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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6 22:21
리암이 예전에 썼던 트윗 존나 웃기고 자꾸 생각나서
둘다 성은 갤러거인데 가족 아니고 남남이라는 설정
은근 잉국에서 흔한 성씨인거같아서



리암은 막 밴드 결성한 초창기였고 겸사겸사 옛날부터 쫓아다니던 여자가 자주 온다고 들었던 하시엔다 클럽에서 어슬렁거릴듯

그러다가 좋아하던 여자는 바로 잊어먹어버릴정도로
강렬한 만남을 가지게 되는데
그것은 하시엔다에 죽돌이였고 틈난김에 와서 술 좀 마시고 돌아다니고 있었던 노엘 갤러거와 눈을 마주치게 되었던 것

리암은 자기도 모르는새에 그 처음본 사내한테 직진하고 있었음
운명이라도 느낀것처럼 그냥 저 남자를 절대 놓치면 안되고
말이라도 한마디 걸어봐야 한다는 생각밖에 머리에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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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리암이 마주친건 로디 시절의 노엘이었기 때문이다
(※ 리암은 실제로도 극도의 로디 노엘 악개)

저 두툼한 눈썹. 풍성하고 나름대로 꽤 멋을 낸 머리
은은하게 빛을 내는 옅은색의 푸른눈까지 보자마자 모든 것을 잊어버리게 할만큼 강렬한 남자였다

태어나서 처음 본 털이 부숭한 사내놈한테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고 친한척 하는건 리암 갤러거 인생에서 흔한일이 아니었지만
다행히 그 사내도 흔쾌히 인사를 받아주어 말을 트게되었다

통성명을 간단히 한 후 리암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눈 앞의 남자에게 지옥의 플러팅을 시전하고 있었다.
이러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그냥 자기가 무슨말을 하는지도 알아차리기전에 말이 입에서 나와버렸다.


"노엘 갤러거? 이름도 귀엽네 아니아니 멋지네요...
그나저나 그쪽도 갤러거에요? 이것도 우연인데 술이나 한잔하죠

와... 머리카락도 북슬북슬한게 너무 잘어울려요"


하지만 항상 그렇듯 리암의 플러팅 실력은 역시 좃.망이었고
그 노엘이라는 사내의 표정은 점점 굳어지고 있었다
그럴만도 한게 여자도 아니고 웬 몇살은 어려보이는 건장한 사내놈이 말걸더니 횡설수설하며 플러팅으로 들릴만한 얘기를 술술 하고 있었기때문

노엘의 썩어가는 표정을 본 리암이 급하게 말을 돌리기 시작했다

"저기 ... 어 나는 밴드.. 밴드 하고 있어요.. 내가 리드싱어고
그쪽은 무슨일해요?"

"신기하군... 나도 밴드에서 일하고 있어. 멤버는 아니고 로디
그리고 뭐 가끔 곡도 쓰고있고"

-언제까지 뒤에서 기타나 조율할 생각은 아니고 언젠가는 내 밴드 차려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그 말을 듣자마자 리암 갤러거의 머리엔 전깃불이 들어온 느낌이었다. 와 씨발! 여기 안그래도 작곡가가 필요했는데

리암은 첫 마디만 듣고 너무나도 흥분한 나머지 남자의 뒷말은 듣지도 않고있었다. 우리는 씨발 운명이야!! 성도 똑같지
둘다 음악으로 밥 벌어먹지 그리고 그냥 저 남자를 처음 본 순간부터 같이 뭔가를 함께하게 될거라는 생각밖엔 안들었다
같이 밴드를 할 운명이었던거야!! 물론 저 사내가 작곡했다는 노래의 한 소절도 들어보지 않았지만 왠지 느낌이 그랬다

"그럼 혹시 우리 밴드 들어올래요? 아니 그게 아니라
음... 시간 되면 우리 밴드 공연 한 번 보러와요."

그 한 마디는 리암이 며칠간 두고두고 후회할말이 되었다

갑작스러운 밴드 초대 요청을 받은 남자는 별 이상한놈 다보겠다는듯한 표정으로 훑어보더니 한 마디를 뱉고 사라졌기 때문

"...꺼져"


하지만 그 이후로도 리암은 노엘을 잊을수가 없었다
얼굴이라도 한번 더 보고싶다는 생각으로 아는 사람한테 전부 부탁해서 노엘의 인적사항이랑 집 주소를 알아냈다
그 조그마한 사내가 자기보다 5살이나 많았다는걸 알고는 조금 놀랐지만 개의치 않았음. 오히려 좋아


그때부터 리암은 노엘에게 끊임없는 들이댐을 시전했다
겨우 알아낸 전화번호로 노엘이 받을때까지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는 번번히 첫 마디가 들리기도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 기억해요? 하시엔다에서 만났던 리암 갤..."

전화를 잘 받지도 않고 받아도 자기 목소리만 들이면 바로 끊어버리는 노엘이지만 그래도 근성의 사나이답게 꿋꿋이 시도를 한 리암
언제부턴지 무한으로 길어지는 전화벨 소리에 의심을 하게된다

-이 새끼 혹시 전화선 뽑아버렸나...?

전화를 받아주질 않으니 없는 돈을 짜내 초콜릿 한 판을 사서
콘서트 일정표를 껴놓고 집 앞에 놔뒀는데 문 옆에 치워놨을뿐
손도 댄 흔적이 없었다


시발 그렇게 싫으면 그냥 종이는 버리고 초콜릿만 가져가던가
존나 기깔나게 맛있기만 하구만.
지금 생각하니까 머리 스타일도 구려 꼭 부엉이 같아가지고

억울한 마음에 초콜릿을 다시 챙겨온 리암이 울분을 씹으며 꾸역꾸역 마지막 한개까지 입에 털어넣었다

하지만 왜 그런놈한테 집착하는지 리암 본인도 대체 알 수가 없었다. 이제는 정말 오기로 꾸역꾸역 이 지랄을 하고 있는 걸지도



하다하다 안되니 직접 몸으로 부딪혀 볼 수밖에 없었다
시간 날때마다 그의 창문 최대한 가까운곳에서 노래를 몇곡이고 불러댔다

"미친놈들아 잠좀자자!! "

바로 옆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뻔한 공영주택인지라
이웃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했지만 리암은 좆도 신경쓰지 않았다
어쩌라고 자신있으면 나와서 나랑 붙어보던가.
안그래도 저새끼때문에 존나 빡치는데


어떨때는 좋아하는 비틀즈 노래를 몇곡 메들리로 부르기도 했고
가끔은 지금하고 있는 밴드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그래도 굳게 닫혀서 열릴 생각을 안하는거같은 그 놈의 창문은 리암의 꼭지를 서서히 돌게 만들고 있었다
가끔은 아주 살짝 창문이 열려있는거 같던건 착각이었을까?


어느날 술을 마시고 취기에 자기도 모르는새에 발걸음이 이끈곳은 노엘 갤러거의 집이었다

씨발 왜 또 이새끼 집 앞이야. 창문도 안열어주는 새낀데
갑자기 울컥 치밀어 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던 리암의 눈 앞에 보였던 건 하필 벽돌이었다

자기도 모르는새에 그걸 집어들고 던져버린건 한 순간이었다
술 때문에 알게 모르게 힘이 꽤나 실렸는지 벽돌은 불행히도
부드럽게 포물선을 그리며 노엘의 2층 방 창문에 정확히 맞았다

와장창창!!!!!!!!


-아악!! 씨발!!!!!!!

창문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듣고싶었던 목소리가 잔뜩 열을 올린채 들려왔다.
와 너무 시원하다 진작 이럴걸. 이제야 말이 좀 통하네


"야!!! 이 개새끼야!!! 이거 우리 엄마집 창문이야 미친놈아!!"

"씨발...이제야 창문 열어주네 "

"뭔 개소리야 또라이놈아! 너 정신병자야?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초인종 누르던가
넌 씨발 좆도 노크하는 법도 모르냐? 모르면 오늘 알려줄까?"

"안 열어줬을거잖아. 집에는 맨날 없는척하고 전화는 잘라먹고
싫으면 싫다고 하던가. 뭐하는건데 씨발"

"뭐?"

"내가 그렇게 싫으면 전화로든 면전에 대고 꺼지라고 하든
직접 말하면 될거아냐 개자식아"

"...."

"사람 무시하고 진빠질때까지 지켜보는게 취미신가 "


순간 할말을 잃었는지 2층 창문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던 남자가 조용해졌다.
웃기지만 리암은 노엘 갤러거가 드디어 창문을 열고(사실 리암이 깨먹어서 열것도 없음) 리암의 묻는 말에 대답을 해주고
이웃주민들은 이 난장판 상황을 다 듣고 있는
이 상황이 제법 웃기고 로맨틱하다고 생각했다.


혼자서 일방적으로 떠들고 난리치는 짓에 지치기도 했고
쌍욕이 오고가더라도 차라리 이렇게 양방향 소통이 이뤄지는게 감격스럽단 말이지

한참 침묵을 유지하던 남자가 운을 떼며 시작한 말은
리암이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의외의 말이었다



"너 노래 잘하더라"

"어?.."

"니가 허구헌날 우리집 벽에 매미새끼마냥 붙어서
노래를 몇시간을 쳐불러댔는데...
내가 니 목소리 한번 못 들어봤을까봐?

이웃집 찰스아저씨 미리암 아줌마도 맨날 들어서 니 목소리 다 외웠을거다 개자식아. 쪽팔려서 살 수가 없네"

"... 마음에 ... 들었어?
내 목소리 마음에 들어? ....노엘? "

리암은 이 믿기지 않는 상황에 갑자기 술이 확 깨버려서는
더듬더듬 물어보기 시작했다

노엘 갤러거가 내 노래를 다 듣고 있었다니..
귀마개라도 귓구멍에 꽂고 안 듣고 있는줄 알았는데
그리고 씨발.. 씨발 심지어 마음에 존나 들어했다니

이게 현실인지 믿기지가 않아 어안이 벙벙한 마음 반 뛸듯이 기쁜 마음 반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리암에게
남자의 다음 말 한마디는 몇십년간 잊혀지지 않았다


"니네 밴드 공연 언제하는데. 니가 보컬이라며

한번 보러가게"

그 한마디로 리암은 정신이 나갈거같은 심정이었다.

오늘에서부터 가장 빠른날 공연이 언제였더라?
어디 공연이었지? 리암은 필사적으로 기억을 쥐어짜내느라
노엘의 다음말은 잘 들리지도 않았다


-야 대신 가기전에 창문 수리비는 내라.
이거 진짜 우리 엄마집이야 돈 내기전까지는 못보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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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노엘도 리암이 클럽에 들어오자마자 봤고 솔직히 존나 마음에 들어했음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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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겼기때문...

근데 아무리 잘생겼다해도 그렇지 5살이나 어린 태어나서 처음 본 털 부숭부숭한 사내놈이 갑자기 들이대고 자기 작곡한거 본적도 없으면서 지 밴드 들어오라고 하는게 너무 이상하고 불편해서 밀어낸거

걍 놔둔것도 저러다가 제풀에 지쳐서 나가 떨어지겠지싶어서 그런건데 리암이 될때까지 시도하는 놈인줄은 몰랐던것

개연성 떨어지는 부분은 시발 둘다 첫눈에 반해서였다고 하자

그렇게 노엘은 모두가 알듯이 밴드에 잘 합류해서
열심히 활동했다고 한다



와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