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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6 01:21
루스터랑 동거하면서 바뀐 것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매버릭이 빅 사이즈 물건들을 사게 된 것이다. 스스로가 그렇게 작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루스터와 함께 있으면 자신이 꼭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빨래통에서 루스터의 옷을 처음 봤을 때 덮고 자도 될 크기에 경악 했던 게 엊그제 같았다. 루스터는 정말 모든 게 다 컸다. 둘이 함께 자려면 킹 사이즈 침대를 사야만 했고, 옷도 가장 큰 사이즈를 입었다. 쇼핑몰의 스크롤을 그렇게 아래로 내려본 것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그 덩치를 유지하기 위해서인지 밥도 매버릭의 두 배는 먹는 듯 했다. 그렇다보니 배달음식이나 식재료도 한가득 시켜야만 했다. 아직도 무릎에 매달려 칭얼거리던 브래들리가 아른거리는 매버릭은 커다란 곰 같은 루스터를 보며 종종 당혹감을 느꼈다. 집을 떠나기 전에는 눈높이가 똑같아도 곰 같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그래도 순하게 쳐진 눈은 그대로라 매버릭의 눈엔 여전히 귀여워 보였다. 애교는 오히려 지금이 더 늘어난 것 같기도 하고... 가끔 루스터가 뒤어서 안겨 오거나 어깨에 머리를 기댈 때면 매버릭은 버거우면서도 사랑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왜소한 것보단 튼튼한 게 훨씬 낫지. 어딜 가도 체격으로 밀리지 않는 루스터를 보면 괜시리 뿌듯한 마음까지 들었다. 매버릭이 칭찬하듯이 엉덩이를 두드리고 가자 루스터는 의아한 눈으로 그를 돌아보았다.



루스터와 함께 지내며 커다란 물건들에 둘러싸여 살던 매버릭은 자신이 지내던 격납고를 보고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찾아간 격납고의 모든 생활용품은 기억보다 한 사이즈는 작았고, 꼭 난쟁이 마을에 온 기분이었다. 작아지는 약을 먹은 앨리스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손 떼가 묻은 탁자를 만지작거리던 매버릭은 집으로 돌아가면 루스터에게 자신이 쓰던 컵을 쥐어줘 봐야 겠다고 생각하며 웃었다.



카트를 끌고 가던 매버릭은 가판대에 걸려 있는 콘돔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루스터는 콘돔도 XXL 사이즈를 썼다. 처음엔 이게 들어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인간의 몸은 생각보다 큰 것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커다란 몸으로 자신을 감싸고, 커다란 손으로 손목을 붙잡고, 커다란 성기로 안을 헤집던 루스터를 떠올리니 몸에 열이 확 올랐다. 루스터는 손가락도 두툼해서 엄지손가락만 넣어도 입 안이 꽉 찼다. 한 눈에 보기에도 무시무시한 성기는 쑤셔 넣자마자 안이 꽉 차서 그것만으로도 아랫배가 저릿했다. 그리고 그 커다란 몸 아래 갇혀 있으면 적당한 압박감이 들어서... 맙소사, 매버릭! 이제 막 성에 눈 뜬 중학생도 아니고 이 나이에 장 보다가 야한 생각이나 하고 있다니. 매버릭은 고개를 저으며 어젯밤의 기억을 털어버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새로 나온 커피포트의 기능을 읊어주는 루스터의 옆 얼굴을 보고 있자니 양심이 따끔거렸다. 오랜만에 스케줄이 맞아서 데이트도 할 겸 함께 장을 보러 나온건데 벌써부터 잠자리나 생각하고 있다니. 너무 밝히는 것 아닌가 싶어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붉어진 뺨을 문지르던 매버릭은 루스터의 부름에 화들짝 놀라 카트를 끌고 걸음을 옮겼다. 생필품 코너를 완전히 벗어나기 전에 매버릭은 XXL 사이즈 콘돔을 집어 카트 구석에 쑤셔넣었다. 계산할 때 루스터도 보게 될 테지만... 될 대로 되라지. 루스터의 곁에서 걸어가는 매버릭의 귓바퀴는 내내 붉어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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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버릭의 좋은 점은 조카삼촌인데 조카랑 삼촌이 곰과 쿼카만큼 덩치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삼촌한테 안겨 다니던 병아리가 훌쩍 커서 삼촌 잡아먹는 곰이 됐다는 게 나를 흥분하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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