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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0 04:51
처음엔 신혼집 마당 구석탱이에서 아주 작게 시작했던 텃밭이었겠지. 근데 그 작은 텃밭에서 나는 채소 수확에 재미 들이면서 텃밭 가꾸기에 점점 더 빠지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텃밭 규모도 조금씩 커져서 현재는 마당의 반 이상이 텃밭이 되어버림. 넓어진 텃밭에 콩도 심고 상추도 심고 대파도 심고 심을 수 있는 건 다 심은 노부는 아직 싹이 나지도 않았는데 요즘 촬영하러 갈 때가 아니면 텃밭에서 사는 수준일 듯. 그리고 마치다는 그런 노부가 마음에 안 들겠지. 촬영 없을 때마다 마치다 옆에 딱 달라붙어있었는데 지금은 자기한테 붙어있는 시간보다 텃밭에만 붙어있는 시간이 더 길어지니까 당연히 마음에 안들 수밖에 없음ㅋㅋㅋㅋ

텃밭을 망쳐버리면 노부가 텃밭에 대한 집착을 좀 줄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노부가 1박2일로 촬영 가서 집에 없을 때 혼자 텃밭 앞에서 발 디딜까 말까 엄청 오래 고민고민함. 근데 자기가 들어가서 밟아버리면 아직 싹도 안났지만 그래도 텃밭이 너무 심하게 망가질 텐데 차마 노부의 소중한 텃밭을 그렇게 심하게 망가트릴 수는 없어서 포기하는데 대신 수인화하면 인간일 때보다 몸무게도 덜 나가고 더 빠릿빠릿하게 뛰어다닐 수 있으니까 심하게 망가뜨리지도 않고 은근슬쩍 망가뜨릴 수 있겠다 싶어서 냥이로 수인화해서 텃밭 맘대로 뛰어다닐 듯. 처음엔 텃밭 살짝 망쳐놓으려고 뛰어다니기 시작한 건데 신나게 뛰어다니다 보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재밌길래 나중엔 그냥 재미로 노부 없는 이틀 내내 고양이 모습으로 텃밭 뛰어다님.

근데 마치다가 몰랐던 게 있다면 노부가 텃밭에 너무 진심이라 혹시 모를 야생동물들이 와서 텃밭 망가뜨릴까 봐 씨씨티비를 설치해놔서 그런 즈그 케이의 모습이 노부에게 실시간으로 전달이 됐다는 거겠지ㅋㅋㅋㅋㅋ 노부는 즈그 케이가 너무 웃기고 귀여워서 텃밭 망가지는 건 신경도 안 쓰고 촬영 쉬는 시간마다 씨씨티비로 즈그 케이 열심히 챙겨 볼 듯. 즈그 케이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는 노부라서 씨씨티비 속 즈그 케이가 지금 신났다는 걸 눈치채고 집에 왔을 때 즈그 케이한테 케이가 텃밭 뛰어다니는 거 다 봤다는 얘기 아예 안 하고 즈그 케이의 즐거움을 위해 일부러 모른척함. 그렇게 모른척하니까 다음번에 노부가 집 비웠을 때도 또 저러길래 나중엔 노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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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기 콩 심었으니까 여기로는 다니지 말라고 다른 쪽으로 뛰어다니라는 팻말 붙여놓고 갈 듯ㅋㅋㅋㅋㅋ 마치다는 그제서야 씨씨티비도 눈치채게 되고 노부한테 들켰구나 싶지만 들키면 뭐 어쩔 거야 하고 또 냥이 모습으로 열심히 뛰어다니겠지. 네가 하지 말라고 해도 네가 텃밭에 대한 애정을 줄일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의미로 씨씨티비 노려보는 것도 잊지 않음. 그리고 노부는 그 모습을 또 실시간으로 보면서 귀여워서 미치려고 할 듯ㅋㅋㅋㅋ 즈그 케이가 팻말 개무시하고 텃밭을 뛰어놀면서 텃밭을 망쳐놔도 그저 귀여워할 수 있는 이유가 콩 심었다고 팻말 붙여놓은 부분은 즈그 케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이미 빈 땅으로 바꿔놓았기 때문일 듯.

노부는 사실 즈그 케이가 텃밭에 불만 있는 걸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텃밭을 열심히 가꾼 이유가 텃밭 가꾸는 거에 재미 붙인 것도 있지만 즈그 케이 건강한 음식 먹이고 싶어서 였음. 최근에 즈그 케이가 자기 건강이 좀 안 좋아진 것 같다고 지나가듯 했던 말이 신경 쓰여서 그랬겠지. 근데 즈그 케이가 불만을 갖다 못해 저러고 뛰어다니면서 저렇게 항의하는 모습이 귀엽고 뛰어다니는 거에 재미 붙인 게 보이길래 좀 더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심어놨던 채소들은 아는 스태프 형 마당으로 옮겨둠. 그리고 이 사실을 알려주기 전에 자기가 보고 있었다는 걸 알려주면 어떤 반응일까 해서 팻말 붙여놓은 건데 신경도 안 쓰고 뛰어다니는 즈그 케이 보면서 웃참 실패하고 그날 집에 들어와서 즈그 케이한테 다 말하겠지.

"텃밭 만든 이유는 케이한테 내가 직접 키운 건강한 채소들로 건강한 음식 해주고 싶어서 그랬던 거고 내가 요즘 텃밭에 신경 많이 쓰는 거에 대해 케이가 기분 나빠하는 것도 알고 있었어요. 미안해요. 지금은 채소 다 옮겨놨고 나한테는 텃밭보다 케이가 더 소중해요. 앞으로 케이 기분 나쁘지 않게 텃밭보다 케이한테 더 신경 많이 쓸게요."

하는 노부 말에 감동받은 마치다가 울컥해서 아니라고 사실 나도 텃밭 좋아한다고 우리 같이 텃밭 예쁘게 가꾸자고 한마디 하는데 그 말에 노부가 눈치도 없이 순간 신나서 케이도 텃밭 좋아하면 우리 텃밭 더 늘릴까요? 이랬다가 등짝 몇 대나 맞았을 듯ㅋㅋㅋㅋ 그래도 즈그 케이에게 정식으로 텃밭 인정도 받았으니까 텃밭 규모만 조금 줄여서 즈그 케이랑 같이 텃밭 가꾸고 텃밭에서 난 채소들로 건강한 요리해 먹으면서 꽁냥거리겠지.


노부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