은 조심스럽게 리암에게 다가갔다.

“리암, 나와 결혼해줄래?” 노엘은 무릎을 꿇고 작은 상자를 꺼냈다. 반지는 빛나는 은색으로, 중앙에는 작은 보석이 박혀 있었다. “리암, 이건 내가 너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야.”

리암은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노엘, 내가… 내가 정말로 네가 원하는 사람이 맞는지 모르겠어.”

“너와 함께하고 싶어. 내 인생의 새로운 장을 너와 함께 열고 싶어.” 노엘은 깊은 숨을 쉬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 “내가 아내를 잃은 이후, 다시는 이렇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네가 내 곁에 와주고 나서… 다시 사랑을 느끼게 되었어.”

리암은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달빛 아래서 뜨겁게 키스했다.

그 순간, 누군가 준비한 폭죽이 하늘을 수놓으며 터졌다. 화려한 불꽃들이 밤하늘을 밝히고, 그들의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두 사람을 축하하듯 환호했고, 노엘과 리암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