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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2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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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오는 동의 없이 수인을 끌어안은 탓에 사육사들에게 요주의 인물로 찍히고 말았어
그래서 그 뒤로 꼬박 한 달 동안 소라의 털끝 하나 만질 수 없었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았지

그날 이후로 소라와 친해질 수 있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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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정말 내가 만든 빵이 제일 맛있어요? 지금까지 먹은 것 중에 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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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그렇다고 했잖아요.” (같은 질문 계속해서 좀 화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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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게 나라고요? 소라 정말 기뻐요. 흑, 평생 가보로 간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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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던지.”




오늘 미술치료시간에 생각나는 사람을 그려보라고 해서 시시오를 그린 것뿐인데 그걸 선물해 주자 시시오는 소라에게 처음 받은 선물!이라며 감격하더니 또 울지 뭐야

근 한 달 동안 시시오를 지켜보면서 느낀 거지만
이 남자는 바보인데다 울보이기까지 했어

그렇잖아 어리고 예쁜 소동물 수인들을 놔두고 14살이나 된 내가 좋다니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





어느덧 빵을 먹고 있는 저를 보면서 호들갑 떠는 시시오가 아무렇지도 않을 때쯤

시시오는 고르고 고른 말로 소라를 입양하고 싶다 했어 여우는 그 말을 듣자마자 덜컥 겁이 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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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오는 정말 내가 좋아요? 나는 14살이나 됐고 작지도 않고 귀엽지도 않은데? 여기서 더 커지기만 할 건데도 징그럽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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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그게 무슨 말이에요. 징그럽다니 그런 말 하지 말아요. 소라는 어려요. 26살인 나보다 평생 어릴 거예요. 그러니까 내 눈엔 소라가 아무리 커지고 나이가 들어도 평생 아기일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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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큰 아기가 어딨어요..”





시시오의 말이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소라는 시시오를 믿고 싶었어 어차피 나를 원하는 사람은 시시오밖에 없잖아 시간이 지나서 시시오가 나한테 질린대도 그래도 지금의 다정함을 잠시 느낄 수 있다면 소라는 행복할 것 같았지 생각에 잠겨 말이 없던 여우가 결심했다는 듯 상대를 똑바로 마주 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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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요. 시시오가 내 주인님이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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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익. 주, 주인님이라니 그런 거 아니에요. 나는 그저 소라의 보호자가 되고 싶은 것뿐이에요."




그리고 될 수 있다면 파트너도요. 부담스러울까 봐 끝 말은 삼킨 시시오는 입양을 받아준 소라에 기뻐서 또 눈물이 나지 뭐야

하 이렇게 자꾸 울면 안 되는데 소라가 나를 믿음직스럽지 못한 보호자로 여기면 큰일이잖아


훌쩍이는 시시오를 보면서 소라는 웃음이 났어
또다시 버려지더라도 저 남자와 보내는 시간을 후회하진 않을 것 같았거든

그렇게 소라는 시시오에게 입양을 갔어

하지만 입양을 간 후에도 여우는 한동안 심리치료를 계속 받아야 했지 시시오의 다정함과는 별개로 파양을 당한 후유증은 길었으니까 말이야

그사이 어느새 소라는 15살이 되었어

많은 일이 있었지 소라를 위해 온갖 심리 전문 선생님은 만나러 다니기도 하고 북쪽 여우 수인들이 모여사는 마을에 다녀오기도 했지 그러면서 시시오의 빵집은 여우 수인인 소라 덕분에 인기가 많아졌어 불안하다며 한시도 곁에서 안 떼어놓는 시시오 탓에 함께 출퇴근하는 게 처음엔 싫었지만 오가는 사람들마다 그런 소라를 보고 하나같이 귀엽다 예쁘다 해줘서 점점 마음에 안정을 찾을 수 있었을 거야 아마 이 점도 심리치료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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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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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쁘기도 하지. 소라 오늘은 무슨 빵이 맛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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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늘빵이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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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소라 멋대로 만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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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만졌어요. 시시오. 저리 가요.”




소라에게 타박을 들은 시시오는 시무룩 해져서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어 여우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지 철없는 사장과 그런 사장 옆에서 가게 마스코트 노릇을 톡톡히 한 덕분에 사회성을 기른 소라는 드디어 수인 학교에 가게 되었어


그렇게 가게 된 학교생활은 즐거웠지만 가끔 소라는 울적해질 때가 있었지
저는 14살에 재입양이 되었잖아 하지만 이곳에 친구들은 모두 다 어린 나이에 입양돼서 보호자와 오랜 시간을 보냈더라고 저는 고작 1년 남짓 시시오와 보낸 것뿐인데 말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보호자와 보낸 추억을 이야기하는 친구들을 보며 소라는 혼자 상처받고 부러워했어 그리고 불안했지 혹시 이 친구들이 저의 과거를 알아챌까 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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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학교는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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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재밌었어."





그렇다고 해서 소라는 그 사실을 시시오에겐 털어놓을 순 없었어
알다시피 시시오는 울보잖아 제가 힘들다고 하면 또 얼마나 울어대겠어 게다가... 좀 극성이더라고
고양이 친구 쿄스케가 소라를 귀찮게 해서 고양이들은 원래 그런 걸까 하는 얘기를 흘러가듯 했는데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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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희 애가 고양이 친구한테 괴롭힘을 당했다고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우리애가 늦게 전학 와서 지금 배척받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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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오..제발 그만...”






그래서 소라는 울적한 기분을 혼자 간직하기로 했어
학교에서 조금 겉돌게 된 것도 그 때문이지
그러던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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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나랑 같은 여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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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마치다가 전학 왔어 첫날부터 저를 보자마자 폴짝폴짝 뛰며 좋아하는 여우를 어떻게 미워할 수 있겠어 소라 역시 웃으며 받아줬지 그렇게 친해진 마치다가 자신처럼 15살에 지금의 보호자를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소라는 말도 할 수 없게 큰 위로를 받았어

나처럼 늦게 입양된 나와 같은 여우 동생

소라는 그런 마치다가 정말 좋았지 저와는 달리 오랜 시간 보호소에 있다 온 걸 거리낌 없이 친구들에게 말하는 모습을 보았을 땐 그런 마치다가 대단해 보이기까지 했어

저렇게 말해도 되는구나 이상한 게 아니었어
아무도 그런 마치다를 싫어하지 않는 걸 보면서 소라는 제안에 무언가가 깨지는 기분이 들었지
그때부터 였을 거야 제가 다른 친구들과 좀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게






그런 마치다가 어느 날 파티에 간다고 했어
그 말을 듣자마자 소라는 잊었던 과거의 기억과 함께 얼어붙고 말았지
마치다의 보호자가 누군지 알고 있었거든 예전에 파티에서 들은 기억이나 스즈키 가문에 대해 말이야

물론 마치다가 말해주는 노부 라는 사람은 제가 알던 그 상류층들과는 달라 보여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역시 상류층들은 어쩔 수 없나 봐 마치다만큼은 저처럼 상처받게 하고 싶지 않았어 지금처럼 해맑고 당당한 마치다로 지낼 수 있게 지켜주고 싶었지 그래서 적당한 거짓을 알려주었어
제 말이라면 철석같이 믿는 마치다라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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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타 파티는 어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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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 형아 말처럼 다 이상한 옷을 입고 연극을 했어! 내가 싫다고 했더니 노부도 별로였대 다신 안 간다고 했어.”











소라는 그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
너는 나처럼 되지 않았으면 해 케이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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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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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소라. 이번 일은 정말 고마워요. 뭐라고 감사를 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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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던 사람들과 스즈키씨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다신 케이타를 그런 곳에 데려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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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약속할게요.”





분명 자신의 케이와 두 살 차이 밖에 안 나는 여우인데 노부는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렸어 마치 혼나고 있는 것 같았지 하긴 제가 지은 죄가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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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무슨 얘기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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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니야 케이타 내일 봐.”






저를 바라볼 때와 달리 사르르 웃는 소라를 보자 노부는 저도 모르게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어 얼른 제 여우를 끌어안고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한뒤 노부가 어색하게 자리를 뜨자

그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소라는 제 예전 주인과 판이하게 다른 그가 나쁜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안심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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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나 기다렸어요? 얼른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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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얼른 가요. 시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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