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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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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ㄴㅇㅁ ㅅㅈㅈㅇ ㅈㅇ
그외 이것저것 고증 알못 ㅈㅇ






“도련님 장난감을 훔쳤다며?”
“세상에.. 어린 게 간도 크네.”


이른 새벽. 도련님의 가장 가까운 몸종 하나가 한밤중 쫓겨났다는 소식에 저택의 하인들은 모두 혀를 차며 수군댔다. 다들 ‘도련님’으로 불리는 어린아이의 성격을 알았으니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는 없었지만, 그들 전부 ‘살아서 나가기나 했으면 다행이지..’ 라고 생각했다. 당연했다.


“오늘은 잡초 먼저 베고, 화단에 물을 주렴.”
“네. 알겠습니다.”
“아, 벌집 조심하고!”


키가 작아 벌집에 부딪힐 일도 없어 보이는, 열두살 소년 노엘은 오늘도 정원으로 향했다.
저택에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크고작은 사건사고에 노엘은 그리 큰 관심이 없었다. 더군다나 그 ‘도련님’이란 이를 여태껏 실제로 본 적도 없고, 딱히 궁금하지도 않았으니까. 자기 일인 정원 가꾸기만 그저 묵묵히 열심히 할 뿐이었다. 노엘은 그랬다.


”어이! 거기 너!“
”...저, 저요?“
”그래 너! 얼른 이리로 와!!“


한창 일을 하던 와중이었다. 집사가 자길 부르는 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었기에, 잔뜩 긴장한 노엘은 들고있던 모종삽을 얼른 내려놓고 그의 앞으로 향했다. 뭐지? 내가 오늘 실수한 게 있나? 아니면 어제? 갑자기 무슨 일로 날 부르시는 거지?
그 잠깐의 발걸음동안 머릿속에 여러 생각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정신이 없는 노엘이었다.


”이름이 뭐지?“
”...노엘...이라고 합니다.”
“맞네. 얼른 따라와.”
“네, 넵...“


뒤따라 도착한 곳은 저택에서 아주 오래 일한 하인들이나 쓸 수 있다던 작은 욕실이었다. 그동안은 샤워실에서 다같이 흙 털고 대충 물이나 끼얹고 나오면 그게 씻는 거였지. 이렇게 욕조까지 놓여있는, 말 그대로 욕실다운 욕실은 처음 본 노엘은 놀라 눈을 커다랗게 떴다.
게다가 그 옆엔 여태껏 만져본 적도 없는 고급진 옷감의 셔츠와 바지까지 예쁘게 개어져 있었고.


“말끔히 씻고, 저걸로 갈아입고 나와.”
“....네.. 알겠습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지.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지만, 노엘은 일단 말을 아끼기로 했다.
이내 집사는 자리를 떴고, 노엘은 괜히 몇번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옷을 주섬주섬 벗기 시작했다.


“우와...”


한겨울에도 당연하게 찬물로만 씻다 처음으로 따뜻하게 데워진 물에 몸을 담그니, 저절로 와- 소리가 나올 만큼 기분이 좋았다. 자신보다 신분 높은 분들은 이런 곳, 아니, 이보다 훨씬 더 좋은 곳에서 매일같이 씻을 수 있다는 거지. 부럽다...
그 순간 노엘은 얼굴도 모르는 저택의 어린 ‘도련님’이 처음으로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부터 네가 도련님을 돌봐야 한다.”
“.....네?”


목욕을 끝내고,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마자 들려온 말에 노엘은 그러면 안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놀란 얼굴을 하고서 되물었다. ....제, 제가요? 두 번은 말해주지 않겠다는 듯 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노엘은 더 이상 이성적으로 생각하기를 관두고, 집사를 따라 걷는 내내 그 ‘도련님’에 대한 생각을 하기로 했다.


“.....”


대체 어떤 사람일까? 어린데도 성격이 무척 고약하다는, 하인들 사이에 쉬쉬 도는 소문만 들었을 뿐이라 사실 가끔, 아주 가끔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궁금할 때도 있었지만... 그게 다였다. 평생 마주칠 일 없을 줄 알았던 저택의 ‘도련님’이었으니까.
그러다보니 덜컥 겁이 나는 것이었다. 설마.. 정원 일보다 힘들지는 않겠지?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부드러운 옷 소매를 만지작거리며 노엘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잠시 뒤, 커다란 방문 앞에 다가서자 집사의 목소리가 한껏 낮아졌다.


“네가 지켜야 할 건 딱 하나. 절대 도련님 심기에 거슬리는 짓을 해서는 안 돼.“


절대로. 알아들어? 노엘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상황이 내키든 내키지 않든, 할 수 있는 대답도 딱 한 가지뿐이었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방문이 열리고,


“도련님. 수업 중에 죄송합니다만..”


아직은 뒷모습만 보이는 ‘도련님’은 아마 미술 수업을 받고 있는 듯했다. 정확히는, 온 색깔의 물감을 캔버스에 아무렇게나 치덕치덕 묻히는 놀이에 가까웠지만... 아무튼 그랬다.


“새 말동무를 데려왔습니다.”


그러자 들고 있던 물감과 붓을 바닥에 던지듯 내려놓고, 우당탕- 소리와 함께 어느새 노엘 앞에 바짝 다가선 바로 그 도련님은 고개들어 노엘을 빤히 쳐다봤다. 분명 자신보다 키가 작음에도 그 눈빛은 마치 자신을 내려다보는 것과 같아 노엘은 왜인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뭐야, 이번엔 남자애네?”
“네. 정원에서 일하던 얌전한 소년입니다. 이름은 노엘이구요.”
”노엘?“


또래에 비해 작은 키인 노엘보다도 조금 더 작은, 누가 보아도 그저 사랑만 받고 귀하게 자란 외모의 어린 아이. 거기다 말투는 영락없는 개구쟁이. 성질이 그렇게 고약하다기에 머리에 작은 뿔이라도 달려있을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었네. 도련님을 바라보며 노엘은 그렇게 생각했다.






곧 집사와 미술 선생이 나가고, 커다란 방 안에 단둘만 남겨진 노엘과 도련님. 노엘은 제일 먼저 물감이 묻어 엉망이 된 도련님의 손을 닦아주기로 했다. 그런데 기껏 따뜻한 물을 받아와 마른 수건과 함께 앞에 놓아주니, 그걸 멀뚱히 보고만 있는 도련님이었다.


“.....”
“.....”
“뭐해? 왜 보고만 있어.”
“네?”
“지금 뭐하냐구, 네가 씻겨줘야지.”


아차, 싶은 노엘이었다. 다행히 도련님의 말투는 공격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장난기가 잔뜩 묻어났다.


“....너는 나보다 손이 크네.”


찰랑이는 물 소리가 넓은 방 안을 울렸다. 도련님은 제 손을 조심스레 닦아주는 노엘의 손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근데 손에 왜 그렇게 흉터가 많아?”
“그게.. 정원 일을 하느라구요.”
“정원에서 무슨 일을 하는데?”
“저는 잡일을 주로 해요. 잡초 베는 거나..”


말끔히 손을 씻기고, 마른 수건으로 닦아주며 노엘은 대답했다.
어린 도련님은 새로 온 몸종에게 궁금한 것이 참 많은듯했다. 장난기와 호기심으로 가득한 눈빛이 그걸 말해주고 있었다.


“그럼 너도 벌에 쏘여본 적 있어?”
“물론이죠. 여름엔 특히 자주 그래요.”
“으윽, 나는 벌이 싫어. 세상에서 제일 싫어!!”


그렇게 소리친 도련님은 소파로 달려가 드러누웠고, 노엘은 물이 담긴 대야와 수건을 정리하고 난 뒤에야 소파 앞에 놓인 조그만 의자에 앉을 수 있었다.


“노엘“


그때 도련님이 노엘의 이름을 불렀다. 너, 이런 거 먹어본 적 없지? 그리고 노엘은 여태껏 먹어본 적은 커녕,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고급스러운 간식들 중 하나를 집어들며 물었다. 노엘은 당연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했다는 듯 도련님은 개구진 미소를 지었다.


“자. 아~ 해봐.”


도련님이 크게 입을 벌렸다.
자신을 따라하라는 의미였다. 노엘은 조금 황당했지만 집사와 약속한 대로 도련님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아 입을 살짝 벌렸다. 아무나 안 주는 거라구. 놀란 입이 천천히 다물렸고, 도련님은 그저 해맑은 얼굴로 꺄르륵 웃었다. 어때, 맛있지? 그치?
이 어린 도련님은 대체 무엇 때문에 이리도 신이 난 걸까. 기대에 가득 찬 눈빛을 한 도련님을 앞에 두고, 입안 가득 들어차 바삭하게 부서지는 이름도 모를 무언가를 씹으며, 노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맛있었다.


“근데말야. 아까는 쫌 신기했어.”
“네?”
“집사 아저씬 맨날 여자애들만 데려왔거든.”


그러면 내가 좋아할줄 알았나? 도련님은 그렇게 말하며 킥킥 웃었다. 그러다가도 표정이 사뭇 진지해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쉬지않고 종알거렸다.
노엘은 별 대답 없이 도련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노엘?”


도련님이 한번 더 노엘의 이름을 불렀다. 지금 이 대화, 라기엔 그 혼자 떠드는 것에 가까웠지만.. 하여튼 자신에게 조금 더 집중을 해 달라는 뜻이었다. 지금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아? 도련님이 물었다.
노엘은 이미 그의 종알거림에 충분한 경청을 하고 있다.


“.....네, 도련님. 알아요.”


만족스러운 대답이었는지 도련님은 간식 하나를 더 건넸다.
장난기가 어른거리는 푸른빛깔 눈동자를 보며 노엘은 가만히 생각했다. 이 개구쟁이 도련님 돌보는 일은 어쩌면 생각했던 것보다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


입안이 달았다.







“노엘, 노엘! 빨리 와!!”


도련님의 말동무 일이 꽤 할만하겠다고 생각한 걸, 노엘은 정확히 하루만에 취소하기로 했다.
노엘은 지금 뒷마당을 향해 신나게 달려가는 도련님의 뒤를 쫓는 중이다. 양 손에 도시락과 돗자리가 들려있어 속도를 크게 낼 수 없었지만 저러다 도련님이 넘어지기라도 했다간 정말 큰일이었다.
도련님은 말 그대로 고삐풀린 망아지와 같았다. 처음 만난 날이 이상하리만치 얌전했던 것이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도련님.”
“응!“


노엘은 도련님을 그늘 아래 앉혀두고 돗자리를 펼치기 시작했다. 태어나 한 번도 소풍을 가 본적 없지만 엄마뻘 하녀들에게 전해들은 대로 열심히 돗자리를 펼치고 도시락을 정리했다.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도련님은 노엘이 깔아준 손수건 위에 앉아 그가 하는 것을 얌전히 구경했다.


“어? 왜 포크를 왼손으로 들어?”
“어.. 그게....”


지적이 아닌, 어린 도련님의 순수한 물음이었으나 노엘은 괜시리 당황스러웠다. 또 기가 죽었다. ...저는 이게 편해서요. 그래서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도련님은 조금 의아했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럼 나도 그렇게 먹어볼래.”
“아뇨. 도련님은 원래 드시던 대로 하면 돼요.”


자, 여기요. 노엘은 그렇게 말하며 도련님의 오른손에 포크를 쥐게했다. 도련님은 과일 하나를 쿡 집고선 노엘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 노엘은 이것이 도련님의 버릇이 될까 무서웠다. 실내도 아니고 바깥인데, 누가 보기라도 했다간 면박을 당할 게 뻔했다.
노엘은 조금 망설이다 결국 입을 벌렸다.


“.....”


역시나 달고 맛있었다.






럄뉄와싯밴
2024.09.22 23:29
ㅇㅇ
센세..저 너무 설레요...
[Code: 78e3]
2024.09.22 23: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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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의 시작에서 찰칵✌️
[Code: 0fbb]
2024.09.23 00: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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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나 여기 드러누웠어 어나더더ㅓ
[Code: 59de]
2024.09.23 01: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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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너무 달아서 이 다썩었어요… 제발 어나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aaa9]
2024.09.23 01: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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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ㅠㅠㅠㅠ 센세 분위기가 너무 좋아ㅠㅠㅠ 담편 나올때까지 숨 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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