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즈그 케이랑 같이 불꽃축제를 가게 되는데...

노부가 불꽃축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치이는 게 너무 싫기 때문임. 노부의 평소 성격이 워낙 활발하고 사람 좋아 댕댕이라서 사람들은 노부가 사람 많은 곳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쉴 때는 사람 많은 곳에서 사람에 치이는 것도 싫어하고 즈그 케이랑 단둘이서만 보내는 걸 선호할 듯. 무엇보다 둘이 비밀연애를 했기 때문에 사람들 많은 곳은 더 피해왔겠지. 마치다도 그런 노부를 알고 있고 비밀연애니까 둘이 같이 쉴 때는 사람들 많은 곳은 피해서 데이트 해왔음.

그렇게 오래 연애하다가 결혼을 했는데, 결혼했으니 더 이상 비밀연애도 아니고 둘 사이도 다 오픈됐겠다 그때부터는 그래도 사람들 꽤 많이 있는 곳에서도 종종 데이트하게 될 듯. 그러다 보니 마치다는 몇 년 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불꽃축제도 이제는 노부랑 같이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노부한테 불꽃축제 얘기 꺼내보겠지.




불꽃축제요? 갑자기요, 케이?




갑자기 아니고 나 원래 엄청 가고 싶었는데 우리 비밀연애하느라 그냥 포기했던 거란 말이야. 우리 이젠 결혼도 했으니까 이번에 갔다 오면 안 돼? 응?




(불꽃축제는 사람 엄청 엄청 많고... 너무 가기 싫지만... 집에서 너튭 생중계로 볼 수 있지만...) 케이가 원하면... 가야죠... 네....




진짜지? 벌써 신나!ㅎㅎㅎㅎ


우리 케이가 저렇게 좋아하는데 불꽃축제 가는 게 뭐가 대수겠냐, 난 불꽃도 관심 없으니까 그냥 가서 케이 옆모습만 보다가 와야지. 하는 생각으로 노부도 나름 마인드컨트롤할 듯. 그렇게 노부는 너무 가기 싫은 불꽃축제날이 다가왔고 즈그 케이는 아침부터 광대 폭발하면서 노부한테 계속 좋다 좋다 거리니까 노부도 즈그 케이 앞에서 싫은 티 절대 안 내고 같이 웃으면서 불꽃축제 감. 근데 가는 길에서부터 이미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고 몇 시간이나 일찍 도착한 건데도 자리 잡는 게 전쟁이라 불꽃축제 시작도 하기 전에 노부는 사실 많이 지쳤겠지. 아무 감흥이 없이 겨우겨우 자리 잡고 즈그 케이 앉히고 맛있는 거 먹이고 즈그 케이 케어하면서 불꽃축제 빨리 시작해서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릴 듯.

그렇게 몇 시간이나 버티고 나서야 불꽃축제가 시작됐는데 불꽃축제 시작되자마자 노부는 노래에 맞춰 터지는 화려한 불꽃에 반해버려서 그때부터 즈그 케이는 아예 안중에도 없어짐ㅋㅋㅋㅋㅋ 불꽃 보면서 사진 찍고 영상 찍고 환호하고 혼자 불꽃에 홀려있는 동안 즈그 케이 한 번도 보지도 않다가 불꽃축제 끝나고 나서야 즈그 케이 껴안고 난리 나겠지.




케이!!!! 불꽃축제 최고예요!!!! 너무 좋아요!!!! 너무 예뻐!!!!!! 이런 걸 내 사랑 케이랑 같이 보다니!!!!!!




.....응... 근데 사람 너무 많아서 좀 힘들어. 빨리 집에 가고 싶다...




이렇게 감동적인 건 사람들 많은 틈에서 봐줘야 감동이 배가 되는 거예요ㅎㅎㅎㅎㅎ




?


분명히 사람 많은 곳 싫어했고 오늘 불꽃축제 보러 오면서도 조금 힘들어 보이길래 노부도 당연히 집에 빨리 가고 싶어 할 줄 알았는데 노부 반응에 마치다 당황했을 듯ㅋㅋㅋㅋㅋ 그리고 노부랑 반대로 마치다는 기대보다는 불꽃축제가 너무 별로였겠지. 불꽃은 아름답고 예뻤지만 불꽃축제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에게 치인 게 마치다에게도 너무 힘든 일이었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사람들에게 치이는 게 이 정도로 기 빨리고 힘든 일일 줄 몰랐던 마치다는 노부가 왜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는지 한 번에 이해해버림. 그렇게 마치다는 불꽃축제는 다신 쳐다도 보기 싫어하는데 노부는 난생처음 가본 불꽃축제에 완전히 반해버려서 매년 불꽃축제 시즌만 되면 즈그 케이 붙잡고 올해도 가자고 조르는 게 일상이 되겠지.

결국 둘이 격년으로 타협해서 격년에 한 번씩 불꽃축제 보러 갈 듯ㅋㅋㅋㅋㅋㅋ


노부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