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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5 23:36
시간여행하게 된 건... 뭐 우주적 존재가 그만 좀 쳐 싸우고 좀 화해나해라 이럼서 디오라 얘네들을 미래로 보내면서 시작되었겠지. 디는 옵티머스 프라임 쪽으로, 오라이온은 메가트론 쪽으로 떨어지게 되겠지... 처음엔 양쪽 모두 이동되자마자 수감되었을 거고 조금의 심문과 연구를 통해 얘네들이 시간 여행을 통해 이 시대에 떨어졌다는 게 밝혀지겠지. 그리고 마침내 디와 오라이온은 각자 옵티머스와 메가트론을 독대하게 되겠지...



디는 옵티머스 프라임을 보고 그가 오라이온 팩스라곤 상상치도 못할 듯. 왜냐면 옵티머스 프라임은 거대했고 강인했으며(심지어 센티넬 프라임보다 더 커보였음.) 위엄이 넘쳤느니까.

"자기소개가 먼저겠지. 나는 옵티머스 프라임이다. 디 식스틴, 자네도 알다싶이 지금 이곳은 자네가 있어야할 곳이 아니네. 하지만 약속컨대 곧 자네의 타임라인으로 돌려보내주겠네. 짧은 시간이 되겠지만 그동안 내 지시를 따라주면 좋겠군."

낮은 목소리가 울렸을 때 디는 제 손이 떨리고 있음을 느끼곤 주먹을 불끈 쥐었겠지. 세상에 역시 프라임은 달라, 언행에 위엄이 베어있어라고 생각하며 조금은 들떠선

"네... 어... 지금은 당신이 프라임이라고 들었어요. 정말 커다라시네요. 제 말은 정말 위엄에 차 보이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프라임님의 지시에 따라야죠."

하고 눈을 반짝였겠지.

"세상에 프라임게서 내 이름을 기억하셨어..."

라고 중얼거리면서 말이야. 물론 디는 심문 때 제 이름을 말했음. 하지만... 코그 있는 봇들은 코그 없는 봇들을 기억하지 않았음. 적어도 디의 시대에는 그랬음. 인상 깊은 봇이거나 중요한 봇이더라도 코그가 없다면 이름까지 기억하지는 못했음. 그냥... 부속품이나 다름 없는 존재가 코그 없는 봇이었던 거임. 옵티머스 프라임은 디를 바라보다가

"자네의 말대로 나는 프라임일세. 동포의 이름은 당연히 기억하고 있다네. 디 식스틴."

하고 말했음. 그리곤 망설이다 디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자네에게 좋은 시기는 아닐테지만... 환영하네, 어린 친구."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는 디에게 고단할텐데 그만 쉬라며 디를 부드럽게 물러가게 했지. 디는 자리에서 물러나면서도

좋은 시기가 아니라고? 완전 최고인데! 원래 타임라인에서는 꿈도 못꾸던걸 이렇게 이루네. 미첬다, 디 식스틴! 프라임이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니! 내가 미래에 얼마나 성공을 한 거지? 프라임씩이나 되는 분이 그냥 광부의 이름을 기억하겠어? 분명 미래의 내가 성공한 거라고! 프라임이 날... 어린 친구라고 부른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어디까지 올라간거지? 보좌? 그러니까 에어라크니드 위치까지 내가 올라간걸까? 코그 없는 봇이? 와... 와...

이렇게 생각하며 언제 옵티머스와 다시 만날 수 있을 지 꿈에 부풀 것 같음...



한편 오라이온은 메가트론을 보고 그가 디 식스틴임을 한 눈에 알아볼듯.

"이럴리가 없어. 뭔가 잘못된거야. 무슨 일이 있었어, 디 식스틴."

하고 말하는데 메가트론은

"잊고 있었군. 과거의 너도 퍽 짜증나는 녀석이었는데 말이야. 기억이란 이다지도 미화되기 쉽군."

이라며 오라이온을 옥좌에서 내려다보고 있겠지. 거대하기 그지없고 위압적인 모습에 오라이온은 긴장하겠지. 붉은 눈은 오라이온을 관찰하고 있었고 그를 당장 폐기할 지 말 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음. 그래, 오라이온을 심문했던... 하이가드들처럼 말이야. 그들에게 당해 생긴 상처가 시큰거렸고 오라이온은 조금 절뚝이며 앞으로 나아갔음. 디 식스틴을 더 잘 보기 위해서였음. 메가트론은 그게 조금 우스웠는 지 낮게 웃었고 그런 디 식스틴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오라이온은 걸음을 멈췄음.

"디, 부탁이야. 뭐가 널 이렇게 만든거야. 네가 이럴리가 없어. 넌 이것보다 나은 봇이었다고."

그 말에 메가트론은 코웃음을 치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친히 옥좌에서 내려와 오라이온 앞에 서겠지. 오라이온은 메가트론을 올려다보았는데 메가트론은 그런 그를 비웃으며 그의 작은 동체를 들어올리겠지. 오라이온은 몸을 이리저리 뒤틀며 반항하는데 메가트론은 상념에 빠져

"오, 너무 어리군. 너무 작아... 그래. 그랬지. 그만 까먹었지 뭐야, 오라이온."

라고 중얼거릴 뿐이었겠지. 오라이온은 화가 나서 고함을 쳤을 것임.

"디, 미래에 어떤 일이 있었는 지 나는 몰라! 하지만-"

그 말에 메가트론은 오라이온을 들어올린 손에 힘을 주었겠지. 그에 오라이온은 낮은 신음을 흘렸고 메가트론은 으르렁거렸음.

"그래. 네 말이 맞아. 너는 몰라, 오라이온.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알고 싶다고 했지? 좋아, 알려주지. 알려주고 말고! 나도 그걸 원했거든. 그래, 네가 알아주기만 한다면..."

메가트론은 입을 다물고 오라이온을 바라보겠지. 오라이온은 이제 다른 의미로 그를 받아들이기 힘들겠지. 차가웠던 붉은 눈에 정이 어리는 순간이, 기이한 희망으로 빛을 내는 그 눈이, 이유 모를 그 고양감이...

"네게 좋은 시기는 아닐테지만... 환영하지, 어린 친구."

메가트론은 부드럽게 말하며 오라이온의 어깨를 제 엄지손가락으로 지분거리겠지. 그 목소리! 그 행동! 오라이온은 정말 메가트론이 디 식스틴이라는 걸 느끼겠지... 그리고 그게 얼마나 끔찍한 일인 지는 몸소 체험하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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