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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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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근데 이제 데드풀은 원치 않는데 살린거로

ㅇㅌㅈㅇ노개연성 ㅈㅇ




강제로 혈류가 다시 돌아오고 숨이 들이쉬어지는 불쾌한 고통과도 같은 감각과 함께 눈을 떴음. 그래 사는 일은 이렇게 고통의 연속이지. 묵직하게 제 가슴께를 누르고 있는 무게감에 마스크 때문에 보이지도 않을 눈을 위로 굴렸음. 지긋지긋한 사는거. 데드풀은 로건의 팔을 잡으며 생각했음. 데드풀이 자살을 할 때면 로건은 늘 데드풀을 곁에 있었음. 어쩔 때는 근처에 앉아 있을 때도 있고 어쩔 때는 끌어 안고 있을 때도 있었지. 대부분은 이렇게 끌어안고 있었지. 로건에게서는 독한 술냄새가 났음. 데드풀이 깨어났는데도 자고 있는 것을 보니 드물게도 깊게 잠에 든 것 같았지. 데드풀은 로건의 팔을 밀어버릴까 생각했지만 이내 관두었음. 웃기게도 그렇게 한다면 이 짐승의 감각을 가진 남자가 깰 것 같았거든. 그래 한때 이 남자를 꽤나 열렬히 좋아했던 것도 같은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왜 매번 질척하게 매달리던 데드풀은 기회만되면 로건에게 함부로 대하고 막말을 하기 시작한 걸까. 왜 로건은 그런 데드풀을 자신의 성질을 죽여가면서까지 용인해주는 걸까. 어쩌다 둘의 사이가 이렇게 된 건지 너희들도 궁금하지? 그건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의 일이야. 그래 바로 전편과 이어지는 이야기지. 

데드풀이 힐링팩터를 잃어가기 시작하고 천천히 다시 죽어가기 시작하자 로건은 알 수 없는 불쾌한 감정이 피어오르고 있었음. 어찌보면 당연한 감정이었지. 서로 싸우고 으르렁 대긴 했지만 그들은 같은 집에 사는 친구였고 많은 이별과 슬픔을 함께나눈 전우와도 같은 사이였음. 그런 자가 죽음을 향해 가는데 당연히 즐겁지 않겠지. 더군다나 암으로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는데. 로건은 그것을 아주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생각했음. 그러나 얼마지나지 않아 로건은 그것이 아님을 깨달았음. 새벽에 일어나 화장실로 뛰쳐들어가는 데드풀의 뒷모습을 보며 자신도 미간을 찌푸리며 일어났음. 그리고 퍽 자연스럽게 마약성 진통제를 찬장에서 꺼내어 식탁에 둔 후 화장실로 터벅터벅 걸어갔지. 로건은 데드풀의 등을 쓸어주며 생각했음. '힐링팩터가 있었다면 이런 개고생은 할 필요도 없을 텐데.' 그순간 로건은 스스로에게 큰 충격을 받고 말았지. '그게 무슨 소리야. 이건 죽음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힐링팩터가 없기에 비로소 죽을 수 있게되는 것이며 그건 웨이드가 가장 바라는 일이잖아.' 그것을 로건은 아주 대수롭지 않게 힐링팩터만 있다면 고쳐질 일 따위로 생각하고 있었지. 그제서야 로건은 새삼 웨이드가 정말 '죽는다'는 것을 깨달았지. 평소 처럼 시간만 지나면 다시 일어나 떠벌거리는게 아니야 이젠 두번째 기회 따윈 없어. 정말 죽어서 영원 속에 사라지는거란 말이야. 로건은 위산으로 인해 상처가 난 식도에서까지 피를 토한다음 화장실 바닥에 앉아 어이없게도 저를 보며 웃고 있는 웨이드를 보며 문득 두려운 기분이 들었음. 

"다시 자러 가볼까. 피넛."

로건은 일으켜달라는듯 손을 내민 데드풀의 손을 잡아당기고면서도 현실 감각이 들지 않았지. 하나 뿐인 침대에 풀썩 드러누워 기절하듯 잠에 든 데드풀을 로건은 바라봤음. 이 시끄러운 녀석이 영원히 조용해진다고? 바퀴벌레 마냥 끈질긴 목숨을 가진 이 녀석이 죽어? 죽음이란 뭐지. 그동안 내 곁을 떠난 이들 처럼 웨이드도 떠나는 건가? 거머리 같이 떨어지라해도 떨어지지 않던 이 녀석이? 로건은 무의식적으로 잠든 데드풀을 끌어안고 말았음. 꽤나 강하게 끌어안았는데도 데드풀은 끄응 소리만 낼 뿐 깨지 않았지. 

그날부터 로건은 시간이 어떻게 가는 것인지 느껴지지 않았음. 어쩔 때는 진절머리가 날 만큼 천천히 가기도 했고 어쩔 때는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있을 때도 있었지. 그러나 그 모든 시간 로건의 눈은 데드풀을 쫓고 있었음. 데드풀이 로건에게 갑작스럽게 사진을 들이밀었음. 그 순간 시간은 다시 정상 궤도를 찾고 말았지. 

"울비 이것봐. 이 좆만한 세상을 지키려고 널 데려왔는데 이젠 우리 둘만 남았네."

데드풀이 들이민 사진에는 로건이 차원을 넘어 이곳에 오게된 단 하나의 이유가 들어 있었지. 로건은 그 사진을 보았음. 자신을 바꾼 사건의 증거이자 이제는 자신에게도 소중한 사람들이 된 이들이 담겨 있었지. 

"로건, 너는 얘네들 목소리가 기억나? 난 씨발 빌어먹게도 기억이 안 나. 바네사의 목소리를 기억할 수 없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 그런데 이젠 사진을 보지 않으면 모든게 흐릿해. 불사는 능력같은게 아니야. 저주지."

로건은 데드풀을 바라봤음. 드물게도 그가 진지한 눈으로 저를 보고 있었지. 로건은 다신 그 사진을 내려다 보았어. 자신의 세계를 버리고 데드풀의 세계에서 산지 거진 백년 자신과 데드풀은 조금도 변함이 없었지만 그들의 세계는 변하고 마모되고 사라져있었지. 두 눈을 감으면 알과의 어색했던 인사가 기억나는 것 같고 바네사와 데드풀의 재결합을 응원하던 때도 있었던 것 같았는데 그 모든 것은 과거가 되어 있었음. 로건은 고개를 획 돌려 커다란 상자에 물건들을 넣고 있는 데드풀을 보았음. 

"지금 뭐하는 거야? 갑자기 이 사진은 왜 보여 준거지?"
"미리미리 정리를 해둬야지. 봐 좆같은 언힐링팩터가 드디어 내 몸 속에서 뒤진 것 같으니까."

데드풀은 웃으면서 자신의 손바닥을 들어보였음. 손바닥을 가로지르는 자상은 시뻘건 아가리를 벌리고 조금도 입을 다물 생각이 없어 보였음. 데드풀은 다시 붕대로 손바닥을 감으며 흥얼거리며 콧노래를 불렀음. 로건은 참을 수 없는 불쾌한 감정이 온 몸을 기어다는 것 같았음. 그때 데드풀이 움찔 하더니 천천히 몸을 돌려 로건의 앞에 섰음. 그리고 드물게도 미안한 목소리로 말을 했지. 

"아참, 잊을 뻔 했네. 로건 미안. 이건 진심이야. 너를 두고 나만 도망가서 미안하지만 그래도 봐줘. 넌 최고의 엑스맨이잖아. 내가 얼마나, 얼마나 죽음을 기다려왔는지 알고 있는 너라면 날 이해줄거라고 생각해."

로건은 데드풀의 말에 마침내 자신이 왜 그동안 불쾌한 기분이 들어왔는지 마침내 알 수 있었음. 로건은 반은 장난스럽게 반은 진심 섞인 몸짓으로 제 얼굴을 감싸는 데드풀의 손길이 느껴졌음. 평소의 로건이라면 그 손을 당장 잘라버렸겠지만 그러는 대신 그 손을 잡았음. 로건이 자신의 손을 잡고 아무말 않고 있자 데드풀이 점점 당황하는 기색을 비치는게 느껴졌음. 로건의 손은 핏줄이 올라와 당장에라도 데드풀의 손뼈를 부러뜨릴 것만 같았음. 그러나 그 손을 잡고 있는 손은 힘은 커녕 겨우 닿고 있는 것 처럼 느껴졌지. 로건은 온 몸을 활활 태우는 불길같은 분노를 느꼈음. 

"로, 로건? 자기야?"

데드풀의 말에 로건은 데드풀의 손을 놓고 평소와 같이 치울거면 제대로 치우라며 으르렁 거렸지. 그러나 속에서는 미칠것 같은 분노와 불안이 내달리고 있었음. 그래 데드풀은 로건을 버리는 거야. 감히 자신을 원래 세계에서 데려와 삶을 불어넣고서는 자기는 이 고통 속에서 도망가려는거야. 영원히 같이 있을 줄 알았는데 죽음에게 빼앗겨 버리는거야. 로건은 잠들어 있는 데드풀의 옆에서 앉아 무릎에 팔꿈치를 대고 머리를 감싸며 고뇌하고 있었음. 데드풀의 말이 맞았음 로건은 죽음을 갈망하는 데드풀의 마음을 이해했음. 아니 이해지 못할 수가 없었지. 원래 세계의 자신이 그랬으니까. 불사는 능력이 아니야. 저주지. 뭍의 물고기 처럼 고통스러운 숨을 뻐끔뻐끔 들이쉬고 내쉬며 영원히 그짓거리를 반복하는거니까. 두 손에 다 들어오는 그들의 작은 세계가 하나 둘 천천히 사라질 때 로건은 익숙한 고통을 느꼈음. 2백여년의 세월 동안 참 많은 인연들을 떠나보내온 그니까. 그래서 그는 데드풀의 감정을 알았음. 그 고통을 알았고 그 갈망을 알았음. 그러나, 그 고통의 세월동안 혼자였던 자신과 다르게 그는 곁에 이해자가 있지 않은가. 같은 처지에 같은 상황을 가진 이해자가. 로건은 간신히 잠재웠던 열화와도 같은 분노가 다시 들끓는 것을 느꼈음. 그의 작은 세계에 결국 나는 끝끝내 들어가지 못했단 말이야? 로건은 원망스러운 마음까지 들기 시작했음. 그러나 동시에 혼란스러웠지. 도대체 왜 이런 감정을 그에게 느끼는건가. 

그리고 어떠한 날 데드풀은 드디어 고대하던 그 때가 온 것을 깨달았음. 로건도 그것을 알았지. 지독히도 익숙한 죽음의 냄새였음. 로건은 침대에 누워 천천히 미약한 숨을 내쉬는 데드풀을 내려다 봤음. 데드풀은 장난스러운 미소와 함께 작게 속삭였지. 

"드디어 울버린 보다 나은게 생겼네."

로건은 그런 데드풀을 가만히 내려다 보았지. 잠시 침묵한 그는 결심한듯 데드풀의 두 손을 한번에 잡아 올렸음. 데드풀은 혼란스러운듯 로건? 하고 그의 이름을 불렀지. 로건은 결국 참지 못하고 으르렁거렸음. 

"아니 웨이드.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로건의 말에 데드풀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았음. 그리고 경악한 채로 소리쳤지. 

"거짓말 하지마. 젠장! 너도 알잖아! 하지마, 하지마!!"

로건은 발버둥치는 데드풀을 몸으로 누르고 품 안에서 익숙한 모양새의 혈청을 꺼내어 그의 허벅지에 꽂아 넣었음. 그 끔찍한 감각에 데드풀은 비명을 질렀음. 

"안 돼! 안 돼! 개자식 내가 그렇게 원하는 걸 알고 서도, 씨발! 씨발!"
"쉬- 너도 알다싶이 혈청만 있다면 힐링팩터 인자는 활성화 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이건 지난번에 빌런의 연구실을 습격했을 때 얻은 거지. 내 힐링팩터를 추출한거라고 하더라고. 내 순수한 힐링팩터와 내 혈액을 함께 퍼붓는다면? 웨이드. 걱정마 금방일거야."

로건은 이로 제 손목을 물어 뜯은 후 웨이드의 입에 가져다 강제로 물렸음. 그리고 두 손을 결박하고 있던 손을 팔로 바꾸고 웨이드의 코를 막았지. 동맥에서 쏟아지는 피가 끊임없이 기도와 식도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음. 입가로 로건의 피가 조금씩 새어나오기 시작할지경이었지. 웨이드의 몸이 부들부들 경련하고 있었음. 로건은 그의 귀에 다정히 속삭였음. 

"잠깐 자고 일어나는 것 뿐이야."

로건을 노려다보던 데드풀의 눈은 점점 힘이 풀리고 이내 느리게 감기기 시작했음. 그의 몸도 간헐적으로 떨리기 시작하고 그 떨림마저 멎어 갔지.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피부는 흉측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음. 로건은 그런 데드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음. 

"내가 널 이해할 수 있다면 너도 날 이해할 수 있을거야. 미안, 나는 최악의 울버린이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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