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2310991
view 1403
2024.08.27 01:10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카미는 어디선가 몰려오는 부끄러움을 숨기려 애써 뒷덜미를 긁었음 허니의 구둣발이 작은 소리를 내며 다가오기까지는 몇 초 걸리지 않았음. 악수를 청하자 허니는 여전히 오묘한 표정으로 손을 맞잡았는데, 카미에게 가죽장갑의 텍스쳐가 고스란히 전해졌음
그때는 감사했습니다.
허니의 무감한 표정을 보고 있자니 지금 당장이라도 옷을 벗어서 줘야할 것 같았음 아, 이거는 돌려드려야. 라고 뇌까리며 코트를 벗어서 건네주려는데 허니가 자기의 목덜미에 시선이 박힌 것을 깨달았음
여기서 일하세요?
네. 요리사라서요.
으음, 그렇구나. 그래서 이렇게 얇게 입는구나...
허니의 시선이 하얀색 반팔 티셔츠 위로 타고 내려가다가 자신의 발끝까지 도달했음. 이렇게 전신을 노골적으로 훑는 눈빛은 처음이었음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킨 카미는 손에 들려있던 코트를 무작정 내밀었음
죄송해요. 어떻게든 빨아서 돌려드렸어야 하는 건데. 연락처를 몰라서.
괜찮아요. 돌려받으려고 드린 거 아니었어요.
저, 음, 저녁 드시고 가실래요? 뭐라도 대접해드리고 싶은데.
저녁보다 한참 늦은 시간이었지만 카미는 엉겁결에 식당으로 허니를 들였음 요리를 하는 내내 무슨 생각으로 어떤 마음으로 했는지는 기억에 잘 남지 않았음 밖에 있는 저 사람이 자꾸만 신경이 쓰여서 간단한 샌드위치 하나 만드는 것도 잘 되지 않았음
요리를 테이블 위에 얹어놓고 앞치마를 푸르며 자리에 앉았고 곧이어 허니가 샌드위치를 베어무는 장면에서 잠시 숨을 골랐음
맛있네요.
감사합니다.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은 가죽장갑 한 켤레와 자신 옆에 대충 걸쳐진 앞치마를 바라보며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망설였음 말을 꺼내려 입을 열던 찰나에 허니가 샌드위치를 내려놓고 물었음
요즘도 자주 우세요?
아, 꺼내도 이런 얘기를.... 카미는 눈을 끔뻑이며 다시 한 번 대답을 고려해야했음 이 남자 앞에서 거짓말 하면 다 들통날 것 같았음
네. 어떻게 아셨어요?
눈가에 핏줄 터졌어요.
자기 앞에 앉은 남자가 아무렇지도 않게 상처를 들쑤시고 있었음 어색하게 웃음을 흘리면서 상황을 무마해보려고 했는데 다음에 나온 말은 꽤 충격적이었음
외로운 거면 내가 채워줄 수 있는데.
네?
저도 똑같이 외로워서요.
먹다만 샌드위치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가 퍼뜩 눈을 들었는데 허니는 아까와 똑같은 눈을 하고 있었음 평온해보이는 것치고 내뱉은 말이 충격적이라 아무말도 잇지 못했음
생각 좀 더 해보셔도 돼요.
....
연락 주세요. 날씨 쌀쌀한데 코트 입고 돌아가시고요.
허니는 미소를 지으며 명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음 카미가 아니, 저기... 라고 운을 떼기도 전에 자리를 뜨고 난 뒤였음.
ㅡ
무료하게 길을 걷고 있던 허니는 낯익은 코트를 발견했음 그리고 익숙한 남자의 뒷모습도 같이 눈에 띄었음 아, 저번에 그 사람이었나. 울먹거리던 눈동자. 길거리에 우뚝 멈춰선 허니는 그 남자를 유심히 관찰했음 키는 좀 작고 머리는 곱슬이었구나. 허니에 비해서 반뼘은 족히 작아서 그런가 자신이 입던 옷과는 다른 느낌이 났음
돌려달라할 계획은 없었지만서도 저렇게 잘 입고 다니다니. 허니는 헛웃음을 지었음 누군가에게 내 옷을 입힌지가 얼마나 되었더라. 남자는 곧이어 뒤를 돌았음 그리고 허니를 마주하자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음
남자를 가까이서 보니까 좀 더 묘한 기분이 들었음 축축하고 나른한 눈동자는 타고난 거였구나. 눈가에 얇은 핏줄이 터져서 안쓰러웠지만 이내 두툼한 손을 맞잡자 희미하게 음식 냄새가 났음
이건 좀 의외네.
허니는 미소를 지었음. 이상한 욕망의 단초가 피어올랐음.
그러니까, 허니가 웃기지도 않는 멘트를 날리고 fwb를 제안했던 것도 충동적이었다, 이렇게 설명할 수 있었음.
허니의 가게의 문을 박차고 나가는 발걸음이 가벼웠음.
집에 가서도 흥얼거리며 방을 정리하고, 씻고, 잠에 들기 직전까지. 딱 그때 전화벨이 울렸으니까.
너붕남카미 너붕붕카미
안녕하세요.
카미는 어디선가 몰려오는 부끄러움을 숨기려 애써 뒷덜미를 긁었음 허니의 구둣발이 작은 소리를 내며 다가오기까지는 몇 초 걸리지 않았음. 악수를 청하자 허니는 여전히 오묘한 표정으로 손을 맞잡았는데, 카미에게 가죽장갑의 텍스쳐가 고스란히 전해졌음
그때는 감사했습니다.
허니의 무감한 표정을 보고 있자니 지금 당장이라도 옷을 벗어서 줘야할 것 같았음 아, 이거는 돌려드려야. 라고 뇌까리며 코트를 벗어서 건네주려는데 허니가 자기의 목덜미에 시선이 박힌 것을 깨달았음
여기서 일하세요?
네. 요리사라서요.
으음, 그렇구나. 그래서 이렇게 얇게 입는구나...
허니의 시선이 하얀색 반팔 티셔츠 위로 타고 내려가다가 자신의 발끝까지 도달했음. 이렇게 전신을 노골적으로 훑는 눈빛은 처음이었음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킨 카미는 손에 들려있던 코트를 무작정 내밀었음
죄송해요. 어떻게든 빨아서 돌려드렸어야 하는 건데. 연락처를 몰라서.
괜찮아요. 돌려받으려고 드린 거 아니었어요.
저, 음, 저녁 드시고 가실래요? 뭐라도 대접해드리고 싶은데.
저녁보다 한참 늦은 시간이었지만 카미는 엉겁결에 식당으로 허니를 들였음 요리를 하는 내내 무슨 생각으로 어떤 마음으로 했는지는 기억에 잘 남지 않았음 밖에 있는 저 사람이 자꾸만 신경이 쓰여서 간단한 샌드위치 하나 만드는 것도 잘 되지 않았음
요리를 테이블 위에 얹어놓고 앞치마를 푸르며 자리에 앉았고 곧이어 허니가 샌드위치를 베어무는 장면에서 잠시 숨을 골랐음
맛있네요.
감사합니다.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은 가죽장갑 한 켤레와 자신 옆에 대충 걸쳐진 앞치마를 바라보며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망설였음 말을 꺼내려 입을 열던 찰나에 허니가 샌드위치를 내려놓고 물었음
요즘도 자주 우세요?
아, 꺼내도 이런 얘기를.... 카미는 눈을 끔뻑이며 다시 한 번 대답을 고려해야했음 이 남자 앞에서 거짓말 하면 다 들통날 것 같았음
네. 어떻게 아셨어요?
눈가에 핏줄 터졌어요.
자기 앞에 앉은 남자가 아무렇지도 않게 상처를 들쑤시고 있었음 어색하게 웃음을 흘리면서 상황을 무마해보려고 했는데 다음에 나온 말은 꽤 충격적이었음
외로운 거면 내가 채워줄 수 있는데.
네?
저도 똑같이 외로워서요.
먹다만 샌드위치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가 퍼뜩 눈을 들었는데 허니는 아까와 똑같은 눈을 하고 있었음 평온해보이는 것치고 내뱉은 말이 충격적이라 아무말도 잇지 못했음
생각 좀 더 해보셔도 돼요.
....
연락 주세요. 날씨 쌀쌀한데 코트 입고 돌아가시고요.
허니는 미소를 지으며 명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음 카미가 아니, 저기... 라고 운을 떼기도 전에 자리를 뜨고 난 뒤였음.
ㅡ
무료하게 길을 걷고 있던 허니는 낯익은 코트를 발견했음 그리고 익숙한 남자의 뒷모습도 같이 눈에 띄었음 아, 저번에 그 사람이었나. 울먹거리던 눈동자. 길거리에 우뚝 멈춰선 허니는 그 남자를 유심히 관찰했음 키는 좀 작고 머리는 곱슬이었구나. 허니에 비해서 반뼘은 족히 작아서 그런가 자신이 입던 옷과는 다른 느낌이 났음
돌려달라할 계획은 없었지만서도 저렇게 잘 입고 다니다니. 허니는 헛웃음을 지었음 누군가에게 내 옷을 입힌지가 얼마나 되었더라. 남자는 곧이어 뒤를 돌았음 그리고 허니를 마주하자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음
남자를 가까이서 보니까 좀 더 묘한 기분이 들었음 축축하고 나른한 눈동자는 타고난 거였구나. 눈가에 얇은 핏줄이 터져서 안쓰러웠지만 이내 두툼한 손을 맞잡자 희미하게 음식 냄새가 났음
이건 좀 의외네.
허니는 미소를 지었음. 이상한 욕망의 단초가 피어올랐음.
그러니까, 허니가 웃기지도 않는 멘트를 날리고 fwb를 제안했던 것도 충동적이었다, 이렇게 설명할 수 있었음.
허니의 가게의 문을 박차고 나가는 발걸음이 가벼웠음.
집에 가서도 흥얼거리며 방을 정리하고, 씻고, 잠에 들기 직전까지. 딱 그때 전화벨이 울렸으니까.
너붕남카미 너붕붕카미
[Code: c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