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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1 03:09
그런데 이제 사람 모습으로 하는 게 아닌 하늘다람쥐 모습으로 요리를 하는 거.

처음 매버릭이 요리를 해준다 했을 때 아이스의 머리에 스쳐지나간 생각은 나 내일 멀쩡하게 출근할 수 있을까? 였음. 위험하긴 하지만 비행도 잘하고 머리회전도 빠르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연인이지만 가끔 보면 손재주가 영 꽝이었거든. 뭔가를 고치는 걸 잘한다는 건 가와사키나 차 수리로 몇 번 봐서 아는데, 지난번 슬라이더네 집들이에서 파스타 데우는 걸 도와준다고 했다가 까만 숯덩어리를 만든 것도 보고 엊그제는 울프맨의 수세미뜨기를 도와준다고 나섰다가 다 풀게 만들기도 했거든. 물론 아이스는 그런 매버릭을 보고 매브도 못하는게 있구나 했단 말이야.

그랬는데 그런 연인이 요리를? 그것도 저녁 대접을 해준다고? 아이스의 이성은 이젝트를 외치며 저녁식사 자리에서 빠져나가라고 했음. 하지만 잔뜩 기대하는 얼굴로 아빠가 연어철이라고 연어를 보내줘서 연어스테이크를 할 건데 혼자 먹기 너무 많으니까 이따 저녁 7시까지 오라고 하는 연인을 어떻게 거절해. 알겠다는 답을 듣자마자 콧노래를 부르며 사라지는 연인의 뒤통수를 보며 아이스가 흐물흐물 웜맨이 되자 슬라이더는 "야... 걍 피자 한 판 들고 가. 너 저번에 그 참숯파스타 봤잖아." 하고 우정어린 조언을 했음. 허나 사랑에 눈이 먼 아이스맨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음.

제 파트너가 다음날 훈련에 불참하는 걸 바라지 않는 슬라이더는 매버릭의 관사로 향하는 아이스를 따라가며 지금이라도 내 손에 들린 이 피자를 가져가야한다고 말을 함. 그 말에 아이스는 저기 보라고, 지금 저 집에 연기가 나지 않으니 적어도 태우진 않았을 거라고, 하지만 내가 이따 밤에 전화를 하지 않으면 내 대신에 병가를 내달라고 하며 매버릭의 관사로 걸어감.

슬라이더는 병가사유를 식중독으로 적을지, 아니면 매버릭의 명예를 위해 감기몸살로 적을지 고민을 하며 친우에게 손을 흔들고 떠났고, 매버릭이 좋아할만한 달달한 와인을 든 아이스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문을 두드림.


쿵쿵쿵!


잠시만 기다리라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얼마 후 문을 연 매버릭은 아이스를 꼭 안아준 후에 아이스의 손에 들린 와인병을 보고 웃겠지. 빈손으로 와도 됐다고 하면서 손 씻고 오라는 말에 화장실로 향한 아이스는 코끝에 감도는게 탄내나 비린내가 아닌 위장을 자극하는 맛있는 냄새란 사실에 조금 놀라며 걸음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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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씻고 식탁 앞으로 온 아이스는 정말 맛있어보이는 연어스테이크가 있을 거야. 맛은 어떨지 모르지만 미첼이 플레이팅은 정말 잘한다고 생각한 아이스는 감탄을 하며 자리에 앉았고, 아이스의 감탄에 매버릭은 쑥스러워하면서 맞은편에 앉았음. 얼른 먹어보라는 매버릭의 말에 아이스는 냄새가 좋으니 저번처럼 최악은 아닐거라고 최소한 삼키기까지만 하자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며 한 입을 먹어. 그리고 눈이 동그래져서 "맛있다!! 와... 잠시만." 하면서 또 한번 먹더니 "피트, 이거 진짜 맛있어! 따뜻할 때 얼른 먹어!" 하며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말도 안 하고 먹는 데에만 집중하는 아이스에게 매버릭은 그렇게 맛있냐고 천천히 먹으라고 아직 많다고 말했고, 아이스는 멋쩍은 얼굴로 "네가 디저트 먹을 때 기분을 알 것 같아... 맛있어서 입에 끊임없이 들어가. 진짜 맛있어.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게 이런거구나 힢을 정도로 간도 딱 맞고 정말 맛있어, 미첼."하고 음식에 대한 칭찬을 늘어놨음.

얼굴이 붉어진 매버릭은 고맙다고 더 먹겠냐고 물었고, 아이스는 파일럿을 목표로 한 이후 처음으로 과식을 해. 연어스테이크도 스테이크였지만 같이 곁들여 먹으려고 준비했다는 다른 음식들이 어찌나 맛나던지... 슬라이더의 집들이 때 본 참숯파스타가 머릿속에서 완전히 사라진 아이스는 네가 이렇게 배나올 정도로 먹을 줄 몰랐다며 웃는 매버릭의 품에 기대서 진짜 나 이렇게 과식에 과음한 거 처음이라고 진짜 너무 맛있었다고 하다가 스르륵 잠이 들었음.



다음날 아침 아이스는 손을 뻗어 옆자리를 더듬다가 스르륵 일어나서 주방으로 향해. 물이라도 마시러 갔나? 하면서 눈을 비비며 주방으로 간 아이스는 베이컨 익는 냄새에 의아해하며 주방 안쪽을 보다가 멈칫함.

위장을 자극하는 냄새가 흘러나오는 주방에서 아이스의 주먹 반만한, 정말 작은 하얀 털뭉치가 이리저리 바삐 뛰어댕기고 있는게 아닌가. 저게 뭔가, 내가 꿈을 꾸나 싶어진 아이스가 한발짝 뒤로 물러나서 주방에서 이쪽이 안 보이는 각도로 숨어 안쪽을 보자 하얀 털뭉치는 바쁘게 이리저리 오가면서 상을 차렸음. 샐러드볼 앞에 늘어놓은 방울토마토를 보던 털뭉치는 제 몸의 몇 배나 되는 칼을 무슨 검사마냥 휘둘러서 토마토를 잘라 샐러드볼에 넣었고, 폴짝 뛰어서 냉장고 문에 매달리더니 냉장고 안에서 조심조심 계란 두 알을 꺼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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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걸 드나?? 드네... 하며 감탄하던 아이스는 하얀털친구가 큰 냄비 위에 올라가서 야무진 솜씨로 계란을 쪼개 프라이팬에 올리고, 완숙과 반숙 그 어드매의 굽기에서 야무지게 뒤집더니 베이컨과 함께 접시에 담는 것을 본 아이스는 조용히 왔던 길을 되돌아가 침대로 들어감.

얼마 후 방문을 열고 들어온 연인은 "아이스, 일어나. 영화보러 가기로 했잖아." 하고 품을 파고들었음. 아이스는 방금 일어난척 매버릭을 안으며 "응... 영화. 보러 가야지. 아침 해야겠다." 하며 웅얼거렸고, 매버릭은 "내가 다 했어. 일어나. 식기전에 먹어." 하면서 아이스의 손을 잡아끌겠지. 아까 본 하얀 털뭉치 요리사가 꿈이 아니란걸 증명하듯 상 위에는 정말 맛있어보이는 아침이 있었고, 아이스는 플레이팅마저 예술인 아침상을 보며 입을 떡 벌리겠지.

"네가 한 거야?? 언제?? 세상에, 피트... 와. 이건 정말..."

완벽하고 꿈만 같은 아침은 매버릭이 건네준 커피로 막을 내렸고, 아이스는 하얀털뭉치 요리사가 되는 내 연인은 커피는 못 끓이구나 생각했어. 아침은 어땠냐는 말에 아이스는 진짜 맛있었다고 내가 먹어본 아침 식사중에 최고라고 저번에 슬라이더네서 했던 참숯파스타를 내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슬라이더의 거짓말이라 생각할 정도로 정말 최고라고 극찬해.

귀가 붉어진 매버릭은 그정도로 맛있었냐고 진짜 그렇게 맛있냐 묻더니 이 베이컨 진짜 굽기 힘들었다고 기름 엄청 튀었다고 그치만 네가 좋다면 또 해줄 수 있다며 웃어.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아이스는 그대로 매버릭을 안고 침대로 가고 싶었지만 오늘 보기로 한 영화가 매버릭이 개봉일인 수요일부터 보러갈 거라고 노래를 하며 벼르던 영화였던지라 고개드는 미니아이스를 죽이기 위해 애를 쓸 거다.

차를 타고 떠나려는 아이스와 매버릭을 발견한 슬라이더는 눈이 동그래져서 달려오더니 "마!! 아이스!! 죽었냐!! 엉아가 구급차... 어?" 하며 멈췄음. 흐물텅해지고 맛이 간 해산물을 먹고 피골이 상접하고 눈이 퀭해져서 위장을 잡아야할 제 파트너가 너무나도 멀쩡한 모습으로 공주와 함께 나가는 걸 본 슬라이더가 눈을 비비자 아이스는 씨익 웃으며 나중에 보자고 하고는 매버릭과 사라짐.


아이스는 그 후로도 몇 번 매버릭이 해준 요리를 대접받았다. 항상 집에 도착해야하는 시간을 정해주고 일찍 도착하는 날에는 먼저 씻고 나오라며 욕실로 들여보내는 매버릭의 행동에 아이스는 매버릭이 말해줄 때까지 참고 기다리기로 해. 다만 수인의학을 연구하는 삼촌에게 연락해서 이만한 크기에 폴짝 뛰고 날아다니고 하얀 털빛이 예쁘고 밤하늘같은 매력적인 까만 눈을 가진 수인은 무슨 수인이냐 물은 후 그 친구가 잘 챙겨 먹어야할 영양제와 간식은 뭐가 있냐 물어서 챙겨주곤 했다.




요리하는 모습은 안 보여주는 하늘다람쥐각시의 비밀을 알게 된 건 그 해 연말에 크리스배리네 초대되고였다. 청혼하는 아이스에게 수밍아웃을 한 매버릭은 주말이 되자마자 얘랑 결혼할 거라며 아이스의 손을 잡고 집으로 갔다. 둘의 연애기간동안 아이스를 몇 번 보고 괜찮은 사람이란 걸 크리스배리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는 얼굴로 결혼식은 우리가 준비하겠다고 말을 했다.

대강의 이야기를 끝낸 후 저녁준비할 거라는 크리스의 말에 매버릭은 아이스의 뺨에 뽀뽀를 하고 수인화해서 크리스의 팔에 폴짝 뛰어올랐다. 크리스는 저 친구도 아냐고 물어보려다가 삑삐욱거리는 하늘다람쥐의 모습에 "하긴, 결혼할 상대니 알겠지. 자네는 거기서 주스 마시며 구경하게. 돼쥐는 와인 마실 거지?" 하며 음료를 따라준 후 저녁을 준비했다. 아이스는 크리스의 어깨에 앉아서 있다가 이리저리 날고 폴짝거리명서 보조를 하는 하늘매람쥐를 신기하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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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쁜 날은 기록으로 남겨야한다며 영상을 찍던 배리는 예비사위를 보다가 우리 피트가 저 모습으로 요리를 배웠다고 매일 어깨랑 가슴포켓에서 지켜보더니 어느날부터는 저이의 요리 보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같이 음식을 했다고 근데 저 모습으로 요리를 배워서인지 인간형일 때는 요리를 못한다고 설명을 해줬다. 배리와 아이스가 요리하는 한 사람과 하늘다람쥐 한 마리를 지켜보며 얘기하는 사이 저녁식사가 완성됐고, 아이스와 배리의 맛있다는 말에 크리스는 웃었고 하늘매람쥐는 슬쩍 윙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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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매브 크오
크리스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