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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6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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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시간 맞는 사람이 둘 밖에 없어서 둘만 가게 됐는데 축제 돌아다니는 동안에는 남자 둘이서 뭐하는 거냐고 태섭이가 살짝 투덜댔고 나도 딱히 반가운 상황은 아니라며 받아치는 대만이였단 말임. 그렇게 말한 것치곤 잘 놀긴 했지만ㅋㅋㅋ

그러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적당히 자리를 잡았음. 가벼운 농담을 하면서 기다리다가 불꽃놀이가 시작되고 형형색깔의 빛이 하늘에 가득 수놓이자 태섭이 입에선 저절로 우와- 소리가 났지. 우와, 라니. 무슨 초등학생이냐. 그렇게 생각하며 태섭이를 봤는데 그 얼굴이 묘하게 낯이 익은 거임. 동그란 눈을 반짝이며 웃는 얼굴. 그건 대만이가 3점슛을 쐈을 때 태섭이가 보여주던 얼굴이었음. 오직 자신만 볼 수 있는 표정이라고 생각했는데. 고작 불꽃놀이 따위에게 뺏겼다고 생각하니 짜증이 나서 대만이는 작은 얼굴을 잡아 제 쪽을 보게 했음.

뭐예요?!

태섭이가 눈썹을 짝짝이로 만들고 묻자 대만이가 그랬음.

그 얼굴 아무한테나 보이지마.
네?
그거, 눈 반짝거리는 거.
안 들려요!
니 얼굴 그거! 나한테만 보여주라고!

순간 당황한 태섭이가 아무 말도 못 하자 이젠 태섭이 두 어깨를 잡아 완전히 자신을 보게 한 다음 제 쪽으로 끌어당긴 대만이었음.

나 말고 아무한테나 눈 반짝여주지마. 좀 화나려고 그러니까. 그거 나만 봐야되는 거잖아.

폭죽이 가득 터지는 소리에 묻힐 수도 있었지만 대만이의 말은 태섭이 귀에 똑똑히 들어갔음. 이건 또 무슨 장난이냐고 하기엔 대만이의 얼굴은 더없이 진지했음. 농담으로 넘길 타이밍을 놓치고 터지는 붉은 폭죽만큼 태섭이의 얼굴도 새빨갛게 달아올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