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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1 19:50
정확히는 남주들 놀래켜주고 싶어서 뭘 하면 반응이 제일 재밌게 튀어나올까 고민하다가 고른게 나 사실 다음주에 결혼해 였으면 좋겠다 


이서언은 같이 먹고 있던 케이크 입에 넣다가 여주 말 끝나자 조용히 포크 내려놓고 눈 마주치는데 표정은 고요하겠지 근데 분명 따뜻한걸로 시켰던 카라멜 라떼가 얼어붙고 있음... 코스터도 얼어붙고 음식 늘어놓은 받침대도 얼어붙고 테이블도 얼어붙고 있음... 공기 온도까지 내려갔는데 여주는 바로 이런 반응을 원했던거라 바로 철회안하고 조금 더 오기를 부림 오빠는 몰랐을거 같은데 만나는 사람이 생겨서... 라는 말에 이서언이 나직하게 많이 좋아하나보네. 라고 읊조림. 이 와중에 공기가 싸늘해진거 자각하고 있어서 여주한테 담요 내미는것도 잊지 않음 자연스럽게 받아들고 가까이 붙어앉아있던 이서언까지 함께 담요로 덮은 여주는 기왕 시작한 장난 더 막장으로 몰아가고 싶어서 응 어제 만났는데 알고 지낸지는 5시간 정도지만 그 사람이 아니면 안될거 같다는 확신이 들었어 미룰 필요 없이 바로 결혼하려고 까지 술술 늘어놓음 그런데 더 돌아오는 말이 없어서 조금 뻘쭘해지겠지 침묵이 길어지니까 못 견디게 된 여주가 어떻게 수습할지 머리 굴리는데 말없이 얼어붙은 케이크만 내려다보고 있던 이서언 눈에 눈물이 똑 하고 흐름 피부에 닿자마자 눈꽃결정으로 변한 눈물을 보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은 여주는 속사포로 사실거짓말이야오빠놀라는거보고싶어서그랬어미안!!!! 하고 소리치면서 얼른 눈물 닦아주려고 함. 그러자 그 손을 바로 잡아서 자기 손안에 가둔 이서언이 참은 기색이 역력한 웃음소리를 냄 그제야 속은건 자기라는걸 알게 된 여주가 아 뭐야! 하고 툴툴대겠지 언제 알았어? 하면 처음부터. 네 거짓말쯤은 금방 알아. 하고 대꾸하는 이서언일듯 담요 들어보이면서 이렇게 날 챙겨주는데 네가 날 두고 갈리도 없고. 하는 말까지 덧붙이겠지 방안 공기는 단번에 내려가고 얼었던 물건들도 다 상온으로 돌아오는 동안 여주 손 계속 안 놔줬으면 좋겠다 


기욱은 듣자마자 코웃음치면서 뻥치네. 할거 같음 여주는 기욱이 이럴거 좀 예상해서 얼굴 표정 각잡고 관리한다음 뻥 아니에요. 사실 안 믿을거 같아서 증거도 가져왔어요 하고 계속 숨기고 있던 왼손 보여주면 좋겠다 거긴 임무용 위장신분을 위해 지급받은 보석 반지가 반짝거리고 있겠지 사실적인 위장을 위해 정말 값비싼 진품으로 준거니까 잃어버리지 말라고 신신당부까지 들어서 아름다운 것에 조예가 깊은 기욱도 속일 수 있을거란 확신이 있었음 아니나다를까 계속 여유만만하게 있던 기욱 표정이 반지를 보는 순간 굳어버리는게 보임 여주 손 잡고 자기 눈앞에 가져가서 반지 빤히 보는데 여주는 이때다 싶어서 거짓말을 밀어붙임 상대가 너무 좋은 사람인 것처럼 말하면 기욱이 보일 반응이 거기서 거기일거 같아서 일부러 막장으로 꾸며말하는 잔머리도 굴릴듯 요약하면 돈도 없고 능력도 없지만 나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진심인 사람이에요 지금은 무일푼이지만 나한테 정말 잘해주겠다고 했어요 이 반지도 내가 적금 털어 샀는데 괜찮아보이죠? 같은 말이었음 이야기 듣는동안 여주 손 붙잡은 기욱 손에 힘이 들어가고 장난스러운 미소가 있었던 얼굴 표정이 완전히 일그러져 있었음 여주는 기욱이 막장스토리에 결국 폭발해서 아름답지 않다고 괴로워하는 그런 반응을 예상하고 마음의 준비를 했음 그 대신 나온건 꽉 막힌 목소리와 갑자기 코앞까지 다가와서 눈 마주치는 기욱이겠지 그런 사람이 어디가 좋아? 대체 왜? 지금 뭐하는거야? 제정신이야? 결혼, 그래, 결혼... 할 수 있는거지 하지만 왜 그런 놈이랑? 너는, 넌 그런 사람으로 정말 만족해? 하고 묻는데 압박감이 장난아니어서 여주가 마른침을 꿀꺽 삼킬거 같다 어쩐지 건드려서는 안될 부분을 건드렸다는 생각이 든 여주가 말을 망설이는 틈에 기욱은 반지 낀 여주 손에 얼굴을 묻고 거친 숨을 내쉬었음 많이 미안해진 여주가 기욱 씨... 하고 부르는 순간 손가락에 통증이 느껴지겠지 가차없이 이 세워서 반지부분을 물어버린 기욱이 눈만 올려서 여주 바라보는데 빛이 사라진 눈이 꼭 심해같았을듯 기욱 씨 사실 거짓말이에요... 하고 기어들어가듯 겨우 고백한 여주가 차마 눈 못 마주치고 시선 회피하는데 잠깐 침묵이 흐르더니 몸이 기욱 쪽으로 잡아당겨지고 순식간에 품에 꽉 안길거 같음 놀랐잖아, 그런 장난 하지마. 대체 어디서 그런걸 배워온거야? 하는 기욱 목소리가 먹구름이 개이는 하늘처럼 서서히 원래 목소리톤으로 돌아오고 있어서 일단 한시름 놓는 여주겠지 어색하게 기욱 마주 안고 사과하는데 기욱 등을 감싼 여주 손가락에 선명히 새겨진 잇자국에서 핏방울이 흘러내릴듯


심성훈은 여주가 저런 말 해도 평온하게 아니잖아. 할거 같음 여주가 맞는데요?(거짓말)해도 응 아니야. 함 하나도 안 믿어주는 얼굴에 김이 새는게 아니라 오기가 생긴 여주가 아무리 말해도 귓등으로도 안 듣는 얼굴로 여주랑 같이 먹을 과일이나 썰고 있을거 같음 아니 진짜 결혼한다니까요? / 응 결혼 안해. / 정말 한다고요! / 정말 안한다고? 응 맞아. / 아니, 결혼하는 내가 한다고 그러는데 성훈 씨가 왜 아니라고 해요? / 그거야 아니니까. 이렇게 일방적인 옥신각신 하는 사이에 과일 다 썰어서 접시에 담은 심성훈이 얼굴에 살짝 열 오를 정도로 약 오른 여주와 과일 접시를 들고 거실로 감너무 화 내지 말고 오렌지 먼저 먹어봐. 시원해서 열이 좀 식을거야. 친절하게 말하는 얼굴은 여전히 응 넌 결혼 안해 라는 얼굴임 이쯤되니까 대체 뭘 믿고 저렇게 확신하는지 궁금해진 여주는 패배를 인정하기 전에 몇 번 더 수를 써보기로 함 일단 오렌지 입에 넣어주는거 받아먹고 왜 그렇게 아니라고만 하는거예요? 내가 결혼하는게 이상해요? 하고 떠보는 여주였음. 심성훈은 여전히 망설임도 머뭇거림도 없이 태연하게 대답함 아니 이상할거야 없지. 결혼식을 좋아하는줄은 지금 알았지만. 여전히 뜬금없게만 느껴지는 대답이었음. 여주는 일단 그 말꼬리를 잡기로 함 네! 저 결혼식 좋아해요! 그래서 이번에 할 제! 결혼식! 이 아주 기대돼요! 성훈씨도 올거죠? 딸기를 입에 넣은 심성훈이 빙그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임 오? 하는 것도 잠시 여주는 이어지는 말에 또 맥이 풀림 당연히 네 결혼식엔 나도 있지. 하지만 넌 당분간 결혼 안하니까. 여주는 심성훈을 노려보고 심성훈은 여주를 다정하게 바라보는 대치가 이어짐 다 포기한 여주는 소파에 늘어져서 그냥 아무 말이나 막 던져버림 아 그래요 그럼, 성훈 씨가 아니라는데 내 약혼자한테도 그렇게 말해봐요. 결혼한다고 엄청 신나있는데 분명 화낼걸요? 나랑 바로 이혼하자고 할지도 모르는데 그땐 책임질거예요? 순 화풀이에 불과한 말도 귀담아 들은 심성훈은 특별히 달콤할 거 같은 딸기를 골라 여주 입에 쏙 넣어줬음 그러느라 불쑥 가까워진 둘 사이의 거리와 빛을 등지고 있어서 마치 천사의 후광이 머리에 드리운거 같은 심성훈이었음 내가 좀 맞춰줄까? 하고 대놓고 묻는 말에 여주는 좀 골이 났지만 입에 들어온 딸기가 맛있으니까 일단 고개를 끄덕임. 그게 즐겁다는듯 살짝 웃은 심성훈이 여주 옆을 가볍게 팔로 짚고 조곤조곤 말해줌. 네 약혼자가 화내도 상관없어. 바로 이혼하자고 해도 그렇게 해. 어차피 결혼해도 오래 못 갈거야. 여주가 발끈해서 왜요?! 물으면 심성훈은 여전히 토끼처럼 웃으면서 선언하겠지 얼마 못 살테니까.


진운은 어차피 안 속을거니까 늘 하던 티격태격처럼 헛소리나 주고 받자 싶었던 여주는 생각보다 진지하게 반응하는 진운 얼굴에 좀 놀랐음 늘 짓는 눈썹이 삐뚜름하게 올라가고 입꼬리도 한쪽만 올라가서 꼭 비웃는 것처럼 얄미운, 하지만 여주도 인정하듯 이제는 정이 많이 든 그런 웃음을 지을 줄 알았는데 이마가 살짝 찌푸려지더니 대답이 없는거임. 이 새로운 반응에 여주는 호기심이 먼저 들어서 진운한테 가까이 다가감 얼굴 표정을 자세히 바라보려고 시선 고정한 상태로 내가 결혼하는데 안 기뻐? 하고 떡밥 던져보는 여주였음. 브로치 어딨냐는 말에 직접 몸수색해보라고 하더니 시종일관 여주를 묘하게 바라보던 그 표정과 닮은듯 아닌듯한 얼굴을 하고 있던 진운은 가까이 온 여주의 등 뒤로 손을 올려 살짝 힘을 줬음 이미 가까운 거리를 더 가깝게 만든 진운때문에 품에 안기다시피하게 된 여주는 진운 표정이 안보이니까 반사적으로 가슴팍을 밀어내는데 진운 힘이 강해서 못 벗어나겠지. 귓가에 선명하게 들리는 숨소리에 온 신경이 집중될 즈음 진운이 웃음기가 어린 목소리로 내가 하다하다 너랑 불륜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라고 말함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보다 일단 불륜이라는 단어가 들리니까 화들짝 놀란 여주가 뭔 소리야?! 하고 파드득거리는데 그 반응을 보고 비로소 평소와 같은 여유를 찾은 진운이 소리내어 웃을거 같음 여주가 야 너 뭔 소리야 불륜이 여기서 왜 나와? 하고 진운 어깨에 손 짚고 안간힘을 쓰는데 그런 여주를 품에 꽉 붙잡아놓은 진운은 여전히 농담하듯 말하겠지 미리 말해두지만 난 상관없어. 다들 그렇게 스릴감이 느껴진다는데 너랑 같이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래서, 네 신혼집 옆에 내가 살길 원해? 아니면 윗집이나 아래층? 네 남편에게 날 무슨 관계로 소개할거야? 그런 말을 들으니까 분명 진운이 놀리는걸 알면서도 귓가가 홧홧해지고 피부가 어쩐지 간지러워지는 여주라 품에서 벗어나는 걸 포기하는 대신 진운 얼굴 쪽으로 손 뻗어서 확 잡아당기겠지. 농담 그만해! 내가 놀리려고 한건데 진짜 너는... 까지 했다가 순순히 얼굴 잡혀준 진운이 코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와선 뭐든 헤어지자고 하지만 않으면 돼. 라고 속삭이는 거에 할말 잃는 여주면 좋겠다. 자기만 나쁜사람 된거 같은 죄책감에 양심이 좀 찔린 여주는 눈을 굴리다가 진운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넘겨주면서 장난 수습할듯. 어... 생각해보니까, 결혼하면 너랑 노는거보다 훨씬 재미없을거 같아. 그 말에 진운이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내겠지. 그래? 그래서? 음... 그러니까 굳이 결혼할 필요가 없지? 그, 상대방에겐 내가 잘 말해서 파토낼게. 이 일은 그냥 잊어버려. 그렇게 말하고 민망한 얼굴로 눈을 피하는 여주를 한 번 더 끌어안은 진운이 결혼보다 불륜이 내게 잘 어울릴텐데, 아쉬워해야하나? 하고 말할거 같음 웃음소리가 옅어진 말에 여주는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솔직하게 말해줄듯. 전에도 말했지만 넌 네가 원한다면 뭐든 보호해줄 수 있을거야. 결혼도 상대방을 항상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담긴 거니까... 네가 원한다면 뭐 까짓거 결혼하면 되는거지. 또 누가 알아 불륜보다 결혼이 더 스릴있을지? 여주 말을 놀리거나 웃음과 함께 딱밤을 때리는 걸로 넘기는 대신 진운은 조용히 그말을 듣고 있다가 여주 네번째 손가락을 어루만지며 입가로 가져감. 그래... 너랑 함께라면 뭐든 나쁘지 않을테니까. 하는 진운에 얼굴이 붉어지는걸 숨기지 못하는 여주면 좋겠다




럽딥에서 과연 결혼이 나올까...  개취로는 안 나오는게 더 자연스럽고 좋은거 같음 우주가 멸망하니마니 하고 풀어야할 떡밥이 수두룩한데 결혼? 우리 여주 그럴 시간 없다 대신 대충 어떠한 사정으로 남주와 여주가 결혼하는 흉내나 하는척 연기하는 상황 만들어서 꽁냥거리는걸 보여준다면 대환영이다 진짜 귀여울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