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주변사람들이 등떠밀어주지 않으면 영원히 삽질하고 있을것같음


농최날 직후 저 잘생긴놈 머리에 땜빵 냈다는거에 미안해서 계속 근처 맴돌다가 태웅이 얼굴에 넉다운되어버린 정대만
근데 지은 죄가 있으니 고백은커녕 걍 잘해주는거밖에 없음
어쩌다가 같이 원온원한다고 늦게 하교하면 늘 라멘이든 덮밥이든 자꾸 먹을걸 사줌
점심시간에 옥상에서 태웅이 자고 있다는 소식 들으면 몰래 올라가서 근처에 조용히 앉아서 자는 얼굴 보다가 깨기 전에 슬쩍 내려오고 그랬겠지

반면 태웅이는 대만이가 그러는거 잘 몰랐음
그냥 밥 잘사주는 선배구나 나랑 원온원 잘해주는 선배구나 첫인상과 다르게 친절한 선배구나 정도였을거임
그렇게 특별한 접점없이 걍 미국갈뻔했는데... 미국 유학 직전에 사소한 트러블이 있었을거임
간단한 손목 부상이었는데 하필 고교 졸업 직전 유학 얘기 오가던 시기였어서 다 나을때까지 쉬어야 한다는둥 재단에서 유학은 없던걸로 하자는둥... 
안선생님은 재단 설득하기 바쁘고 태웅이도 엄청 예민해져서 몰래 병원 빠져나와가지고 연습할라 그랬는데 어떻게 소식 듣고 대만이가 잡으러 오겠지

너 이럴줄 알았다 지금 안쉬면 나처럼 된다 넌 이제 졸업도 하는데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고 관리 잘해야된다

그렇지만 조급했던 태웅이... 평생 엄마한테도 짜증 안냈던 애가 대만이한테 엄청 짜증냈을거임 
선배가 뭘 안다고 이러냐 이제 북산고 학생도 아닌데 대체 왜 찾아온거냐 이젠 얼굴도 보기 싫다 어쩌구하면서 밀치고 때리기도 했겠지
그런데도 태웅이 다 나을때까지 헛짓거리 못하게 감시하다가 안선생님이 유학 제안 다시 살려놓고 손목 거의 다 나았다는 판정 받고나서야 참느라 고생 많았고 다 나아서 다행이라고 하면서 가버림

태웅이가 대만선배한테 짜증내서 미안했다고 사과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렇게 가버린다음 태웅이 연락도 안받을거임
그렇게 얼굴 못보고 출국하는데... 그다음해 열리는 동창회에서도 대만이를 못봄 
처음에는 이유를 몰랐다가 태섭이한테 얘기를 듣고 알게됨 너 대만이형이랑 싸웠냐? 대만이형 얼굴도 보기 싫다고 했다며? 뭔진 몰라도 네가 그랬을 정도면 그인간이 잘못했겠지 너 올땐 그인간 빼줄게
태웅이가 그런거 아니라고 했지만 다들 착실하게 둘 안만나게 분리해주겠지 그쯤되면 태웅이 너무너무 속상할텐데 선배 연락처고 뭐고 아는게 하나도없어서 오해를 풀 길도 없음
그렇게 매일 대만선배 생각만하다가 문득 어느날 나 선배 좋아하는건가? 자각하게됨
인생에서 가장 힘들때 곁에 있어줬는걸... 안좋아하는게 이상하겠지
문제는 태웅이가 그 시기에 있는짜증 없는짜증 다 냈다는거였음

내가 얼굴보기 싫다고 한것땜에 안보는건 핑계고 선배도 내가 꼴보기 싫었겠구나

그날 태웅이 밤에 우느라 잠도 제대로 못잤을거임

대만이도 대만이 나름대로 생각이 많았겠지 그때 태웅이 케어해주면서 욕이란 욕은 다먹었고...
본인 입장에서도 자기 아플때 챙겨준답시고 멀쩡한 놈이 알짱대는거... 제대로 긁히는거니까 태웅이한테 원망받을거라고 예상했음
그렇지만 태웅이가 평생 자길 안본다고해도 애 부상이 악화되는게 더 싫으니까 평생 얼굴 안보고 살 각오로 찾아갔던거임
예상대로 태웅이가 평생 본적도 없는 얼굴로 화내는거보고 자기 예상이 맞았구나 싶었고... 그렇게 태웅이 미국 보내고나선 동창회도 안나가기 시작함
누가 둘이 싸웠냐고 하면 엉 엄청 싸웠다 태웅이가 내얼굴 보기 싫댄다 내가 잘못한거다 하고 그 얘기 하기 싫어할거임

그렇게 둘이 더 만나는 일 없이 시간만 흐르다가... 미국 느바 잡지에 태웅이 찌라시가 실리겠지
느바 우승하고 회식하던날 팀메이트들이 태웅이 애인여부나 이상형 궁금하다고 술을 잔뜩 먹임거임
그리고 태웅이 만취해가지고 울면서 나는 너무 사랑하는데 내가 그사람 얼굴보기 싫다고 해서 이젠 얼굴도 안보여준다 내 연락도 안받는다고 통곡함
이게 기자 귀에 들어가니까 애인이 있고 애인이랑 싸웠고 얼굴 보기 싫다고하니까 진짜 얼굴도 안보여준다 어쩌구 식의 치정기사가 됨

근데 이거... 북산 멤버들에겐 너무 익숙한 얘기인거임
애가 자기 얼굴보기 싫다고 했다며 몇년째 동창회 오지도 않는 대만이랑 
그런말 했던건 맞는데 이젠 상관없으니 대만선배 불러도 된다고 아니 제발 불러달라고 하는 태웅이랑
아... 둘이 사귀던 사이였구나? 개큰오해 완료

서태웅이 정대만 보고싶다잖아 그럼 정대만이 싫다고 해도 데려와야지
그렇게 동창회있는날 기절당해서 끌려온 정대만...
정신 차리자마자 식당 앞에서 자길 끌어안고 펑펑 울고있는 서태웅을 맞이하게됨

아직 덜깨서 뭐야 나 죽은거냐? 여긴 천국인가? 하던 대만이었는데 다음날 서태웅이 정대만 끌어안고 펑펑 우는 사진이 1면에 실린거 보고 찐으로 기절해버림

찌라시 잡지랑 맞물려서 서태웅 울렸던 애인(?)이 정대만이다 소리 나오고 첫 농구스타 커플 탄생하나 이런 기사들 줄줄이 떠 있음
그와중에 대환장인건 저는 대만선배랑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어요  라는 태웅이 인터뷰겠지

결혼? 아니 왜? 대체 언제부터? 내 입장은? 
선배... 거절할거에요?
아니 나는 개꿀이지? 아니 근데...
그럼 됐어요
야!!!


암튼 그렇게 됐다 대만아