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붕이 그의 죽음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했어
자신의 위해 희생한 사랑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멀쩡히 살 수도 없었지
한마디로 생지옥.

약도 하고 술도 하고. 그와 함께했던 뒷골목을 밤마다 비틀거리며 부산히 돌아다니면서 싸움도 걸고 필름도 끊기면서 살아도 산 게 아닌 인생을 보냄

결국 자신의 삶을 나락으로 이끌고자 간 곳이 뱀파이어 소굴인 볼투리성.
(어떻게 들어가고 아로는 어떻게 만나는지는 몰루 마나님이 알아서 해주시겠지)

너붕이 사실 뱀파이어가 있는지도 몰라
대충 이 근처에서 피 쫙 빨려서 고통스럽게 죽은 시신들이 많이 발견되고 납치도 많이 일어난다길래 가본 거지
더러운 뒷골목에 익숙한 너붕이는 대충 마피아 장기밀매 정도로 생각했을 거야
하이에나한테 뜯어먹히는 것보다야 사자한테 죽는 게 낮지
그래야 우리가 다시 만났을 때 니가 나를 알아볼 거 아니야.


갑자기 침입한 어린 인간이 당황스러운 아로님
하지만 손님을 냉대하는 건 살 수도 아니거든


이 곳에 살아있는 꽃은 없거늘, 어찌 어린 벌이 여기까지 날아들어 온 것인가?


이국적인 얼굴과,?자신보다 몇 세기는 어린 인간 중에서도 더 어려 보이는 몸, 하얀 볼 너머로 흐르는 피와 그 냄새를 가리는 옅은 술 냄새와 찌든 약 냄새. 무엇보다도 머리가 아득해지는 절망의 향기에 합장한 아로님의 손에 힘이 들어갔지.

대답이 없는 버릇없는 인간에 고개를 까딱거리는 아로 앞으로 터덜터덜 걸어가 그의 발 앞에 주저앉는 너붕이


나 좀... 나 좀 죽여줘요. 최대한 고통스럽게.


아로는 자신의 티 없는 검은 구두 위로 떨어지는 짧지만, 규칙적인 진동을 느꼈음
자신과 같은 검은빛의 마구 엉킨 머리카락이 그녀의 어깨를 타고 흘러 얼굴을 가렸음
그는 자신도 모르게 혀를 찼음

쟤를 살려주세요 나를 물어주세요 볼투리가 될래요 등등...
많은 청을 들어왔지만 자신을. 순수하게. 죽여달라는 사람은 처음이었지.
불멸의 삶을 원하는 것도 힘을 원하는 것도 부를 원하는 것도 아닌 죽음.
다른 무엇도 아닌 죽음.
나조차도 도망쳐온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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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하구나.



클쉰너붕붕 아로너붕붕


다 썼는데 날아감. 인생...
아로님 저런 행동 안 하시는 거 안다... 새벽 감성에 대충 싸본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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