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607047472
view 735
2024.10.05 00:19
둘이 남아서 늦게까지 사건 해결해 나가다가 잘 안 풀리니까 태섭이가 아 진짜...! 하고 책상에 이마 박으면 내가 누누히 말하는데 너는 성질 좀 죽여라. 뭔놈의 성질이 아주..... 하고 타박하는 대만이인데 송태섭 가만 있지 않죠?

이거 다 선배한테 배운 건데요. 선배가 이렇게 가르쳐놨잖아요.

대만이 쪽으로 고개 돌리고 짝짝이 눈썹까지 만들면서 불량하게 대꾸하면 야 내가 언제?! 하고 언성 높이고 투닥거리는 바보들..... 본업은 기깔나게 잘하지만 일상은 늘 이럴듯. 오래 일한 사람들은 맨날 이런 대태 보면서 오늘도 사이 좋네. 하고 지나감ㅋㅋㅋㅋㅋ 저렇게 투닥거려도 자석의 N극과 S극 마냥 붙어다녀서 서에서는 거의 부부로 불림. 송태섭한테 송형사 니 남편 찾는데 어디 간 줄 아냐? 묻고 정대만한테 마누라는 어디 두고 왔어? 이러는 사람들....ㅋㅋㅋㅋㅋㅋ 태섭이 처음에는 남편 소리 ㅂㅁㄱ 못하고 아 그 인간이 왜 제 남편이에요!! 하고 따졌다가 시간 지날수록 뭐라하기도 지침+남편 호칭에 익숙해져서 역정 안 내고 대답해준 거고 대만인 처음부터 익숙하게 받아들임.

엥 내 마누라가 누군데? 뭐 송태섭? 으하하하하하! 그래, 걔는 내 마누라고 할 만 하지.

이렇게?ㅋㅋㅋㅋㅋㅋ 가끔 대만이가 태섭이 부를 때 마누라 호칭 쓰기도 할 듯. 마누라~ 마누라가 시킨 자료 구해왔어~ 이지럴하면 태섭이 얼굴 빨개지더니 성큼성큼 대만이한테 다가가서 자료 뺏고 남들 모르게 정강이 까버림.

악- 마누라야, 남편 아프다...!
즈융흐 흐르 즌쯔.
힝 마누라 너무해....
선배 입도 까이고 싶어요?
아니.

태섭이가 먼저 휙 가버리면 대만이 그 자리에서 추욱...하고 있는데 아 얼른 안 와요?! 하는 태섭이 말에 금세 싱글벙글해져갖곤 금방 뒤에 따라붙어서 같이 가 태섭아~ 하고있음. 그 꼴 보고있으면 부부네 진짜... 싶음. 그러다 간만에 따로 현장사건 해결 중에 태섭이가 조금 다쳐서 병원에 갔는데 정대만 진심 개낯선 얼굴로 태섭이 보러오겠지.

어, 선ㅂ....

분명 선배, 하고 부르려던 태섭이 입이 대만이 얼굴을 보고 저절로 닫혔고 대만이 태섭이 보자마자 척척 걸어와서는 태섭이 어깨 빠질듯이 붙잡겠지.

아!

근데 하필 다친 부분까지 꽉 잡아버려서 저절로 비명이 나오니까 대만이 잠깐 인상 풀어지다가 더 험악해져서는 그러게 누가 이 지경 될 때까지 행동하래! 하고 버럭 화를 냄. 보호자분, 병원에서는 조용히 해주세요.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태섭이 좀 당황하겠지.

이정도는 다친 축도 못 들어요.
너는-! 하.... 앞뒤 안 보고 막 나가는 성질 좀 고치라고 했지.
내가 그거 누구한테 배웠는데요.
넌 나보다 심해.
웃기네.
태섭아, 형이 진지하게 말하는데 몸 좀 사려. 너 이럴 때마다 진짜.....

태섭이 어깨에 조심스럽게 대만이 머리가 닿으면서 동시에 깊은 한숨이 들렸음. 걱정한 게 여실히 느껴지니까 태섭이 더 말 못하고 대신 자기 머리 콩 부딪히며 괜찮다는 듯 똑같이 대만이한테 기대면 대만이 움찔하더니 천천히 태섭이를 안아주었지.

그러고 또 현장수사 중에 대만이가 수술하고도 의식 못 찾을 정도로 위중하게 다쳤다는 소리 듣고 태섭이 어떻게 병원 왔는지 모를 정도로 넋이 나갔다가 온통 다친 정대만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자 온몸이 벌벌 떨렸겠지. 다른 사람들도 대만이 다 보고가고 태섭이 너도 이제 들어가라고 하지만 굳이 자리 지키고 기다리겠다고 하는 태섭이었음. 병실에 자신과 대만만 남았을 때까지도 대만이는 아직 눈을 뜨지 않았음.

선배... 형....

안 부르면 꼭 멀리 떠날 것 같아서, 너무 불안해서 정신 나간 것처럼 계속 부르고 있는데 왜 임마...... 하는 희미한 목소리가 들림. 태섭이 정신 번쩍 들어서 형! 하고 가까이 다가가는데 대만이 눈이 느리게 뜨이더니 버석한 입술을 다시 열었지.

왜 울어... 너 어디 아파...?

그 말에 태섭이 그제야 자기 우는 줄 알았고 동시에 눈물이 팍 터짐.

내가 왜 아파요... 형 바보야? 선배 진짜 큰일날 뻔 했다구요...
형이든 선배든.... 하나만 해....
지금 그런 말이 나와?
나오지......
지금은 어때요? 아픈 곳은 없어요?
엉... 마누라 목소리 들으니 살만해.....
그놈의 마누라는 진짜... 이 상황에서도 그러고 싶어?
마누라를 마누라라고 하지 뭐라 하냐......
.......형 나 과부 만들 뻔 했어.... 진짜 다시는 이러지마.....

태섭이가 침대에 쓰러지듯 기대서 엎드리고 숨죽여 울면 힘 없는 대만이 손이 태섭이 머리 위에 툭 얹어지면서 미안해.... 하겠지. 사실 태섭이 과부 대사 하나 쓰고 싶어서 여기까지 옴....ㅋㅋㅋ 이걸 형사물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부부처럼 둘이 일도 하고 사랑도 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