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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7 20:55
하늘매람쥐로 변해서 배에다가 잘 지워지는 펜으로 글씨 쓰는 거 보고싶다.

맨 처음 둘이 연애할 때는 구스나 캐롤이나 브래들리한테 부탁했겠지.

"여기다 써주면 돼?""
"아냐, 달링. 여기에 써야지. 그래야 잘 보일 거야."
"아 그런가? 아들, 아들이 쓸까?"
"내가?"
삑삑 삐욱!
"거봐. 맵 삼촌도 써달라잖아. 자, 우리 병아리 아빠가 위에 써줄테니까 똑같이 쓰면 돼."

그러면 리틀 브래드쇼가 하늘다람쥐의 하얀 털 위에 삐뚤빼뚤한 글씨로 <사랑헤> 라고 쓰는 거지. 매버릭은 거울을 보고 만족스럽게 삐욱거리며 브래들리의 고사리손에 하이파이브 하고 밖으로 튀어나가고, 구스캐롤은 헤헤 웃는 꼬마 병아리 안고 아이스크림 먹으러 감.


가는 길에 슬라이더를 만난 매버릭이 삐우욱삐우욱 뭐라뭐라 말하면 아맵의 연애를 흐뭇하게 웃으며 지켜보는 중인 슬라이더가 "엉아의 태평양 같은 어깨에 태워주마!" 하면서 하늘매람쥐 얹고 감. 아이스의 가슴앓이를 오래 지켜봐와서 굉장히 흐뭇한 슬라이더는 "공주야 근데 그 글씨는 누가 써줬냐? (삑!) 하긴 병아리 작품 같더라. 병아리 이제 글씨도 쓰고 다 컸네. (삐우욱!) 왜 니가 더 자랑스러워 해? (삐이이이) 얌마 이제는 말해도 못 알아들어. 다 왔다. 노크하고 문 열어줄게." 하면서 중령 집무실에 노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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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라는 말에 문을 살짝 연 슬라이더는 씨익 웃으면서 "주말 잘 보내라." 하면서 매버릭과 인사했고, 하늘매람쥐는 찡긋 눈인사를 하며 방 안으로 날아들어감. 문틈으로 아이스의 광대가 하늘 높이 솟아오른 걸 본 슬라이더는 피식 웃으면서 "얌마들아. 슬라이더 삼촌이 내년에 대부 소리 좀 듣게 해줘라~~" 하면서 문을 꼭 닫고 가겠지.

매버릭의 깜짝 이벤트를 본 아이스가 행복하게 웃으며 "나도 사랑해, 피트." 라고 말하더니 자기 손에 착지한 하늘다람쥐의 이마에 짧게 키스했고, 얼마 후 인간화한 매버릭이 "슬슬 끝날 것 같아서 왔는데 거의 다 했네? 집에 가자." 하면 아이스는 알겠다며 웃을 것 같다.


이날 이후 가끔 매버릭은 동체시력 테스트라는 핑계를 대고 날개막이나 배에다 아이스한테 직접 하기 부끄럽거나 껄끄러운 말들을 쓰고 아이스의 품으로 날아들어갈 것 같다.


사랑한다는 말이 제일 많았고, 가끔 <시간 있어요?>,<화끈한 다람쥐 대기중> ,<긴 밤 뎁혀줄 서벌 구함> 같은 문구일 때도 있고, <사고쳐서 미안해...> <진짜 미안> <용서해주십시오> <화풀어라 바보 서벌>일 때도 있었겠지. 그리고 <안녕, 애기아빠?>라는 하늘다람쥐 편지를 받았던 날, 아이스는 조금 울었음.



아이스가 비행을 그만둔 이후로도 한동안 배달되던 편지는 아이스가 안경을 낄 즈음에는 다른 형태로 바뀔 거야. 세상 짜증이 가득한 얼굴을 한 캐피가 "아니, 진짜 이거 맞아? 아빠, 이런 이벤트 이제 안 해도 된다고 해줘봐. 맨날 나만 귀찮게 하고!!"라고 투덜거리면서 작은 상자를 하나 들고 오고, 아이스가 웃으면서 너도 좋아하지 않냐고 하면서 상자를 받으면 캐피는 "아니!! 평소에 하면 재밌지. 근데 사고쳤을 때도 이렇게 넘어가려하니까 문제지. 좀 따끔하게 혼내고 그러라고요, 아이스맨 사령관님아."할 거야.


"그게 사령관에게 적절한 언사인가, 다니엘 캐피 미첼-카잔스키 중위?"
"아, 진짜. 집에서 계급으로 그러지 말라고!! 그리고 얼음은 무슨. 줄줄 녹아내려서 슬러시맨이라고 해도 되겠다. 여튼 난 갑니다. 다음주에 봐요."

캐피가 문닫고 나가자마자 상자를 연 아이스는 <잘못했습니다! 반성 중입니다. 용서해주십쇼!> 라는 캐피가 쓴 쪽지를 든 하늘다람쥐에게 "매번 이런 식으로 넘어가는 내가 문제가 있지. 그치?" 하며 웃어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