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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18:27
bgsd


뭔가 둘 중에선 해질녘에 부둣가 따라 땀 말리면서 걷다가 태웅이가 아랫입술 뾰족해진 채로 톡 뱉을 것 같음

"너보다 내가 널 더 좋아하는 것 같아. 그래서 짜증나."

보통 그나이대 남자애면 자존심 상해서 안하려는 말이겠지만 태웅인 곧이곧대로 말할듯 그냥 서태웅이 느끼기엔 그랬고 진짜로 좀 짜증도 나서.. 근데 막 진지한 이유는 아님 태웅이 작고 예쁜 머리통 그렇게 안 복잡함 자긴 매주 윤대협 보러 여기까지 오는데 얘는 북산에 한번도 안 왔잖아?

아니, 더 솔직하게는 오늘 낮에 어떤 애가 윤대협 교복 팔꿈치 붙잡고 편지 줬는데 이새끼가 웃으면서 받아준게 기분이 좀 나빴음 물론 저런 편지야 자기도 차고 넘치도록 받지만 반반한 낯짝에 고맙다 실실 웃음 흘려가며 저렇게 요기스럽게 받진 않는단 말임 심지어 서태웅을 옆에 세워두고? 그 반대 상황을 떠올려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는 안 저럴 거고, 안 그래왔고, 윤대협은 매번 저래온 것 같으니 이걸 신경쓰는게 자기뿐인 것 같아서 짜증남

흥.. 괜히 바닥에 돌맹이 한번 걷어차고 앞서 걷는데 따라오는 발소리가 안 들리니까 돌아서는 태웅이겠지 막 어둑어둑해질 무렵이라 멈춰선 대협이 표정이 안 보여서 태웅이 인상 찌푸리고는 야. 부르는데 느릿하게 한두 걸음 보폭 줄인 대협이 얼굴이 너무 낯설어서 멈칫 굳을 것 같다

"서태웅. 그런 말 쉽게 하는 거 아니야."

넌 아무것도 몰라. 건조하게 마른 낮은 목소리였음
새까맣게 가라앉은 눈동자 올려다보면서 언젠가 들었던 윤대협 그자식 쎄하니까 조심하라는 말이 왜 떠올랐는진 모름 튀어나온 눈썹뼈 때문인지 속눈썹 그늘 때문인지 단순히 해가 다 져서인지.. 어둑히 번들거리던 눈이 맥없이 탁 풀렸음

"아이스크림 사줄까?"

그리고 깍지 낀 대협이 뜨거운 손에 잡혀서 슈퍼로 향하는 동안 단순한 태웅이는 그렇구나 하고 까먹을듯....
너 그 편지들 다 버려. 앞으로는 받지도 마. 그래, 그래. 알겠어. 이런 유치한 대화나 하면서 하드 봉지 뜯겠지




댑탱적으로 태웅이는 겉과 속이 투명한 직선이고 대협이는 그 사이가 불투명한거 존나 취저

대협태웅 슬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