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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21:35
ㅈㅇ


농구부에서는 그럭저럭 잘 어울리는 거 같은데 농구부 밖에서 다른 친구들이랑 어울린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내심 걱정하던 정대만.
그나마 좀 붙어다니는 동급생은 달재인데 달재는 태섭이 말고 다른 친구들이랑 실외 청소 같은 거 하면서 어울리는 모습 몇 번 본 적 있는데 태섭이는 은근 교내에서 잘 마주치지도 않고 한나 말로는 주장이라고 어깨에 힘들어가서 아침부터 나와서 연습한다고 피곤한지 교실에서도 거의 잠만 잔다는 거야...

저래서야 송태섭이 학교 생활 제대로 하고 있는 거 맞는지 내심 걱정되는 정대만.(본인이 할 걱정은 아닌 걸 알면서돜ㅋㅋ)
그러다 송태섭이랑 얼렁뚱땅 좀 썸도 타다 사귀게 되는데 그러다 집 들낙날락하며 물건 섞이고 하는 일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송태섭한테 물건 전해주러 2학년 교실에 직접 찾아가게 되는 정대만.

그런데 막상 혼자 구석에서 쭈그리고 자고 있을 줄 알았던 송태섭이 같은 반 남자애들이랑 막 같이 떠들고 있고 여자애들이 거는 장난에 반응해 주기도 하다가 교실 문 앞에 있는 정대만이랑 눈 마주치고 웃는 거 보고...

안심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심란해지는 정대만.
자기랑 눈 마주치자마자 무리 사이에서 나와서 왜 왔냐고 바로 와주는 모습에 일단 용건 얘기하는데...

너 어제 이거 우리집에 두고 갔더라
하면서 (사실 송태섭이 일부러 떨구고 간)손수건 건내주겠지
송태섭은 정대만이 가져다 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안 그런척 대화 한마디라도 더 나누려고 수작 부린 거임)

방과 후에 부활동 시간에도 만나는데 굳이 먼저 찾아와 준 게 너무 좋아서 들뜬 표정 못 숨기고 막 웃으면서 고맙다고 얘기하는데...
정대만 눈에는 그게 방금까지 다른 애들이랑 어울려 놀다가 와서 상기된 얼굴처럼 보이는 거지

이런 기분 처음이라 약간 퉁명스럽게
애들이 너 기다린다. 빨리 가 봐. 나 간다.
하고 쌩하고 돌아서 버리는 정대만.


그런데 꽁해 있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그날 농구부 활동 끝나고 둘이 같이 하교 하면서 오늘 부활동 내내 내심 눈치 살피던 송태섭이 자기가 무슨 잘못했냐고 물어보면 바로 털어놓을 거 같음.

너 반에서 인기 많은 거 같더라.

그런데 송태섭 입장에서는 갑자기 누가할 소릴. 하는 생각이 드는 말만 툭 뱉는 꼴이라 좀 이해가 안 되는 거.
정대만은 그런 장면을 보는 것이 처음이었지만?
송태섭은 그게 일상이야.
아니 정대만은 학년도 다른데 어딜 맨날 그렇게 쏘다니는지 교실에 앉아서 창문만 내다봐도 쉬는시간마다 다른 무리랑 몰려다니는 거 눈에 들어와 정대만은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데 다른 여학생들이 다가와서 괜히 말거는 장면도 몇번을 봤지 길가다가 정대만 알아보고 인사하는 애들은 또 왜 그렇게 많은 거야? 딱히 다 농구 하는 애들 같지도 않은데.

송태섭은 정대만이 왔던 그 순간에 오늘 오랜만에 반 체육 시간에 농구 시범 보여줬더니 평소에 별로 말 안 섞던 남자애들까지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어보길래 좀 대답해 준 거 뿐이거든. 자기한테 별 관심 없던 여자애들도 오늘 농구 하는 거 좀 알려줬더니 좀 편해졌는지 안하던 장난도 치고 하던 것 뿐이었는데.

하지만 태섭이 그런 감정 느낀 거 하루 이틀 아닌 것도 있어서 정대만이 자기한테도 그런 감정 느낀다는 거에 좀 기쁘기도 하겠지.
이상한 오해받는 건 싫지만.

오늘 체육 시간에 농구했거든요. 다들 폼 잡아보고 싶어서 저한테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렇다고 농구부도 아닌 애들한테 다른 애들한테 하는 것처럼 아침부터 나와서 뛰는 것부터 하라고 할 수 없으니까... 적당히 넘긴 거죠.
그르냐...?

정대만은 사실 지금 감정 컨트롤 안되면서도 이런 걸로 속좁게 구는 자신을 제일 견딜 수 없어 하는 중임.
송태섭은 입꼬리 안 올라가게 단속 철저히 하면서 정대만 눈치 설설 살피는 중이곸ㅋㅋㅋㅋㅋ

그러다 저 멀리서 교복도 안 입은 또래 남자애가
오~ 정대만~
하고 아는 척해서 정대만도 손흔들어 주는데 단번에 눈썹 찌푸러지는 송태섭ㅋㅋㅋ

자기도 정대만이 느끼는 감각 잘 알아서 달래주려던 것도 잊고
...누가 할 소릴.
하고 퉁명스럽게 마음의 소리 입밖으로 내뱉어버림ㅋㅋㅋ

정대만은 자연스럽게 길가다 만난 지인이랑 몇 마디 나누려다가 그 꿍얼거리는 소리 듣고 뭔가 깨달아서 멈칫하고는 갑자기 웃음 터짐ㅋㅋㅋ

아~ 뭐야. 나만 속 좁은 줄 알고 걱정했네.

하면서 갑자기 평소에 안하던 팔짱을 보란 듯이 쑥 끼우더니
자기 먼저 아는 척한 지인한테

ㅇㅇ아. 오늘은 나 좀 바쁘니까 아는 척은 나중에 하자~

이러고 웃으면서 송태섭 팔짱낀 채로 거의 끌고 지나가서 정대만 지인 표정도 어리둥절 해질 듯ㅋㅋㅋ
송태섭은 아직 정대만이랑 좀 닿기만 해도 귀 빨개지는 단계라 불타는 고구마된 상태로 질질 끌려가곸ㅋㅋㅋㅋㅋㅋ

진짜 너때문에 내가 별짓을 다 해본다.

하면서 송태섭 머리 손 닿는대로 마구 쓰다듬는 정대만인데 너무 쑥쓰러워서 목구멍도 꽉 막힌 송태섭은 누가할 소리냐고 반박도 못하고 그냥 정대만 팔에 거의 매달린 채로 머리 헝클어지는 중인....


태섭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